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ing as the Reincarnated Bastard of the Sword Clan RAW novel - Chapter (195)
회귀검가의 서자가 사는 법-195화(195/224)
승전식(勝戰式) (5)
혹시나 했는데, 진짜 외신이라고?
「외신이란 본디 존재가 성립되다가 만 존재들. 원래 우리의 상식으로 생각해서는 안 될 것들이다.」
로드브로크의 얼굴에도 긴장의 기색이 역력했다.
「검을 다오. 우선 퀘스트는 뒤로 미루고 여기를 탈출하는 게 좋을 것 같다.」
테오는 말없이 드레이크의 날붙이를 그녀의 손에 쥐여주었다.
순간, 그녀를 둘러싼 기질이 확 하고 달라졌다.
범접할 수 없는 검의 고수를 대면한 느낌.
9룡을 넘어서서 또 다른 카일이라도 보는 것 같았다.
본체로 현신했을 때와는 전혀 달랐다.
‘로디가 검도 다룰 줄 알았어?’
용인 그녀가 인간의 무기인 검에 통달했다는 것도 특이했지만, 신적인 존재를 상대하는 데 본체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점도 이상했다.
하지만 로드브로크는 테오의 의문에 대답해줄 겨를이 없었다.
파아앗-
로드브로크가 엄청난 열풍을 동반하며 앞으로 뛰었다.
“아하! 식사보다는 노는 게 더 좋으신 거구나? 그것도 좋죠! 재미있게 놀고 난 뒤에 먹는 음식만큼 맛있는 것도 없거든요! 으힛!”
이마에 달린 아신의 입꼬리가 씰룩거리더니 광소(狂笑)를 터뜨렸다.
으히히히!
그럴 때마다 숲이 통째로 흔들렸다.
테오도 이대로 머리가 깨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끔찍한 두통을 겪었다.
[퀘스트에 허가받지 않은 존재의 침입이 확인되었습니다.] [해당 존재를 바이러스로 규정합니다.] [바이러스를 제거하기 위해 백신 프로그램이 가동…….]순간, 수많은 메시지가 아신의 머리 위로 떨어졌지만.
“으랏차차차!”
콰아아앙!
녀석이 지면을 거세게 박차면서 로드브로크 쪽으로 날아들자, 그 여파와 함께 메시지도 모조리 깨지면서 글자를 읽을 수 없게 변했다.
[외부 충격이 가해져 시스템 구동에 문제가 발생■■■■.] [비■ 프로■램이 ■■됩니다. [■속■ 충격■■ ■상 ■■그램의 ■■이 정지■■다.] [■■■■ ■■■■■] [■■■■■■■■■■■■■] [■■■■■].
.
수없이 덕지덕지 붙던 메시지들 위로 덧붙는 붉은 경고 메시지.
[SYSTEM ERROR]메시지가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분명히 이 퀘스트에서 메시지의 권한은 절대적일 텐데……!’
그런 상황이 테오를 더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정황상 저 아신은 본체가 아닐 가능성이 높았다.
그라나다와 광룡제가 용활검의 봉인을 강제로 해방하기 위해서 끌어온 외신 사념(邪念)의 일부.
그러다 망신의 구슬에 내재 되어 있던 광기와 만나면서 본성이 깨어난 것 같았다.
그렇다면 아신의 한쪽 팔이나 발에 불과한 분신이라는 얘기일 텐데도 이렇게나 강하다고?
만신전의 철문 앞에서 봤던 외신의 무리에게 느꼈던 격의 차이가 절대 거짓말이 아닌 셈이었다.
힘을 거의 다 찾은 로드브로크와 기세가 비슷하다는 것부터, 아니, 그 이상이라는 것부터가 너무 충격적이지 않은가.
콰르르릉!
“오호호호! 역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좀 놀 줄 아시네요?”
로드브로크가 검을 내려칠 때마다 벼락이 잇달아 내리꽂혔다.
테오는 그것이 말로만 듣던 시조 시구르드의 비전, <검의 벼락>이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섬광이 번쩍일 때마다 아귀의 팔이 허공으로 튀고, 다리가 터져나갔다.
상체도 4할 가량이 날아갈 정도로 구멍이 숭숭 뚫려 있었다.
하지만 아신은 얼굴이 절반 이상 무너진 상태로도 히죽 웃었다.
어떻게든 로드브로크를 한 번 잡아보겠다는 듯이 손을 뻗었고, 그때마다 로드브로크는 공격을 먹이고는 최대한 간격을 벌렸다.
녀석과는 절대 닿지 않으려는 듯했다.
