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ing as the Reincarnated Bastard of the Sword Clan RAW novel - Chapter (82)
회귀검가의 서자가 사는 법-82화(82/224)
힐다 라그나르 (2)
[‘용살검: 발뭉’의 기능이 모두 정지되어 다시 봉인 상태로 돌아갑니다.]테오는 밤바람이 주는 차가움에 정신이 깨는 것 같았다.
‘역시 발뭉을 손에 넣기를 잘했어. 앞으로 권좌를 차지하는 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거야.’
테오는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발뭉과 관련된 신비를 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떤 면에서는 태고룡의 유물보다 더 유용할 수 있었으니까.
‘덕분에 이것도 손에 넣었고.’
테오가 히죽 웃으면서 왼손에 쥔 목함을 살폈다.
+
[가루다의 심장]· 종류: 영약, 재료
· 효과
– 화염 내성 대폭 증가
– 대룡전(對龍戰) 발생 시, 150% 능력 강화
– 마력 속성 특화
– 상태이상 ‘광분’의 발동으로 공격 속도 및 민첩성 대폭 증가
– 특전 ‘부활의 씨앗’ 획득 가능
+
흑룡이 나타나 힐다의 정신을 혼란스럽게 한 틈을 타서 훔치는 데 성공했던 것이다.
힐다가 이 사실을 알게 되면 분명히 크게 분노할 테지만.
뭐 어쩌겠나?
이미 틀어져 버린 관계인 것을.
‘더구나 흑룡이 나타났다는 건 아버지도 곧 이 일을 알게 되신다는 뜻. 곧 견제가 들어갈 테니, 아무리 힐다 님이 막무가내라고 하셔도 당분간은 자중하셔야겠지.’
가루다의 심장이 주는 효과가 어떤지를 잘 알기 때문에 테오는 더 크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이건 발뭉의 신비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치트키가 될 거야.’
그렇게 두 물품을 모두 인벤토리에 넣은 순간.
케에에엑!
움브라가 길게 괴성을 질렀다.
조심하라는 듯이.
‘물론, 그것도 여기를 완전히 빠져나갔을 때의 이야기겠지만.’
테오는 눈을 가늘게 좁히면서 두 눈에 영성을 불어넣었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산봉우리 끝에 등룡이 서 있었다.
「그새 힐다 님에게도 한 방을 먹이고 나오는 길인 겐가? 역시 자네는 볼 때마다 사람을 놀라게 만드는군.」
테오는 바짝 긴장하면서 월백검에다 손을 얹었다.
삼초 나락을 탈출하면서 대부분의 마력을 소진하긴 했지만, 그래도 약한 모습을 보일 수는 없었다.
그런데,
철컥!
도리어 등룡이 손에 쥐고 있던 검을 도로 검집에 밀어 넣었다.
“……?”
뭘 하려는 거지?
테오가 순간 이해하지 못해 두 눈을 크게 떴다.
등룡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까지 경계할 필요는 없다네. 나는 딱히 자네에게 해코지할 생각이 없으니까.」
“……!”
「내 비록 힐다 님의 신하를 자처하고 있으나, 모름지기 충신이라면 군주의 잘못된 결정에 간언도 할 줄 알아야 하지 않겠나?」
등룡의 웃음이 더 짙어졌다.
「자네 같이 의지가 강한 청년에게 아무리 강압을 써본다고 한들, 처음에는 굽힐지언정 말미에는 결국 등을 돌리기 마련이니까. 그리고 애당초 이런 제재를 난 반대했었어. 군주께서 가납하지 않으셨을 뿐. 무엇보다…… 자네는 내 하나뿐인 제자의 소중한 벗이지 않은가? 해코지야 할 수 없지.」
테오는 입술을 달싹였다.
「괜찮으시겠습니까?」
「뭘?」
「절 그냥 보내시면 힐다 님이 가만히 계시지 않을 텐데요.」
「아, 뒷감당을 말하는 거군. 걱정하지 말게. 한번 눈이 뒤집히면 악귀 같으신 분이지만, 그렇게까지 속이 좁은 분은 아니시니까. 그게 아니라면 자네가 ‘그걸’ 가져가도록 그냥 두셨겠나?」
「……!」
「그래도 혼자 있을 때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것도 좋을 걸세.」
이쪽을 올려다보는 등룡의 두 눈이 깊게 가라앉았다.
