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ing as the Reincarnated Bastard of the Sword Clan RAW novel - Chapter (85)
회귀검가의 서자가 사는 법-85화(85/224)
힐다 라그나르 (5)
‘기름통에다가 불씨를 확 당긴 느낌인데.’
뜨겁다.
뇌룡 속호법과 열결의 식의 조합은 테오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효과가 대단했다.
용의 심장에서 단전으로 이어지는 마력 공명.
그 위에 열기가 올라타면서 한껏 더 활활 타올랐던 것이다.
거기다 청명단과 청광단으로 마력 순도가 좋아진 것도 한몫했으니.
어떻게든 체외로 방출하지 않으면 몸이 타버릴 것 같았다.
‘더워도 너무 더워.’
그래서 테오는 밖으로 새어나가는 파장 위로 열기를 실어 보냈고.
그 결과. 열풍과 수증기, 그리고 뇌전을 함께 휘감은 무시무시한 형상이 되고 말았다.
‘그래도 부족해. 더 많이 방출해야만 해……!’
무위가 급격하게 성장하는 것을 걱정해야 할 판국이라니.
하지만 마력이 끓어오르는 속도가 방출되는 속도보다 훨씬 빨랐기 때문에 어떻게든 수를 써야 했다.
당장 떠오르는 방법은 하나.
-눈앞에 있는 놈들을 빠르게 밀어 버린다.
‘이 근처에 있는 금고엔 분명히 트로이반이나 에드와 관련된 문서들이 있다. 거기까지 밀어버리자.’
다행히 끓어오르는 열기는 파괴적인 위력을 동반하기 마련이니.
테오는 전생의 기억을 바탕으로 움직였다.
그때는 명령을 받기만 하는 일개 말단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그의 자유 의지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쿵쿵쿵쿵쿵!
용의 심장이 거칠게 떨렸다.
엄청난 고동 소리와 함께 퍼져나가는 파장에 열기가 뒤섞이면서 지하가 순식간에 고온에 휩싸이고,
쾅!
쐐애액-
“막아!”
테오가 거세게 지면을 박찬 자리에 시커먼 그을음이 남는가 싶더니, 어느새 하얀 수증기가 꼬리처럼 허공에 길쭉하게 남았다.
지면을 스치면서 허공으로 튀어 오르는 빛살 하나.
드레이크의 날붙이가 흉악하게 날뛰기 시작했다.
<용의 다섯 발톱 – 난도>
‘한 호흡에 다섯 번의 궤적.’
테오는 이참에 지난 시간 동안 율리우스와 매화궁주에게 배운 것을 다 써먹어 보고자 했다.
직선과 곡선.
쾌(快)와 환(幻).
강함과 부드러움.
파괴와 조화.
마룡육예와 24수 매화검의 차이점은 이토록 커서 물과 기름처럼 절대 섞이지 않을 것처럼 보이지만,
이 두 가지엔 유일하게 딱 한 가지 접점이 있었다.
-빛살.
카일이 9룡에게 저마다 다른 깨달음을 주었다는 일검(一劍).
테오는 3차 개화식에서 카일이 보여주었던 심검을 일지매의 방식대로 풀어보고자 했다.
콰콰콰콰-
질풍처럼 쏟아지는 검격은 단순히 빠르기만 한 게 아니었다.
뜨거운 열풍과 강한 힘이 실리면서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자랑했으니.
쾅! 쾅! 쾅! 쾅!
테오가 지나간 자리로 모든 것이 부서지고 흩어졌다.
벽에 균열이 가고, 천장에서는 가루가 떨어졌다.
암살자들은 몸이 박살난 채로 튕겨났다.
그러면서도 테오의 검격은 속도가 줄어들기는커녕 점점 더 가속도가 붙었다.
덕분에 그의 검격에는 두 개의 발톱이 더 추가될 수 있었다.
<용의 일곱 발톱>
한 호흡에 쏟아지는 일곱 번의 파괴적인 검격은 이미 재앙이나 다름없었다.
“대체 이 자가 누구기에……!”
암살자들의 얼굴이 순식간에 사색이 되고 말았다.
‘저기다.’
그러다 드디어 테오가 목표로 하던 지점에 도착했을 때.
“여, 여긴 막아야 해!”
“제기랄! 보내지 마! 어떻게든 버티라고오오!”
금고를 지키기 위한 암살자들의 움직임도 다급해졌다.
