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or Of The Fallen Family RAW novel - Chapter (379)
379화
“무슨 눈빛이…….”
그 순간에도 초인적인 시력은 일그러지는 적장의 표정을 정확하게 잡아냈다.
적장 역시 이름값이 아깝지 않을 만큼 좋은 시력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정확하게 자신을 노려보는 눈빛에서 불길이 쏟아져 나오는 것만 같았다.
“신경 쓰지 마시오, 아밀 경. 나만큼은 아니라지만 검혼도 분명 정상은 아닐 테니까. 전면에 나서기에는 부담이 있을 것이오.”
신검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흘리며 부르델은 연신 화살을 쏘았다.
굳이 그런 말을 듣지 않아도 안다. 아무리 검혼이니, 대륙제일검이니 해도 이 거리는 자신의 거리니까.
– 경은 우리 왕국의, 아니 대륙 최고의 궁수입니다. 그 누구보다 빠르게 전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 조금만 참아 주시오. 전쟁이 시작되면 경의 이름은 온 대륙을 뜨겁게 달굴 것이오. 그리고 그 인내의 대가 또한 반드시 얻게 해 줄 테니.
부르델은 자신을 초인의 경지로 이끌어 주고, 부귀영화를 약속한 군주의 말을 다시 떠올렸다.
그에게는 다른 일행들처럼 왕을 향한 절대적인 충성심은 없었다. 그저 고마운 마음 절반, 그리고 화려하게 펼쳐질 미래에 대한 기대 절반으로 맥라인에 소속된 것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렇게 바라는 미래를 쟁취하기 위해서라도.
‘내 능력은 확실히 보여 줘야지.’
그러니 닿지도 않을 거리에서 자신을 노려보는 대륙제일검 따위는 사뿐히 무시해 주면 그만이다.
‘아니, 이제는 대륙제일검도 아니지.’
부르델은 검혼이 보란 듯이 대놓고 피식 웃으며 연신 완장을 단 기사들을 노렸다. 한 번에 세 발씩 쏘아지는 붉은 번개는 그의 의지에 따라 허공에서 방향까지 틀어 가며 목표를 꿰뚫었다.
물론.
‘……저자가 가까이 오면 튀어야지.’
가끔 퇴로를 확인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더하여 유사시에 자신을 보호해 줄 동지를 확인하는 것도.
“왕……, 아란 님.”
“걱정 마세요, 아밀 경.”
부르델의 뒤에 서 있던 에일렌이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서부 1군단장 참절검, 에곤 밀러. 그리고 아직 부상에서 회복되지 못했을 것이라지만 대륙 최강자 중 한 명인 검혼.
만만치 않은 상대였지만 에일렌은 대륙에 위명이 쟁쟁한 초인들과의 싸움을 오히려 기다려 온 듯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신검은 그 모습을 보면서도 웃지 못했다.
지난 충돌에서도 우위를 점했던 북쪽 성벽을 제외하고, 남과 서에 한 명씩, 그리고 이쪽 동쪽 성벽에만 두 명의 초인이 더 투입되었다. 대천 결계의 효력이 사라지더라도 쉽게 무너질 전력은 아닌 것이다.
게다가 오러유저 궁수라는 생각지도 못한 특이 전력 덕에 초전은 오히려 우세를 잡아 가고 있었다.
이미 기대치를 넘어선 선전.
하지만 완전히 낙관할 수는 없었다.
“검혼은 그렇다 치더라도, 에곤 밀러의 참격은 같은 오러블레이드도 두부처럼 가른다는 말이 있습니다. 서부 1군단을 맡은 이유가 있는 강자지요.”
“괜찮습니다.”
뭐가 괜찮다는 것일까.
아란이라 불린 자는 아무리 높게 봐주어도 오러유저 중급 이상은 아니었다.
반면 에곤 밀러는 오러유저 상급의 강자. 더구나 그 날카로운 오러블레이드는 상성을 가리지 않는 절대의 공격력을 가지고 있었다.
거기다 마법으로 위장하고 있는 듯하지만, 기감에 잡히는 신체 패턴을 보면 이 아란이라는 자는…….
‘아니, 지금 남녀를 따질 때가 아니지.’
종교적 특성상 과거의 그란디아 이상으로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 성국의 남자 신검은 한숨을 내쉬며 다시금 입을 열었다.
“제가 설명을 제대로 드리지 못했던가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자면 에곤 밀러는…….”
“충분히 들었습니다. 믿어 주십시오. 생각대로만 된다면 동쪽 성벽은 확실히 막아 낼 수 있습니다. 혹시나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검혼을 잡는다면, 아니, 충격을 누적시킬 수만 있어도 앞으로의 수성전은 더욱 유리해지겠지요.”
