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ing as the Reincarnated Bastard of the Sword Clan RAW novel - Chapter (14)
회귀검가의 서자가 사는 법-14화(14/224)
교룡회 (4)
[‘에빌 하나비’를 꺾어 인정을 받았습니다.] [‘매튜 바이런’을 꺾어 인정을 받았습니다.].
[운이 모두 14만큼 올랐습니다.].
[축하합니다! ‘이블린 네레빌’과 파티를 맺어 튜토리얼 퀘스트 #11을 무사히 성공하였습니다.] [평가: B+] [보상으로 ‘비기너의 상의’를 얻었습니다.]‘역시 이번에는 추가 보상이 없어. 내가 직접 상대하지 않은 것 때문에 평가가 낮아서 그런가?’
조금 아깝긴 했다.
아무래도 평가가 최소 A랭크 이상은 되어야 추가 보상이 주어지는 모양이었다.
‘이번에는 그동안 받은 보상을 사용할 수 있는 것과 관련된 권한이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본격적으로 실전이 시작된 만큼 그만한 힘을 실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래도 꼭 나쁘게 볼 것만은 아니야.’
[처음으로 레벨이 올랐습니다.] [이제부터 추가로 주어진 계수를 자의대로 분배할 수 있습니다.]테오는 ‘자의’라는 부분에서 눈이 번뜩 뜨이는 것 같았다.
만약 원하는 방향대로 능력을 성장시킬 수 있다면, 선택할 수 있는 계획이 그만큼 무궁무진해진다.
……이따가.
이따가 천천히 확인하자.
이런 건 바로 선택해서는 안 된다.
오랜 연구와 고민 끝에 방향성을 확실하게 잡고, 전략적으로 선택을 내려야 했다.
저벅!
테오는 메시지를 모두 아래로 내리면서 동백궁을 완전히 빠져나와 뒤를 돌아봤다.
조금 전까지 그 난리가 났던 장소가 맞나 싶을 정도로 고요했다.
‘나와 어머니를 노렸던 놈들. 악시온. 아니, 트로이반이 맞았어.’
테오는 악시온의 어깨를 두들기면서 두 번째로 봤던 정보창을 생생하게 기억했다.
[‘악시온 라그나르’를 새롭게 관찰합니다.]+
악시온 라그나르 (15세/남)
· 칭호: 암표(暗彪)
· 재능: 광기. 사이코패스.
· 상태: 병신 따위에게 외숙부의 지시를 실패한 것에 대한 강한 수치심, 혹은 스트레스를 받는 중.
+
정보창에서 [상태]는 이따금 관찰 대상이 가진 심리를 서술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혹시나 해서 확인해본 건데…… 대어를 낚아버렸다.
‘에드 트로이반’이라는 사람이 있다.
악시온의 외숙부이자 에밀의 쌍둥이 오빠로, 원래 트로이반 후작가가 자랑하는 기재였다.
트로이반의 차기 가주직도 충분히 노릴 수 있을 정도로.
하지만 누이에 대한 사랑이 컸던가.
에드는 라그나르로 시집가는 에밀을 따라오면서 라그나르의 신하가 되었으니.
이때에 가주로부터 받은 칭호가 바로 항룡(亢龍).
라그나르를 지키는 ‘9룡’ 중 하나가 되었다.
그런데.
이번 사달이 악시온의 단순한 흥미가 아닌 에드의 모략이었단다.
‘그만한 작자가 움직이는데 당연히 노림수가 있겠지. 자기가 심어둔 렌던이 갑자기 죽어버리니 어떻게 된 건가 싶어 날 시험해보려 했던 것 같은데.’
이제 이쪽에서 어떻게 반응하는 게 좋을까?
‘내 기억이 맞다면 트로이반은 결국에……!’
테오의 두 눈이 깊게 가라앉던 그때였다.
“테오 공자, 테오 공자!”
웰링턴이 다급한 발걸음으로 동백궁을 나오고 있었다.
