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ion 1988 RAW novel - Chapter 63
제63화 파티 초대 (4)
“오늘 파티 즐겁고 좋았습니다.”
“그랬다니 다행이네요.”
동수와 박수진이 패리스 드와이트와 인사를 나누고 나서 대기해 있는 검은색 벤츠에 4명의 경호원들과 나누어 타고 출발했다.
파티에 참석했던 다른 사람들도 하나둘씩 자신의 차를 타고 저택을 떠났다.
대기해 있던 가사 도우미들이 나서서 파티장을 깔끔하게 치우기 시작했다.
패리스 드와이트는 잠시 바라보다가 2층으로 올라가더니 자신의 침실로 들어갔다.
약간의 술을 마시기는 하였지만 취할 정도는 아니었다.
갈증이 났기에 소형 냉장고를 열어서 생수를 꺼내더니 뚜껑을 따고 마시다가 소파에 앉았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대단한 사람이었어.”
패리스 드와이트는 저택을 안내하면서 자연스럽게 동수와 사업에 관한 것들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상당한 식견을 가지고 있었다.
호텔 드와이트의 미래에 관해서도 조언을 받았는데 지금까지는 잘 운영을 해왔다고 한다면 앞으로는 결코 쉽지 않을 거라고 했다.
그것은 컴퓨터의 등장 때문이라고 했다.
“컴퓨터 등장 때문이라고요?”
“그렇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 컴퓨터는 무서울 정도로 기술 개발이 이루어지고 보급이 되어 누구나 손쉽게 사용하게 될 겁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지역을 넘어 국가 간에도 서로 연결이 되어 정보 공유가 실시간으로 이루어질 겁니다.”
“호오, 그래요?”
“물론입니다. 모든 사무도 컴퓨터를 사용하게 될 것이며 정보가 곧 힘이 되고 돈이 될 것입니다.”
“정보의 중요성은 나도 알고는 있어요.”
“물론 그럴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패리스 드와이트 당신이 생각하는 거보다 훨씬 더 정보가 엄청나다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지금은 믿어지지 않고 실감도 나지 않겠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상상 그 이상으로 많은 것들이 현실이 될 겁니다.”
“흐음, 무척 흥미롭군요.”
“이왕 하는 말이지만 한 가지 더 알려드리겠습니다. 가까운 미래에는 컴퓨터의 발달로 인하여 렌탈 서비스나 공유 서비스가 더 각광을 받을 겁니다.”
“렌탈 서비스나 공유 서비스가 말인가요?”
“흔히 렌탈은 빌려주는 것을 말하는데 대여라고도 하지만 비슷한 것으로는 공유라는 것도 있습니다., 즉 굳이 많은 돈을 들여서 물건을 구입하지 않고 여러 사람들이 공유하면서 함께 사용하는 것이죠.”
“호오, 가까운 미래에는 렌탈 서비스나 공유 서비스가 더 각광을 받는다니 신기하네요.”
“지금까지는 자동차 정도가 렌탈이 되겠지만 앞으로는 많은 것들이 렌탈이 되고 공유가 될 겁니다. 가장 이해하기 쉽게 말하자면 택시가 되겠군요.”
“예? 택시라니 무슨 말이죠?”
“가령 뉴욕만 하더라도 택시를 잡기가 힘들 겁니다. 아시죠?”
“예, 물론이에요. 나는 택시를 잘 이용하지는 않지만 말이에요.”
“그럴 겁니다. 하지만 뉴욕 시민이라면 누구나 택시를 이용하지만 잡기가 결코 쉽지 않지요.”
“그래서요?”
“차량공유서비스 회사가 설립되면 그 회사에서 회원들을 확보한 후에 차를 타려는 사람과 태우려는 사람을 서로 연결시켜 주고 수수료를 받는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예? 그런 게 가능해요?”
“기술의 발달로 가능해질 겁니다. 택시를 잡기 힘든 장소에서 주로 이용이 되겠지만 편리성이 부각되면서 일반 도심에서도 이용하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될 겁니다. 택시가 아닌 일반 승용차를 마치 택시처럼 서로 이용하니 말입니다. 서로 편리하고 수익도 생기니 빠르게 확대가 될 겁니다.”
“호오, 그런 것을 생각하다니 놀랍네요.”
“아직은 내가 말한 것들을 실현시키기에는 기술력이 부족하니 좀 더 기다려야 하겠지만 말입니다.”
“그런 것들은 공상과학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이 아닐까요?”
“보통 사람의 상식으로는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당연합니다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직은 크게 보급이 되지 않았지만 핸드폰이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유선전화가 아닌 무선전화이기에 언제 어디에서든 편리하게 통화를 할 수 있으니 편리하고 좋아요.”
“맞습니다. 그런 핸드폰에 컴퓨터가 내장되어 다른 사람들과 연결이 된다고 해보세요. 얼마나 많은 것들이 달라지고 변하겠습니까.”
“손바닥 만 한 핸드폰에 거대한 컴퓨터를 내장한다니 말도 안돼요.”