“더! 더! 저랑 재미있게 놀아주세요! 아하하하! 붙잡히면 술래 체인지예요, 아시죠~?”
「……!」
그때, 아신이 확 하고 뻗은 손길이 아슬아슬하게 로드브로크의 머리 옆을 스쳐 지나갔다.
머리카락 일부가 아신의 손끝에 걸렸다.
바스스-
순간, 붙잡힌 부위가 수분을 잃고 메말랐다가 먼지가 되어 흩어졌다.
“아쉽다. 쩝! 술래 바꿀 수 있었는데. 용고기는 어떤 맛인지 궁금하단 말이에요오.”
「누가 너한테 붙잡힌다더냐? 배고프거든 네 팔이나 물어뜯어!」
“으힛. 그거야 당연히 먹어봤죠. 그런데 뭐랄까, 퍽퍽하다고 해야 할까. 기름기만 있고 먹을 게 없더라구요. 역시 나는 ‘이 세계’에 있는 술래들이 더 제 입맛에 맞는 거 같아요.”
「돼지 새끼가.」
“에이, 뭘 모르시는구나? 돼지는 원래 체지방률이 15%밖에 안 된다구요. 그러니까 지금 제게 하신 말씀은 ‘너는 아주 튼튼하구나’라고 칭찬하시는 거나 다름없단 말이죠!”
텅텅!
아신은 손으로 자신의 배를 두들기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니까 그건 저에게 욕이 되지 못 한다구요! 이 배를 보세요! 이 배를 만드는데 제가 그동안 얼마나 고생한 줄 아세요? 못 해도 세계를 30여 개 정도는 먹어야 ‘오, 배가 조금 나왔네?’할 수 있는 정도가 된단 말이죠오!”
겉보기엔 아신과 로드브로크는 대화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상 아신은 로드브로크의 말을 듣기보다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맘껏 떠들어댈 뿐이었다.
논리도 의제도 없는 말투.
「반려여! 뭣하는가!」
로드브로크는 다급하게 테오를 돌아봤다.
그녀는 자신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안 된다고 외치고 있었다.
하지만 테오는 로드브로크의 재촉에도 이곳을 뜨기는커녕 아신을 관찰하는데 몰두하는 중이었다.
‘안 돼. 여기서 억지로 탈출하려 했다간 로드브로크도, 나도 끝장이야.’
가디언이 죽은 이상, 용활검은 언제든 아신의 소유물로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았다.
즉, 이 세계 자체가 이미 아신의 성역이나 다름없다는 뜻.
함부로 빠져나가려 했다간 도리어 테오의 정신 세계로 아신의 광기가 침범할 수 있었다.
가뜩이나 검의 구슬도 억지로 누르고 있는 상황에 그랬다간 끝이었다.
설사 그게 아니더라도, 여기서 로드브로크를 두고 간다면 그녀 혼자서 아신을 상대한다는 뜻일 텐데…… 그녀로서는 역부족이었다.
그랬다간 로드브로크가 죽어버릴 수 있었다.
‘그럼 로드의 육체에 아신의 의지가 자리 잡겠지. 용활검이든, 로드의 육체든, 아신이 이 세계에 침입하는 순간 모든 게 끝나.’
<이름 없는 군주>만 하더라도 상대하기가 버거운 판국에 또 다른 놈까지 세계 침략을 시작했다간 정말 모든 게 끝장이었다.
‘어떡하지?’
테오는 여기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없을까 주변을 둘러봤다.
바로 그때, 테오의 귓가로 꽂히는 여인의 목소리.
『내 말…… 들리시…… 나요……? 선택…… 자여……?』
당장 끊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노이즈가 잔뜩 낀 목소리였지만.
테오는 본능적으로 죽은 가디언 네시가 있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들리시…… 나 보군요…….』
테오가 뭐라고 대답하려는데, 네시가 다급하게 뒷말을 이어왔다.
『최대한 반응을, 보이지, 마세요. 저 외신이, 제 상황을, 알면, 큰일이니까, 요.』
네시는 숨이 차는지 말을 조금씩 끊었다.
‘마지막 남은 힘을 최대한 쥐어짜고 있는 거야.’
테오는 네시가 되살아날 가망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굳은 얼굴로 가만히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네시!』
『태고룡의 후손이 어떻게 이런 꼴이 되어서……!』
동료들의 목소리가 들린 탓일까?
테오는 네시가 살짝 웃는 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이제는 잘 기억나지도 않을 옛 과거를 그리워하는 목소리.
『보시다시피, 녀석은, 항상, 허기에 차, 있어요. 그렇다면 그걸, 이용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테오는 잘 모르고 있었지만, 네시는 사실 아주 오랫동안 아신의 마수를 피해 살아남았다.
