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or Of The Fallen Family RAW novel - Chapter (104)
104화
“우리 가문의 일은 얼마 전부터 제 아들이 대신하여 맡고 있습니다. 죄송하지만 이 아이와 이야기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행히 패드릭이 어색한 상황에 활로를 뚫어주었다.
단순히 말뿐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듯, 아예 몇 걸음 뒤로 물러나기까지 하는 모습에 초인들의 시선이 다시 로건에게 모였다.
“호오. 그 나이에 벌써 가문의 대소사를 결정한다니, 단순히 무력만 뛰어난 건 아닌가 보군.”
“젊은 인재와의 대화는 언제나 즐겁지. 로건 공자, 따로 자리를 만들 시간이 없는 게 아쉽군.”
두 후작의 태세 전환은 번개 같았다.
그것이 정말 맥라인이 필요해서인지, 아니면 검공의 앞이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초인들이 스스로 저자세로 나온다는데 로건 입장에서는 나쁠 게 없었다.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하면, 저희 가문을 찾아오신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젊은이답게 단도직입적이고. 좋아.”
“피차 바쁜 처지니 말을 빙빙 돌릴 필요는 없겠지.”
다시 서로 치열하게 부딪치는 시선.
이게 자신과 대화를 하겠다는 것인지, 자기들끼리 싸우겠다는 것인지 헷갈릴 지경이었다.
로건이 속으로 한숨을 쉬는데.
“비프로스와 전쟁 이야기는 들었네. 로저 비프로스가 2왕자파인 것은 잘 알 테지. 이참에 로히터 전하께 충성을 맹세하게. 사돈 가문인 카이로스 가문도 우리 파벌이라는 것은 알고 있겠지? 우리가 자네와 자네 가문을 지원하겠네. 로저 비프로스가 다른 수작을 부리지 못하도록.”
“주변 영지들끼리 굳이 얼굴 붉힐 필요 있나. 로메인 전하께 충성을 맹세한다면, 비프로스와의 중재는 물론 후한 대우도 약속하겠네. 멀리 떨어진 1왕자파가 돕는 것보다는 이쪽이 확실하지 않겠나?”
역시나 두 초인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서로 할 말을 쏟아 내고는, 곧바로 서로를 비난하며 날을 세웠다.
“전쟁을 하던 두 영지를 동시에 끌어안겠다? 있던 아군도 배신하게 만드는 멍청한 제안이군.”
“서남부에는 손을 뻗칠 시간도 없을 텐데. 욕심만 가득한 말뿐인 제안에 넘어갈 바보가 있겠나?”
두 초인의 눈에 동시에 살기가 번지고.
그그극.
또 한 번 두 사람 사이의 공간에 굴곡이 생겨날 정도로 기운이 맞부딪히며 이질적인 소음과 함께 살벌한 기세가 응접실을 뒤덮었다.
물론 그 살벌함은 오래가지 못했다.
“지금 뭐 하는 건가!”
“크흠.”
“흡.”
호통 소리와 함께 뻗어 나온 맹렬한 기세가 눈에 보일 정도로 넘실거리던 살기를 깨끗하게 지워 냈다.
그러자 대치하던 두 초인은 검공의 눈초리를 피해 헛기침만 연발했다.
“한심한 짓거리들은 여전하군. 그래, 이제는 체면도 잊고 직접 나서서 편 가르기 놀이를 하겠다? 그것도 내 제자를 대상으로?”
“각하, 각하의 제자라서가 아닙니다. 맥라인 가문에 대한 제안이지요.”
“예, 각하. 저희는 각하의 청명을 어지럽힐 생각은 없습니다. 그저 맥라인 영지와 미래를 논하고자 할 뿐입니다.”
“또 이런 면에서는 죽이 잘 맞는군. 나와 관련이 없다? 정말 그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다 확신할 수 있는가?”
“맹세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그래. 그래야 할 거야. 설령 내 제자가 자네들 중 누군가의 제안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내가 그를 도와 파벌 싸움에 끼어들 일은 없을 테니까. 설령 이 아이가 죽는다고 해도.”
검공의 단언에 두 초인의 눈이 순간적으로 빛났다.
“……그 말씀은?”
“나는 이제부터 파벌 싸움에 일절 관여하지 않겠네.”
“허? 각하, 그렇다면?”
“내 명예를 걸고 맹세할 수 있다. 그러니 이 아이를 통해서건, 다른 누구를 통해서건 나를 흔들어 보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할 거야.”
