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or Of The Fallen Family RAW novel - Chapter (150)
150화 두 번째 전투가 끝난 다음 날.
곧바로 다시 벌어진 전투는 그 시작부터 맥라인 군 전체의 안색을 하얗게 질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양군의 앞으로 각 파벌의 최강자들인 초인들이 모두 동시에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
전투가 시작되고 그들을 위시한 연합군이 쏟아져 들어오는 광경은 지켜보는 모두의 가슴속에 공포심이 솟아나게 하기에 충분했다.
“젠장! 왜 갑자기……!”
“협의를 봤겠죠. 당연한 수순입니다.”
“그렇게 쉽게 말하기에는 지금 우리 상황이 너무 좋지 않구나.”
“아니요. 적어도 오늘은 최악이 아닐 겁니다. 아직 해 볼 만한 수가 남았으니까요.”
“뭐?”
패드릭이 의아해했지만, 로건은 길게 설명할 여유가 없었다.
염두에 둔 수가 있기는 했지만, 이렇게 빨리 쓰게 될 줄은 몰랐으니까.
‘그리고 통한다 해도 마냥 안심할 수도 없고. 만약 안 통한다면…… 아니, 그런 생각은 하지 말자.’
로건은 목에 핏대를 세워 가며 소리쳤다.
“클레이튼 님, 루터 카일을 맡아 주십시오. 위켄은 제가 맡겠습니다. 그리고 기사들! 리베라티오 화력은 다른 초인들에게 집중해! 알겠나!”
“수위기사들은 폭탄에서 손을 떼라! 나와 더불어 성벽 위로 올라오는 기사들을 집중 상대한다!”
“예!”
패드릭과 로건 부자가 연신 병사들을 독려하며 성벽을 돌아다니고, 그런 영주 부자의 모습에 기사들은 처절한 전투를 직감하며 필사의 각오를 다졌다.
이전의 이틀과는 확실히 다른,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병사들 역시 긴장이 극에 달하며 떨리는 손을 진정시키려 애썼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석궁의 사거리에 들어온 양 군대의 위로 쿼렐의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하고, 연이은 리베라티오의 폭발이 전선의 소음을 극대화할 때.
‘지금!’
로건의 손을 떠난 리베라티오 세 개가 아무도 없는 허공에서 연달아 폭발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콰콰콰콰콰.
2왕자 군의 본진에서 터진 국지적 소음과 함께 휘몰아친 눈보라가 모든 전황을 바꾸었다.
“후안, 이 개자식이!!”
요르단 공작의 고함과 함께 아이기스의 성벽으로 솟구치던 두 초인이 맥라인의 공세를 뒤로한 채 본진으로 급히 돌아가기 시작하고.
토성을 향해 돌진하던 2왕자 군의 기사들 절반은 여전히 성벽으로, 나머지 반은 그들의 주장(主將)들을 따라 본진으로 회군하는 웃기지도 않은 사태가 벌어졌다.
그것은 서쪽과 남쪽 성벽으로 진군하던 1왕자 군 역시 마찬가지.
2왕자 군 초인의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기겁한 위켄과 후안 더글라스가 황급히 회군하고, 병력들 사이에선 진군하는 자와 후퇴하는 자가 뒤섞여 한바탕 혼란을 만들어 냈다.
“쏴! 계속 쏴!”
“쏟아부어라!”
물론 맥라인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였다.
‘통했다!’
가장 버거운 전력인 초인들이 갑작스레 전선을 이탈한 상황.
“후퇴하는 기사들을 집중적으로 노려!”
홀로 이 상황을 예측한 로건은 우왕좌왕하는 적군을 보며 공격을 지시한 뒤, 성벽 아래로 서슴없이 몸을 날렸다.
“대공자님?!”
“따라오지 말고 계속 퍼부어!”
로건은 그렇게 소리치며 성벽 아래에 착지했다.
초인만 없다면 그는 언제든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을 보며 일부는 도망치고 일부는 덤벼드는 혼란스러운 2왕자 군의 모습에 로건은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하아압!”
로건의 기합과 함께 룩스에서 거대한 황금빛 거검이 솟아오르고.
쩌어어억.
덤벼드는 적 기사들 열두 명이 동시에 절반으로 갈라졌다.
“으아악!”
“괴, 괴물!!”
비명은 죽은 자들이 아닌 주변에서 터져 나왔다.
기사들 대다수와 병사는 그런 로건을 피해 뒤쪽으로 달리기 시작했지만, 이 혼란의 와중에도 여전히 로건에게 달려드는 이도 있었다.
“맥라인의 종자다! 죽여!!”