비록 마지막에는 체력이 다해 붙잡히고 말았지만, 이 좁은 세계에서 살아남았던 만큼 이제는 아신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녀석이 가진 약점까지도.
『최대한, 많은 먹이를, 먹이세요.』
[퀘스트가 변경되었습니다.]+
[시나리오 퀘스트 #10]확인되지 않은 바이러스가 용활검 ‘흐룬티’를 강제 점거하고 있습니다. 제거를 위해 백신 프로그램을 발동하여 제거하세요.
· 난이도: SSS
· 보상: 태고룡의 유물 소유권, 검의 구슬 사념 강화.
· 실패시: 사망
+
최대한 많은 먹이?
테오는 숲 말고 아무것도 없는 이 세계에서 대체 뭐를 아신에게 먹이라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녀셕이, 좋아할 만한, 먹이, 바로 앞에, 있잖, 아, 요.』
힘 빠진 목소리.
순간, 테오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그의 눈에 슬픈 기색으로 웃는 네시가 보였다.
* * *
[■■■■■■■■■■■■■■■……] [■스■이 ■로운 ■■■ ■■■■다.] [방화■ ■■그램의 단계가 상■■■다.] [현재 단■: 3단계]방화벽 프로그램의 발동.
쿠쿵!
한순간, 숲을 둘러싼 공기가 무거워진다 싶더니 어마어마한 중력이 아신을 짓눌렀다.
콰드드득!
그 때문에 로드브로크의 목을 붙잡기 위해 뻗었던 손의 속도가 느려지면서 피부가 갈라지고 근육이 뭉개지는 소리가 들렸다.
부러진 팔꿈치 뼈가 살갗을 뚫고 나와 피를 줄줄 흐르는 광경은 보기 끔찍할 정도였으니.
로드브로크는 그사이에 뒤로 널찍이 물러서서 크게 숨을 골랐다.
“하아…… 하아…… 하아……!”
그녀의 이마를 타고 땀이 흘러내렸다.
‘위험할 뻔했어.’
처음에야 막상막하의 승부를 이뤘다지만, 급속도로 체력이 저하되는 그녀와 다르게 아신은 싸우면 싸울수록 오히려 움직임에 탄력을 더 많이 받는 게 보였다.
아마도 분신을 운용하는데 그만큼 숙달되고 있다는 뜻일 테지.
세계를 위협하는 외신의 존재는 그만큼이나 두려웠다.
‘그래도 어떻게든 시간을 묶는 데는 성공했나.’
로드브로크는 거북이처럼 움직임이 느려지는 아신의 상태를 확인하면서 길게 숨을 골랐다.
촤르륵! 촤르르륵!
땅바닥에서부터 튀어나온 쇠사슬 십여 개가 아신의 팔다리를 칭칭 감았다.
[현재 단계: 4단계]방화벽의 단계가 차츰 상승하면서 깨진 글자도 점점 복구되었다.
철그럭! 철그럭!
그새 더 많이 달라붙은 쇠사슬을 보면서 아신은 짜증스럽게 눈살을 찌푸렸다.
“이제 좀 재미있게 놀려고 하는데 방해라니! 이게 무슨 짓인가요?”
[방화벽 프로그램의 단계가 더 상승합니다.] [현재 단계: 5단계]쿠쿠쿵!
단계가 올라갈 때마다 가해지는 중력은 10배가 훨씬 넘었다.
여기서 어떻게든 아신의 분신을 뭉개서 내쫓으려는 목표인 것이다.
“제 말을 씹는 걸 보니 아무래도 당신, 인과의 신인 것 같은데 맞죠?”
[시스템 관리자가 흠칫거립니다.] [관리자가 자신은 해당 존재가 아니라는 의견을 피력합니다.]“아니긴 뭐가 아닌가요! 말투도 꼰대 같은 게 딱 인과의 신인데요!”
[관리자가 자신은 꼰대가 아니라고 피력합니다!] [관리자가 실수를 뒤늦게 깨닫습니다.]“이거 보세요, 맞잖아요?”
메시지가 살짝 흐려지려다 말고, 아신이 히죽 웃으며 날리며 던진 비웃음에 확 하고 커졌다.
“그럼 꼰대 상사가 부하 직원들한테 자기가 신세대냐 구세대냐고 꼬치꼬치 캐물어보면 ‘부하 직원들이 신세대가 맞으십니다’라고 대답하지, ‘아닙니다. 상사님은 개꼰대이십니다’라고 대답하나요? 개꼰대 씨?”
[관리자가 팩트 폭행에 부들거립니다.]회귀검가의 서자가 사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