현재 컴퓨터라고 하면 엄청나게 큰 기계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개인용 컴퓨터가 조금씩 보급이 되고는 있지만 고가였다.
“현실로 구현된 것이 아직 아니기에 믿어지지 않겠지만 핸드폰에 컴퓨터가 내장되면 앞으로 많은 것들이 빠르게 변할 겁니다. 어쨌든 나는 이런 전화기를 스마트폰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그렇습니다. 가까운 미래에는 손에 들고 다니는 핸드폰 정도 크기에 컴퓨터가 내장되어 세계의 어느 국가의 사람과도 연결되어 서로 실시간으로 소통이 이루어지게 될 겁니다. 카메라도 내장되어 있어서 언제든 원할 때 화상 통화가 가능해지고 사진을 찍을 수가 있고, 영화를 감상하기도 하며 음악도 들을 수 있습니다. 쇼핑도 가능하고 호텔 예약이나 각종 음식들도 배달시킬 수 있습니다. 그럼 많은 것들이 변할 테니 두고 보십시오.”
“정말 그런 게 가능할까요?”
“물론입니다. 지금은 나의 말이 황당하다고 생각을 하겠지만 말입니다.”
동수는 전생을 알고 있었기에 확신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황당할 거였다.
어쨌든 미래를 전혀 모르는 사람과 미래를 알고 있는 사람과는 생각자체가 다르다.
그렇기에 설득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다.
눈앞에 증거, 즉 현물이 없는데 아무리 설득을 한다고 하더라도 소용이 없었다.
손으로 만질 수도 없고 눈으로 볼 수도 없으니 황당한 상상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패리스 드와이트는 동수와의 대화에서 확실히 보통 사람의 상식과는 크게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무심코 넘길 수도 있는 말들이었지만 깊이 생각을 하니 전혀 불가능한 일도 아닐 거 같았다.
다만 아직은 기술의 발달이 부족하여 그것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었다.
이스트 김(김동수)은 한국이라는 동양 남자이지만 신장이 크고 잘생겼다.
또한, 탁월한 투자 감각도 있는 거 같고, 보통 사람의 생각과는 크게 달랐다.
현실을 무시하는 그런 망상 가에 불과하였다면 갤럭시 투자회사가 엄청난 수익률을 올리고 투자하는 곳마다 전부 성공하기는 어려웠다.
더욱 놀라운 것은 개인재산도 나스닥과 여러 곳에 투자하여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는 거였다.
뒷조사한 내용으로는 동수의 개인재산이 갤럭시 투자회사의 자본금과 회사 보유금을 합한 것보다 훨씬 많았다.
그렇기에 단순히 재미있게 지어내는 말들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좀 더 동수와 친하게 지내면서 지켜보기로 마음먹었다.
동수가 너무 매력적이라서 미인계로 유혹하고 싶었지만 곁에 박수진이 있었다.
오늘 작정을 하고 입고 왔었던 드레스와 강렬한 레드 하이힐, 다이아몬드 팔찌와 다이아몬드 목걸이까지 결코 예사롭지 않았었다.
원래 예쁘고 몸매가 좋은데 제대로 꾸며 놓으니 눈부시게 아름다웠었다.
부족한 것이 없는 패리스 드와이트였지만 아름다운 박수진의 모습을 보았더니 질투가 났었다.
또각또각!
구두를 신은 박수진이 가로질러 걸어가다가 뒤돌아보았다.
동수가 미소를 보이면서 다가와 박수진이 내민 손을 잡았다.
주위에는 건장한 10명의 경호원들이 있었기에 안심이 되고 든든했다.
신경이 쓰였던 패리스 드와이트의 파티는 잘 다녀왔었다.
오늘은 동수와 함께 뉴욕 현대 미술관으로 들어와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을 살펴보고 있었다.
뉴욕 현대 미술관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더불어 뉴욕에서 가장 사랑받는 미술관이다.
록펠러 패밀리의 지원으로 설립된 것으로 알고 있었다.
현대 미술계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술관으로 자리 잡았다.
2004년에 리모델링 후 건물의 구조부터 전시 작품 그리고 입점 매장까지 구석구석 현대 미술의 정신이 살아 숨 쉬도록 꾸몄다고 알고 있었지만 지금은 1991년에 불과하기에 동수의 눈에는 아직 많이 부족해 보였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현대 미술계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술관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은 분명했다.
박수진은 현대 미술을 많이 알고 취미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호기심에 뉴욕까지 왔으니 관람을 해보려고 동수와 함께 들어온 거였다.
거주지에서 가만히 아까운 시간을 허무하게 보내기 보다는 이렇게 나와서 구경을 하거나 관람을 하는 것이 좋았다.
동수는 박수진과 함께 하는 것이 좋았기에 거부하지 않았다.
갤럭시 투자회사가 아주 바쁜 것은 아니었고, 승인해야 할 서류도 거의 없었다.
“자기, 저기에서 조금 쉬었다가 가요.”
“그럴까?”
3명의 경호원들이 입점해있는 매장에서 시원한 콜라를 구입해 왔다.
