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ing as the Reincarnated Bastard of the Sword Clan RAW novel - Chapter (206)
회귀검가의 서자가 사는 법-206화(206/224)
신설, 6번조 (1)
술주정으로 로드브로크를 괴롭히긴 했지만.
사실 테오도 진심이었다.
용활검을 수리할 방법은 정말 그것밖엔 없으므로.
게다가 현재 로드브로크의 회복 속도로 봐서는 절대 어려운 것도 아니었다.
인간에게는 불편하게 자란 손톱을 자른 수준이라고 해야 할까?
그래도 신체를 헤집어야 한다는 불쾌감 때문에 저런 것일 테지.
‘문제는 로디를 놀리는 걸 도저히 끊을 수가(?) 없단 말이지.’
테오는 자신의 생각을 로드브로크가 알게 된다면 경을 칠 놈이라며 펄쩍 뛸 생각을 아무렇지 않게 했다.
‘그나저나 이제 술자리도 슬슬 끝날 때가 됐는데?’
쿵……!
테오의 생각이 끝나기 무섭게 갑자기 브라켄이 술을 흘리더니 뒤로 벌러덩 넘어갔다.
-헐! 브라켄 님이 지셨어!!
-브라켄 님보다 더 강한 술꾼이라니, 이게 말이 돼!?
랑케의 검사들이 다급히 뛰어와 브라켄을 부축했다.
‘으으. 진짜 죽는 줄 알았네.’
테오도 조용히 술잔을 내려놓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리 니르바나를 발동해도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마침 걱정이 들던 차였다.
그러다 테오는 자신을 괴물처럼 쳐다보는 에리카와 홀커스를 발견할 수 있었다.
“너희…… 우웁!”
니르바나가 살짝 풀리면서 숙취가 단번에 머리를 때렸다.
테오는 가까스로 마력을 끌어올리면서 정신을 차리려 노력했다. 눈앞이 어질어질했다.
* * *
‘으윽. 정말 죽다 살아났네.’
테오가 정신을 제대로 차린 것은 시간이 한참 흐른 뒤였다.
몇 번이나 마력을 돌려서 주정을 배출한 후에야 겨우겨우 몸을 추스를 수 있었던 것이다.
속이 불편하고 골이 지끈거리는 건 여전했지만.
『흥. 하나뿐인 반려를 지독하게 괴롭히니 벌을 받은 것이니라.』
‘음? 아직도 계셨습니까?’
『뭐?』
‘빨리 재료 가지러 가셔야 하지 않습니까? 해왕이 슬퍼합니다.’
『아아아악!』
로드브로크가 관자놀이를 쥐어 뜯으며 울분에 찬 저주를 쏟아내는 동안.
테오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였다.
그 덕분에 운 좋게 살아남은(?) 대원들.
“우리 소가주 님, 이렇게 술 세실 거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 했는데.”
“그래도 뒤는 약한 걸 보니까 철인 같던 소가주 님도 사람이긴 사람이구만?”
“흐흐! 화장실로 뛰어갈 때는 얼마나 귀엽던지.”
“나도 깜짝 놀랐다니까? 고주망태가 되어서 비틀~ 비틀~”
그중에는 랑케 가문의 가솔들도 섞여 있었다.
“우리 아가씨와 도련님의 친구라더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와! 우리 부대장들이 줄지어 대작해도 못 이기는 분이 우리 가주님인데, 크으! 감탄했습니다!”
“술독을 높이 들 때 보이는 근육에 감탄했습니다! 비법 좀!”
“크으! 랑케의 여자들이 보면 아주 반할 일등 신랑감이었습니다!”
하나 같이 쌍따봉을 날리는 모습이, 테오가 술로 브라켄을 이긴 모습이 인상적인 모양이었다.
술을 잘 마셔서 인정을 받는 가문이라니. 정말 저래도 되는 걸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으으으윽.’
테오는 계속 골이 지끈거리는 통에 대답 대신에 억지로 웃는 게 전부였다.
“테오.”
그런데 난데없이 테오 앞에 홀커스가 비장한 얼굴로 털썩 앉았다.
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이러는 거지?
“으응?”
“나에게도 가르쳐줘.”
뭘?
테오가 영문을 몰라 두 눈을 끔뻑거렸고.
“술 잘 마시는 방법. 가르쳐줘.”
홀커스는 마치 전쟁터에 홀로 나서는 전사처럼 엄숙한 태도로 개소리를 지껄여댔다.