서재에서 나온 결론을 바로 두 초인에게 통고하는 검공.
중립 선언의 대상으로 아주 적합한 상대이긴 했다.
그에 로건은 속으로 웃음 지었지만, 그 말을 듣는 두 초인의 얼굴엔 복잡한 심경이 그대로 드러났다.
하지만 결국 나오는 대답은 똑같았다.
“각하의 의지는 왕자 전하께 그대로 전해 드리겠습니다. 그럼 저희는 맥라인 가문과만 얘기하면 되겠군요.”
“마찬가지입니다.”
“허허. 이것들이 정말……. 네 가문이 아주 먹음직스러운 먹이가 된 모양이구나. 축하한다, 제자야. 어쩔 생각이냐?”
검공이 불편한 심경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로건에게 물었다.
“글쎄요. 너무 급작스러운 얘기인지라…….”
초인들의 등장은 뜻밖이었지만, 파벌에서 접근해 올 것은 충분히 예상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로건은 곤혹스럽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혹시나 저 덩어리가 한 말이 신경 쓰이는 거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되네. 충성을 맹세한다면 국장이 끝나는 즉시 칼리아 기사단이 자네 가문으로 파병될 것이고, 비프로스의 위협 정도는 쉽게 걷어 내 줄 것이야.”
“웃기시네. 그럼 나는 가만히 있을 것 같은가? 검공의 제자여, 선택을 잘해야 할 것이야. 가까운 이웃끼리 평화롭게 지내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이제는 설득이 아니라 협박을 하려는 건지, 마지막 루터 카일의 말은 사실상 겁박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현실이기도 하지.’
교역 도시 카일을 중심으로 하는 카일 후작령은 비프로스 영지의 바로 북쪽.
그가 말한 대로 이웃 영지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거리였다.
맥라인에서 토모도 성을 점령하고 있는 지금은 더더욱 마음만 먹으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였다.
물론 어쨌거나 로건은 파벌에 들어갈 생각이 없었다.
적어도 지금은.
‘지금은 어느 쪽에 가담하건 우리 영지를 중심으로 내전이 시작될 확률이 높아져. 자폭이지.’
국장 이전에 이미 벌어진 전쟁, 그 당사자가 파벌의 관계자라면 어떻게든 빌미를 삼기 좋을 것이다.
설령 2왕자파에 가담해 비프로스와 억지 화해를 한다 한들, 그다음에는 칼리아 후작령에서 자신을 무시했다면서 쳐들어올 수도 있었다.
‘구실 만들기 딱 좋으니까.’
즉, 지금 눈앞에서 맥라인에 내민 손길은, 화해와 평화의 손길이 아니라 지옥으로 끌고 가는 사신의 손길이라고 봐야 했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지금 섣불리 결정하기는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보여 주신 호의는 충분히 새기고, 신중하게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러니, 당장은 이 정도가 최선이었다.
“흐으음.”
물론 두 후작의 성에는 차지 않는 답변일 것이다.
초인, 오러유저가 직접 한낱 시골 영지의 주인을 만나러 왔는데 답변이 고작 생각해 보겠다는 것이라니.
다행히 상황은 로건의 편이었다.
‘이놈 때문이겠지.’
두 후작 모두 상대방의 얼굴을 바라보며 인상을 구기는 것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음이 눈에 보였다.
거기다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집주인의 타박까지 더해졌다.
“그래. 시궁창에는 발을 들이지 않는 게 답이지. 결론은 난 것 같으니 두 사람 다 그만 물러가게.”
짧지만 길게 느껴지는 침묵이 이어지고, 먼저 움직인 것은 위켄 칼리아였다.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신중해서 나쁠 건 없겠지만, 그 생각이 올바른 결정으로 이어졌으면 좋겠군. 다음에 봅세.”
영혼 없는 의례적 덕담 같은 말이었지만 로건은 미소로 응대했다.
그리고 그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 후에야 루터 카일이 사납게 웃으며 일어섰다.
“어찌 보면 맥라인은 운이 좋은 걸세. 만약 이 사건이 벌어진 후에 비프로스를 공격했다면 2왕자 전하께 도전한 것으로 간주하여 이런 협상의 기회조차 주지 않았을 테니까. 잘 생각해야 할 거야.”
‘그래. 그래서 그 전에 공격한 거지.’
그것이 로건이 도박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페레타 영지가 아닌 비프로스의 토모도 성을 공격한 이유였다.
