Regressing as the Reincarnated Bastard of the Sword Clan RAW novel - Chapter (126)
회귀검가의 서자가 사는 법-126화(126/224)
드래곤 블러드 (1)
쿵쿵쿵쿵쿵!
심장이 가쁘게 뛰었다. 단전이 거기에 맞춰서 격하게 펌프질했다.
둥둥둥둥둥……!
동시에 일어난 고동 소리는 마치 전쟁의 개시를 알리는 전고 소리 같이 울리다가 막강한 파장을 일으켰으니.
열풍 위로 피어난 불씨가 샛노란 뇌기가 되어 사방에 마구잡이로 스파크를 틔웠다.
피가 끓으면 끓을수록.
혈관을 타고 도는 속도가 빨라지면 빨라질수록.
마력의 효율도 증폭하면서 막대한 힘을 육체에 실었다.
팔뚝에서부터 팽팽하게 올라온 혈관이 어느새 목을 타고, 얼굴까지 절반쯤 덮을 정도였다.
덕분에 가뜩이나 하얗던 테오의 얼굴이 아예 창백하게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추가로 테오가 무장한 모든 아티팩트가 공명을 일으키면서 힘을 보태기 시작하니.
『용혈을 각성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사용하는 것이냐? 참으로 성격도 급한 반려로고.』
어디선가 누군가의 웃음소리도 잠깐 들린 것 같았다.
『좋다. 그래도 이 몸의 반려가 되려면 이 정도는 충분히 극복할 능력은 되어야지. 나도 마침 소화 중이니 조금 도와주마.』
테오는 순간 눈앞에 빛이 번쩍이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지이이이잉!
[수호룡의 축복이 시작됩니다.] [‘재능: 용혈’이 발동되어 고대룡의 혈통 인자가 저절로 각성합니다. 모든 태고룡의 유물이 거센 동조를 보입니다.] [보유한 모든 특수 능력이 일시적으로 강화됩니다.] [보유한 모든 강화 능력이 일시적으로 보강됩니다.] [보유한 아티팩트 효과가 일시적으로 증폭됩니다.].
.
수많은 메시지가 눈앞에 겹겹이 쌓이면서.
콰앙!
테오는 으스러지라고 지면을 거세게 밟았다.
눈앞에 그려진 수많은 빛살들.
테오는 그 안으로 몸을 던지고 있었다.
피부 위로 풀풀 휘날리는 증기를 가르면서 열기로 시뻘겋게 달아오른 용살검이 눈앞에 있는 상대를 격살하고자 움직였다.
그리고 그가 보던 수많은 빛살들이 하나하나씩 전부 검의 궤적이 되고 있었다.
강렬한 영감이 그의 뇌리를 때렸다.
[올 버프(All Buff) 상태가 시작됩니다.] [제한 시간: 5분.] [카운트가 시작됩니다.] [00:05:00] [00:04:59].
쐐애애액-
용혈이 영향을 미치는 것은 비단 육체만이 아니었다.
그동안 테오가 수집했던 태고룡의 유물, 이를 통해 습득한 여러 스킬과 특수 능력이 전부 포함되었다.
쿵쿵쿵쿵쿵쿵쿵-
둥둥둥둥둥둥둥……!
테오는 바로 귓가에다 북을 두들기는 게 아닐까 싶어질 정도로 커다랗게 변한 심장 소리를 배경음 삼아 귀살대장을 몰아붙였다.
콰콰콰콰-
‘무슨 힘이!’
쩌엉! 쩌엉! 쩌엉! 쩌엉!
귀살대장은 테오의 검격을 튕겨낼 때마다 손목이 떨어져 나가는 듯한 고통을 맛봤다.
공세를 모두 거둬내지 못해 순식간에 제단에서 중앙까지 밀려났다.
사실 그는 그동안 내심 테오를 얕보고 있었다.
