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ing as the Reincarnated Bastard of the Sword Clan RAW novel - Chapter (98)
회귀검가의 서자가 사는 법-98화(98/224)
섬야차 (3)
손이 떨어져 나갈 것 같이 엄청난 격동.
월백검 속에 깃든 그리핀은 당장 날뛰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쿵쿵쿵쿵쿵!
용의 심장과 단전에서도 마력이 미친 듯이 빨려 들어갔으니.
하지만 월백검은 그것으로도 모자라다고 여겼던지, 하늘에서 부서져 내리고 있던 달빛마저 이쪽으로 잡아당겼다.
때마침 두 개의 던전이 서로 충돌하면서 낮과 밤이 교차하면서 달이 으스러지고 있었고, 거기서 새어 나온 달빛이 월백검에 통째로 흡수되어 거대한 와류를 그렸다.
화아아악!
지이이이잉-
둥근 달의 둘레를 휘감고 있는 월륜(月輪)이 지상에 고스란히 내려앉은 듯한 광경.
그 순간,
테오는 어째서 이 검이 ‘월백(月魄)’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는지 어렴풋이 깨달을 수 있었다.
[월백검에 숨겨진 신화 중 일부를 엿보는 데 성공했습니다.] [가디언 그리핀의 기질이 더 강화됩니다.]막강한 힘이 월백검에 부쩍 실리기 시작했다.
덜그럭, 덜그럭!
‘아니. 아직은 아니야.’
테오는 당장에라도 검집에서 튀어나오려는 월백검을 눌렀다.
그러면서 두 눈은 여전히 침착하게 페어리 드래곤과 데저트 웜을 쫓았다.
‘조금만 더……!’
덜그럭덜그럭덜그럭!
‘더!’
지이이이잉!
그렇게 타이밍을 노리려는 둘의 의견 충돌이 커질 무렵.
테오는 페어리 드래곤과 데저트 웜의 충돌이 처음에 비해 훨씬 느슨해지고 있는 것을 눈치 챌 수 있었다.
그들의 기력이 바닥나고 있었다.
‘지금!’
테오는 있는 힘껏 월백검을 위로 그어 올렸다.
푸화아악!
아래에서 위. 거대한 빛살이 허공을 가로지르면서 솟구쳤다.
월륜이 통째로 따라 올라가면서 빛살의 광채를 한껏 더했다.
지상으로 쏟아지던 달빛마저 그곳을 비추면서 마치 하늘에 박힌 달이 월백검을 보호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보였다.
촤악, 촤악, 촤아악-
빛살이 때마침 테오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던 데저트 웜의 머리통을 날려버렸다.
가뜩이나 페어리 드래곤과의 충돌이 거칠어지면서 부상이 컸던 터라, 어떻게 저항할 새도 없이 벌어진 일이었다.
쿵……!
결국 머리를 잃은 사체가 힘없이 지면을 두들겼다.
절단면은 너무 말끔해서 핏물도 제대로 새어 나오지 않을 정도였다.
캬아아악!
다른 데저트 웜들도 그제야 빛살의 존재를 깨닫고 경계 태세를 갖췄지만,
스걱! 스걱! 스걱!
월백검은 그런 녀석들을 비웃기라도 하는 것처럼 아주 빠르게 그들의 머리통을 가르고 지나갔다.
빛살이 스친 자리에는 그리핀의 환영이 나타났다.
사자의 몸뚱이와 용의 꼬리, 독수리의 날개를 가진 마물은 달빛 사이를 유유히 뛰고 날아다니면서 데저트 웜의 목덜미를 물어뜯고 할퀴어댔다.
오래간만에 즐기게 된 사냥이 재미있었던 걸까?
아니면 포식이 즐거웠던 걸까?
그리핀은 부서진 달을 보며 길게 포효까지 했다.
크오오오오!
이곳이 마치 자신의 영역이라고 선포라도 하듯이.