비프로스를 치는 것은 훗날 2왕자파를 흔들 기반이 되어 줄, 로건의 장기 계획에 있어 반드시 일어나야 하는 일이었다.
맥라인과 비프로스 사이에는 오랜 갈등이 있었으니 명분은 언제든지 내세울 수 있었다.
하지만 루터 카일이 말한 대로 그것이 가능한 시기는 오로지 내전 직전, 즉 왕의 서거가 일어날 그때가 유일했다.
“저 역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로건은 루터 카일의 반협박 역시 흔들리지 않고 웃으며 넘겼다.
하지만 옆에서 이를 같이 듣고 있던 다른 사람은 그렇지 못했다.
“지금 내 앞에서 내 제자를 협박해? 루터, 벌써 과거의 경험을 잊은 모양이구나.”
저벅.
굳은 표정으로 한 발 앞으로 나온 검공의 몸에서 소름 끼치는 기세가 솟구쳐 올랐다.
일순간에 루터 카일의 거구가 반으로 찌그러지는 듯한 착시가 생길 정도의 압박감.
“읍!”
루터 카일의 거구에서도 대응을 위해 강렬한 힘이 뿜어졌지만, 검공의 기세는 그 힘을 무시하고 그대로 그를 찍어 눌렀다.
“제, 제가 어찌 감히. 절대 아닙니다, 각하. 다행히 지금은 사이좋게 지낼 수 있다는 말이지요.”
웃으며 커다란 손을 내젓는 거인의 이마에 작은 땀방울이 맺혔다.
하지만 정작 가장 힘든 것은 그 가운데 끼인 로건이었다.
‘끄으읍!’
스승의 기세가 뒤에서 쏘아질 때만 해도 그저 살벌한 바람이 스쳐 지나가는 듯했다.
하지만 그 바람이 바위 같은 기운에 부딪혀 반발력을 만드는 순간.
사나운 폭풍과 거암의 묵직함이 양쪽에서 자신의 몸 전체를 짓뭉개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그렇다. 착각.
분명히 착각이어야 하는데…….
주르륵.
그저 그 자리에서 버티는 것만으로도 땀이 폭포수처럼 쏟아지고 기력이 줄어들고 있었다.
‘끄응.’
꼴사납게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억지로 서서 버티려 하니, 입을 열어 말을 꺼낼 힘조차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그 대치는 오래가지 않았다.
“뻔뻔하니 얼굴 가죽만 두꺼워져서는. 썩 꺼져라!”
“실례했습니다, 각하. 그리고 제자, 아니, 로……건이라고 했던가. 또 보지.”
식은땀을 흘리며 서 있는 로건을 흥미로운 눈빛으로 바라본 루터 카일이 거구를 숙이며 그 몸보다 작은 문을 나섰다.
그제야 로건이 기진맥진하여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무슨 기세만으로 이렇게…….’
최상급기사 아슬란을 편법으로나마 쓰러트리며 자신도 제법 강해졌다고 여겼다.
물론 그렇다고 오러유저를 이길 수 있을 거라는 착각은 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초인과 몇 수는 겨룰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스승과 루터 카일의 이 짧은 대치, 그 사이에 놓인 것만으로도 그것이 심대한 착각이었다는 걸 단번에 체감할 수 있었다.
‘지금 전장에서 마주치면 그냥 끝장이다. 괜히 전술 병기라고 불리는 게 아니야.’
오러유저는 최상급기사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
머리로만 알고 있던 사실이 가슴 깊숙이 체감된 순간이었다.
그렇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데, 스승의 목소리가 귓가를 두드렸다.
“미련하기는, 그걸 왜 억지로 버티고 섰어. 굴러서 피해도 욕할 사람 하나 없었을 텐데.”
타박하는 목소리에 담긴 옅은 걱정이 한숨 뒤에 미소를 짓게 했다.
“이 정도는 끄떡없습니다.”
“후들거리는 다리나 단속하고 그런 말을 해라 미련한 것아. 쯧쯧. 그런데 어쩔 셈이냐?”
“네?”
“파벌 싸움에 끼어들 생각인 것이냐? 딱 잘라서 거절하지 않는 것을 보니.”
스승의 푸른 눈에 보이는 빛은 걱정일까 아니면 비난일까.
로건은 담담하게 자신의 진심을 전했다.
“아직은 어느 파벌에도 들 생각이 없습니다.”