이런 어린아이가 강해봤자 얼마나 강할 것이며,
크림힐트의 신비라고 해봤자 이딴 깡촌에 있는 신비가 얼마나 대단할 것이고,
해왕이란 존재를 봉인했다고 해서 옛 마도구의 힘을 빌린 것이지, 제 능력이 얼마나 될 것인지,
모든 게 하나 같이 의심스러운 구석투성이였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귀살대장이 그동안 겪은 부유군도의 전력도 그렇게 대단할 것이 되지 못했다.
섬사람 특유의 자존심만 있을 뿐이지, 그가 이끄는 귀살대 하나도 어쩌지 못하는 수준이었으니.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신비라고 하더니 정말 틀린 말은 아니었던 걸까.
대체 저 안에서 무슨 일을 겪었던 건지, 전혀 다른 사람이라도 된 것 같았다.
그 순간, 그의 머릿속에는 불현듯 무언가가 떠올랐다.
라그나르.
저 증오스러운 북방의 대가문에는 종종 이와 비슷한 신비한 현상이 발생하곤 하지 않았던가?
분명히 어젯밤까지만 해도 별 볼 일 없던 하급전사 나부랭이 따위가 하루아침에 달라져서는 병사 수십 수백의 목을 베고 다니더라는 이야기.
그리고 그런 이들에게는 딱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너, 라그나르의 직계로구나.”
까드득!
귀살대장이 이를 악물면서 테오를 노려봤다.
이제 그는 더 이상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테오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다.
“하지만 너 같이 어린놈 중에 이만큼 강한 놈이 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가장 어리다는 토르켈도 이젠 20대 중반일 텐데, 너는 그조차 되어 보이지 않아. 대체 너는 누구냐?”
테오가 한쪽 입술을 비틀었다.
“항룡에게서 나에 대해 듣지 못했나 보지?”
“항룡? 에드 님을 말하는 것이냐?”
“그자 말고 또 있나?”
순간, 귀살대장의 머릿속으로 세계 각지에 흩어진 부대에 에드가 공유했던 몇 가지 정보가 떠올랐다.
현재 라그나르의 신세대 중에 테오 라그나르라는 아이를 조심할 것. 재능도 재능이지만, 머리를 쓰는 구석이 놀라운 데가 있음. 기다란 장발에 아름답다 싶은 정도로 예쁜 얼굴을 가진 녀석이니 알아보기 쉬울 것.
그때는 에드 님이 라그나르에 너무 오래 계시다 보니 고작 어린아이에게도 경각심을 가지시는구나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는데.
그게 아니었던 걸까?
더구나 그 정보의 마지막에는 이런 문구까지 달려 있었다.
충돌이 벌어진다면 반드시 1순위로 척살할 것. 단, 여유 시간이 주어졌다면 반격당할 가능성이 크니 빠르게 자리를 이탈할 것을 권고함.
여유 시간.
그 범주에는 크림힐트의 신비를 수습할 시간도 포함되는 건가?
순간, 불안감이 등골을 스쳤다.
“잡설은 그만하지. 우리가 그렇게 웃으면서 환담을 나눌 정도로 가까운 사이는 아니잖아?”
테오의 눈앞으로 또 한 번 강렬한 영감이 찾아왔다.
대각선으로 그어진 궤적.
거길 따라 용살검을 내리쳤다.
<니벨룬의 발톱 – 참격>
까아아앙!
귀살대장은 허점을 교묘하게 노리는 검을 가까스로 튕겨내면서 이를 꽉 깨물었다.
까드득-
“건방진.”
에드 님이 아무리 부딪치지 말라고 경고하셨다지만.
이깟 어린놈 따위에게 밀려서야 어디 귀살대장이라는 직함을 내세울 수도 없을 것이다.
“앞의 놈도 그렇고 네놈도 그렇고, 너희 라그나르는 왈가왈부 주둥이만 놀려대는구나.”
“그거야 그만한 실력이 되니까 그렇지.”
귀살대장이 눈꼬리를 씰룩거리면서 반격을 가하려던 그때였다.
갑자기 등골이 섬뜩했다.
뭐지?
등을 돌리려는 순간, 그의 그림자에서부터 무언가가 불쑥 튀어나와 흉측한 아가리를 쩍 벌리고 있었다.
