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ion 1988 RAW novel - Chapter 14
제14화 은하수 투자회사 (3)
끼이익!
검은색 그랜저가 은하수 빌딩 앞에 멈추었다.
한기가 재빨리 차문을 열어주자 고급 정장을 입은 동수가 내렸다.
경호 실장인 한수와 한기, 윤기를 대동하여 은하수 빌딩으로 들어갔다.
은하수 빌딩에는 수십 개의 사무실들이 있었기에 다양한 회사원들이 출근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그들의 눈에 동수와 경호원들의 움직임이 눈에 들어왔다.
경비원들이 거수경례를 하더니 재빨리 엘리베이터를 잡아 주었다.
회사원들도 눈치가 있었기에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았다.
동수와 일행들만 타고 엘리베이터가 올라갔다.
다음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면서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말했다.
“그 사람들 누구죠?”
“은하수 빌딩 건물주라고 하더라고.”
“가르마 남자 말인가요?”
“아니, 가운데 서 있던 20대 초반의 남자 말이야. 주위에 있던 자들은 경호원들이고 말이야.”
“어머, 그래요?”
“그렇다니까. 19층과 20층을 사용하는 은하수 투자회사의 사장이라고 하더군.”
“은하수 투자회사?”
“직원들은 20명이 안 되는데 자본금이 무려 500억 원이라더군.”
“예? 자본금이 500억 원이나 된다고요?”
“그렇다니까. 은하수 빌딩까지 보유하고 있으니 재산이 1천억 원도 넘을 거야.”
“유산을 물려받은 건가요?”
“자세한 것은 모르겠는데 부동산으로 크게 돈을 벌었다고 하더라고.”
웅성웅성!
은하수 빌딩에 있는 사무실의 회사원들에게 이렇게 동수의 소문이 퍼지고 있었다.
호기심에 경비원에게 물어보았다.
“은하수 투자회사가 큰가요?”
“작년 12월에 설립하였으니 아직 두 달이 되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놀라운 것은 평사원 월급이 70만 원인데 겨우 11일 일하고 월급을 다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또한 연말에 특별 보너스 100%를 받았다고 자랑하더라고요.”
“허엇, 정말요?”
“그렇다니까요. 내가 왜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현재 대졸 초임 월급이 50만 원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훨씬 많이 받는 거였다.
“조금 전에 보았던 경호원들은 기본이 100만 원이고 수당은 별도라고 하더군요.”
“그래요?”
은하수 빌딩의 각 사무실은 보통 월급이 40만 원이었다.
초임 월급은 30만 원을 받고 시작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경력이 쌓이면서 월급이 올라 지금은 50만 원을 받는 사람도 있기는 하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초임 월급이라고 70만 원이라고 하면 거의 배나 많이 받는 거라 할 수 있었다.
경호원들은 기본이 100만 원이라고 하니 부러웠다.
또각또각!
여성정장에 명품핸드백을 어깨에 걸친 수정이가 2명의 건장한 경호원들과 함께 엘리베이터로 다가왔다.
주위에 서 있던 회사원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경비원들이 나서서 사람들을 물러나게 하더니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자 안내를 해주었다.
수정이와 2명의 경호원들이 타고 엘리베이터가 올라가 버렸다.
회사원들이 항의나 반발을 하려고 하였지만 경비원들이 엘리베이터 옆에 붙어 있는 안내문을 손으로 가리켰다.
‘출퇴근 시간 은하수 투자회사 우선!’
오전 7시부터 9시까지와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우선이었다.
원래는 전용 엘리베이터로 운행을 하려고 했었지만 동수의 제안으로 이렇게 바꾸었다.
은하수 빌딩의 건물주가 내린 지시였기에 각 사무실은 협조를 할 수밖에 없었다.
4대의 엘리베이터 중에 이렇게 한 대는 은하수 투자회사 우선이었다.
이제야 세련되고 멋진 미녀가 은하수 투자회사의 직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호기심에 한 여자가 주위에 서 있는 동료들이 들으라는 듯이 경비원에게 물어보았다.
“그 여자는 누구에요?”
“은하수 투자회사의 재무이사입니다.”
“예? 그렇게 젊은 아가씨가 재무이사라고요?”
“은하수 투자회사 사장 여동생인데 더 놀라운 것은 길 건너편에 보이는 저 빌딩 있지요.”
“보라 빌딩 말인가요?”
“예, 지금은 수정 빌딩으로 이름이 바뀌었는데 그 재무이사 아가씨 이름이 수정이라고 하더라고요.”
“허엇, 정말요?”
“그렇다니까요. 호기심에 은하수 투자회사 직원들에게 물어 보았는데 수정 빌딩을 포함하여 재력이 약 300억대라고 하더라고요.”
“예? 300억대!”
모두들 그 말을 듣고는 깜짝 놀랐다.
세련되고 멋진 미녀로 보이기는 하였지만 엄청난 재력가라는 것에 경악했다.
