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ing as the Reincarnated Bastard of the Sword Clan RAW novel - Chapter (97)
회귀검가의 서자가 사는 법-97화(97/224)
섬야차 (2)
‘레벨 업을 위해 유물의 인정을 받으라고? 던전이라도 열리나?’
테오는 이미 던전을 열어본 경험이 있었기에 그 편리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실전과 경험치를 한꺼번에 얻을 수 있는 곳은 그리 흔하지 않으니까.
‘레서 드레이크의 던전을 열었을 때 사용했던 열쇠도 아직 인벤토리에 남아있고.’
그게 아니라면 월백검을 처음 손댔을 때처럼 무의식 세계로 빨려 들어갈지도 몰랐다.
테오는 우선 인벤토리를 활짝 열었다.
[인벤토리를 열람합니다.]그중에서 우선 구리반지를 하나 꺼내 왼손 검지에 끼었다.
반지는 원래 그의 것이기라도 했던 것처럼 너무 잘 맞았다.
찰칵!
그 순간, 기계 장치가 맞물리는 듯한 소리가 들리고,
[‘태고룡의 유물: 사막의 반지’를 장착하였습니다.] [두 번째 던전으로 이동합니다.]테오는 어디론가 정신이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화아아악!
다시 눈 떴을 때 나타난 광경은 메마른 사막이었다.
살갗을 칼로 쑤시는 게 아닐까 싶어질 정도로 뜨거운 햇살.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래.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지독한 더위.
테오가 머무는 윈터러와는 정반대되는 환경이었다.
‘하필 끌려와도 이런 곳에……!’
전생을 통틀어 사막에 온 것은 난생처음이었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당혹스러웠다.
[뜨거운 사막에 입장했습니다. 이곳에서 72시간 동안 생존하십시오.] [72:00:00]하지만 카운터는 이미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
[71:59:59] [71:59:58].
.
“……안 되겠어. 우선 베이스캠프를 차릴 수 있는 곳부터 구해야겠는데.”
테오가 지금까지 겪은 퀘스트나 미션은 그게 실재이건 아니면 환상이건 간에 완수하지 못하면 실제로 ‘죽음’으로 이어지는 패널티를 안고 있었다.
그러니 여기도 당연히 그럴 테지.
아니, 그런 것이 아니더라도 테오는 회귀 횟수를 남용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분명히 두 번째 회귀부터는 아버지도, 흑룡도 내게 더 이상 지금 같은 기대를 하지 않을 거야.’
회귀자에 대한 그들의 증오를 생각해본다면 일리가 없는 말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두 사람에게는 회귀자를 퇴치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 있었다.
테오에게 그걸 부린다면?
모든 게 끝장이었다.
‘그러니 우선 움직이자.’
테오가 그런 생각과 함께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발이 모래에 푹푹 빠지면서 쓸데없이 에너지도 같이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갈증이 생긴다 싶으면 상점창에서 물을 구매해서 마시길 여러 차례.
그렇게 몇 걸음을 옮겼을까?
쿠쿠쿠…….
‘뭐지?’
테오는 사막이 조금씩 떨리는 느낌에 걸음을 멈췄다.
처음에는 더위에 지쳐서 자신이 착각하는 건가 싶었지만, 지진이 점점 커지는 것이 느껴졌다.
커다란 무언가가…… 이곳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 순간, 테오는 자신을 둘러싼 반경 수 미터에 달하는 모래가 소용돌이 모양을 그리면서 지하 방향으로 빨려 들어가는 발견할 수 있었다.
범위는 점점 커져 단숨에 수 미터에서 십여 미터로 커지고, 진동도 점점 커졌으니.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상황이라, 테오가 어떻게 빠져나올 방법이 없었다.
늪에 빠진 것처럼. 모래 더미가 아래로 확 쏠리는 느낌을 받았다.
눈길을 아래로 돌린 곳.
지름 십여 미터도 넘을 것 같은 엄청난 크기의 공허가 아가리를 쫙 벌리고 있었다.
수십 겹이나 되는 자글자글한 이빨과 공허 너머에 붉은 혓바닥이 보였다.
‘데저트 웜!’
샌드웜보다 몇 배는 더 큰 크기와 덩치를 자랑한다는 사막의 제왕이 나타난 것이다.
역시나 드레이크나 그리핀, 와이번처럼 하위 용종으로 통하는 녀석.
72시간 동안 생존해라.
그건 아무래도 데저트 웜으로부터의 생존을 의미하는 것 같았다.
‘환장하겠네……!’
당장 이블린이나 클레베 같은 상급검사가 와도 혼자서 잡을 수 있을까 말까 한 상급 마물.
테오는 아가리가 닫히기 전에 염동력으로 데스비트를 빠르게 움직였다.
쉭! 쉭! 식! 쉭!
네 자루의 데스비트가 허공에다 만들어낸 계단을 빠르게 밟아 허공으로 높이 치솟았고,
콰드드득-
아슬아슬한 간발의 차로 데저트 웜의 아가리가 거세게 닫혔다.