마치 해수면 위로 튀어나와 먹이를 낚아채는 상어처럼.
그게 무엇인지 깨달을 겨를 따윈 없었다.
지금은 당장 이것을 물리쳐야 했기에 왼팔에 마력을 잔뜩 담아 오러를 터뜨리려는데,
콰직!
“크윽!”
오러는 너무 허망하게 그림자를 통과해 애꿎은 벽면을 두들기고, 대신에 커다란 아가리가 그의 왼쪽 팔과 어깨를 통째로 씹었다.
촤아악!
왼팔이 뜯겨나가는 고통은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눈앞에 별이 빙글빙글 도는 느낌.
문제는 반격하려 해도 물리적 타격이 통하지 않는 데다가, 녀석이 다시 그림자 속으로 다이빙해서 사라져버렸다는 점이었다.
마지막에 본 녀석의 모습은 귀살대장으로서도 어처구니 없었다.
“와이…… 번?”
갑자기 백갑용기대가 부리는 비룡이 왜 튀어나온단 말인가?
아니, 그보다 비룡은 애당초 하늘에 사는 비행종이 아니었나? 그림자에서 튀어나올 수 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는데?
게다가 형태 역시 일반적인 와이번과는 조금 궤를 달리했다.
덩치가 좀 더 크고, 포악한 느낌이 강하다고 해야 할까?
회백색 비늘을 따라 검은 그림자가 물결처럼 출렁거려 흉악함이 더 강한 느낌이었다.
움브라가 해왕의 정제된 영마독을 삼키면서 영사룡으로의 진화가 막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몰랐기에 가질 수밖에 없는 의문.
하지만 테오는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흡족했다.
케에에엑!
움브라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칭찬해달라고 시위하는 것 같았다.
“잘했어, 움브라.”
케엑-
즐거워하는 움브라의 대답을 들으면서 다시 영감을 좇아 용살검을 휘둘렀다.
콰콰콰콰-
열풍이 순식간에 폭풍이 되어 귀살대장을 휘몰아치고,
쿠릉! 쿠릉! 쿠릉!
뇌전이 번뜩이면서 바닥에 수없이 내리꽂혔다.
거기다 그림자에서는 움브라가 상어처럼 어슬렁거리면서 언제든 흉측한 이빨을 들이댈 준비를 하니.
“이 새끼가, 진짜!!”
귀살대장은 결국 마지막 남은 이성의 끈이 끊어지고 말았다.
이딴 어린 녀석에게 농락당하고 있다는 사실도 자존심 상했고, 뜯긴 왼팔의 고통과 출혈도 정신을 갉아먹었다.
그래서 오러를 실은 검격을 테오의 머리 위로 날렸지만,
콰앙!
그마저도 용살검에 가로막히고 말았고,
파앗, 파앗-
이때다 싶어 가담한 셀퍼드와 아린, 레이의 공세에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죽…… 어!”
거기다 동료들의 죽음에 화가 잔뜩 난 마르티까지 가세하면서, 그는 다섯 명이나 되는 검사에 한 마리의 마물도 추가된 전력을 한꺼번에 상대해야 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채채채챙!
쿠쿠쿠-
번쩍! 번쩍!
하지만 부대장급은 달라도 다른지라, 귀살대장은 좀처럼 마지막 빈틈까지 내어주지는 않았다.
‘방법이 있을 텐데.’
그래서 테오는 두 눈에 영성까지 불어 넣으며 귀살대장의 동작 하나하나를 전부 파악했다.
그리고 하나 된 동작을 다시 초 단위로 잘게 쪼개고, 거기서도 다시 잘게 쪼개면서 마력과 오러의 흐름을 쫓았다.
백열(白熱).
뇌가 타버리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뜨겁게 타올랐다.
화아악!
동시에 시야가 다시 빛무리로 가득한 세계로 접어들면서 세상사가 전부 정지한 것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외부 세계의 시간 속도가 사고 속도를 쫓아가지 못하면서 생긴 시차 괴리였다.
쿵쿵쿵쿵쿵…….