아무래도 작은 왕국 출신이기 때문일까. 자신감이 과했다.
아니면…….
‘숨겨 둔 초인이라더니, 경험이 너무 없는 거겠지.’
세상 넓은 줄 모르는 우물 안 개구리를 전장에 내보내는 건 너무 위험했다. 그렇다고 지금 억지로 훈계를 할 상황도 아닌지라, 그의 눈빛은 어두워질 수밖에 없었다.
‘이 전장의 한계는 뚜렷하다…….’
예상되는 미래가 그리 밝지 않았다. 하먼으로선 최악의 경우를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생각에 잠겨 있는 그를 아란의 목소리가 깨웠다.
“곧 성벽에 오르겠군요. 물러서시지요, 단장님.”
아군의 사기를 올리기 위해 나왔다가 개죽음을 당하면 그것처럼 우스운 일도 없을 것이다.
하만은 아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성벽의 뒤쪽으로 무겁게 발걸음을 옮겼다.
그 와중에도 부르델의 선전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 결과.
“죽여 주마! 쥐새끼!”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에곤 밀러가 그들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역시! 신검은 없다!’
에곤 밀러는 성벽에 올라서기 무섭게 눈알을 굴렸다.
지난번 검혼과 신검의 격전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았던 초인이 바로 그였다. 그랬기에 그 괴이하게까지 느껴지는 강함에 압도당하다 못해 공포감마저 느낄 수밖에 없었다.
– 허장성세다. 우리 군이 가까이 접근하면 신검은 사라질 터. 적극적으로 나서라.
그러니 검혼의 장담에도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장담하신다면 각하께서 선두에 서시라고 감히 말하고 싶었을 정도로.
과격하게 쏟아 낸 분노 섞인 외침 또한 그 공포감을 이겨 내기 위한 허세에 가까웠다.
하지만 가장 위험한 종자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에곤 밀러는 그 모든 감정을 눈앞의 궁수에게 온전히 쏟아부었다.
“뒈져!!”
제국의 군단장으로서, 그리고 백작으로서 찬란한 무명에 어울리지 않는 천박한 고함. 수십 년간 절대 강자로 군림해 오며 인식하지 못했던, 자신의 내면에 자리한 나약함과 부끄러움을 거부하고자 하는 발악이었다.
그 발악 같은 고함과 함께 모든 것을 끊어 버린다는 오러블레이드가 그 부끄러움마저도 끊어 낼 기세로 무섭게 휘둘러졌다.
꽈아아아아앙!
그 기대가 무색하게도 지축이 흔들리는 듯한 굉음과 함께 에곤의 앞을 막아선 건 얍삽한 활쟁이가 아니라 한줄기 붉은 기둥이었다.
“큭!”
“윽!”
주르륵 밀려 나간 에곤이 간신히 성벽의 끝에 발을 걸치고는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앞에 보이는 것은 기사치고도 작아 보이는 호리호리한 체형의 웬 애송이였다.
물론 그 앞에 내밀어진 검과 전신을 감싼 상서로운 붉은빛은 놈이 그냥 애송이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지만, 에곤에게는 그저 분노를 극대화시키는 방해물일 뿐이었다.
‘오러조차 조절 못 하고 줄줄 흘려 대는 놈이!’
뿌드득 이를 간 에곤은 그대로 땅을 박차며 돌진하는 추진력을 그대로 살려 검을 가로로 휘둘렀다.
모든 것을 베어 낼 듯 위협적인 오러블레이드가 5m가 넘게 쭉 뻗어 나갔다.
눈앞에 적 두 명을 동시에 범위 안에 넣는 참격.
같은 오러유저들을 상대로 지나치게 힘을 낭비하는 것 같았지만 그는 자신이 있었다.
자신의 특성은 같은 오러조차 잘라 버리는 ‘단절’. 좀 전에는 허를 찔려 날(Blade)이 아닌 검면을 두들겼기에 막혔던 것에 불과하다.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쩌어어어어엉!
요란한 굉음과 함께 오러블레이드라기보다는 몽둥이처럼 보이는 투박한 붉은 오러가 다시금 그의 참격을 막아 냈다.
“허!?”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에곤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냥 애송이가 아니다!’
가슴이 서늘해지는 느낌에 절로 멈칫한 순간, 뒤쪽에서부터 세 줄기 붉은 번개가 그를 향해 쇄도했다.
장거리에서는 전혀 위협이 되지 않았지만, 이 지근거리에서는 제법 빠르게 느껴지는 붉은 화살.
그러나 오러유저 상급의 경지는 쉽게 얻은 게 아니었다.