“몇 살인데요?”
“K대를 휴학하고 은하수 투자회사에 다닌다고 하던데 22살이라고 하더라고요.”
“겨우 22살에 재무이사에 300억대 재력가라니!”
“엄청나다.”
“우와, 어쩐지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어.”
이것은 농담 삼아서 하는 말로 재벌 2세나 재벌가 딸이 아니라 그냥 재벌이었다.
2명의 건장한 경호원들을 데리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비교할 수 없는 신분이었다.
주위에 서 있던 남자 회사원들이 그 말을 듣고는 속으로 크게 놀랐다.
자연스럽게 수정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경호원을 3명이나 대동하고 출근한 동수도 대단하기는 했었지만 오늘 단연 화제의 인물은 수정이였다.
은하수 빌딩에 있는 각 사무실에 빠르게 소문이 퍼질 것이고 주변의 빌딩 사무실에도 소문이 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22살인데 재무이사에 300억대 재력가이니 말이다.
테헤란로에 있는 20층짜리 수정 빌딩도 가지고 있다니 더 놀라웠다.
간부들을 제외하고 일반 회사원들 대부분이 아직 연봉이 1천만 원을 넘지 않는 시대였다.
그렇기에 1억 원만 되어도 엄청난 돈이다.
그런데 22살의 아가씨가 무려 300억대의 재력가라니 놀라웠다.
길 건너편에 있는 20층짜리 수정 빌딩의 임대료만 하더라도 엄청날 거라는 것으로 보였다.
테헤란로 대로변에 위치한 20층짜리 팰리스 빌딩(구 백두 빌딩)을 둘러보고 최미영이 손에 명품 핸드백을 들고 나왔다.
등 뒤에는 건장한 2명의 경호원들이 따라왔다.
김가네 분식집을 운영하던 아줌마에서 지금은 재벌가 사모님 부럽지 않게 화려하게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입주해 있는 각 사무실에서 임대료를 내는 것을 확인하는 것과 현황도 파악하고 관리사무실에서 관리를 제대로 하는지도 살펴보았었다.
팰리스 빌딩이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건물이었기에 더욱 애착이 생겨 자주 방문하여 둘러보는 거였다.
팰리스 빌딩 밖으로 나오자 검은색 고급 세단 그랜저가 대기해 있었다.
경호원이 재빨리 차문을 열어주었다.
“은하수 빌딩으로 가요.”
“예, 사모님.”
경호원들까지 차에 타자 바로 출발하였다.
길 건너편으로 걸어서 5분 거리였기에 금방 도착했다.
은하수 빌딩에 있는 은하수 투자회사의 등기 이사로 등록되어 있었기에 특별히 일을 하지 않더라도 월급이 나온다.
오늘은 모처럼 시간이 나서 회사를 방문하는 거였다.
아파트에서 같이 살고 있었기에 매일 보기는 하지만 회사에서는 처음이다.
한창 일하고 있을 테지만 아들과 딸이 보고 싶었다.
은하수 빌딩의 1층 로비 층에는 정복을 입은 경비원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보통 경비원들이라고 하면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라는 이미지가 있었지만 은하수 빌딩은 달랐다.
40대의 경비원들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젊었다.
2명의 건장한 경호원들을 대동하고 들어오는 최미영을 보고 경비원들이 인사를 했다.
자주 은하수 빌딩을 오지는 않지만 은하수 빌딩의 건물주이면서 은하수 투자회사의 사장 엄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최미영은 김가네 분식집을 운영하던 아줌마에서 지금은 재벌가 사모님 부럽지 않게 화려하게 변신한 모습이기에 누가 보더라도 귀부인이나 사모님이었다.
똑똑!
노크소리가 나더니 여비서가 사장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동수는 경영 이론과 사장 업무에 관하여 박 부사장에게 배우고 있었다.
“사장님, 사모님께서 찾아오셨습니다.”
“아, 그래요. 들어오시라고 하세요.”
어머니가 사장실로 들어오는 것을 보고는 동수가 의자에서 일어났다.
박 부사장에게 잠시 자리를 비켜달라고 하고는 어머니를 소파로 모셨다.
여비서가 커피를 가져와 티 테이블에 내려놓고 물러갔다.
잠시 후에 재무이사 수정이가 사장실로 들어왔다.
입고 있는 여성정장이 잘 어울렸기에 어머니가 살짝 머리를 끄떡였다.
“엄마, 회사에는 어쩐 일이야?”
“마침 시간이 나서 팰리스 빌딩을 둘러보고 오는 길이야.”
“그랬구나.”
“어머니, 그럼 같이 점심식사나 할까요. 어떤 것이 드시고 싶으세요?”
“아들과 함께 먹는 거라면 다 좋아.”
“한식도 있고 일식, 중식, 이태리 레스토랑도 잘하는 곳을 알고 있습니다.”
“뭐가 좋을까?”