그러다 데저트 웜이 대부분 사라졌을 때, 그리핀의 시선은 이제 페어리 드래곤 쪽으로 향했다.
「인간. 나는 너를 도우러 왔다. 어째서 이런 짓을 일삼느냐.」
페어리 드래곤도 그 시선을 읽고 테오 쪽을 돌아보며 머릿속에다 사념을 쏘아붙였다.
최대한 침착한 척, 꾸짖는 듯한 목소리였지만.
테오는 그 아래에 깔린 조급함을 모를 리가 없었다.
녀석 역시 오랜 충돌로 부상과 피로가 심했던 것이다.
‘돕기는 무슨.’
테오는 냉소를 흘리면서 월백검의 궤적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마력이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었다.
「인가아아안!」
페어리 드래곤이 거칠게 노호를 터뜨리면서 모든 비바람을 그리핀 쪽으로 쏟아부었지만,
파바박!
그리핀은 오히려 바람을 발판 삼아 쭉쭉 허공으로 치달으면서 단숨에 페어리 드래곤의 목덜미를 물었다.
콰직!
「인간. 너는 선택자이니 내 효용 가치를 잘 알 것이다. 그러니 현명하게 판단하길 바란다. 나는 태고룡께서 안배하신 여러 가디언 중에서도 가장 머리가 명석하기로 유명했다. 마법에도 조예가 깊으니 유사시에 널 도울 수 있……!」
“미안하지만 순서가 잘못된 듯한데.”
페어리 드래곤이 다급한 목소리로 어떻게든 테오를 설득해보려 했지만, 테오는 비웃음으로 말허리를 끊었다.
“나는 수호룡의 유일한 반려이다. 그리고 태고룡의 유지를 이어받은 라그나르의 왕이 될 자.”
그리핀보다 훨씬 사나운 시선이 흔들리는 페어리 드래곤의 동공을 꿰뚫었다.
“그러니 살고 싶거든 복종을 먼저 말했어야지.”
「……!」
“그런데도 감히 왕에게 거래하려 드는 불경죄.”
「아, 안 돼……!」
“죽음으로 갚을지어다.”
페어리 드래곤의 항변은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
콰드드득-
그리핀이 물었던 목덜미를 그대로 뜯어버렸다.
와드득! 와드득!
그리고 페어리 드래곤을 질겅질겅 씹다가 삼킨 그리핀의 얼굴에서는.
웃음기마저 묻어났다.
[페어리 드래곤이 사망했습니다.] [모든 데저트 웜이 활동 불가 상태가 되었습니다.] [현재 능력치에 어울리지 않는 대단한 업적을 이뤘습니다. 상당량의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축하합니다! 제시된 던전 미션 보다 훨씬 더 높은 성적을 기록하여 시나리오 퀘스트 #3을 무사히 완수였습니다.] [평가: S+] [보상으로 두 개 유물 소유권을 얻었습니다.] [평가에 따른 추가 보상으로 50코인을 얻었습니다.] [보유한 코인 양에 따라 닫혀 있던 카테고리가 열립니다. 새로운 기능도 같이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확인하세요.].
.
* * *
테오는 육체가 튕겨 나는 듯한 느낌과 함께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지잉, 지이이이잉!
어느새 그의 손에 쥐어진 월백검이 거칠게 요동치고 있었다.
그리고 새카만 검신에서부터 풀풀 새어 나오고 있는 요기.
츠츠츠-
요기가 불길하게 테오의 오른손을 감쌌다.
“테오?”
이블린이 화들짝 놀란 얼굴로 소리를 질렀다.
갑작스러운 테오의 기질 변화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낀 것이다.
“멈춰!”
테오는 이블린에게 존댓말을 해야 한다는 사실도 잊은 채 그녀를 강제로 멈춰 세웠다.
그의 의식은 온통 월백검에 집중되어 있었다.