“웃기지……!”
타다당!
“……마라!”
뒤늦게 움직인 그의 검이 쇄도하는 화살들의 단번에 쳐 내며 오히려 거리를 좁혔다.
방금의 경험으로 하나는 확실해졌다.
‘활쟁이는 잘해야 초급.’
신경 쓸 수준이 못 된다.
이번에는 한껏 줄어든, 그러나 더욱 응축된 그의 오러블레이드가 좀 전보다 훨씬 영롱한 빛을 내뿜으며 눈앞을 가로막은 호리호리한 놈을 세로로 양단했다.
꽈아아아아앙.
둔중한 손맛에 이어지는 짜릿한 충격. 그 생소한 느낌에 에곤은 당황하며 다시금 뒤로 물러섰다.
“대체 어디서 튀어나온……!”
무심결에 튀어나온 자신의 목소리에야 가까스로 분노를 가라앉히고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래. 대체 어디서 갑자기 초인이 둘이나 나타난 거야?’
“참절검? 자르고 끊어 내는 검? 별거 없네.”
여유로운 표정으로 도발하는 적의 모습은 오히려 그에게 차분함을 되찾아 주었다.
성국이 숨겨 둔 초인일 리는 없다. 그랬다면 초전에서 이미 모습을 드러냈을 테니까.
이제 와 모습을 드러냈다면, 주변의 어딘가에서 지원을 온 초인일 것이다. 살벌한 감시망을 피해 뒤늦게 전장에 합류한 듯했다.
하지만 그 외모가 너무 생소했다. 자신의 참격을 막아 내는 실력이라면 결코 이름 없는 자가 아닐 텐데…….
에곤이 신중한 눈빛으로 ‘적’을 향해 검을 겨눴다.
“네 놈들, 어디 출신이지?”
“성국.”
“웃기지 마라!”
“믿기 싫으면 믿지 말든가.”
“출신조차 밝히지 못할 정도로 부끄러운가?! 그 실력이 아깝다!”
“제국의 군단장이 입만 살았군. 겁이라도 나나?”
그와는 다르게 한없이 가벼운 태도로 임하는 적의 모습이 에곤의 분노를 다시금 부채질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참격을 막아 내는 적을 앞에 두고 흥분할 정도로 어리석지는 않았다.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도 없는 자가 초인이라. 흐, 그렇다면 그 밝히지 못한 이름과 함께 여기서 묻어 주마.”
에곤의 검 끝이 다시금 영롱하게 빛남과 동시에 그의 몸이 공간을 단축하듯 적들을 향해 쇄도했다.
‘생각보다 강해!’
에일렌 역시 적에게 보인 표정만큼 여유롭지는 못했다.
적의 특징에 대해 듣고서 일행들의 반대에도 일부러 자원한 배치였다. 자신의 특성인 불굴의 성채라면 참절검은 능히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충격이 컸다. 두 번째 충돌 때부터는 자칫 잘못했다간 바로 내상을 입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집중도의 차이…….’
검을 비롯하여 전신에 퍼져 있는 그녀의 오러와 검에 집중된 에곤의 오러.
그 차이가 짐작보다 더 큰 탓인 듯했다.
그리고 그것을 안다 해도 한계가 있었다.
불굴의 성채는 그녀 자신이 스스로 강해져 세상에 똑바로 서기 위해 만들어진 특성. 그녀가 원한다고 해도 전신을 감싼 오러의 갑옷을 완전히 걷어 낼 수는 없는 비유동적인 특성이었다. 그나마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힘을 검에 집중시킨다 해도 그 차이를 줄일 수는 없었다.
쾅!
스각.
한 번의 참격을 다시 막아 냈지만, 이어진 변식은 그녀의 방어막을 뚫고 팔에 옅은 상처를 남겼다.
콰아아앙!
그리고 이어진 연격에는 전신으로 충격을 흘려 내며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흥!”
고작 이 정도인가.
오만한 콧바람과 함께 다시 떨어지는 붉은 참격은 그녀에게 계속해서 피해를 강요하고 있었다.
그렇게 몇 번의 수를 경험한 끝에 에곤은 더 이상 그녀의 검과 맞부딪치지 않고 빈틈을 노리는 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스각.
푸슉.
샥.
전장에서는 제대로 들리지도 않는 자그마한 소음이 쌓일수록 에일렌의 전신에는 상처가 늘어났다.
에곤이 그녀의 특성에 대해 완벽하게 눈치를 챘다는 증거였다.
도중에 부르델이 전장을 이탈하여 사라졌지만, 그들은 이제 온전히 서로에게만 집중하고 있었다. 극상성의 특성을 지닌 적수를 무시하고 다른 곳에 신경을 쓰기에는 눈앞의 적이 만만치 않았다.