마치 현자의 눈처럼 깊은 지혜를 담고 있었다.
「당대 가주가 라그나르를 최전성기로 이끈 명군이라는 것은 부정하지 않겠네. 하지만 또한 그는 본질적으로 폭군이기도 하지. 까닥했다간 라그나르를 나락으로 밀어버릴 수 있는 폭군.」
「…….」
「자식들까지 극심한 경쟁으로 내모는 철혈 통치…… 나는 그것이 우려돼. 해서 힐다 님을 통해 어떻게든 억제를 하려는 것이고.」
「하지만 힐다 님도 정답이라 보이지는 않습니다.」
「맞아. 하지만 자네에게는 세월이 있고 회귀가 있지. 결국 최종 승자는 자네가 될지니, 힐다 님을 이용하게. 힐다 님이 자네에게 하려는 것처럼.」
자신의 군주를 이용하라는 조언이라니.
일반적인 신하라면 말도 안 되는 불충이라 할 테지만.
테오는 오히려 그렇기에 등룡의 말이 진심으로 다가왔다.
「당장은 가주가 자네를 예쁘게 여겨서 내버려 두고 있지만, 언제 어떻게 해코지할지 모르는 상황이니 보험 하나는 들어도 괜찮을걸세. 그리고 실제로 힐다 님쯤 되면 자네의 꿈을 위해 괜찮은 배경이 되지 않겠나? 나나 웰도 충분한 손발이 되어 줄 테고.」
등룡이 한쪽 눈을 찡긋거렸다.
테오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니 고민해보겠습니다.」
「말이라도 그렇게 해주니 고맙군. 아, 그리고 이 일 때문에 너무 힐다 님을 미워하지는 말게나.」
테오는 등룡의 말을 뒤로한 채 더 높이 하늘 위로 날아올랐다.
-힐다 님을 이용하게.
등룡의 그 말이 머릿속에서 자꾸만 계속 뱅글뱅글 맴돌았다.
힐다가 보여주었던 위용까지도.
띠링-
[축하합니다! 타인의 유혹과 협박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는 데 성공하여 시나리오 퀘스트 #1을 무사히 완성하였습니다.] [평가: A+] [보상으로 2코인을 얻었습니다.] [평가에 따른 추가 보상으로 상당량의 추가 경험치를 얻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
* * *
달이 구름에 가려지는 새벽.
백갑용기대의 지하 감옥으로 스며든 바람이 사람의 형상을 갖췄다.
‘분명히 이 근처라고 했었는데.’
일급 암살자, 4호는 눈을 차갑게 번뜩이면서 품에서 단검을 꺼냈다.
그의 임무는 이곳에 갇혀 있는 포로의 암살.
명색이 백갑용기대의 본부인 만큼 암살이나 탈출 난이도가 높겠지만, 그는 걱정하지 않았다.
이미 이를 위한 계획이 모두 머릿속에 담겨 있었으므로.
간수들의 순찰 경로, 교대 시간, 감시 방향, 감옥 구조, 포로 위치까지 전부.
당연한 말이지만, 라그나르에서 ‘직접’ 전달받지 않으면 알 수가 없는 귀중한 정보들이었다.
‘이런 걸 보면 라그나르도 참 콩가루란 말이지.’
이전에도 이와 비슷한 일을 해본 적이 있는 4호로서는 비웃음이 절로 나왔다.
딸칵-
4호는 목표 지점에 도착하자마자 준비해뒀던 열쇠로 굳게 잠긴 쇠창살을 열었다.
그 안에는 흐리멍덩한 얼굴로 앉아있는 네 명의 포로가 있었다.
“당신은……?”
“시드라 에보일, 맞나?”
그때, 인기척을 느낀 시드라가 고개를 들었다가 쓴웃음을 지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단번에 눈치챈 것이다.
“국장님께서 보내셨군.”
“시드라 에보일이 맞나보군. 날 원망하지는 마라. 난 의뢰받은 대로 움직일 뿐이다.”
