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ing as the Reincarnated Bastard of the Sword Clan RAW novel - Chapter (20)
회귀검가의 서자가 사는 법-20화(20/224)
첫 번째 전쟁 (5)
시간이 갈수록 테오의 전진 속도는 훨씬 더뎌졌다.
처음에는 한 마리씩 나타나던 다이어 울프 수가 언제부턴가 무리를 지어 나타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2~3마리에서 5마리까지.
테오는 놈들과 부딪칠 때마다 죽음의 위기를 느껴야만 했다.
결국 던전에 들어온 지 4시간이 지났을 때쯤, 테오는 다시 던전 밖으로 돌아왔다.
“꺄아악! 도련님!”
“하아…… 하아…… 괜찮으니까 소란 피우지 마.”
“하, 하지만 지금……!”
“정말 괜찮으니까, 좀 쉬게 해줄래?”
테오는 피투성이 몰골로 나타난 자신을 보고 놀란 시녀를 겨우 진정시키고 인벤토리를 열었다.
다행히 던전이라는 장소는 사람을 피 말리게 하지만은 않았다.
+
[초급자용 힐링 포션]· 종류: 잡화
· 효과: 체력과 상처를 10만큼 회복시킨다.
+
테오는 붉은색 액체가 담긴 병을 꺼내 입 안에 털어 넣었다.
파아아-
그러자 몸 위로 붉은 빛무리가 떠오르면서 상처가 회복되고, 호흡이 한결 편해졌다.
‘차라리 이런 게 많이 나오기라도 했다면 훨씬 클리어하기 수월할 텐데. 제길.’
퀘스트 난이도가 처음으로 C가 떴을 때부터 짐작했어야 하는데.
피를 말리게 하지만 딱 버틸 수 있을 정도의 수준.
하지만 까딱했다간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그런 곳.
“그래도 마수들이 문밖으로 나오지는 못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 해야 하나.”
테오는 입가를 손등으로 문지르면서 투덜거렸다.
파아아-
그 순간, 왼손 약지에 꼈던 비기너의 반지가 반짝였다.
피로로 한껏 느려졌던 마력 순환이 한결 빨라지면서 몸에 다시 힘이 실렸다.
두근, 두근!
현재 테오의 마력은 전부 용의 심장에 담겨 있는 덕분에 반지의 효과는 전신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이게 아니었으면 진즉에 나자빠졌거나, 일찍 던전을 도망쳤어야 했을 거야.’
퀘스트의 첫 번째 보상으로 받았던 이것도 이렇게 큰 도움이 될진대.
다른 보상까지 전부 쓸 수 있게 된다면?
클리어도 훨씬 쉬워지겠지.
‘빨리 10레벨이 될 필요가 있어.’
다행히 다이어 울프 한두 마리만 더 잡으면 될 것 같았다.
다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면.
“……무기 상태가 너무 안 좋아졌는데. 어떡한다?”
비기너의 훈련 검은 어느새 이가 다 빠져서 두 번 다시 쓸 수 없게 되어버린 상태.
다른 무기가 필요했다.
어디 괜찮은 무기가 없을까.
테오는 방 안을 두리번거리던 중에 벽에 걸린 세 자루의 검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열네 살 생일날.
어머니 세실리아가 선물로 주었던 장식용 예검(藝劍).
당시에 세실리아와 갈등이 아주 심해서 그냥 잊어버렸었는데.
“…….”
테오는 재빨리 예검들을 벽에서 떼어 검집을 열어보았다.
철컥-
스르릉!
“꽤 날이 서 있잖아?”
날이 무뎌져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다르게 당장 실전에 써도 무방할 정도로 예리했다.
녹이 슨 흔적도 전혀 없고.
테오는 검을 높이 들어 샹들리에의 빛에다 비춰보았다.
북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설원처럼 새하얀 검신.
눈이 부실 정도로 하얗다.
“아무래도 ‘설백괴’를 사용한 것 같은데……. 꽤 비쌌을 텐데. 어떻게 구하신 거지?”
전생에 직접 정보를 다뤄봤기에 테오는 설백괴가 얼마나 귀한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사시사철 만년설이 쌓여 있는 겨울산맥에서도 아주 극소량으로만 발굴된다는 광물.
어두운 밤에도 별처럼 화려하게 빛나고, 경도와 강도도 대단하다.
덕분에 라그나르에서도 보검을 생산할 때에는 반드시 설백괴를 일정 비율 이상으로 섞을 것을 지시할 정도였다.
당연히 가격도 엄청 나서 일반 검사는 절대 꿈에도 꾸지 못했다.
그런데 세실리아가 선물해준 검에 그런 설백괴가 섞여 있는 것이다.