“어디, 언제까지 그렇게 버틸 수 있을까!?”
냉소 섞인 적의 목소리가 에일렌을 압박했지만, 수세에 몰린 상태에서도 그녀의 눈빛은 차분하기만 했다. 아니, 오히려 무언가 생각에 잠긴 듯 깊게 가라앉은 눈은 상대를 응시하지 않고 있는 듯했다.
‘버틸 만해. 이상하게도.’
그랬다.
경지는 한 수 이상 차이.
특성의 상성도 적의 우위.
하지만 이상하게도 버틸 만했다.
그리고 에일렌은 자신이 이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막연하게 짐작하고 있었다. 눈앞의 결과는 그 짐작을 확인시켜 준 것에 불과했다.
‘왜?’
1차적인 이유는 짐작하기 쉬웠다. 아마 왕국 연합 전쟁에서 완전히 틀을 잡은 그녀만의 운신법, ‘깃털 걸음’ 덕분일 터였다.
그녀의 전신을 감싸는 수십 겹의 오러장막의 진동을 귀신 그림자에 더한 방어형 운신법. 검공의 경험과 그녀의 재능, 그리고 신검 비전의 포스코어에서 비롯된 막대한 포스 지구력으로 만들어 낸 그 특기가 충격의 9할을 감소시키며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에일렌은 에곤 밀러의 특성에 대해 들었을 때부터, 막연한 기대를 품고 있었다. 자신의 특성과 극상성에 있는 그의 능력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깨닫게 해 줄 거라고.
그리고 불과 이십 대 중반에 오러유저 중급에 오른 천재의 재능은 그 자신의 목표와 기대를 훌륭하게 충족시켜 주었다. 적의 공격에 의해 자꾸 갈라지고 무너지는 오러가 실시간으로 변형되는 말도 안 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신체를 겹겹이 둘러싼 수십 겹의 막이 충격에 갈라지더라도 곧바로 달라붙을 수 있도록 끈적끈적하게 변이되어 가는 오러.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전장의 한가운데, 생사를 건 대결의 순간이라는 것도 잊어버린 듯 집중한 천재의 집념은 이내 완전한 결실을 맛보았다. 빈틈을 노리고 쏘아진 얕은 검격이 어느 순간 그녀의 오러를 뚫지 못하고 흩어지게 된 것이다.
“됐다!”
자신도 모르게 환호성을 지르는 그녀의 몰골은 처참하기 그지 없었다. 전신의 갑옷은 이미 넝마처럼 갈라져 있었고, 얼굴을 비롯해 급소들만을 간신히 보호했을 뿐 팔다리 곳곳에는 얕은 검상이 거미줄처럼 퍼져 있었다.
그런 몰골로 환호성을 지르는 것이 우스워 보일 만도 했지만, 에곤의 표정은 오히려 잔뜩 일그러지고 있었다.
“이런 빌어먹을 놈이…….”
그 역시 좀전의 일격이 막힌 것이 어떤 의미인지 단번에 파악할 수 있었다. 이제는 제대로 된 정타가 아니라면 적을 베어 낼 수 없다는 것을.
까다로운 적이 더욱 까다롭게 진화한 것이다.
그런데 그 순간, 그들의 뒤쪽에서 노회한 음성이 들렸다.
“그만. 도망친 궁수를 잡아라, 에곤. 여기는 내가 맡겠다.”
어느새 다가오는 길 전체에 시체 더미를 쌓아 올린 자, 검혼의 목소리에 에일렌의 표정이 굳어졌다.
‘버티기만 하면 돼. 버티기만.’
이미 작전은 모두 짜여 있다. 더하여 방금 에곤 밀러를 상대하며 얻은 성과 역시 상당하다.
끈적끈적한 물성을 더한 그녀의 오러는 불굴의 성채를 몇 배는 더 강화시킬 것이고, 포스 지구력 역시 월등하게 만들 테니까.
그 반작용으로 오러를 날카롭게 다듬어 공격력을 높이는 길은 확실히 물 건너갔지만, 그녀는 단점을 고치는 것보다 장점을 극대화하는 편을 택한 것이다.
거기다 검혼의 검 끝에 간신히 매달리듯 자리한 물 한 방울 같은 희미한 오러가 그 자신감을 부추겼다.
‘확실히 부상을 회복 못 했어.’
그러나.
“처음 보는 처자인데, 왜 남장을 하고 있을까. 그 실력이 아깝게.”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한 섬뜩한 눈빛은 그 자신감을 한순간에 반감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