“조금 전의 일은……!”
“웰.”
“테오 공자, 지금 날 약칭으로 불렀……?”
웰링턴은 교룡회에서 있었던 일들에 대해 변명을 하려다 말고, 동그랗게 눈을 뜨고 말았다.
약칭은 보통 친한 친구들 사이에서나 쓰였으니까.
“1차가 너무 심심하게 끝났는데. 2차라도 가지 않겠습니까?”
처음이었다.
테오가 같이 어울리자고 하는 것은.
웰링턴은 당연히 좋다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보다 한발 늦게 나오던 이블린도 조금 놀란 눈치였다.
‘그새 심중에 변화가 생기신 것 같은데.’
아마 악시온과 대립하면서 ‘내 사람’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생긴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람직한 변화였다.
“본인이 아주 잘 아는 단골 맛집이 있소. 그리로 갑시다. 서비스도 아주 많이 줄 거요.”
기분 좋게 앞장서는 웰링턴의 뒤를 따르면서.
‘이번 일로 웰링턴과 교룡회는 완전히 틀어졌다. 이러면 나르시오와 라그나르가 대립하게 되는 미래도 틀어지게 된 걸까?’
미래가 어떻게 바뀌게 될지는 테오로서도 미지수였다.
두 가문의 충돌에는 워낙에 변수가 많았으니까.
하지만 한 가지만큼은 확실했다.
커다란 역사의 한 줄기가 미묘하게 바뀌기 시작했다는 것.
‘라그나르와 충돌해도 크게 뒤지지 않던 나르시오의 힘을…… 내가 등에 업을 수 있다면?’
테오는 그 미묘하게 바뀐 한 줄기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대로 이끌고 싶었다.
그러려면 계속 차근차근 계획을 밟아나가고, 힘도 차곡차곡 쌓아야만 하겠지.
그리고.
그 힘의 일부가 바로 저곳에 있었다.
“…….”
테오는 슬쩍 동백궁의 위쪽을 올려다봤다.
2층, 창고방. 창문 틈 사이로 푸른빛이 미세하게 새어나오고 있었다.
‘분명해. 저 푸른빛…… 메시지와 퀘스트가 가리키는 이정표야.’
초대장부터 창고방까지.
푸른빛은 새로운 이벤트가 발생하는 방향으로 테오를 인도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결국 푸른빛이 감도는 이 동백궁을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어차피 트로이반과는 처음부터 같이 갈 수 있는 관계가 아니었어. 그러니 차라리 내가 먼저 녀석들을 친다면?’
테오의 머릿속으로 뭔가가 스쳤다.
아직 구체화할 수는 없지만, 잘 풀어내면 어떻게 될 것도 같았다.
‘그래서 동백궁을 빼앗아버린다면?’
그런다면 놈들의 팔다리 중 한두 개쯤은 잘라낼 수 있지 않을까?
또 다른 역사의 한 줄기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대로 끌어당길 수 있는 것이다.
테오의 입가에 냉소가 걸렸다.
* * *
동백궁 4층, 3부인 에밀의 거처.
짜아악!
따귀가 날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언제나 있었던 일.
시비와 집사들은 모두 못 들은 척 자리를 피하고 귀를 막았다.
“하다하다가 병신 새끼에게 명분만 내준 게 아니라, 네 수족들도 잘려나갔다 이 말이냐?”
에밀은 씩씩대는 얼굴로 못난 자신의 둘째 아들을 바라봤다.
악시온은 좌측 뺨에 새빨간 손자국이 남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예.”
“지금 그걸 말이라고……!”
에밀은 홧김에 다시 손을 들어 높이 올렸다가, 길게 호흡을 골랐다.
“네 외숙부께서 이번 일에 걸린 무게가 얼마나 큰 지에 대해서는 누차 몇 번이나 설명했으니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테오 라그나르, 그 천한 것이 뭘 하는지는 관심 없느니라. 우리에게 필요한 건 오로지 장미궁, 그 하나뿐이니.”
