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ing as the Reincarnated Bastard of the Sword Clan RAW novel - Chapter (34)
회귀검가의 서자가 사는 법-34화(34/224)
개화식 (4)
해츨링(Hatchling).
보통 갓 부화한 새끼 용종을 가리키는 단어였지만, 언제부턴가 상위 용종의 새끼들을 가리키는 단어가 되었으니.
흑설이 발견한 ‘해츨링의 굴’도 바로 그런 해츨링이 머물던 장소였다.
하지만 ‘새끼’라고 해서 해츨링이 약한가 하면 그건 또 아니었다.
새끼여도 용은 용.
그것도 뛰어난 지성과 마법적 능력을 지녔다고 알려진 상위 용종의 새끼였다.
그 강함은 일개 인간이 어떻게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새끼를 끔찍하게 아끼는 상위 용종의 습성을 생각해본다면.
해츨링을 사냥한다는 것은 상위 용종의 ‘무리’를 감당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
애당초 발견하기 힘들 뿐더러, 발견한다고 해도 살아남을 가능성이 적은 것이다.
하물며 용의 피를 물려받았다는 전설이 있는 라그나르라면.
그런 해츨링을 숭상할 수밖에 없으니 여러 모로 조심하기도 했다.
‘하지만 해츨링의 굴은 이상하게 그런 성인 개체가 없었지.’
흑설도 처음에 해츨링의 굴을 발견했을 때에는 바짝 긴장했다. 혹시 알려지지 않은 영역을 잘못 건드렸나 싶어서.
하지만 면밀한 수색 끝에도 해츨링 외 다른 개체는 찾을 수 없었으니.
이때부터 흑설은 욕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용은 보물을 좋아한다.
오랫동안 전해진 전설은 여기서도 들어맞았던 것이다.
굴의 안쪽에는 상당한 양의 금은보화가 보관되어 있었다.
오래 전에 사라졌다고 알려진 여러 사료들도 함께.
‘그중에서 흑설이 주목한 보물은 따로 있었지.’
-마도서(魔道書) 아몬(Amon).
어째서 이곳에 용종과 적대 관계라는 악마의 관련 서적이 보관되어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것만으로도 흑설의 눈이 뒤집히기에 충분했다.
특히 아몬은 ‘옛 신들의 왕’이라는 별명도 있을 만큼 뛰어난 존재.
그런 존재의 이름을 지닌 마도서라면, 라그나르의 전력을 강화시키는데 큰 도움이 될 거라 판단했던 것이다.
그래서 라그나르는 즉각 해츨링을 사살하고, 마도서를 수거했다.
다만, 그 뒤로 어떻게 되었는지는 테오도 몰랐다.
듣기로는 어느 계승권자의 손에 들어갔다는 것만 알려졌을 뿐, 외부로 드러난 적이 없었으니.
그저 흑설과 결탁한 누군가가 얻은 게 아닐까 하고 추측하는 게 고작이었다.
‘그런데 만약 그 마도서가 알려진 것과 다르게 태고룡의 유물이고, 해츨링이 수호자였다면……?’
키르손과 이야기를 나눠봤을 때, 정황상 흑설도 유물에 대한 존재를 알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미 상당수의 유물도 가지고 있을 테지.
마도서 수거도 바로 그런 과정에서 벌어진 게 분명했다.
‘흑설만이 아니야. 악시온도, 항룡도 유물을 모으고 있는 게 분명해.’
그러니 테오는 그들이 마도서의 존재를 눈치채고 움직이기 전에 먼저 마도서를 수거할 생각이었다.
월백검과 마찬가지로, 이것도 그에게 큰 힘이 되어 줄 게 분명하니.
‘문제는 저길 어떻게 내려가느냐는 건데…….’
테오는 눈을 가느다랗게 좁혔다.
깎아 지르는 협곡 사이로 보이는 푸른빛은 너무 멀어서 함부로 내려가기가 위험했다.
거기다 눈보라까지 거칠게 몰아치고 있는 상황.