4호가 품에서 단검을 뽑았다.
스르릉-
“가족들의 안전과 보상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렇게 전하라는 전언이 있었다.”
“그건 다행이야.”
시드라는 두 눈을 질끈 감으면서 벽에다 등을 붙였다.
언제든 자신을 죽이라는 듯이.
그의 입을 막기 위해 에드가 움직일 거라는 건 이미 예상했었다.
“자, 잠깐만 기다리시오! 나는 아직 죽고 싶지 않단 말이오! 돈이 필요하면 얼마든지 줄……!”
그때, 포로 중 한 명이 4호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았다.
이곳에 갇혀 있던 동안에 심중의 생각이 바뀌었던 모양이었다.
하지만 4호는 무감정한 얼굴로 단검을 아래로 찔렀다.
칼날이 포로의 목덜미에 닿으려던 순간, 또 다른 바람이 불었다.
은밀하고도 날카로운 바람이.
차아아앙!
단검이 무언가에 부딪쳐 튕겨 나고,
‘어느 틈에……!’
4호는 자신의 감각마저 속일 정도로 기민한 검의 움직임에 허리를 쭈뼛 세워야만 했다.
쉬쉬쉬쉭-
순식간에 불어닥치는 네 개의 칼바람.
“흡!”
4호는 단검으로 칼바람을 모두 튕겨내면서 몸을 뒤로 던졌다.
은신술을 사용해 다시 자취를 감추려 했지만,
“어딜.”
이미 이블린은 4호에게 바짝 간격을 좁히고 있었다.
암살자가 무서운 건 어디까지나 기척을 알아채기 힘든 그들의 은신술에 있을 뿐.
하지만 한 번 감지하는 데 성공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하물며,
그녀가 4호의 기척을 읽는 방법은 단순한 감각이 아니었다.
바람의 움직임.
녀석을 둘러싼 바람의 경로를 읽다 보면 어디서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 어떤 방식으로 공격을 감행할지, 습관은 무엇인지, 놈의 의도를 모두 ‘예측’할 수 있었다.
‘우측 천장.’
이블린이 예측한 방향대로 검을 세차게 휘둘렀다.
검 끝에 맺힌 검기가 벼락처럼 내리꽂히면서 4호의 몸뚱이를 크게 훑고 지나갔다.
촤아악!
“컥!”
단검을 든 손이 잘린 채로 피를 뿌리면서 허공으로 튀어 오르고,
파앗-
이블린은 재빨리 4호의 멱살을 잡아 그대로 땅바닥에 내리꽂았다.
그리고 검을 역수로 쥐어 오러홀을 찔렀다.
푹!
자결을 막기 위한 술수.
심지어 그녀의 검에는 이미 마비독까지 발라져 있었다.
‘이런 준비까지……!’
4호가 간질 환자처럼 한참 동안 덜덜 떨다가 축 늘어졌다.
이블린은 무심한 얼굴로 녀석의 목덜미 부근을 잡아 뜯었다.
그러자 옷깃에 가려져 있던 문신이 드러났다.
“역시. 테오의 말이 맞았어.”
뱀이 달을 물고 있는 표식.
<뱀의 계절>이라는 암살 조직을 상징하는 표식이었다.
하지만 이곳은 어느 가문의 산하 조직으로 더 유명했다.
‘드디어 꼬리를 잡았다.’
이블린의 눈이 차갑게 번뜩였다.
* * *
동백궁 앞에 에리카 남매가 섰다.
원래대로라면 그냥 들어갔겠지만, 유독 홀커스의 걸음이 멈춘 채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뭐 어쩌려고? 천년만년 여기 계속 서 있을래?”
“하지만, 하지만……!”
“하지만 뭐?”
“저걸 보라고! 배가 아파서 들어갈 수나 있겠냐고! 테오 라그나르, 이 부러운 새끼……!!”
홀커스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동백궁의 정문을 가리켰다.
에리카는 대체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싶어 헛웃음을 흘렸다.
동백궁의 정문은 많은 사람으로 북적거렸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전부 여자였다.