“…….”
“하지만 주제도 모르고 장미궁에 눌러앉은 천한 것이 이제 경계심만 바짝 세울 테니, 신경 써야 할 변수가 한두 개가 아니게 될진저.”
에밀의 눈동자가 표독하게 변했다.
“아드님은 방으로 들어가 머리를 식히고 있으라. 그 얄팍한 흥미 따위로 대사를 그르칠 뻔한 것에 깊은 반성을 해야 할 게야.”
“……명심하겠습니다.”
악시온은 무뚝뚝한 얼굴로 고개를 살짝 숙이면서 에밀의 거처를 벗어났다.
차악!
에밀은 손에든 쥘부채를 활짝 펼치면서 얼굴에 오른 열을 식혔다.
“똑똑한 듯 굴면서도 대체 누굴 닮아서 저렇게 충동적인 것인지. 쯧!”
“그야 동백궁주의 어린 시절을 쏙 빼닮았지요.”
뒤쪽에서부터 조용히 그림자 하나가 다가왔다.
에밀은 놀란 구석 하나 없이 쌍심지를 켜며 그쪽을 노려봤다.
“그걸 지금 농담이라고 던진 건 아니겠죠, 오라버니?”
“궁주께서 성이 많이 나신 듯합니다. 이번에 남부 아크란 화산 지대에서 어렵게 공수한 아로마 향초가 있는데, 선물로 드릴 터이니 이따 반신욕을 즐기실 때에 한 번 향을 즐겨보시지요. 심신에 쌓인 피로가 확 풀리실 겁니다.”
에밀은 쌍둥이 오빠 에드가 던진 말에 헛웃음을 흘리고 말았다.
이러니 이 짓궂은 반쪽짜리 분신을 미워할 수가 없었다.
남편보다 더 깊게 자신의 속마음을 헤아려주니.
“그리고 이번 일, 차라리 잘 되었다 싶기도 합니다.”
“어째서요?”
“장미궁은 그동안 가주의 하렘으로서 그 소유권을 가져오기가 너무 까다로웠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테오 라그나르가 두각을 드러낸다면 어떻겠습니까?”
에밀은 뭔가 번뜩이는 것 같았다.
“병신 새끼가 장미궁주 노릇을 할 수 있다?”
“예. 그런다면 테오 라그나르를 제압했을 때에 다른 사용인들이며 부인들까지도 동백궁 앞에 고개를 숙이게 되지 않겠습니까?”
에드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그리고 이참에 눈엣가시였던 그 천한 잡부도 같이 제거할 수 있을 테고요.”
에밀의 고운 이마가 펴졌다.
사실 그동안 장미궁을 손에 넣지 못한 건, 사사건건 자신에게 시비를 거는 세실리아 탓이 가장 컸으니.
테오와 같이 묶어 목을 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속 시원할 수도 없을 것 같았다.
이렇게 보고 나니 절대 불리할 것이 없구나.
에밀은 끈적끈적한 눈빛으로 에드를 바라봤다.
“그럼 그걸 위한 준비도 이미 마쳤겠지요?”
“내일 아침에 눈을 뜨셨을 때에 기분 좋은 소식을 들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역시 우리 오라버니. 이러니 제가 사랑할 수밖에요.”
에밀은 양손을 에드의 목 뒤로 둘러 껴안았다.
에드는 자상하게 그런 그녀의 등을 두들겨주었다.
하지만.
손길과 다르게 그의 눈빛은 전혀 자상하지 못했다.
* * *
웰링턴은 테오 앞에서 처음으로 질색하는 표정을 지었다.
“……테오 공자, 분명히 2차를 가자고 말씀하지 않으셨소?”
“예. 그랬죠. 장소는 웰이 고르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2차’라는 건 보통 식사 후에 술 한 잔 하자는 의미로 쓰이는 게 아니었소?”