뺨을 타고 식은땀이 흘렀다.
“배 좀 차니까 한번 개겨보겠다는 거지?”
테오는 영성이 깃든 시선으로 어느새 단전과 심장 쪽으로 빠르게 치닫고 있는 요기를 직시했다.
월백검은 원래 타고난 흉성(凶性)을 자랑하는 요검(妖劍).
본능적으로 주인을 탐하여 제멋대로 휘두르기를 바라는 사특한 성질을 자랑했다.
그러니 전생에서도 흑룡이어야 겨우 다룰 수 있었다.
-널.
-널 먹고 싶다.
-난.
-나는 다시 달빛을 쫓으리라.
그런데 지금, 녀석이 드디어 굶주린 허기를 채우고 본능을 되찾았다.
당장에 테오를 노리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멍청한 거냐, 아니면 한번 찔러보는 거냐?”
테오는 월백검과 그리핀의 그런 성질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애당초 믿은 적도 없었다.
“살고 싶거든 복종부터 하라고 분명히 말했을 텐데?”
쿵쿵쿵쿵쿵!
테오의 심장이 다른 어느 때보다 가쁘게 뛰면서 혈액을 전신 곳곳으로 퍼뜨렸다.
벌모세수의 효과 덕분에 마력 공급은 너무나 수월했다.
파아아아!
동시에 귀걸이와 반지도 똑같이 화려한 빛을 뿜었다.
-우리를 죽일 땐 언제고.
-필요하니 우리를 다시 찾는가?
페어리 드래곤과 데저트 웜의 사념이 머릿속을 왱왱 울렸다.
[‘스킬: 해츨링 싱크로’가 맹렬하게 시전되어 태고룡의 유물에 잠든 가디언들을 깨웁니다.]테오의 뇌문이 다른 어느 때보다 훨씬 크게 열렸다.
고오오오!
그리고 뜨겁게 타오르는 백열.
[추가 스탯을 모두 지능에 투입합니다.] [지능: 42 → 57] [의식 영역이 확장됩니다.]페어리 드래곤과 데저트 웜의 의식과 동화가 이뤄졌다.
‘말은 똑바로 해야지. 내가 너희들을 찾는 게 아니다. 너희들이 내게 봉사할 기회를 주는 거지.’
[지능] 스탯을 올린 만큼, 녀석들의 사념이 훨씬 더 선명하게 들렸다.-뭐……?
-편법으로 우리를 꺾은 주제에 무슨 말을……!
‘말했지만, 나는 로드브로크의 유일한 반려자. 그리고 너희를 탄생시킨 창조주, 파프니르의 후계자다. 너희를 어떻게 다룰지는 오로지 전적으로 내 몫이지. 아닌가?’
-……!
-……!
테오는 가지고 있는 유물의 수가 계속 늘어남에 따라 서열 관계를 확실하게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온통 질서가 엉망이 될 게 빤히 보였다.
지금 월백검이 반란을 획책하는 것처럼.
군주와 신하.
주인과 도구.
그 관계는 초기부터 잡아놓지 않으면 안 된다.
‘내가 마음에 안 든다면 거절해도 좋아. 나 역시 굳이 내가 싫다는 녀석을 강제로 신하로 삼을 생각은 없으니까. 물론, 앞으로 찾을 생각도 없고.’
-…….
-…….
‘결정해라. 어떻게 할 생각이지?’
완전히 내게 복종할 테냐?
아니면 거부하고 다시 유물 속으로 돌아갈 테냐?
테오는 양자택일을 둘에게 강요하였고,
-……따르지.
-그 기나긴 세월을 다시 잠드는 건 하고 싶지 않다.
페어리 드래곤과 데저트 웜의 대답은 아주 간단하게 돌아왔다.
반발해본다고 해봤지만, 이미 그들은 테오에게 패배했을 때부터 그 실력을 인정한 상태.