그들도 싹 쓸어버리기 위해 검의 파도가 일어났다.
번쩍-
콰아앙!
그러다 처음으로 테오의 검격이 가로막혔다.
피처럼 붉은 히마티온(망토의 일종)을 상체에 두른 중년인.
그가 포악하게 웃으면서 새카맣게 물든 ‘맨손’으로 드레이크의 날붙이를 붙잡고 있었다.
“사제 님!”
“사제이시여…….”
암살자들은 중년인의 등장에 반색했다.
하지만 중년인의 모든 관심사는 테오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수도승만이 가질 수 있는 특유의 분위기가 풍겨 나왔다.
“오호통재라, 살육을 하는 와중에 얻는 깨달음이라니. 마구니의 씨앗이로다. 오늘 어쩔 수 없이 살계를 열어야 하겠구나.”
테오의 두 눈이 깊게 가라앉았다.
“혈사제.”
“어린 시주께서는 본승이 누군지를 아는 눈치시로군?”
“<성마교>의 법복을 두르고 있는 모습으로 그렇게 말하면 어색하지 않나?”
“아, 이런. 허허허. 그도 그렇군. 똑똑한 어린 시주로다.”
성마교.
머지않아 세상에 종말이 찾아오고, 하늘에서 구세주가 내려와 천년왕국을 세울 거란 교리를 내세우는 사교 집단.
가진바 전력만 따진다면 제국이 자랑하는 여러 대가문과도 견줄 정도라던가?
훗날, 제국을 붕괴로 몰아가는 <대전란>의 주범이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등장이라고 볼 수도 있었지만.
이미 이들의 등장은 테오도 예상하고 있던 바였다.
‘대전란이 벌어지기 한참 전부터 이미 각지에서 활동하고 있었다고 들었지. 트로이반과의 관계도 아주 긴밀했었고.’
트로이반과 성마교의 연관 관계는 제국이 붕괴되고 나서도 한참 뒤에나 밝혀진 사실이었지만.
이제는 다를 것이다.
테오가 역사의 큰 흐름을 바꾸어버렸으니.
테오는 트로이반과 성마교의 유착, 그리고 에드의 음모를 전부 라그나르에 밝혀버릴 생각이었다.
띠링!
[퀘스트가 도착했습니다.]+
[시나리오 퀘스트 #2]전생의 악연을 만났습니다. 그들의 음모를 막아 승리를 쟁취하십시오.
· 난이도: A+
· 보상: 10코인
· 실패시: 사망
+
‘전생의 악연이라…….’
테오는 눈을 가늘게 좁혔다.
‘역시 트로이반과의 사이에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었던 걸까?’
어머니 세실리아의 누명.
가문을 나왔던 자신의 죽음.
아직까지 확실하게 밝히지 못했던 진실에 가까워진 건지도 몰랐다.
테오는 드레이크의 날붙이를 고쳐 쥐었다.
부글부글 끓던 마력이 폭발하면서 드레이크의 날붙이에 스며들었다.
쩌어어엉!
맑은 검명과 함께 칼날 위로 수증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동시에,
[‘스킬: 레서 드레이크 피어’가 발동되어 살의가 날을 세웁니다.]고오오오-
한층 더 칼날처럼 날카로워진 용살기가 혈사제를 뒤덮었다.
혈사제가 두 눈을 가늘게 좁혔다.
“하지만 어리석은 시주이기도 하도다. 본승이 누구인지도 알아보았으면서 끝까지 맞설 생각을 하다니. 어린 혈기가 그대를 잡아먹음이라. 이 또한 신의 안배일진저……!”
순간, 혈사제의 눈가에 핏빛 광채가 떠올랐다.
“신께 바쳐질 공양이 되거라!”
혈사제가 빠르게 상체를 뒤틀었다.
몸에 두른 히마티온이 바람에 흔들리면서 새카만 맨손이 용살기를 찢고, 테오의 목덜미를 빠르게 노렸다.
혈사제는 성마교에서도 포교 활동을 허락받은 계급.
타고난 무도가이기 때문에 라그나르의 웬만한 실전검사보다도 훨씬 더 강한 경우가 많았다.
쉽게 여길 만한 상대가 아닌 것이다.
콰아아앙!
카드득-
드레이크의 날붙이와 검은 손이 충돌하면서 불똥이 튀었다.