그것도 하나 같이 눈에 띌만한 미모를 지닌 미녀들.
홀커스는 소맷자락을 물어뜯으면서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
“확실해! 테오 이 녀석, 자기 얼굴이랑 명성을 이용해서 여자들을 꼬시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그게 말이나 되냐? 걔가 어디 그럴 성격이나 되디?”
“그, 그건 그렇지만!”
“그리고 정말 그러고 있다 치자. 그럼 꼬신 여자들을 저렇게 줄을 세우겠냐? 상식적으로?”
“그럼 저건 뭔데!”
“다른 일로 왔나 보지. 딱 봐도 연극배우나 스타일리스트들로 보이는데.”
“크흑! 그래도 용서할 수 없다, 테오 라그나르으! 나는 내버려 두고 자기만 저런 행복한 세계에서 살고 있다 이거지이!”
에리카는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면서 분노하는 동생을 한심한 얼굴로 바라보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래. 너 알아서 해라. 난 먼저 간다.”
에리카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동백궁으로 걸음을 옮겼다.
“자, 잠깐만! 같이 가! 누나!”
홀커스가 부리나케 에리카의 뒤를 쫓았다.
* * *
테오는 조금 수척한 기색으로 에리카 남매를 맞았다.
“너 얼굴이 왜 그래? 밤새 훈련이라도 했냐?”
“역시 여자애들이랑 놀……!”
빠아악!
“좀 그만해라. 지겹지도 않냐?”
에리카는 홀커스의 뒤통수를 신경질적으로 후려치고, 걱정스러운 얼굴로 테오를 살폈다.
테오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어제 좀 많이 바빠서. 그리고 밖에 계시는 분들은 전부 어머니 사업체의 방문객들이니까 오해 마.”
테오는 키르손에게 자금을 융통해서 사업을 시작하신다던 세실리아의 모습을 떠올리다가 쓰게 웃었다.
‘또 한동안 이 옷 저 옷 많이 입어야겠네…….’
엄청 피곤할 게 벌써 보이는 것 같았다.
“그보다 무슨 일이야? 오늘은 임무 포상으로 휴가이지 않아?”
“어. 그랬지. 누구 때문에 그런 휴가가 몽땅 날아가 버렸지만.”
“……?”
테오는 이게 무슨 말인가 싶어 고개를 갸웃거렸다.
에리카가 손에 쥔 서류를 그에게 내밀었다.
“받아.”
“이게 뭔데?”
“새 임무 지령서. 1급 보안 걸려서 너한테 몰래 주라고 하시더라.”
“누가?”
“대장님이.”
테오는 서류를 받아 빠르게 훑었다.
“네가 친 사고니까, 네가 알아서 수습하면 되지 않겠냐고 그러시던데?”
지령서를 살피던 테오의 눈이 예리하게 빛났다.
‘역시.’
금일 새벽 1시 51분, 5번조장 이블린 네레빌이 지하 감옥에 숨어든 암살자를 생포하였음. 해당 암살자가 <뱀의 계절>의 소속인 것도 같이 확인함.
뱀의 계절은 동부 지방 명문가 <트로이반>의 산하 조직으로 동부와 깊은 관련이 있고, 트로이반은 중앙기무국장 ‘항룡’의 본가이기도 한바. 더구나 이번 사건은 내부에 첩자가 있을 가능성도 크게 점쳐지고 있는 상태임.
따라서 상부에서는 이번 사건을 쉽게 판단할 수 없는 사건으로 판단하였음.
이에 트로이반이 따로 대처하기 전에 뱀의 계절을 빠르게 급습해야 할 것으로 결의,
해당 임무가 5번조 조원 테오 라그나르의 건의에 따라 진행되었다는 5번조장의 보고가 있었으므로, 이번 임무를 테오 라그나르에게 맡기기로 함.
다만, 테오 라그나르는 나흘 뒤에 승급 시험을 치를 예정이었으므로, 해당 시험을 취소하고 이번 임무로 대체하기로 하였음.
따라서 이 지령서를 받는 즉시 임무 개시를 주문함. 이상.
-백갑용기대장 율리우스 라그나르
회귀검가의 서자가 사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