그것이 설사 그리핀을 이용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테오의 승리는 테오의 실력 덕분이었다.
그 사실을 부정할 생각은 없었으니.
충분히 자신들의 힘을 더해줘도 된다고 여겼다.
[‘가디언: 페어리 드래곤’이 당신을 진정한 주인으로 인정했습니다.] [보상으로 ‘스킬: 페어리 버프’를 얻었습니다.] [‘가디언: 데저트 웜’이 당신에게 복종을 맹세했습니다.] [보상으로 ‘스킬: 웜 이터’를 얻었습니다.]띠링!
띠링!
+
[페어리 버프]· 등급: C
· 숙련도: 1%
· 효과: 요정의 축복을 받아 면역과 내성이 발달하고, 마법적 재능이 발달 된다.
+
+
[웜 이터]· 등급: C+
· 숙련도: 1%
· 효과: 상대의 남은 체력에 반비례하여 공격력을 증가시킨다.
+
‘됐다.’
각각 버프계, 공격계에 해당하는 스킬들.
테오는 두 스킬을 적극적으로 발동하면서 월백검을 제압하고자 했다.
파아아-
귀걸이와 반지가 일제히 시린 빛을 토해냈다.
월백검보다 더 시린 빛을.
[‘스킬: 페어리 버프’를 발동하여 강화된 면역력으로 요기를 밀어냅니다.] [‘스킬: 웜 이터’를 발동하여 공격력을 증가시킵니다.]콰드드득-
두 유물의 합공은 빠른 속도로 월백검의 요기를 바깥으로 밀어냈다.
푸른빛이 어느새 월백검까지 물들였다.
-이런……!
끼리리릭-
그리핀은 아쉬운 목소리와 함께 그대로 무의식 세계 저 아래로 가라앉기 시작했다.
들끓던 사념도 잠잠해졌다.
[‘가디언: 그리핀’이 다시 바짝 고개를 조아립니다.]우웅! 우우웅!
완전한 복속을 마무리한 세 유물이 잘게 떨렸다.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는 형국.
앞으로 이 셋은 한 마리가 훨씬 더 강해진다고 해도, 테오에게 따로 위협을 가할 수 없을 터였다.
다른 두 마리에게 이리저리 물어뜯기게 될 테니.
우우우웅…….
“후우……!”
테오는 안도에 찬 한숨을 내쉬면서도, 유물들을 완전히 손에 넣었단 사실에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대체?”
이블린만이 조금 얼떨떨한 얼굴로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 * *
반검묘.
카일은 뒷짐을 쥔 채 묘지 아닌 묘지 사이를 누비다 말고 가볍게 웃으면서 뒤를 돌아봤다.
“너답지 않게 한 방 먹었더구나.”
호르르……!
어느 검 한 자루 위에 검은 종달새가 앉아 있었다.
뾰로통한 표정을 지은 채로.
“이번 일이 영 못마땅한 모양이구나. 하긴. 너로서는 거의 다잡았다고 생각했던 에드의 멱살을 바로 눈앞에서 놓친 셈이니. 후후후!”
카일은 평상시 잘 보이지 않는 호쾌한 웃음을 터뜨렸다.
그만큼 검은 종달새의 실수가 유쾌했던 것이다.
반면에 검은 종달새로서는 울화통이 터질 노릇이었다.
호르! 호르르!
작은 날개로 바닥을 치면서 따지는 모습이 여간 화가 난 게 아닌 것 같았다.
“굳이 그렇게 생각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다만. 에드의 뒤에 누가 있는지는 네가 더 잘 알지 않느냐?”
에드 트로이반.
그 뒤에는 동부의 대명문, 트로이반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옆에 성마교가 서 있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큰 존재가 자리잡고 있음을 그들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카일이 이곳 윈터러에 묶여 있는 이유이기도 했으니까.
호르르르!
“그걸 잘 아는 사람이 왜 여태 가만히 내버려 뒀냐고?”
