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ing as the Reincarnated Bastard of the Sword Clan RAW novel - Chapter (91)
회귀검가의 서자가 사는 법-91화(91/224)
찾았다, 드디어 (1)
하늘을 길게 가로지르는 수십여 마리의 비룡들이 있었다.
“어서 서둘러!”
“지금쯤이면 조장님과 테오가 이미 세레스 상단 본단에 들이쳤을 거야. 성마교가 있을지 모르니까 힘들어도 조금만 더 속도 내!”
편대의 선두에선 셀퍼드와 아린이 자리 잡아 동료들을 독려했다.
백갑용기대 5번조.
북방의 넓은 지역에 고루 퍼져 활동하기 때문에 한자리에 모이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이들이 대부분 모여 있었다.
‘이런 장관을 내가 지켜볼 수 있다니……!’
홀커스는 거의 반쯤 황홀경에 젖은 얼굴로 조원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렇게 모두 모일 수 있도록 내가 한 손을 거든 거야!’
헤벌쭉.
저러다가 입꼬리가 귀에 걸리는 게 아닐까 싶었다.
에리카는 그런 동생을 보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저놈, 또 시작이네.’
하지만 그녀도 표현하지 않아서 그렇지, 내심 뿌듯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백갑용기대라는 부대는 그녀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매력적이었다.
‘다들 열심히 하고 있어. 한마음 한뜻이고. 갑작스러운 소집령이었을 텐데도 불만 하나 가지는 사람이 없었어.’
에리카 남매가 테오에게 승급 시험 명령서를 전달한 뒤, 그들이 따로 맡게 된 임무는 아주 간단하면서도 어려웠다.
-북부 각지에 흩어진 5번조 조원들을 최대한 많이 끌어모아서 이블린 조장과 합류하라.
이번 임무의 목표는 에드 트로이반의 꼬리를 잡는 것.
당연히 그 과정에서 무력 충돌이 있을 수밖에 없었고, 때에 따라서는 몇 개의 세력을 직접 멸문해야 할 수도 있었다.
에드 트로이반이 중앙기무국장으로서 북방에 미친 영향력은 그만큼이나 대단했으므로.
애당초 뱀의 계절 본부를 치는 것으로 끝날 임무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5번조가 다 모이고 나면 연계 임무로 작전을 개시하려던 게…… 테오의 건의로 예정보다 훨씬 더 일찍 움직이게 되었으니.’
애당초 현장 지휘자인 클레베와 5번조장 이블린이 테오의 건의가 합당하다고 판단했기에 이뤄진 결정이었지만.
정작 조원들을 모아야 했던 막내의 입장으로서는 지난 며칠이 지옥이나 마찬가지였다.
덕분에 북부 지역의 지리 지형은 거의 다 외우지 않았던가?
‘정말 보고서대로 세레스 상단이 성마교와 손을 잡은 게 사실이라면, 상대하는 게 절대 쉽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더 서둘러야 해.’
셀퍼드와 아린도 그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속도에 더욱더 박차를 가하는 것이다.
지쳐가는 비룡들을 어떻게든 어르고 달래면서.
“누나.”
“왜?”
에리카는 이 머릿속 꽃밭만 가득한 동생이 또 무슨 헛소리를 하려나 싶어 가만히 지켜봤다.
“우리 짜잔하고 등장하면 테오가 엄청나게 놀라겠지?”
“그러겠지?”
“으흐흐……! 제발 자신의 검이 되어달라고 애원하면 어떡하지?”
“…….”
“아, 그럼 엄청 곤란한데. 너무 순순히 제안을 받아줘도 매력이 떨어지는 거잖아. 근데 테오가 또 사정사정해서 도와달라고 하면, 으흐흐, 마음 약해져선 안 되는데.”
홀커스는 몸을 베베 꼬기까지 했다.
이전 임무에서는 별 도움이 되어 주지 못해서 첫 번째 검이 되겠다는 의사를 차마 꺼내지 못했다더니.