톱니바퀴처럼 자글자글하게 난 이빨과 치명적인 산성을 자랑한다는 체액이 곳곳에 튀었다.
크어어어-
데저트 웜은 목표로 하던 먹이가 빠져나갔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던지, 거대한 몸을 바깥으로 빠르게 쭉 내빼면서 테오를 뒤쫓았다.
“제기랄.”
테오는 욕지기를 내뱉으면서 데스비트를 더 빠르게 밟았다.
하지만 데저트 웜의 속도는 그보다 훨씬 빨라 아슬아슬하게 발목을 낚아챌 정도로 가까워졌으니.
‘움브라를 소환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조금 전부터 그게 안 되니……!’
테오는 이대론 정말 붙잡히겠단 생각에 드레이크의 날붙이를 거세게 아래로 휘둘렀다.
쿵쿵쿵쿵쿵!
용의 심장을 있는 힘껏 쥐어 짜낸 마력과 단전의 마력이 뒤섞이면서 열풍을 바깥으로 뿌렸다.
하얀 수증기와 함께 샛노란 뇌전이 데저트 웜의 얼굴에 작렬했다.
콰콰콰콰-
카아아아아!
데저트 웜의 단단한 껍질 위로 크고 작은 상처가 생겼지만 움직임을 제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아니, 오히려 성질만 더 부채질한 탓에 더 악착같이 테오에게 달라붙으려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
테오는 이를 악물면서 더 빠른 속도로 드레이크의 날붙이를 휘두르면서 빛살을 뿌려댔다.
쿠쿠쿠쿠쿵!
심장이 가쁘게 뛸 때마다 허공에 미약한 파동이 생겨날 정도였다.
<용의 다섯 발톱 – 난도>
콰콰콰콰-
결국 빛살은 순식간에 데저트 웜의 얼굴을 갈아버리면서 사방에 희뿌연 연기를 만들어내고,
케에에엑!
데저트 웜이 고통에 몸부림치면서 사막이 거칠게 떨렸다.
그러다 데저트 웜이 피투성이가 되어 다시 테오를 노리고자 했을 때는.
이미 테오는 잔잔하게 흩어진 희뿌연 연기와 함께 완전히 사라진 뒤였다.
카아아아악!
분노에 찬 데저트 웜의 분노가 사방에 진동하는 가운데,
‘역시 가만히 있으니까, 날 찾지 못하고 있어.’
테오는 데저트 웜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바위 더미 사이에 숨어 녀석을 살피고 있었다.
‘그동안 내 발소리…… 아니, 걸음이 내는 진동을 감지하고 내 위치를 파악한 거였어.’
테오가 알기로 지하에서 주로 생활하는 웜 계통의 마물들은 시력이 극도로 나쁜 편이었다.
청각도 마찬가지여서 어떻게 자신의 위치를 특정하는 것일까 고민한 거였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발소리를 별도로 감지할 수 있는 감각 기관이 있는 게 아닐까?
모래가 바람에 휩쓸리는 소리와 발소리는 리듬부터가 다른 법이니.
그 이질적인 리듬을 찾아올 수 있다면.
정밀한 위치까지 포착하지 못하더라도, 그 주변 반경을 통째로 모래와 함께 삼켜버리기만 하면 아주 간편한 것이다.
데저트 웜은 당연히 그럴 수 있는 아가리 크기도 갖고 있었고.
그래서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최대한 감각을 교란한 다음에 숨어본 것인데.
정확하게 예측대로 들어맞은 셈이었다.
‘문제는 여기에 계속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다는 건데……!’
테오는 굳은 표정으로 지면을 바라보았다.
둥…… 둥…… 둥…….
모래사장 곳곳에서 크고 작은 여러 개의 동심원이 계속 그려지고 있었다.
‘저놈 말고도 데저트 웜은 더 있다. 최소 십여 마리.’
이곳의 진동을 감지하고 사막 곳곳에 흩어져 있던 다른 데저트 웜이 빠른 속도로 몰려드는 것이다.
마치 피 냄새를 맡은 상어들처럼!
쿠쿠쿠쿠!
그렇게 지진이 점점 더 격해지고,
[69:44:38_66]테오는 곧 십여 마리의 데저트 웜이 뒤엉킬 지옥에서 어떻게 빠져나올지를 고민해야 했다.
그때는 빠져나오고 싶어도 빠져나오기 힘들게 분명했다.
그러다 갑자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직 유물 미션을 다 클리어하지 못한 상태에서 다른 유물 미션을 실행하면 어떻게 되는 거지?
망막의 한쪽 구석.
그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것처럼 인벤토리가 활짝 열렸다.
‘해보자.’
테오는 본능적으로 인벤토리 쪽으로 손을 뻗었다.
나비 모양 장식의 귀걸이.
그걸 왼쪽 귀에 빠르게 끼웠다.
딸칵-
바늘이 귓불을 찌르는 것이 꽤 따끔거렸다.