체르노 백작령의 기사단장, 올리버 오르테가.
섬광의 기사라는 이명을 가진 최상급기사가 직속 수하들을 이끌고 로건의 앞으로 쇄도했다.
그는 불행히도 전날 남쪽 성벽에서 벌어진 로건과 위켄의 격전을 보지 못했다.
이야기를 전해 듣기는 했지만 한 귀로 듣고 흘린 상황.
‘오러유저와 대등하게 싸웠다고? 무슨 헛소리를! 그 마도사 덕분이겠지!’
적중에 마도사가 존재한다는 말은 들었다.
반거인 루터 카일이 그렇게 패퇴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그것까지 부인할 수는 없는 노릇.
하지만 지금 주변에는 놈을 도울 마도사의 모습은커녕, 맥라인의 기사 한 놈도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올리버는 신중한 결정을 내렸다.
좀 전에 놈이 보여 준 수십 미터짜리 포스블레이드(?)는 그로서도 받아칠 엄두가 나지 않은 일격.
그런 일격을 쓴 만큼, 놈은 당연히 지쳤겠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모두 합공해! 내가 끝장내겠다!”
“예!”
그의 외침에 상급기사 테난, 클랑, 플레본이 동시에 앞으로 치고 나갔다.
삼면에서 조여드는 상급기사들의 공격.
그 뒤를 바짝 따르는 올리버는 전력을 끌어올려 자신의 비기를 준비했다.
칼끝에서 커지고 작아지며 점멸하는 포스블레이드.
부하들의 합공을 피하거나 버텨 내며 드러날 놈의 허점을 단번에 꿰뚫어 버릴 생각이었다.
그런데.
번쩍.
스각.
황금빛 선이 뱀처럼 움직이더니, 달려들던 부하들의 목이 허무하게 허공으로 떠올랐다.
“무슨……!”
자신도 모르게 입 밖으로 터져 나온 목소리.
하지만 그 와중에도 오랜 훈련이 빛을 발하며 그의 몸이 기민하게 반응했다.
장기인 순간 가속을 발휘함과 동시에 응축시킨 포스블레이드가 목표를 향해 번개처럼 쏘아져 나갔다.
그러나.
휘리릭.
스각.
절대로 막을 수 없었어야 할 자신의 공격이 황금빛 뱀에 휘감겨 허공으로 솟아오르고.
동시에 번뜩이는 빛줄기 하나가 보이는가 싶더니, 이내 이마에서 느껴지는 화끈한 통증과 함께 몸이 말을 듣지 않기 시작했다.
‘내가…… 이, 이렇게 허무하게?’
믿을 수 없는 현실.
하지만 그는 그런 생각조차 더 이상 떠올릴 수가 없었다.
최상급기사가 순식간에 참살당하는 광경에, 같이 달려들려던 다른 기사들이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마, 말도 안 돼!”
“도망쳐!”
그러나 제대로 된 지휘관도 없는 군대의 한계는 뚜렷했다.
“오늘 죽어 보자!”
로건은 이를 악물며 포스코어를 쥐어짜 처음부터 전력을 끌어냈다.
번쩍.
쩌어억.
주변의 모인 병력 모두를 노리는 것이 아니었다.
초월적 기감으로 상급 이상의 기사만을 찾아내며 귀신같은 움직임으로 멱을 따 냈고.
그 결과, 로건은 성벽 아래로 홀로 뛰어내린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 최상급기사 올리버 오르테가를 비롯한 상급기사 30여 명을 참살하는 말도 안 되는 전과를 올렸다.
하지만 그 요인 저격이 너무 눈에 띄었을까.
“저놈부터 죽여!”
“맥라인의 종자다!”
각자의 위치에서 병사들을 통솔하던 최상급기사들이 결국 로건의 존재를 알아채고 돌진해 오기 시작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이미 많은 기력을 낭비해 안색이 창백해진 로건은 적들의 움직임이 변하자마자 바람처럼 성벽으로 후퇴했다.
“대공자님……!”
“역시…….”
“공자님을 왜 보고 있어! 놈들이 더 멀어지기 전에 한 놈이라도 더 조져!”
그리고 그렇게 귀환한 로건을 보며 맥라인의 병력이 새삼 경탄의 눈빛을 보낼 때.
나름 최선의 속도를 다해 쫓아오던 최상급기사들은 멍한 눈으로 그 뒷모습만을 멀뚱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이후로 이어진 전투의 양상은 맥라인으로선 한 편의 희극이나 다름없었다.
물론 상당수의 유혈과 비명, 시체가 난무하는 장르도 희극이라 표현할 수 있다면 말이다.