더욱더 가빠진 심장 박동 때문에 두 눈가에 핏대가 잔뜩 서고, 일부는 터지면서 충혈까지 생겼다.
가뜩이나 선홍색이던 테오의 두 눈이 이제 진홍색으로 물들 때쯤.
강렬한 영감이 벼락처럼 내리꽂혔다.
바쁘게 움직이는 귀살대장의 투로 속. 한쪽 팔을 잃으면서 미묘하게 어긋난 균형점이 있었다.
우측 허리.
그다음에는 왼쪽 어깨.
테오는 판단이 서자마자 왼손을 재빨리 허리춤으로 가져갔다.
잠시간 호흡을 멈췄다.
검격에 모든 정신을 집중할 수 있도록.
호흡과 자세가 일치를 이룬 순간-
-검을 뽑았다.
파아아아앗!
<니벨룬의 발톱 – 파열>
먹이를 탐내는 월백검의 포효가 빛살이 되어 세계를 갈랐다.
그 끝에서 백열이 이뤄내던 집중도 깨졌고, 시차 괴리도 부서졌다.
그야말로 ‘찰나’라고 표현할 수 있는 시간 속에서.
목표로 했던 귀살대장의 우측 허리부터 왼쪽 어깨까지 용이 발톱을 휘두른 듯한 거친 상처가 남았다.
푸화아악!
‘얕았다!’
하지만 테오는 검 끝에 걸린 느낌이 원하던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렸다.
마지막 순간에 녀석이 본능적으로 몸을 뒤로 내뺀 까닭이었다.
“죽여…… 버릴……!”
귀살대장은 자칫 죽을 뻔했다는 사실에 결국 최후까지 미뤘던 극단적인 선택을 내렸다.
<혈광 조화 – 2단계>
<역류폭혈공>
녀석의 몸 주변을 휘감고 있던 혈광이 이제 눈이 따가울 정도로 강렬한 광채를 뿌렸다.
자폭기가 발동되면서 불어닥친 마력풍은 단숨에 포위하고 있던 이들을 수십 발자국 뒤로 밀어냈고,
“죽여주마! 테오 라그나르!!”
귀살대장은 일을 이따위로 만들어버린 테오를 척살하기 위해 일직선으로 내달렸다.
‘막아야……!’
테오는 용살검과 월백검을 들려다 말고 갑자기 찾아오는 피로감에 몸을 휘청거렸다.
인지 속도에 비해 몸이 따라주질 못하고 있었다.
쐐애애액!
용살검과 월백검이 X자 모양으로 교차하면서 공세를 막으려던 그 순간.
「엉망진창이로군, 모든 게.」
갑자기 공기 중으로 엄청난 압박감이 생겨나 테오와 귀살대장의 어깨를 짓눌렀다.
테오가 휘청거리면서 한쪽 무릎을 바닥에 꿇고, 귀살대장은 달리다 말고 바닥에 내리꽂히고 말았다.
“……!”
“……!”
“……!”
“……!”
셀퍼드와 아린, 레이와 마르티 모두가 섣불리 입을 열지 못하고 그쪽을 바라봤다.
숨이 턱 막히는 느낌.
심장과 폐부가 보이지 않는 손으로 꽉 조인 채로 그들의 목숨을 틀어쥐고 있었다.
그리고 그건 귀살대며 신전 기사단, 남은 블랙 스컬도 마찬가지였으니.
깊은 적막이 흘렀다.
이 순간, 이곳은 오로지 정체불명의 난입자만의 영역이었다.
「정말이지 모든 게 엉망이야.」
귀살대장을 제압한 사내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얼굴을 알 수 없는 목각 가면을 쓴 채, 로브를 휘날리고 있는 사내.
노일.
그가 손에 들고 있던 뭔가를 바닥에 던졌다.
데구르르…….
그것은 공포에 잔뜩 질려 있는 움베르토 스피놀라와 왜 자신이 죽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 표정의 주세페 그리말의 머리통이었다.
「이딴 엉망은 전혀 상정도 하지 않았는데 말이지.」
목각 가면 너머의 눈동자가 차갑게 빛났다.
회귀검가의 서자가 사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