“참으로 신기한 검이로고. 본승의 흑철수(黑鐵手)를 감당할 수 있는 무구는 그리 많지 않을진대.”
흑철수는 특별한 약초가 더해진 철모래 위에서 단련해야만 탄생한다는 성마교만의 비술.
웬만한 병장기보다 훨씬 더 단단한 피부를 만들어주기 때문에 그냥 노출되었다간 위험했다.
“어린 시주가 들고 다니기에는 너무 위험한 듯하니 본승이 따로 챙겨두도록 하겠다.”
테오는 녀석이 뭐라고 떠들어 대던 간에 공격에 집중했다.
‘마룡육예.’
율리우스의 검을 떠올렸다.
지금 그에게 필요한 것은 종말을 불러일으킬 것 같은 마룡의 힘.
순간, 테오를 둘러싼 살기가 마룡의 그것처럼 흉악해지고,
“음……?”
혈사제가 뭔가를 감지하고 의문을 드러내기도 전에 다시 한번 더 검격이 쏟아졌다.
콰콰콰콰-
흑철수를 옆으로 빗겨내는 것과 동시에 열풍이 휘몰아쳤다.
지면에서부터 천장까지 그려지는 소용돌이.
그 사이사이로 한껏 위로 튀어 오른 뇌기가 벼락을 쏟아냈다.
콰릉! 콰릉! 콰릉! 콰릉!
“흡!”
공격을 튕겨내는 혈사제의 손발이 순식간에 어지러워졌다.
입고 있던 옷이 찢겨나가면서 단단한 육체에 상처가 늘어나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사각지대를 파고드는 네 마리의 뇌룡.
데스비트였다.
콰아아아앙!
쿠르르르-
엄청난 폭발과 함께 혈사제가 뒤로 한껏 밀려났다.
피투성이가 된 몰골은 정말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는다는 성마교의 혈사제가 맞나 싶을 정도였다.
“어린 줄로만 알았더니 라그나르는 라그나르라는 거냐? 흐……! 이대로 살려뒀다간 두고두고 신의 대업에 훼방만 놓을 아이로고!”
하지만 혈사제는 곤혹스러워하기는커녕 즐거워 보였다.
흉악하게 웃는 모습에서 테오는 다시 한번 더 녀석을 몰아붙일 필요성을 느꼈다.
그러나 이번에 먼저 움직인 건 혈사제였다.
지금의 자리를 심심풀이로 따낸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듯, 밖으로 새어 나오는 마력이 한층 더 뚜렷해졌다.
눈가에만 맴돌던 핏빛 광채가 어느새 몸 전체를 휘감으면서 헤일로처럼 화려하게 빛났으니.
그러면서 직격타로 찌르는 정권은 마치 성문을 꿰뚫으려는 충차를 보는 것 같았다.
콰아아앙!
드레이크의 날붙이와 충돌하면서 테오와 혈사제가 딛고 있던 땅이 한껏 움푹 파이고,
두 사람은 서로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서로 반대 방향으로 몸을 돌리면서 새로운 공격을 시도했다.
테오는 좌에서 우로 향하는 궤적, 혈사제는 위에서 아래로 찍어 누르는 권격.
콰콰콰쾅!
테오는 순식간에 혈사제와 여러 합을 충돌하면서 서서히 녀석을 둘러싼 기세가 달라지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혈광 조화>인가? 역시 직접 만나보니까 너무 성가신데.’
혈사제가 두려운 것은 목숨을 도외시하는 광신도의 광분이지만, 전투 중에 계속 상승하는 무위도 크게 한몫했다.
놈들은 신의 영육을 몸에 강림시킨다는 의미에서 <접신>이라고 부르는 비술로, 전투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지치기는커녕 오히려 체력과 마력이 증가한다는 특징이 있었다.
원리 따위는 모른다.
그저 사후에 놈들의 영혼이 신에게 제물로 바쳐지는 대가로 얻는 힘이 아닐까 여기고 있을 뿐.
하지만 이론상 정신력이 받쳐주는 한 거의 무한에 가까운 체력과 마력을 발휘하기도 해서 대부분의 세력은 그들과 직접 충돌하기를 꺼렸다.
테오는 [영성]을 두 눈에 부여해서 혈사제를 둘러싼 마력의 변화를 관찰했다.
그러자 오러홀에서부터 새어 나온 마력이 척추를 타고 머리에 치솟는 것이 보였다.