“아직은?”
“필요로 하다면 할 수도 있고요.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저희는 아직 스승님처럼 고고하게 이상을 고수할 힘이 없습니다.”
“이상을 추구하는 의지는 힘으로 생기는 게 아니…… 하아. 아니, 아니지. 쓸데없는 말은 않겠다. 하지만…….”
“어떤 길을 택하더라도 최소한의 도리는 지키려 노력하겠습니다.”
자신이 하려는 말을 눈치채고 재빠르게 대답하는 제자.
그 모습에 검공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 그거면 됐다.”
자신의 신념은 오롯이 자신의 것일 뿐.
다른 이에게 강요해서는 안 되었다.
‘그것이 설령 하나뿐인 제자라도.’
자신의 신념이 진정 바른 것이라면, 그를 보고 배우려는 이는 그 신념조차 배우게 될 테니까.
다만 마음에 걸리는 것은 하나 있었다.
“남작. 자네는 정말 계속 뒤에 서 있으려 했는가? 자네 아들이 잘못된 선택을 할 수도 있을 텐데?”
“저보다 뛰어난 아들입니다. 지금의 맥라인은 사실상 아들이 만든 것이지요. 뭐가 되었건 로건의 결정을 존중할 생각이었습니다.”
“로건은 아직 어려. 너무 큰 짐을 맡기는 것이라 생각 안 하나?”
“그 짐을 덜어 주기 위한 준비는 계속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구요.”
어찌 보면 타박이나 다름없는 말에도 제자를 닮은, 아니 제자가 닮은 붉은 눈동자는 흔들리지 않았다.
“……좋군.”
좋은 인연으로 만난 제자의 아비도 제법 마음에 드는 인간이었다.
주군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생긴 충격이 조금은 가시는 느낌.
검공은 최근 일주일간 처음으로 옅게나마 미소를 띠었다.
* * *
– 파벌 싸움에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
검공의 중립 선언으로 인한 파문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두 파벌의 시선은 언제나 서로에게 향해 있었고, 그런 그들로서는 둘 사이에 박힌 큰 걸림돌 하나가 사라진 것뿐이었으니까.
그로 인해 검공과 3왕자가 대중의 시야에서 한 발짝 멀어졌다는 것에 의미를 두는 이는 거의 없었다.
다만 그럼으로써 두 파벌의 다툼이 더욱 격화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고.
그것은 곧 수도의 크고 작은 사건, 사고로 이어지며 연일 사방에 시끄러운 소식이 가득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로 인해 증폭된 불안감이 모두의 피부로 느껴지던 시기.
드디어 국장이 시작되었다.
– 국왕 폐하 듭시오!
왕궁 내성 앞.
근위 기사의 짤막한 외침이 퍼짐과 동시에 내성의 문이 열리며 화려한 불사조 깃발에 뒤덮인 커다란 관이 열여섯 명의 가마꾼들에게 들려 천천히 앞으로 나왔다.
성문 앞에 사열한 근위 기사들이 들어 올린 검 사이를 천천히 지나온 관은, 왕궁 내성 앞 광장의 단 위에 놓였다.
쿵.
– 위대하신 9대신의 종, 세상을 굽어보는 신들의 대행자. 대주교 파미엘 게른하임 드십니다.
왕궁 외성문이 열리며 궁 밖에서 한 무더기의 사람들이 들어왔다.
먼저 2열로 나뉘어 선 흰 법복의 사제들이 빠르게 움직이며 관까지 늘어서고,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그 사이로 화려하진 않지만 섬세한 금장식이 달린 법복에, 머리보다 몇 배는 긴 법관을 쓴 노인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고급스러운 의복에 비해 다소 볼품없어 보이는 외모였지만, 이 노인이야말로 어찌 보면 이 왕국의 국왕보다 높은 신분의 사람이었다.
그란디아 왕국에 존재하는 9대신 신전의 총괄 책임자이자 9대신 중 첫째인 물과 농업의 신 아이온의 대주교, 파미엘 게른하임.
교황과 성녀를 제외하면 신전 내 최고 지위라고 볼 수 있는 최고위 사제였으니까.
그 파미엘 대주교가 국왕의 관 앞에 서고, 사제들이 그 앞에 줄지어 늘어선 다음에야 진정한 의미의 국장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그 직후에 보인 귀족들의 움직임은 엄숙한 표정을 짓던 대주교의 눈빛마저도 흔들리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