하지만 연합군의 처지에선 너무나도 어이없는 비극일 뿐이었다.
쾅!
“너 이 개자식!! 제정신이냐! 이 저능아 새끼! 네놈이 지금 무슨 짓을 한 것인지 알기나 해?!”
[정말 내 뜻이 아니다! 어제 그리 약속하지 않았나! 내가 왜……!]“현장에서 죽은 놈이 빙계 마법을 썼다, 이 개자식아! 적전 분열도 유분수지, 이 무슨 병신 같은 짓거리야! 정말 우리끼리 먼저 끝장을 볼까! 이 쓰레기만도 못한……!”
[정신 차려, 요르단! 내가 일을 꾸몄으면 그리 허술하게 했을 리가 없지 않은가!!]우김에 가까운 변명이었지만, 어찌 보면 당연한 말.
그 말이 요르단 발터마임의 이성을 조금이나마 돌아오게 해 주었다.
후우우.
“……전쟁이 끝난 후, 어제 약속한 것을 받아 내겠다. 더불어 만약…….”
으득.
“이 전투에서 한 번이라도 다시 1왕자 군이 주춤하거나 후퇴하는 기색이 보인다면, 그때는 여기서 먼저 결판을 보게 될 거야.”
[……명심하도록 하지. 더불어 나 역시 일을 그르친 배신자를 찾아내 그 목을 선물해 주겠다.]“흥. 퍽이나.”
통신구 안쪽에서 무언가 와장창 깨어지는 소리가 났지만.
[……이번은 참아 주지.]일그러진 표정의 후안은 그로서는 드물게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고, 그 모습 때문에 요르단은 끓어오르는 울화를 그나마 삭일 수 있었다.
* * *
“어떻게 벌인 일이냐?”
“놈들의 근간에 깔린 불신을 이용한 것뿐입니다.”
“그러니까. 그걸 어떻게 했냐는 말이다.”
“수도에 있을 때 매수해 둔 자입니다. 도박 빚이 꽤 많더군요. 부양할 가족도 많은데.”
로건이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폭발은?”
“스크롤을 썼습니다. 많이 팔더라구요. 빙하의 마탑에서.”
“……만약 놈이 살아서 잡혔으면 큰일 아니더냐.”
“상관없습니다. 놈은 의뢰자가 1왕자 쪽 사람인 줄 알고 있을 테니까요.”
“…….”
로건의 목소리는 덤덤했지만, 패드릭은 표정이 무거워지며 입을 다물었다.
“원래는 중앙전선에 있을 때 소강상태가 이어지면 써먹을 생각이었습니다만, 이렇게라도 썼으니 다행이죠. 어렵게 합의를 본 모양인데 또다시 신뢰가 깨졌으니, 이제 놈들이 서로를 완전히 믿기는 어려울 겁니다.”
“……정말 다행이구나.”
“예. 운이 좋았습니다.”
“그래. 정말 운이 좋았어. 네가 세운 계획이 처음 의도보다 더 좋게 풀린 경우는 거의 없었으니까 말이다.”
“윽! 아버지, 그건…….”
뼈 있는 한마디에 말끝을 흐리는 아들을 보며 패드릭은 다시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다시 써먹기는 어려울 테지?”
“……예. 놈들도 바보는 아니니까요.”
* * * 한 편의 활극 끝에 이어진 것은 이틀간의 침묵이었다.
그리고 그 후에 재개된 전쟁은 지난 두 번째 전투와 비슷한 모양새로 흘러갔다.
2왕자 군에서는 여전히 루터 카일이 본진을 지키고 요르단 발터마임이 전면에 섰으며.
1왕자 군은 위켄 칼리아가 전면에 섰을 뿐, 이틀 전에는 같이 선두에 섰던 후안 더글라스의 모습은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지난 이틀간의 침묵은 두 파벌이 하나의 결론을 이끌어 내기 위한 기간이었다.
– 일전의 2왕자 군 본진 습격은 맥라인의 소행이다.
하나 그렇게 표면적인 결론을 내렸음에도 이틀 전의 총력전에서의 모습은 나오지 않았다.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는 것이 여실히 보이는 모습.
그 모습에서 맥라인은 희망을 보았지만.
“전군 진격하라! 오늘 맥라인을 끝장낸다!”
다시 시작된 전투의 양상은 이전과는 사뭇 달랐다.
사유야 어찌 되었건, 두 파벌 지휘관급들의 각오가 전과는 확실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 이 이상 시간을 끌 경우, 또 무슨 변수가 생길지 모른다. 그게 맥라인의 짓거리건, 상대 파벌의 짓거리건.