시야 확보도 되지 않는 데다가, 균형을 바로 잡기도 힘들 것 같았다.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겠어.’
테오는 전생에 흑설이 여길 어떻게 내려갔는지를 떠올리다가 등 쪽으로 손을 가져갔다.
여전히 푸른빛에 반응해 덜그럭덜그럭 소리를 내는 츠바이핸더 쪽으로.
“하지만 그 전에 날파리들부터 치워야 할 것 같은데.”
작은 혼잣말과 함께 고개를 돌린 곳.
휘휘휘……!
하얀 설원 위로 바람 소리만 거칠게 들릴 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용의 심장으로 한껏 예민해진 감각은 말하고 있었다.
셋.
조금 전부터 그를 주시하고 있던 이들의 숫자였다.
파아앗-
테오는 몸을 옆으로 크게 비틀면서 츠바이핸더를 뽑았다.
마력이 저절로 그쪽으로 다다르면서 용의 심장과 단전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마력 공명!
그리고 치솟는 섬광.
<용의 발톱>
촤아아악!
콰르릉-
섬광은 지면 위를 가르면서 단숨에 저 멀리 있던 바위를 박살냈다.
마찰열에 눈밭이 순식간에 녹고, 눈보라마저 기류가 흐트러져 흔들리는 가운데.
부서진 바위 조각들 위로, 세 명의 검사들이 널찍이 떨어져서 서로 다른 곳에 착지했다.
“무, 무슨 위력이……?”
“뭐야, 이거! 사흘 전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잖아!”
“이거 아무래도 계산이 좀 잘못된 것 같은데?”
그들은 1차 개화식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진 테오를 보고 놀란 얼굴이었다.
하지만.
테오는 그들의 얼굴에 맺힌 감정이 ‘두려움’이 아닌 ‘호승심’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재미’라는 감정에 가까웠다.
손맛이 있는 사냥감을 만났을 때에 짓는 사냥꾼의 모습.
“하이드, 카오, 룬. 여긴 무슨 일이지?”
테오는 세 사람의 얼굴을 빠르게 훑으면서 눈살을 좁혔다.
“이야, 이게 웬일이야! 야! 카오, 룬! 우리 위대하신 수석께서는 보잘 것 없는 우리들의 이름까지 기억해주신다. 이거 너무 황송해서 어떡하지?”
무리의 수장, 하이드가 파안대소를 터뜨렸다.
다른 두 사람도 같이 낄낄 웃어댔다.
그럴수록 테오의 두 눈은 깊게 가라앉았다.
하이드 일당.
테오가 모를 수 없는 놈들이었다.
‘부크산의 세 망나니.’
강자존의 법칙을 추구하는 라그나르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인간말종이 너무 많다는 것.
녀석들도 그중 하나였다.
저 세 사람은 민간인이라고 해도, ‘적’으로 규정된다면 약탈과 방화를 하는데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
특히 부크산이라는 마을에서 저지른 대학살은 라그나르에서도 여론이 좋지 않을 정도로 끔찍했으니.
‘공식 집계된 사망자만 761명, 실종자는 220여 명이 넘었지. 꽤 큰 산골 마을 하나가 쑥대밭이 되어버린 셈이니. 항의도 적잖았고.’
뒷수습을 테오가 직접 했기에 그 참상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테오와 같은 나이대 인재들 중에서 가장 악질들이기에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미리 처치해둘 생각도 하고 있었는데.
자신의 뒤를 밟았다……?
뭔가 냄새가 났다.
“악시온인가?”
“응? 그놈 이름이 여기서 왜 나와?”
하이드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곧 가볍게 웃음을 터뜨렸다.
“아, 너 악시온이 우릴 보냈다고 생각하는구나? 야, 그래도 사람이 자존심이 있지 어떻게 같은 동급생한테 부려지냐. 안 그래도 교룡회인지 뭔지 하는 병신들이 어깨에 힘주고 다니던 거 보면 배알이 다 꼴렸었는데.”
테오는 겨울 산맥으로 이동하는 내내 자신을 노려보던 악시온을 떠올렸다.