웰링턴은 자신 앞에 놓인 유리잔을 지그시 노려봤다.
샛노란 오렌지주스에 얼음 몇 조각.
중앙에 꽂힌 빨대가 자신을 놀리는 것 같았다.
이건 술이 아니었다.
부모님을 따라온 꼬마 아이들에게 내주는 어린이용 메뉴였지.
바텐더와 이블린은 이미 얼굴이 새빨개지도록 옆에서 웃고 있었다.
“우린 아직 법적으로 미성년자니까요. 교룡회가 잘못된 겁니다.”
“여기는 펍(Pub)이오만.”
“그래도 미성년자인 건 달라지지 않죠.”
“…….”
“맛도 좋은데요.”
테오는 뭐가 잘못되었냐는 듯이 빨대로 포도주스를 쪽쪽 빨아 마셨다.
바텐더가 영광이라며 예의 있게 고개를 숙였다.
웰링턴은 제발 자신을 좀 도와달라는 눈망울로 옆을 돌아봤다.
하지만 이블린은 이제 아예 대놓고 깔깔 웃으면서 뒤로 넘어지기 일보직전인 상태.
하아!
웰링턴은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이러니 그동안 회식 한 번 안 했던 거지.
그 역시 따지고 보면 술을 즐기는 성격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뭐냐, 소설책 같은 거 보면 친구들 사이에 의리니 우정이니 하는 걸 다질 때에는 술이 꼭 빠지질 않던데…….
뭐랄까, 로망이 산산조각 나는 기분?
그렇다고 테오의 말에 틀린 구석은 없으니.
결국 웰링턴은 테오와 똑같이 빨대를 물고 주스를 쪽쪽 빨아 마셔야만 했다.
그러던 그때였다.
벌컥!
“어서오십쇼!”
바텐더의 환영 인사와 함께 스무여 명의 검사들이 땀 냄새를 풍기면서 안으로 들어왔다.
낯익은 얼굴들이었다.
“그러니까 오늘 대련에서 말이야, 이 자세를 이런 식으로 바꾸면 내가 이기지 않았을까?”
“이미 진 새끼가 말만 번드르르해서는.”
“이 새끼가 말하는 싸가지하고는. 너는 진짜 내일 내가…… 응?”
“어? 대장님? 교관님과 같이 계셨……? 어어어! 공자님까지?”
“공자님이 왜!”
“비싼 음식 드시러 가신다더니.”
지난 석 달 동안 제4 연무장을 함께 썼던 대련자들.
웰링턴의 단골 가게라더니 이들도 이미 알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오, 그럼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이런 건 같이 즐겨야 제맛이잖아요?”
그러면서 슬쩍슬쩍 테오의 눈치를 살피는 게 합석을 하고 싶어도 선뜻 그러지 못하는 것 같았다.
테오를 어려워한다고 해야 할까?
「저 친구들, 사실 도련님과 웰링턴 님만 따로 맛있는 거 먹으러 간다고 하니까, 서운해서 자기들끼리라도 한잔 하자면서 뭉친 겁니다.」
이블린의 전음이 슬쩍 테오의 귓가에 꽂혔다.
그런 일이 있었구나.
테오의 눈이 살짝 커졌다.
‘내가 그동안 소홀하긴 너무 소홀했었구나.’
이블린은 그 점을 지적해주고 싶었던 것 같았다.
마음에 여유를 좀 가지라고.
아마 이쪽으로 오게 된 것도 웰링턴과 입을 맞춘 게 아니었을까.
‘딱히 어려운 사람이 될 생각은 없었는데.’
그래도 자신이 뭐라고 이렇게 다들 마음을 열어주는 게 고마웠다.
테오는 슬쩍 고개를 끄덕이면서 합석을 해도 좋다는 신호를 보냈고.
곧 환호성과 함께 대련자들이 테이블과 의자들을 왕창 가져오면서 때 아닌 회식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교룡회의 사교 모임보다 훨씬 마음 편하고 재미난 자리였다.