그것도 세 자루 모두.
상당한 비율 이상으로.
어디 그뿐인가.
예검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 검집이며 손잡이에 들어간 장식은 또 얼마나 화려한지.
예술에 대해 별다른 조예가 없는 테오가 보기에도 상당한 노고가 들어간 것이 훤히 보일 정도였다.
테오는 자신에게 이런저런 옷을 입히면서 아주 즐거워하던 세실리아의 모습이 언뜻 떠올랐다.
아마 이 예검들을 직접 고르고 제작할 때에도 그때처럼 즐거워하시지 않았을까?
그런데도 자신은 아주 오랫동안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장식용으로 걸어두기만 했으니.
살짝 목이 메었다.
“…….”
테오는 한동안 말없이 예검들을 바라보다가, 모두 인벤토리에 넣었다.
지금 떠오르는 생각은 딱 하나밖에 없었다.
전생과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자.
테오는 두 번째 공략에 도전했다.
* * *
사용하면 할수록 인벤토리는 아주 신기했다.
마치 아공간 아티팩트처럼.
‘무게도 전혀 느껴지지 않고. 아이템 수납도 자유로워. 공간에는 한계가 있는 것 같지만.’
덕분에 세 자루나 되는 예검에 다양한 도구들을 따로 챙겨 와도 전혀 어렵지 않게 움직일 수 있었으니.
크르르르-
5미터는 거뜬히 넘길 것 같은 크기의 자이언트 베어가 세 마리나 나타났다.
마해에서도 포식자로 유명한 녀석들이었지만.
테오는 이상하게 무섭지 않았다.
쉽게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스르릉-
두 자루의 예검을 양손에 각각 쥔 채로 뛰었다.
파아앗!
그가 지나간 자리로 설백괴의 순백색 궤적이 두 줄기 남았다.
[레벨 업!] [레벨 업!]예상대로 테오의 이동은 아주 빨랐다.
처음 들어왔을 때에 방황했던 게 정말 맞나 의심스러울 정도로.
비범의 영역에 다다른 [근력]의 계수 때문인지.
아니면 어머니의 마음이 담긴 예검 때문인지는 모른다.
그래도.
동굴을 절반쯤 통과했을 때에는 이미 10레벨이 넘었으니.
이때부터 기대했던 대로 비기너 시리즈를 모두 착용할 수 있었다.
+
[비기너 세트]· 효과: 마력 효율 +13%, 체력 증가 속도 +6%, 무기 속도 +5%, 모든 능력치 +5
+
비기너 시리즈는 테오에게 아주 큰 힘이 되어 주었다.
마력 순환이 너무 자연스러운 데다가, 검을 휘두르는 속도도 훨씬 빨라졌던 것이다.
용섬.
빛살을 따라잡고자 휘두르는 검의 궤적도 점점 날카로워졌다.
일격일살(一擊一殺).
‘강해지고 있어. 아주 빠르게.’
테오는 그동안 자신을 답답하게만 만들던 뭔가가 한꺼번에 떨어져 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이 기세대로라면 머지않아 악시온도 쉽게 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1층을 모두 클리어했습니다.] [2층에 진입합니다.]* * *
시간이 쏜살같이 흘렀다.
하루가 흐르고, 이틀, 사흘…….
한 달, 두 달.
처음에는 몇 발자국 옮기지도 못했었는데.
이제는 제법 많은 걸음을 옮겨 어느덧 던전의 막바지 근처까지 다다를 수 있었다.
‘레벨도 드디어 15가 되었고.’
덕분에 [근력]의 계수도 어느새 91이 되었다.
목표로 한 100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
테오 라그나르 (15세/남)
· 레벨: 15
· 능력치(▼)
근력: 91 민첩: 25
체력: 20 마력: 198
지능: 19 운: -6
· [열람 불가]
· [열람 불가]
+
목숨을 건 사투가 계속되면서 다른 능력치들도 꾸준히 올랐다.
특히 [민첩]이 가장 큰 변화를 보이고 있었다.
1레벨 때에 비해 무려 14계수나 오른 셈이니.
덕분에 이제는 제법 빠른 움직임도 낼 수 있었다.
‘[운]도 거의 0에 가까워졌어.’
카일의 일검을 받았다는 소문이 돌고 난 뒤부터 벌어진 변화.
이렇게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능력치들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른 것 같았다.
그 때문일까?
최근에 테오의 입가엔 은은한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얘들아, 얘들아. 요즘 도련님이 달라지신 것 같지 않아?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거 아니지?
-그러게. 연애라도 하시나.
-얘는! 매일 검밖에 안 휘두르는 분께 무슨 망발이니!