호르!
“흠……. 알면서 묻는 것이냐? 아니면 그냥 모른 척하는 것이냐?”
호르르! 호르르르르!
카일은 손으로 턱을 쓰다듬었다.
검은 종달새를 놀리던 짓궂은 모습은 어느샌가 사라지고 없었다.
“베리야.”
엄숙한 목소리.
방방 날뛰던 검은 종달새의 호들갑도 어느새 뚝 그쳤다.
베리.
그것은 이제 기억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시피 한 어린 시절의 아명이었다.
“너도 알다시피…… 나는 이 라그나르가 영원토록 이어지길 바란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화려하게 빛나길 바란다. 그날, 복숭아나무 아래에서, 너와 내가, 율리우스와 오사가 함께 했던 맹세는 아직도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카일은 다시 뒷짐을 쥐면서 반검묘 사이를 거닐었다.
“그러니 그런 것들도 전부 라그나르가 이어지고 빛나는 데 있어 아주 중요한 것들이지 않겠느냐. 위기가 없는 존재는 항상 쇠락하기 마련이니.”
검은 종달새는 침묵을 지켰다.
이 사람은 정말이지 보는 시야가 일반인들과 다르구나.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오늘따라 유달리 강하게 와 닿았다.
“더군다나 너도 알지 않느냐? 저들이 강해지는 것 또한 장기적으로는 우리 라그나르의 성장과도 같다는 것을.”
…….
검은 종달새는 더 이상 지저귀지 않았다.
“그러니 나는 저들과 적대 관계는 이룰지언정, 내 품 안에 있었던 것까지 내칠 수는 없었다. 그것은 내가 오래전에 맹세한 <기아스>를 저버리는 행위밖에 되지 않음이니.”
카일은 다시 입가에 엷은 미소를 띠면서 검은 종달새를 바라봤다.
“그러니 내가 너의 뜻을 따라주지 않았다고 해서, 저들을 그동안 그냥 내버려 두기만 했다고 해서 원망하지는 말아주려무나. 너에게까지 원망 받고 싶지는 않으니까.”
검은 종달새는 차마 카일의 시선을 계속 마주치지 못하고 옆으로 홱 하고 돌렸다.
호르르, 호르.
그 모양새가 꼭 작게 투덜대는 것처럼 보여서 카일은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보다 이런 골치 아픈 이야기는 그만하고 테오에 대한 이야기나 해보려무나. 보아하니 네가 그동안 하던 우려는 더 이상 온 데 간 데 보이지도 않는 것 같던데. 율리우스가 투덜거리더구나. 네가 너답지 않게 홀려도 너무 단단히 홀렸다고 말이다.”
호르르……!
검은 종달새는 ‘율리우스’라는 말에 가볍게 코웃음을 치면서 뭐라고 지저귀어 댔고,
카일은 오래간만에 찾아온 즐거운 소식에 기분 좋게 웃을 수 있었다.
의형제들을 이토록 홀린 아이가 자신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그토록 유쾌할 수가 없었다.
‘일단은…… 그래. 합격점이라고 해도 되겠군.’
부디 자신이 지금의 마음을 계속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물론,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건 아주 잘 알고 있었다.
회귀라는 아주 좋은 패가 있는 이상, 누구나 그것을 편하게 쓰고 싶어 할 테니까.
물론, 그러는 순간 자신과 흑룡이 겨우 가지게 된 믿음도 전부 산산조각날 테지만.
‘그러고 보니 요즘 얼굴을 안 본 지도 좀 되었지?’
한 번쯤 더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회귀를 남용하지만 않는다면.
‘라그나르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무기가 될 테니.’
카일은 흥미진진한 얼굴로 손으로 턱을 쓰다듬었다.
덕분에 그는 알지 못했다.
그의 입가에 아주 엷은 미소가 걸려 있단 사실을.
회귀검가의 서자가 사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