그리고,
[‘태고룡의 유물: 얼음꽃의 나비’를 장착하였습니다.] [세 번째 던전으로 이동합니다.]테오의 시야가 흔들렸다.
하지만,
[현재 두 번째 던전 미션을 진행 중이므로 세 번째 던전 미션을 진행할 수 없습니다.] [두 미션이 충돌합니다.] [두 개의 태고룡의 유물이 우선권을 가지기 위해 다툽니다.]우웅! 우우웅!
지잉- 지이잉-
반지와 귀걸이가 미친 듯이 요동쳤다.
마치 자신들이 먼저라는 것처럼.
다투기 시작한 것이다.
콰직! 콰지지직!
동시에 새파랗던 하늘 여기저기가 부서지기 시작하더니, 삽시간에 곳곳으로 균열이 퍼졌다.
[미션의 충돌로 던전이 혼란 상태에 빠집니다.] [내구도가 빠른 속도로 하락합니다.]‘역시!’
테오는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그가 그동안 겪은 유물들은 모두 내부에 유물을 보호하는 가디언이 존재하고, 자신들의 인정을 받지 않으면 절대 소유권을 내어주지 않는 오만함을 자랑했다.
하지만 그걸 뒤집어서 말하면, 유물 간에도 자존심 싸움이 아주 강할 거란 뜻.
두 개의 미션을 동시에 발동한다면 서로 양보 따윈 하지 않지 않을 거란 추측도 쉽게 할 수 있었다.
[두 개의 던전이 충돌을 반복하여 서로 간에 침범을 시도합니다.] [던전이 뒤섞입니다.] [세 번째 던전의 존재가 나타납니다.]깨진 하늘의 균열 사이로 사막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냉기가 다량으로 새어 나왔다.
푸스스-
냉기가 삽시간에 하늘을 가득 채우면서 사막의 열기가 빠른 속도로 식어버리고, 희뿌연 안개와 구름이 소용돌이치면서 비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콰콰콰쾅!
우르르-
동시에 수증기를 뚫고 나타나는 커다란 나비 모양을 한 하위 용.
날씨를 직접 조종하여 인류에 혜택을 가져다준다는 페어리 드래곤이 나타난 것이다.
캬아아악! 캬아악!
때마침 사막의 지면을 뚫고 나타난 십여 마리의 데저트 웜들이 일제히 새로운 적을 향해 포악한 이빨을 들이 내밀었다.
파라라락!
페어리 드래곤이 그런 녀석들에게 얼음 우박을 퍼붓는 것으로,
새로운 충돌이 시작되었다.
* * *
[만년설이 내려앉은 얼음산에 입장했습니다. 페어리 드래곤으로부터 72시간 동안 생존하세요.] [72:00:00]사막 저 너머로 얼음산이 신기루처럼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얼음산이 나타날 때면 하늘에서 쏟아지는 비바람과 우박이 거세지고, 사라질 때면 데저트 웜들의 포악함이 극에 달해 당장이라도 페어리 드래곤을 물어뜯을 것 같았다.
콰콰콰콰!
하위 용종들 중에서도 손에 꼽힐 만큼 강하다는 마물들이 한데 뒤엉키니 던전이 삽시간에 쑥대밭이 되는 것 같았다.
이미 녀석들에게서 테오는 눈 밖에 난 존재들인 것 같았다.
아니면 승리를 거두고 난 뒤에 테오를 시험하려 들거나.
“이러나저러나 두 유물 다 힘을 한창 빼놓기에는 좋다는 건데……!”
여기서 테오는 선택의 갈림길에 서야만 했다.
이곳을 벗어날까?
아니면 어부지리를 노릴까?
또 그게 아니라면,
-두 마리 모두 힘이 빠졌을 때 한꺼번에 잡는 건 어떨까?
두 개의 미션이 모두 가디언들을 ‘사냥하라’가 아니라 ‘생존하라’라는 것을 보면, 원래 절대 사냥이 불가능한 난이도일 테지만 지금이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도 같았다.
‘실재하는 녀석들이라면 [와이번 테이밍]으로 테이밍이라도 시도해볼 텐데. 그게 아쉽단 말이지.’
두 눈이 깊게 가라앉던 그때였다.
지잉! 지이잉!
테오는 허리춤이 격하게 떨리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월백검.
아니, 정확하게는 그 안에 들어있는 그리핀이었다.
녀석이 말하고 있었다.
자신을 꺼내 달라고.
자신의 모가지를 꺾었던 것처럼, 저것들의 모가지도 같이 꺾어야 하지 않겠냐고.
저놈들보다 자신이 훨씬 더 우위라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말이다.
자존심이었다.
데저트 웜이나 페어리 드래곤 보다도 자신이 훨씬 낫다고 말하고 싶은 자존심.
‘그래.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봐라.’
피식!
테오는 가볍게 웃으면서 월백검 쪽으로 손을 가져갔고,
쩌어어엉-
월백검이 기다렸다는 듯이 거칠게 몸을 떨면서 사방으로 희뿌연 월광(月光)을 뿌렸다.
회귀검가의 서자가 사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