* * *
회식은 별 게 없었다.
그냥 속에 담긴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는 게 전부.
상급검사를 꿈꿨으나 재능이 부족해 낙오해야만 했던 이야기.
임무에 나갔다가 동료가 죽은 트라우마로 검을 놓았던 이야기.
가족들의 기대가 너무 버거워 무너졌던 이야기 등등.
그 속에는 아주 많은 한과 옛 꿈의 조각들이 가득했다.
테오는 하나하나 그런 이야기를 듣는 게 재미있었다.
힘들었던 삶을 살았던 건 자신만이 아니었으니까.
그래도 꾸역꾸역 버티면서 사는 그들의 삶에서 많은 위로와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
‘결국 다들 사는 건 비슷비슷하구나. 나나 이들이나. 환경만 다를 뿐이지.’
덕분에 그들과 한결 가까워진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
대련자들도 스스럼없이 테오의 옆자리에 앉는 게 이제 더 이상 그를 어려워하지 않는 것 같았다.
결국 때 아닌 회식은 2차, 3차를 넘어 새벽까지 이어지고.
“으어어…… 더 이상 못 마셔.”
“더 먹이지 마…….”
“살려줘…….”
다들 고주망태가 되어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유일하게 맨정신을 유지하고 있는 건 테오와 웰링턴이 전부였다.
쯔왑쯔왑!
웰링턴은 벌써 몇 잔째인지 모를 오렌지주스의 빨대를 질겅질겅 씹어댔다.
‘나도 놀고 싶은데…… 나도 잘 놀 수 있는데…….’
바른 생활맨(?)과 어울리면 이런 점이 안 좋구나.
그렇게 속으로 투덜거리고 있는데, 옆에서 테오가 피식 하고 웃었다.
“마음에 안 드시는 눈치이십니다.”
“……뭐, 어쩌겠소. 미성년자인데.”
“개화식 뒤에.”
“……?”
“개화식이 끝나고 난 뒤에 둘이서 한잔 합시다. 그때부터는 가규에서도 딱히 금지하지 않으니까.”
웰링턴은 헛웃음을 흘리고 말았다.
이런 걸 보면 테오가 참 사람을 잘 다룬다 싶었다.
“그래. 그러지요.”
“그리고 사실 웰에게 따로 부탁할 게 있어서 술을 마시지 말라고 한 것도 있습니다.”
“부탁?”
웰링턴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테오가 뭔가 이렇게 나서는 경우가 잘 없었으니까.
그러다 테오의 얼굴이 진지하다는 것을 알고, 눈을 가늘게 좁혔다.
“뭔가 있으신 거로군.”
웰링턴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마치 미래에 얻을 ‘설원의 사자’라는 별호처럼.
테오는 이것이 웰링턴이 여태 숨겼던 ‘진짜’ 모습이 아닐까 싶었다.
“조만간에 저와 악시온 간에 권좌 경쟁이 벌어질 겁니다. 그리고 개화식이 시작될 때쯤에 끝날 테고요.”
“……!”
웰링턴은 자기도 모르게 허리를 뻣뻣하게 세우고 말았다.
권좌 경쟁.
라그나르에서 그 말이 가진 무게만큼 무거운 것도 없었으니까.
“당연히 이기는 건 제가 될 겁니다만. 거기서 웰이 도와줬으면 하는 게 있습니다.”
“대체 무슨 말을……!”
바로 그때였다.
“테오 라그나르.”
쾅!
갑자기 펍의 문이 부서질 듯이 열리면서 황색 갑옷을 입은 검사들이 안으로 들어왔다.
펍에 있던 손님들이 모두 안색이 파랗게 질렸다.
윈터러의 저승사자라고도 불리는 율법검사들이었다.
“그대를 공갈, 협박, 폭력 및 내란 조성 혐의로 긴급 체포한다.”
회귀검가의 서자가 사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