이번에는 확실하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보일 생각이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그리고……! 테오의 어머니 밑에서 일하신다는 분이랑 소개팅해서 아주 예쁜 색시를 얻는 거지! 어때! 내 완벽한 인생 플랜이!”
“…….”
‘어휴, 결국 잿밥에 더 관심 있었던 거구만.’
에리카는 그냥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상대하기도 귀찮았다.
쐐애액-
그러는 동안, 편대는 더욱더 속도에 박차를 가했다.
* * *
「이게 대체 무슨 짓인가, 사위!」
나반의 갑작스러운 배반은 세레스 상단에도 큰 충격이었다.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나반 역시 상급검사에 해당하는 고수.
거기다 한때 토르켈의 라이벌로 불리던 천재이기도 했다.
당연히 라그나르 쪽으로 돌아선다면 전력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휙-
나반은 검에 묻은 핏물을 가볍게 털어내면서 쿼드락과 릴리 쪽으로 냉소를 흘렸다.
“괴짜가 하는 일에 무슨 큰 이유가 있으려고요? 자기 꼴리는 대로 사는 거지.”
“……!”
“……!”
“뭐, 부인께는 미안하게 되었소. 사실 그쪽은 영 내 취향이 아니라서 말이오. 마음을 증명할 사람은 다른 사람으로 찾아야 할 것 같소?”
“이이……!”
꽉 말아쥔 릴리의 주먹이 분노로 부르르 떨렸다.
쿼드락이 소리쳤다.
“어쩔 수 없다. 이렇게 된 이상 전부 죽여라! 한 놈도 여길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아!”
그 순간, 서로 눈치를 살피던 혈사제들이 일제히 <혈광 조화>를 격발하면서 흑철수를 테오 일행 쪽으로 날렸다.
주변이 온통 혈색 광채로 뒤덮였다.
“우리를 전부 죽여서 방문한 사실도 없던 것으로 만들어버릴 속셈인가? 아주 반란자라고 광고하고 다니는군.”
클레베는 쿼드락의 의도를 읽고 비웃음을 던지며 검을 고쳐 쥐었다.
하지만 방심하지는 않았다.
여기 있는 혈사제의 수만 대충 훑어보아도 족히 열 명은 넘어 보였으므로.
‘설마 교구 하나가 통째로 넘어왔나?’
그렇다면 자신들만으로는 중과부적이었다.
심지어 나반까지 합세한다고 하더라도.
콰아아앙!
삽시간에 일어난 먼지구름은 주변을 온통 감싸고,
쿼드락은 주변이 혼란스러운 틈을 타 릴리에게 다급히 말했다.
“릴리, 너는 서둘러서 제4 창고방으로 가서 안에 든 물건들을 모두 소각해라. 저놈들에게 절대 들켜서는 안 될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
“쓸데없는 말 말고. 가! 어서!”
릴리는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면서 테오와 나반이 있던 곳을 한껏 노려보다가 몸을 반대로 돌렸다.
“테오 라그나르는.”
성마교에서 전수 받은 방식대로 마력을 운용하니 오른팔이 다시 욱신거리는 것 같았다.
“테오 라그나르는 살려주세요. 그놈의 오른팔도 똑같이 잘라다가 개 먹이로 던져줘 버려야 하니까요.”
“알았다. 명심하마.”
파앗-
릴리는 그제야 한결 편안해진 얼굴로 지면을 박찼다.
쿼드락이 말한 4창고는 에드와 관련된 서류뿐 아니라, 절대 라그나르에 흘러가서는 안 되는 귀중한 물건들까지 다양하게 보관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걸 지켜보던 시선이 있었다.
‘저기군.’
테오가 눈을 차갑게 빛내면서 움직였다.
<풍뢰신 – 질풍보>
파아아앗!