함께 콜라를 나누어 마시면서 3인 원목 벤치의자에 앉아 잠시 휴식을 했다.
“수진씨, 잘 이해는 안 되지만 독특한 작품들이 많지?”
“예, 한번쯤 관람을 해보는 것도 좋은 거 같아요.”
“맞아. 뉴욕에 있으니 관람할 수 있는 것인지 한국이었다면 관람하고 싶어도 하지 못했어.”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앞으로도 나는 미국과 한국을 왕래하면서 사업을 하게 될 거야. 그래서 말인데 6개월에 한 번씩 미국으로 건너와서 함께 시간을 보내자.”
“알았어요.”
“정말이지?”
“그럼요. 스케줄을 조절해서라도 그렇게 해요.”
“좋아. 이번에는 뉴욕 관광을 하였지만 다음에는 미국의 다른 지역과 도시들을 관광하자.”
“알았어요. 나는 자기만 곁에 있으면 어디든 좋아요.”
“사실 나도 수진씨가 곁에 있어서 얼마나 든든하고 좋은지 모르겠어.”
“자기, 나도 그래요.”
동수가 콜라를 한 모금 마신 후에 박수진에게 말했다.
“그건 그렇고 부모님께 매일 연락이 오는 거야?”
“예, 미국에 있다고 해도 자꾸 누구와 있는지 물어보고 언제 귀국하는지도 물어봐요.”
“아무리 부모라고 하지만 계속 이렇게 압박을 하면 곤란한데 말이야.”
“나도 그래서 걱정이에요.”
“이제 수진씨도 미성년자가 아닌 성인이야. 언제까지 부모님과 함께 살 거야?”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요즘 고민이에요.”
“그럼 귀국하고 우리가 사용하던 에델바이스 오피스텔을 수진씨의 거주지로 사용하는 것이 어때?”
“자기는 그렇게 하는 것이 좋아요?”
“물론이지. 선릉 부근이기에 은하수 기획사 사옥과 숙소로 사용할 10층짜리 신축 빌딩이 들어설 곳과 인근이기에 여러 가지로 편리할 거야. 그리고 그냥 비워 놓는 것보다는 수진씨가 사용하는 것이 좋지.”
“듣고 보니 그건 그래요.”
“엄마는 계모이고 딸에게 불친절하고, 친아빠라고는 하지만 정이 없고 아주 이기적이지. 이런 가정에서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힘들어져.”
“나도 요즘 엄마와 아빠를 생각하면 스트레스를 받아요.”
“자꾸 귀국하는 것을 물어보는 것을 보니 아직도 태양전자의 윤현식 상무에게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어떻게 하든 엮으려고 하는 거 같아.”
“설마요?”
“그럴 가능성이 높아. 재벌 3세이니 말이야.”
“·······”
박수진은 동수에게 강력하게 아니라고 말을 하지 못했다.
평소의 부모 성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태양전자의 윤현식 상무는 겉으로 보기에는 재벌 3세이니 엄청 좋을 거 같지만 실상은 아니었다.
재벌가에 시집을 간 많은 미녀들이 대부분 이혼을 하는 것은 그럴 이유가 있기 때문이었다.
남들이 보기에는 동수가 박수진을 흔들어서 사기라도 치는 거 같아도 전혀 아니었다.
동수가 박수진을 사랑해서 조금이라도 속거나 당하지 않도록 조언을 해주는 거였다.
보통 사람이 보기에는 박수진은 인기 가수였기에 돈을 잘 번다.
그렇기에 사기를 쳐서라도 돈을 빼앗거나 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렇지만 동수는 아니었다.
재벌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개인재산이 많고 보유하고 있는 회사도 여러 개다.
박수진에게 사기를 쳐서 돈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많은 도움을 주며 돈도 벌게 해주고 있었다.
신인 가수로는 파격적인 1억 원으로 계약금을 지불했으며, 은하수 회사들의 광고를 찍게 해주었다.
물론 광고모델비로 인기 연예인들이나 받을 수 있는 돈을 받았다.
최근에만 하더라도 소호 거리에 있는 명품 매장에서 많은 쇼핑을 했었다.
패리스 드와이트의 파티에 초대되어 가려고 명품 주얼리를 10억 원이 넘게 썼다.
돈이 많은 부자라고 하더라도 선뜻 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동수가 박수진을 사랑하기에 고가의 명품 선물도 하고 그러는 거였다.
“그럼 귀국하기 전까지 깊이 생각을 해보고 말을 해줄게요.”
“좋아, 그렇게 해.”
이렇게 하여 박수진은 결정을 잠시 미루었다.
깊이 생각을 해보고 결정할 테지만 동수의 제안대로 할 가능성이 높았다.
박수진이 독립하면 일단 부모를 때어놓는 것이기에 동수에게 유리하다.
그러면 태양전자의 윤현식 상무와 연결되는 일들도 그만큼 줄어든다.
접근을 하려고 해도 명분이 없기에 점점 어려워진다.
그렇기에 어떻게 하든 박수진이 독립을 하는 것이 동수에게는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