빠아악!
“아아악! 갑자기 왜 때려!!”
에리카가 그런 홀커스의 뒤통수를 세게 후려쳤다.
“사람 헷갈리게 그렇게 진지 빨고 나서면 테오가 놀라잖니? 병신 같은 동생아.”
“나한테는 중요하니까 그렇지! 고향에 갈 때마다 아버지 술친구 해드리는 게 얼마나 힘든데! 이번에도 진짜 죽는 줄 알았다고!!”
브라켄의 술 사랑은 자식들에게도 항상 골칫거리였다.
도망이라도 치려 하면 ‘전사가 술을 마시지 못하는 건 말이 안 된다’는 이상한 이유를 들먹이시면서 뒷덜미를 붙잡고 마니.
그러면서 술잔 대신에 아예 술독을 억지로 마시게 하는 통에 힘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래도 바깥 생활을 일 년 넘게 하면서 주량도 많이 늘었다고 생각해 이번 고향 방문 때 다시 대작을 해봤는데…….
결과는 처참한 패배.
아버지란 산(?)은 너무나 높았다.
그런데 그런 아버지를 테오가 꺾은 것이다.
이 얼마나 훌륭한 일이란 말인가!
홀커스의 테오에 대한 동경심은 이제 하늘을 뚫다 못해 우주를 뚫을 정도였다.
얼굴도 잘생겨, 스타일도 좋아, 싸움도 잘해, 힘도 세, 거기다 술까지 잘 마시지 않나!
‘그래! 확실해! 내 롤모델은 테오야! 테오라고!’
홀커스는 이미 테오의 검이 되기를 반쯤 포기한 상태였다.
레이나 에리카 정도의 실력을 갖기 전까지는 꿈도 못 꾼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대신에 그를 닮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면 언젠가 그 옆에 나란히 설 수 있을 테니.
그리고 그걸 위한 첫 번째 목표가 바로 이것.
술 잘 마시기!
‘멍청한 동생아. 그게 왜 그렇게 결론이 나냐고.’
에리카는 자꾸만 이상한 결론을 내리는 동생을 한숨 섞인 시선으로 바라봤지만, 딱히 정정해주지는 않았다.
어차피 뭐라고 해봤자 귓등으로도 듣지 않을 테니.
“좋…… 아.”
테오는 여전히 울리는 머리를 겨우 붙잡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좋았쓰!”
“대신에 조건이 있어.”
“응? 조건?”
홀커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6번조로 들어와.”
“……!”
순간, 홀커스의 두 눈이 지진을 일으켰다.
“내, 내가? 6번, 6, 6번 조에?”
“어.”
“저, 정말로?”
“응.”
“참말로? 리얼 참트……!”
쉽게 믿지 못해 연신 반문을 던지던 홀커스의 뒤통수에 다시 에리카의 주먹이 작렬했다.
빠아아악!
“시끄러, 좀! 들어갈 거면 그냥 들어가면 되지, 뭘 그렇게 캐물어?”
“그래도! 스카웃이잖아! 하하하! 스카웃 제안 받았다고, 나!!”
홀커스는 뭐가 그렇게 기분 좋은지 아예 자리에서 일어나 덩실덩실 춤을 췄다.
그러다 갑자기 속이 울렁거렸던지 후다닥 한쪽 구석에 가서 속을 게워냈다.
웨에엑!
소리가 아주 끔찍했다.
“어이구, 병신아, 병신아.”
에리카는 도저히 그런 동생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투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다가, 뚱한 표정으로 테오를 바라봤다.
“나는?”
“들어와 주면 고맙지.”
“안 가.”
“왜?”
“저 천치보다 늦게 제안했잖아.”
에리카는 여전히 피자를 굽고 있는 홀커스를 가리켰다.
테오가 웃었다.
“홀커스는 평대원. 너는 선임 급 대우. 어때?”
“콜!”
에리카가 테오의 손을 와락 붙잡았다.
“…….”
그때, 레이가 물끄러미 테오를 바라봤다.
테오는 이번에도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같이 갈래?”
끄덕.
레이의 대답까지 듣고 나니 테오도 더 이상 걱정할 게 없었다.
이걸로 멤버를 셋이나 확보한 셈이니.
“음? 이렇게 우리가 두 눈 뜨고 지켜보고 있는데 너무 대놓고 가져가면 좀 너무하는데?”