그의 발을 중심으로 한 줄기 바람이 소용돌이를 그린다 싶더니, 곧 먼지바람을 일으키면서 테오를 단숨에 릴리가 있는 곳까지 밀었다.
“이런……! 테오! 테오 라그나르, 저 새끼부터 막아! 얼른!”
쿼드락은 테오가 그동안 릴리가 움직일 타이밍만 노렸다는 것을 알고 사색이 되었다.
자칫 4창고의 위치가 들킬 수 있었다!
“어딜-!”
“감히!”
쐐액!
그런 테오 앞을 두 명의 혈사제가 가로막았다.
혈광에 잔뜩 휩싸인 채 두 눈에는 광기가 풀풀 날렸다.
이미 접신 상태가 황홀경 직전까지 다다랐단 뜻.
[‘스킬: 레서 드레이크 피어’의 살기를 날카롭게 벼려 칼날에 덧씌웁니다.] [검신에 마력을 두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검신이 막대한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릅니다.]츠츠츠-
순간, 드레이크의 날붙이가 화로에 들어갔다가 나온 것처럼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수증기를 풀풀 날렸다.
열결의 식이 더해지면서 나타난 테오만의 시그니처 폼이었다.
칼날이 빛살과 함께 폭발했다.
콰아아앙!
<용의 다섯 발톱 – 참마>
[괴력]으로 크게 휘두른 궤적이 두 명의 혈사제를 거칠게 밀어냈다.경도로는 다이아몬드와도 맞먹는다는 흑철수에 상처가 나 그들의 얼굴에 순간 경악이 스치고,
“이블린! 나반!”
테오의 외침에 두 줄기 바람이 바로 따라붙으면서 하나는 좌측으로, 다른 하나는 우측으로 움직여 튕겨난 혈사제에 따라붙었다.
두 사람 모두 라그나르가 자랑하는 상급검사.
부상 입은 혈사제 따위를 제거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퍼엉, 퍼엉-
그런 와중에 나반은 슬쩍 이블린 쪽을 보았다.
그는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나더러 두 번째 검이 되라더니. 첫 번째 검이 저 사람인가 보군.’
비록 현 지휘 체계는 이블린이 테오보다 위일지 모르지만, 테오를 보좌하는 이블린의 솜씨가 영 심상치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두 사람이 만들어준 길을 따라 테오가 단숨에 릴리와의 간격을 바짝 좁혔으니.
[추가 스탯 10을 민첩에 투입합니다.] [민첩: 89 → 99] [이동 속도가 훨씬 빨라집니다.]격전 중에 올랐던 레벨의 추가 스탯까지 [민첩]에다 쏟아부으면서 녀석에게로 손을 뻗었다.
뒤돌아본 릴리의 얼굴에 경악이 스치고 있었다.
‘됐……!’
하지만 손끝이 릴리의 뒷덜미를 잡기 직전, 갑자기 불청객이 테오와 릴리 사이에 끼어들었다.
콰르르르릉-
우르르르!
열기가 잔뜩 실린 테오의 검격마저 가볍게 튕겨낼 정도로 강한 일권.
테오는 몸이 부서지는 게 아닐까 싶어질 정도로 강한 충격파에 한참 동안 튕겨 나가다가, 이를 악문 채로 겨우겨우 균형을 바로 잡을 수 있었다.
‘제기랄! [민첩] 스탯이 1만 더 있었어도!’
그랬다면 계수가 100을 돌파해 새로운 특수능력이 열려 방해를 피할 수 있었을 텐데.
“후후! 라그나르에서 이번에 괜찮은 새끼 용이 나타났다더니, 그게 바로 너로구나?”
테오를 튕겨낸 자는 전신을 피로 흠뻑 뒤집어쓴 것처럼 머리카락과 눈동자가 온통 핏빛으로 물들어있는 자였다.
겨우겨우 테오의 손길에서 살아남은 릴리는 진이 빠진 얼굴로 안도에 찬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교구장 급……!’