-맞아. 꼭두새벽에 연무장 나가시는 것도 그렇고, 새벽 내내 방에서 개인 훈련 하시는 것도 그렇고. 아예 밤부터는 방에 들어오지도 못하게 하시잖아?
-요즘 키도 부쩍 크신 것 같던데.
-맞아. 저번에 재단사가 찾아왔더니 깜짝 놀라더라. 몇 달 새 10센티 가까이 크셨다고.
-근육도 잡히시던데……. 특히 주먹을 쥐실 때 손등 위로 튀어나오는 핏줄이 아주……! 헤헤헤헤.
-에이, 더럽게 진짜! 침 안 닦아?
시녀들 사이에 최근 부쩍 남자답게 변해가는 테오의 모습은 제일 큰 화제였다.
허리까지 오는 머리칼을 뒤로 묶고 땀에 젖어 검을 휘두르는 모습이 그렇게 멋질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매일 같이 훈련용 철검을 열 자루씩 챙겨 가시잖아? 그건 대체 어디다 쓰시는 걸까?
-그러게. 잘 들어보면 검이 부러지는 소리도 안 들리는데.
-대체 어떤 훈련을 하시는 걸까?
훈련용 철검은 예검의 날이 조금씩 무뎌지기 시작하자, 테오가 임시방편으로 선택한 방식이었다.
예검도 아낄 겸 해서 인벤토리에 상당한 양의 물품을 보관할 수 특징을 이용한 것인데.
문제는 공략이 계속 이어질수록 마수들의 수준도 높아지면서 철검을 오래 쓰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그러니 매일 같이 열 자루도 넘는 철검을 따로 챙겨야 했다.
시녀와 하인들은 이를 이상하게 여길 수밖에 없었고.
하지만 의문은 가질 뿐, 이를 두고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테오가 워낙에 훈련에 맹목적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5층에 진입합니다.] [보스룸입니다. 강한 마수가 나타납니다. 주의하세요.]어느덧 마지막 고개를 눈앞에 두게 되었다.
* * *
“메시지가 주의하라니 마니 하는 건 처음 보는 것 같은데.”
테오는 메시지를 보면서 바짝 긴장했다.
실제로 5층에 입장할 때부터 등골을 섬뜩하게 만드는 뭔가가 있었다.
공기가 너무 무거웠다.
숨을 쉬기도 어려울 정도로.
“…….”
5층은 다른 층계에 비해 훨씬 작은 크기를 하고 있었다.
커다란 공동의 중앙에는 엄청난 몸집을 한 마수가 웅크린 채로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용?’
테오는 한순간 그것이 말로만 듣던 신화 속의 용인가 싶었지만, 곧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등에 날개가 전혀 없었으니까.
하지만 웅크리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덩치가 너무 컸다. 검푸른 비늘은 보석처럼 반짝이고, 용처럼 툭 튀어나온 주둥이에서는 불길이 쏟아질 것 같았다.
드레이크(Drake).
사나운 성질과 먹이에 대한 끝없는 탐욕으로 포식자로 분류되는 하급 용종 중 하나였다.
하지만 마해에서나 존재하는 녀석이 여기는 왜?
‘다행히 급수가 낮은 레서 드레이크인 것 같긴 하지만……!’
테오는 손에 들고 있던 철검을 조용히 인벤토리에 넣고, 대신에 예검을 뽑았다.
‘절대 쉽지 않겠는데.’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도 들었다.
‘라그나르는 용의 후예라고도 불려. 그런데 이 이상한 퀘스트의 마지막 보스가 용종이다……? 이게 단순한 우연일까?’
머릿속이 복잡했다.
하지만 당장 한 가지만큼 확실했다.
클리어를 위해서는 반드시 저걸 잡아야 한다는 것.
‘일섬(一閃)을 사용하자.’
일섬은 최근에 테오가 용섬을 모방하기 위해 만들어낸 찌르기 방식이었다.
용의 심장을 있는 힘껏 쥐어짜 100계수에 가까운 [근력]의 힘을 단번에 폭발시키는 기술.
아직 빛살을 만들어낼 정도는 되지 못했지만,
그래도 첫 공격기로 상대에게 치명상을 입힐 정도는 된다고 자부했다.
“흐읍-!”
테오는 숨을 한껏 들이키면서 몸을 크게 비틀었다.
쿵……! 쿵……!
용의 심장이 거세게 맥동하면서 예검에 바짝 힘이 실렸다.
츠팟-
예검이 순백색의 궤적을 길쭉하게 남기면서 깊게 잠든 드레이크의 오른쪽 눈덩이에 박혔다.
퍼어어억!
회귀검가의 서자가 사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