그때, 3조장 고리토 켄이 얄궂게 웃으면서 다가왔다.
4조장 하나타 라그나르도 동감한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대장님이 필요한 인력을 얼마든지 충원해도 좋다고 말씀하셔서요. 따지는 건 대장님께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와, 이걸 대장한테 떠넘긴다고?”
“협조 감사합니다.”
조장들이 겉으로만 툴툴거릴 뿐이지, 장난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보일 수 있는 태도.
아니나 다를까. 다른 조장들도 곧 웃음을 흘리고 말았다.
사실 그들은 그동안 곱게 키웠던 대원들을 빼앗긴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빌려준다’고 여기고 있었다.
테오는 잘 몰라도, 이미 조장들 사이에는 테오가 차기 대장이 될 거란 믿음이 있었으니.
언젠간 ‘그의 대원’들이 될 사람들이니 빌려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었다.
“보기 좋은 그림이군.”
그때, 테오와 대원들 사이로, 브라켄이 불쑥 얼굴을 드러냈다.
“몸은 괜찮으십니까?”
“너무 먼 길을 오느라 여로 때문에 속이 받아주질 않는 느낌이로군. 원래 내가 이 정도는 아니거든. 아쉬우니 다음에는 제대로 승부 내보자고.”
브라켄은 숙취 때문에 미간을 미미하게 찌푸리면서도, 테오에게 한쪽 눈을 찡긋거렸다.
은근슬쩍 무승부로 넘어가려는 모양이었다.
“에이, 가주님도 참! 거 말이 되는 소릴 하십시오! 오늘 마신 양이 근 십 년 중에 제일 많이 마신 거면서!”
“나이도 그만큼 드셨으니까, 이제 술부심은 그만 부리시는 게 어떻습니까?”
“맞아요, 맞아. 이제 가솔들은 그만 괴롭히시고 뒷방에 들어가서 그만 발 닦고 쉬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이것들이 대체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 우우웁!”
“거 봐요. 괜히 고집 피우다가 저런다니까.”
“……두고 보자, 이것들.”
한쪽 구석에서 아들과 나란히 속에 든 걸 확인하는 브라켄이 아무리 이를 바득바득 갈아봤자, 랑케의 가솔들은 전혀 무섭지 않다는 얼굴이었다.
그동안 술 때문에 고생했던 걸 고스란히 앙갚음하게 되니 기회가 이때다 싶었던 것이다.
‘여기도 백갑용기대와 분위기가 많이 비슷하구나. 아니, 훨씬 더 자유분방하다고 해야 하나. 그러면서 가주에게 힘이 훨씬 더 많이 실리는 느낌이야.’
숙취로 고생하는 브라켄을 놀리고 있어도, 가솔들이 각자 서 있는 위치는 전부 유사시에 브라켄을 무조건 보호하게 되어 있었다.
결국 브라켄과 홀커스는 에리카가 가져다준 꿀물을 한 사발 크게 들이켜고 나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윈터러의 꿀이 특산품이라는 말은 들었는데. 속이 한결 편하구만.”
브라켄은 사발을 바닥에다 내려놓으면서 길게 트림을 내뱉었다.
악취가 날린 뒤, 그의 얼굴 표정은 한결 편해 보였다.
“내가 여기까지 오게 된 이유가 궁금하겠지?”
“에리카와 홀커스가 친하게 지내는 친구가 누군지 궁금하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래. 그것도 있지. 자식들이 친하게 지내는 계승권자라면, 그게 곧 본가로서는 ‘줄’이 되는 셈이니까.”
“그 ‘줄’은 어떻게 마음에 드셨습니까?”
“마음에 안 들었다면 이렇게 술도 같이 안 마셨겠지. 자식이 하나 더 생긴 기분이거든.”
브라켄은 한쪽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말했다.
“그리고 사실 만약 그 ‘줄’이 마음에 든다면, 경고를 하나 해줄까 해서 온 것이야.”
경고?
“자네, 혹시 킨카르논과 가드너의 관계에 대해서 잘 알고 있나?”
순간, 테오의 눈이 차갑게 번뜩였다.
그리고 뭐라고 말하려던 그때.
퍼퍼퍼펑!
갑자기 저 먼 하늘에서 뿌연 연기가 퍼지는 게 보였다.
백갑용기대에서만 사용하는 연기.
긴급 응원 요청 신호였다.
회귀검가의 서자가 사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