이번 개화식에서 뭔가 개수작을 부릴 거라고 여겼었는데.
아니라고?
“그럼?”
“너 같은 서자 나부랭이는 상상도 못할 더 위지. 당연히.”
순간, 테오의 두 눈이 깊게 가라앉았다.
“원로원장이군.”
“……어?”
흠칫 하고 놀라는 하이드.
“맞나보네.”
“야, 너 뭐야. 어떻게……!”
“그냥 찔러본 건데. 그렇게 티가 나서야 쓰나.”
“이런 씨벌 놈이?”
하이드는 그제야 그동안 무시했던 서자 따위에게 농락당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얼굴을 붉혔다.
“원로원장이 내게 불만이 많긴 했었지. 순혈주의자로서 천한 놈이 수석을 차지한 것이 불만이기도 할 테고.”
순혈주의자.
정통성 있는 사람만이 라그나르의 이름을 지닐 수 있다고 주장하는 차별주의자들.
원로원장 울프강을 중심으로 결성된 이들 파벌은 오랫동안 라그나르를 좀 먹어온 해충이었고.
전생에서 테오가 끝끝내 넘지 못했던 장애물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게 이번 생애에서도 별다르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시험관도 따라오지 않은 걸 봐서는 이중에도 결탁한 무리가 있는 것 같군.”
“허, 이거 봐라? 생각보다 눈치가 너무 빠른데. 그래. 네 똥 굵다, 이 새끼야.”
“이젠 숨길 생각도 없나 보지?”
“어차피 뒈질 건데 뭔 상관이야?”
하이드는 말은 그렇게 해도, 배후를 들킨 이상 반드시 테오를 여기서 제거해야만 그들이 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부크산에서 만행을 저지르고 난 뒤에도 별다른 형벌 없이 석방됐었지. 울프강의 명령이 있었고. 원래 이때부터 서로 연결이 되어 있었던 것 같은데.’
부크산의 세 망나니는 원로원이 부리는 사냥개 중 하나였다.
이런 놈들이 앞으로 얼마나 더 있을까.
테오로선 깊게 생각해볼 문제였다.
‘유물을 모으려면 앞으로 흑설과도 부딪쳐야 할 텐데…… 항룡에 흑설, 거기다 순혈주의자까지. 신경 써야 할 게 이리 많을 줄이야.’
물론, 멈출 생각은 없었다.
라그나르의 대권을 틀어쥐려면, 어차피 넘어야 할 산들이었으니까.
“천한 놈의 피가 고결한 겨울 산맥에 뿌려진다는 게 찝찝하긴 하지만.”
스르릉-
하이드가 천천히 검을 뽑았다.
“뭐, 저 낭떠러지 아래로 치워버리면 금세 눈밭에 묻혀 사라질 테니까 누가 알겠어?”
다른 두 사람, 카오와 룬이 천천히 움직이면서 테오의 사각지대를 점했다.
“그러게 서자 새끼야. 주제를 알고 좀 살지 그랬니. 그냥 찌그러져서 살았으면 명줄이라도 길었을 텐데 말이지. 흐흐!”
“나대도 참 많이 나댔지? 운 좋게 수석이 되고도 잘난 채를 하지 않나, 매화궁주님께 검술을 배우질 않나. 나 참, 어이가 없어서.”
“얘들아, 그래도 너무 그러지 마라. 저놈 뒈지기 전에 우리한테 좋은 거 적선도 해주잖아?”
하이드의 탐욕 어린 시선이 테오의 손에 들린 츠바이핸더로 향했다.
도철문의 보검.
이미 마장 키르손이 테오를 위해 대검(大劍)을 직접 제작해 넘겨줬다는 소문은 윈터러 바닥에 쫙 퍼진 상태였다.
카오와 룬도 군침이 돌았던지 붉은 혀로 입술을 축였다.
“그것도 그러네. 그럼 괴롭히지 말고 편하게 죽여주자.”
“에이. 그래서 되겠어? 고마우니까 오히려 1분이라도 더 길게 살게 해줘야지.”