서로 소리 내어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파벌 수뇌부 모두가 암묵적으로 인지하고 있는 사실.
어쩌면 오늘 이 자리에서 파벌 간 최후의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것.
그리고 그 전에.
– 맥라인은 확실히 지운다.
그것만큼은 확고한 합의가 되어 있었다.
전투의 시작은 두 번째 날과 비슷했다.
다만 그때와는 달리, 요르단은 기사들을 먼저 돌진시키고 그 뒤에서 틈을 노리려 했다. 그러나 이내 클레이튼의 그래비티 컨트롤이 앞에 누가 있건 말건 원하는 목표만 옭아맬 수 있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깨달으며 그때와 똑같이 집중포화를 견딤과 동시에 방어에만 전념하게 되었고.
위켄 역시 명백한 하수인 로건이 그와 대등하게 싸움을 벌일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며 이를 벅벅 갈 수밖에 없었다.
다만 달라진 것은 1왕자 군이 그때처럼 꼼수를 부리며 후퇴하지 않았고, 성벽 아래 시체가 쌓여 갈수록 성벽 위로 올라서는 적 기사들도 많아지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 작은 차이가 맥라인에게는 너무도 치명적인 틈을 만들어 냈다.
패드릭이 인식하기에 그것은 전투가 치열해지는 아주 당연한 과정에서 벌어진 불가피한 일일 뿐이었지만.
요르단 공작에게 집중포화를 퍼붓던 자경단 1~5조의 사이에 2왕자 군의 기사들이 난입하기 시작한 것이 문제의 시작이었다.
성벽 위에서 기사가 자신의 목을 노리는데 태연히 성 밖을 보고 석궁을 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자연히 요르단 발터마임을 향하던 집중포화가 일순간 느슨해졌고.
그 틈을 뚫고 초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이 두 번째 문제였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그 움직임이 성벽 위가 아닌, 어느새 동쪽 성벽 근처까지 와서 격전을 벌이던 로건과 위켄의 전장을 향했다는 것이었다.
소란스럽고 긴박한 전장.
줄곧 요르단을 주시하던 패드릭이 긴 거리를 뛰어넘어 그와 눈빛이 마주쳤다고 느낀 것은 착각일까.
자신을 보며 비릿하게 올라가는 입꼬리는 마치.
‘아들이 죽는 것을 지켜봐라.’
……라는 비웃음처럼 보였다.
그리고 패드릭은 아들이 자신보다 먼저 죽는 것을 절대 보고 싶지 않았다.
그랬기에 지시를 내리는 것도 잊고 곧장 놈을 향해 뛰어내렸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은 오직 하나.
놈을 막아야 한다. 내 아들을 살려야 한다.
하지만.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며, 최대한의 전력을 끌어낸 일격도 요르단이 뻗어 낸 막대한 화염 오러를 마주하는 순간 거품처럼 사그라들었다.
온몸의 포스가 뿌리째 뽑혀 나가는 듯한 과격하고 특이한 통증.
이미 한 번 겪어 본 적이 있고, 몇 주에 걸쳐 고생하게 했던 그 통증이 늦게나마 그의 이성을 돌아오게 했다.
‘그래. 오러에 맞서는 것은 미친 짓이었지.’
제 아들이 이상한 것이지 이게 정상이라는 것이 떠올랐지만, 이미 너무 늦은 뒤였다.
통증과 함께 사라진 포스가 선사한 무력감은 손끝 하나 까딱하기 힘들게 만들었으니까.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대로 자신을 끝장낼 것 같았던 공작의 손길이 순간 멈칫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동시에 넘실거리던 살기가 반감되고, 뻗어 낸 기운이 흔들리며 목이 아닌 팔다리로 향했다.
그리고 그 잠깐의 틈이 다른 사람이 끼어들 시간을 만들어 냈다.
“영주님!!”
너무나도 익숙한 음성과 함께 제 몸을 밀어 내는 손길.
반평생을 함께해 온 수하이자 친구의 얼굴이 보이는가 싶더니, 패드릭은 공작의 공격 범위에서 벗어났다.
“영주님을 도와라!”
“저 괴물을 공격해!”
콰콰콰콰쾅!
“빌어먹을……!”
거친 목소리가 폭음에 묻히고, 포스가 회복되며 온몸에 힘이 다시 돌아왔지만 패드릭은 웃을 수 없었다.
“흐, 다행입니다. 주군.”
입가에 핏물이 흥건한 채로 쓰러지면서도 자신을 보며 흐리게 웃는 부하. 아니, 친구.
헤인켈의 오른팔이 검과 함께 통째로 사라진 것이 두 눈을 아프게 파고들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