고민을 하면서 수정이를 쳐다보았다.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더니 수정이가 말했다.
“엄마, 모처럼 나왔는데 이태리 레스토랑으로 가자.”
“그럼 그게 좋겠다.”
이렇게 하여 이태리 레스토랑으로 결정이 났다.
소파에서 일어난 동수가 직접 유선전화기를 들어서 이태리 레스토랑 로마에 전화하여 예약을 했다.
차로 10분 거리였기에 멀지도 않았다.
동수가 자리로 돌아와 소파에 앉았다.
“아들, 업무를 배우는 것은 어때?”
“재미있습니다. 이제 거의 다 배우고 실무도 파악했습니다.”
“다행이다. 수정이 너는?”
“나도 재무에 관한 것들을 거의 다 배웠어.”
사실 일하면서 배운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은 최미영 자신도 잘 알고 있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잘하고 있는 거 같아서 안심이 되었다.
“아들, 여권 신청은 해놓았어?”
“예, 그럼요. 미국 투자이민과 투자회사 설립을 도와줄 사람까지 확보해 놓았습니다.”
“엄마, 그거 내가 도와준 거야.”
“그게 무슨 소리니?”
“교수님 친구가 미국에 있는데 소개를 받았거든. 대학교수 출신에 뉴욕의 월가에서 일한 경력을 가진 사람이었어.”
“아, 그랬구나. 교수님이니 인맥이 상당해 보이는구나.”
“그럼. 교수님이 미국 유학파 출신이니까.”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30분이 지나갔다.
동수가 소파에서 일어나더니 옷걸이에 걸어두었던 재킷을 걸쳤다.
모두 사장실을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로비 층으로 내려갔다.
다른 사무실의 회사원들이 쳐다보았지만 신경 쓰지 않고 출입구로 나갔다.
검은색 그랜저들이 대기해 있었는데 경호원들이 차문을 열어주었기에 그걸 타고 이동했다.
차로 10분 거리였기에 금방 도착했다.
5층짜리 상가 건물이었는데 신축 건물인지 전체적으로 깔끔해 보였다.
이태리 레스토랑 로마에 동수가 예약을 해놓았기에 곧장 웨이터의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피자와 파스타, 음료를 주문하여 잠시 기다렸다.
김이 모락 피어나는 것을 가져와 차려주고 물러갔다.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웠다.
예전에는 음식을 어머니가 접시에 덜어 주었는데 이제는 그걸 수정이가 해주었다.
피자부터 한조각 베어 물었다.
예상한 바로 그 맛이었다.
다만 바로 만들어서 가져온 것을 먹는 것이기에 훨씬 더 부드럽고 고소했다.
“오빠, 어때?”
“부드럽고 고소한 게 맛있다. 어머니도 드셔보세요.”
“알았어.”
어머니가 피자를 먹는 것을 보고는 안심하고 먹었다.
가족들과 함께 이렇게 식사하는 것이 행복하고 좋았다.
어머니와 수정이도 밝은 모습을 보니 동수의 마음이 더 흐뭇해졌다.
‘이런 것이 바로 행복이지. 오래도록 이 행복을 누리고 싶다.’
사업을 하고 돈을 버는 목적이 성취감도 있겠지만 가족들과 행복해지기 위해서였다.
지금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사실 평생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었다.
그렇지만 동수는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았다.
다가올 미래를 다 알고 있는데 현실에 안주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세계 최고 부자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대한민국에서 최고 부자는 되고 싶었다.
미국에 갤럭시 투자회사를 설립하고 투자이민이 된다면 얼마든지 세계적인 부자들 중에 상위권에 들어갈 수도 있을 거였다.
“어머, 정말 맛있다.”
수정이가 피자를 먹어보더니 놀란 표정이었다.
배달을 시켜먹거나 작은 피자 가게에서 먹었던 그런 피자와는 수준이 달랐다.
이번에는 포크로 파스타면을 돌돌 말아서 입에 넣더니 머리를 끄떡였다.
실력 있는 요리사가 만든 거라서 맛이 아주 좋았다.
비싸기는 하지만 어머니와 수정이가 맛있게 잘 먹는 모습을 보니 동수의 마음도 흐뭇하고 좋아졌다.
안쪽의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고 나오던 모녀로 보이는 사람들이 걸어 나오다가 어머니를 보고 말했다.
“어머, 최 여사님 아니세요.”
“아, 김 여사님.”
어머니가 반갑게 인사했다.
동수와 수정이가 순간 어리둥절하다가 먹던 피자를 접시에 내려놓았다.
어머니가 동수와 수정이를 소개시켜주자 머리를 살짝 숙여 인사했다.
김 여사라는 분이 옆에 서 있는 미녀를 인사시켜 주었는데 딸이라고 했다.
미녀가 동수를 쳐다보고는 눈을 반짝였다.
서서 길게 이야기를 나눌 수가 없었기에 다음에 만나서 이야기를 하자고 하면서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