‘뇌문을 두들긴다고? 사념을 강화하려는 건가? 하지만 보통 저러면 미쳐버릴 텐데?’
테오는 혈광 조화의 원리를 선뜻 이해할 수가 없었다.
퀘스트가 떠서 심·기·체의 승화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겠거니 하고 엿본 것인데,
정작 그 내용은 선뜻 이해 가지 않는 것들 투성이었다.
뇌문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이 훨씬 많은 신비의 영역.
테오도 마도서 아몬 덕분에 뇌문을 활용하고 있을 뿐이지, 아직 이해했다고 하기는 어려운 상태였다.
그런데 무작정 그곳을 마력으로 두들긴다?
자살 행위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혈사제는 그렇게 마력을 운용하고 있었고, 심지어 그 결과로 체력과 마력 증폭을 이루고 있었다.
저기에 어떤 비밀이 있단 뜻.
‘뇌문을 활용해서 폭주하는 마력을 오히려 통제한다…… 내게도 도움이 될 것 같은데. 배울만한 게 있을까?’
테오는 순간 녀석이 하는 대로 똑같이 따라해 볼까 싶었지만, 역시 위험하다는 생각에 고개를 털었다.
어쩌면 뇌문을 함부로 건드린 대가가 저런 광신인지도 몰랐다.
‘그래도 뭔가 힌트는 얻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마력의 증폭은 테오를 괴롭히고 있는 열기의 발산과 연결 지어 어떤 수를 마련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테오는 깊은 고민에 잠기다가 언뜻 다른 것에 생각이 미쳤다.
‘잠깐. 사념을 강화한다는 건 내 쪽에서 들여다볼 수도 있다는 뜻이지 않나?’
해츨링 싱크로를 활용해본다면 혈광 조화와 관련된 뭔가를 알아낼 수 있지 않을까?
덤으로 놈들의 노림수도 볼 수 있을지 모르고.
‘해보자.’
테오는 그런 생각에 몸을 거세게 더 몰아붙였고,
쉬쉬쉬쉭!
순식간에 마룡육예에서 24수 매화검으로 기질을 전환했다.
순식간에 한가득 하늘에 수놓아지는 매화의 물결.
용의 발톱도 그만큼 훨씬 더 빨라졌다.
“어리석은 시주로고. 이딴 수작을 부린다고 해서 뭔가가 달라질 것 같으……!”
혈사제는 테오가 내심 불리해진다 싶자 마지막 발악을 한다고 여기고 코웃음을 치려다가, 갑자기 테오의 신형이 사라지자 깜짝 놀랐다.
열풍과 뇌전 때문에 시야가 어지러워진 까닭에 움직임을 놓쳤던 것이다.
[추가 스탯 10을 민첩에 투입합니다.] [민첩: 79 → 89] [움직임이 원활해집니다.] [공격 속도가 빨라집니다.]테오는 첫 번째 시나리오 퀘스트를 깨면서 레벨 업으로 얻은 추가 스탯을 모두 민첩에 투자해 폭발적인 속도를 얻었다.
그리고,
<풍뢰진 – 질풍영>
거친 바람이 테오를 휘감았다.
그 때문에 혈사제가 한 박자 늦게 테오를 찾아 몸을 반대 방향으로 돌렸을 때는 이미 테오가 바짝 접근을 시도하고 있었다.
꽈악!
벼락같이 내뻗는 손길에 머리통이 붙잡히고 말았다.
무슨 짓을 하려는 거냐!
손가락 틈 사이로 혈사제의 눈이 그렇게 소리치고 있었다.
“뭘 하긴.”
하지만 질문이 던지기 앞서 테오가 먼저 냉소를 짓고 있었다.
“네 머리통을 열어볼 생각이지.”
[‘스킬: 해츨링 싱크로’가 잠재된 사념을 읽습니다.]테오와 혈사제의 시선이 마주쳤다.
그 순간,
화아아악!
테오는 혈사제의 눈동자 너머, 의식 세계 아래로 깊게 침잠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 순간,
녀석의 무의식 세계에서도 가장 깊은 곳.
저 깊디깊은 심연에서부터 거대한 무언가가 고개를 치켜드는 것이 보였다.
쿵……!
테오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느낌을 받았다.
그만큼 거대한 존재.
카일이나 힐다라도 보는 것 같았다.
『너는 무엇이냐. 무엇이기에 나의 단잠을 방해하는 거지?』
회귀검가의 서자가 사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