“으흐흐! 변태 새끼, 너 또 고문하려고 그러지?”
“아, 들켰네? 으히히.”
저들끼리 이미 테오의 목숨을 자신들의 손에 넣기라도 한 것처럼 시시덕거린다.
이미 이런 비슷한 일들을 여러 번 해봤다는 의미였다.
아직 열다섯밖에 되지 않은 어린 것들이.
‘역시 살려둬서는 안 될 놈들이었어.’
더 이상 들어주기도 뭣했다.
테오는 천천히 등에 매단 츠바이핸더를 뽑았다.
+
[드레이크의 날붙이]· 종류: 츠바이핸더, 유물 부속품
· 공격력: 30~50 – 80~115
· 착용 조건: 힘 90, 민첩 30
· 효과
– 타격 시 일정 확률로 크리티컬 데미지 적용
– 적중한 대상의 방어력 30 감소
– 상처 악화 확률 50%
– 파괴 불가
+
레서 드레이크의 발톱과 이빨을 주축으로 아다만트를 비롯한 여러 고급 재료들이 합쳐져 탄생한 대검은 설명창부터 대단했다.
일정 확률로 파괴력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부딪친 적의 방어력을 상쇄시키기까지 한다는 것.
대인 전투에서 이만한 무기도 없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테오의 눈에 들어오는 효과는 정작 따로 있었다.
-상처 악화 확률 증가.
레서 드레이크를 사냥하기 힘들었던 것은 그 덩치에서 나오는 힘도 힘이지만.
이빨과 발톱에 묻어 있는 지독한 독소 때문이었다.
살짝 스치기만 해도 피부를 부패시키는 생체 독.
그것이 바로 이 츠바이핸더에도 똑같이 적용되었던 것이다.
-나도 내가 대체 뭘 만들었는지 잘 모르겠다만, 이것 하나만큼은 말할 수 있겠더구나.
키르손은 이 검을 넘겨주는 자리에서 곰방대를 물면서 말했다.
-아직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놈에게 터무니없는 걸 내어줬다는 것.
키르손의 눈에 테오는 아직 햇병아리에 불과할 테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만큼 그녀의 눈에도 이것이 위험해 보였단 뜻일 테지.
“야, 너 그거 제대로 들 수나 있냐?”
시시덕거리는 하이드의 눈에 탐욕이 가득 젖었다.
여리여리한 체구의 테오가 츠바이핸더를 드는 것을 보니 비웃음이 나왔던 것이다.
“무겁긴 하지. 그런데.”
[근력: 101]“너희들을 못 잡을 정도는 아닌 것 같다만.”
쿠드드득-
테오의 육체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지난 사흘 동안 17레벨이 되면서 얻은 추가 스탯을 전부 [근력]에다 쏟아 부은 것이다.
[근력의 계수가 100을 돌파하였습니다.] [숨겨져 있던 기능이 개방되어 지금부터 근력에 괴력(怪力)이 깃들게 됩니다.]+
[괴력]· 종류: 특수능력
· 효과: 손에 쥔 무기의 파괴력을 증가시키고, 상대 적중 시에 5초 동안 공격력이 5% 증가한다.
+
테오는 한순간 드레이크의 날붙이가 가벼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예상대로 [근력]이 세 자릿수가 되면서 새로운 큰 변화가 생긴 것 같았다.
그리고 그를 중심으로 맹렬하게 퍼져나가는 기세.
화아아아-
[‘스킬: 레서 드레이크 피어’가 전장을 잠식합니다!]쿵쿵쿵쿵-!
심장이 거칠게 뛰기 시작했다.
하이드 일당이 감지할 수 있을 정도로 지면이 거칠게 울렸다.
“갑자기 뭐가 어떻게 된……?”
순간, 심상치 않은 기색을 읽은 하이드의 얼굴이 살짝 질렸고.
“늦었어.”
테오는 저들이 더 깊게 생각할 틈을 내어주지 않겠다는 듯이 몸을 빠르게 날렸다.
쐐애애액-
회귀검가의 서자가 사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