‘사도→추기경→대주교→주교→교구장→혈사제’의 직급 편제를 가진 성마교에서 한 개 교구를 맡은 <교구장>은 때에 따라서 상급검사 서너 명보다 훨씬 강한 힘을 자랑했다.
거기다 신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다는 위치.
쉽게 볼 게 못 되었다.
하지만,
“여기서 살려 보내면 두고두고 신의 의지에 훼방을 놓을 마구니의 씨앗이로다.”
정작 교구장이 세상의 두려움을 사는 건 전혀 다른 이유 때문이었다.
“신의 말씀을 듣는 종들은 들으라-!”
교구장의 외침에 따라, 어느새 테오를 둘러싼 건물들 지붕 위로 스무 명이 넘는 혈사제와 그보다 약하지만 만만치 않은 기세를 지닌 신도들이 추가로 모습을 드러냈다.
츠츠츠-
그들이 피워내는 혈광이 어느새 허공을 핏빛으로 물들일 정도였다.
-전언을 내려주소서!
-전언을 내려주소서!
곳곳에서 메아리가 울렸다.
상단의 본부를 전부 빼곡하게 물들일 정도로.
혈귀야행.
교구장이 움직이는 곳에는 항상 적게는 수십 명에서, 많게는 백여 명에 달하는 광신도들이 요괴 무리처럼 뒤따랐다.
그리고 항상 재해와 학살을 일삼으니.
그들을 가리켜 사람들은 ‘혈귀’라고 불렀다.
‘저, 저 미친놈들이……! 신호를 줄 때까지는 절대 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그렇게 말했었는데!’
쿼드락은 사색이 되어 몸을 부르르 떨었다.
교구장과 혈귀의 등장으로 말미암아 이제 본부 외곽에 배치했던 북부상인조합의 다른 상인들도 성마교의 정체를 눈치채게 생겼으니.
원래 저들은 조합원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을 때 <광신 세뇌>를 걸기 위해 불러들인 자들이었다.
세뇌가 완료된 뒤, 각자 상단으로 복귀하는 길에 혈귀들을 한두 명씩 섞어 보낸다면 그곳들도 모두 <감염> 시킬 수 있을 거라 여겼으니까.
그렇게만 된다면 북부상인조합은 완벽하게 세레스 상단의 손아귀에 떨어질 수 있었을 텐데……!
문제는 저 성격 급한 광신도들이 별다른 언질도 없이 튀어나왔단 점이었다.
그가 어떻게 설득한다고 해서 설득이 통할 놈들이 아니었다.
애당초 미친놈들이었으니까!
“불신자들을, 용의 새끼들을 모두 쳐 죽여라! 피로써 신께 기쁨을 가져다드려라-!”
-성마광세!
-성마광세!
혈사제를 포함한 혈귀들이 우렁차게 대답하면서 일제히 난전 위로 난입하려던 바로 그때였다.
화아악!
갑자기 테오의 등골을 스치는 짜릿한 감각.
하지만 익숙한 느낌은 무언가를 그에게 말해주려 하고 있었다.
케에에엑!
움브라도 그걸 느꼈는지 그림자가 크게 출렁거렸고,
“끝났군.”
테오가 활짝 웃으면서 고개를 위로 번쩍 들었다.
그들 머리 위로, 세레스 상단의 본부 위로, 수십여 개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테오는 왼손에 들고 있던 깃발을 높이 들었다.
이곳이라고 말하듯이.
환영한다는 듯이.
하늘 위에 있던 이들의 눈에 테오의 깃발이 들어왔다.
-저 깃발 든 친구가 새로운 신입인가 봐?
-그러게. 나도 처음 만나는데.
-천재에다가 능력도 좋다고 소문이 쫙 깔렸던데. 한번 만나보자고.
몇 마디 짧은 대화와 함께,
-전원, 하강한다.
백갑용기대 5번조가 강림했다.
회귀검가의 서자가 사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