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or Of The Fallen Family RAW novel - Chapter (53)
53화
“……왜? 왜 안돼?!”
[미스릴은 돈이 있다고 살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금전적인 가치는 말씀하신 정도지만, 그 물량이 워낙 희소해서…….]“없어서 못 산다는 말이야?”
그래도 돈이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었다.
[굳이 따지자면 그렇다고 할 수 있지요. 100㎏이라니, 그 정도 대량 구매는 돈뿐만 아니라 권력이 필요합니다].전생에서는 미스릴을 구경도 하기 힘든 용병이었던 로건으로서는 모를 수밖에 없는 이야기였다.
“허……? 권력?”
느닷없이 닥쳐온 현실적인 장애물에 로건은 당황했다.
하지만 그는 이내 해결책을 하나 떠올렸다.
“검공 정도면 그 권력, 충분하겠지?”
[예?! 하지만 그분이 나서 주실까요? 고작 거래 관계일 뿐인데…….]필립이 의구심을 표했지만, 로건이 생각하기엔 그와 검공이 ‘고작 거래 관계’는 아니었다.
필립에게는 자세히 설명하지 못했지만, 검공은 분명히 그에게 단순한 구매자와 판매자 관계 이상의 호의를 가지고 있는 것이 확실했다.
“밑져 봐야 본전이야. 한번 얘기를 해 봐야겠어.”
[괜히 쌓아 놓은 신뢰마저 잃을까 걱정됩니다.]“한 번 부탁해서 사라질 신뢰라면 없는 거나 마찬가지야. 일단 물어나 봐야지.”
여전히 걱정스러운 표정의 필립을 뒤로 한 채, 로건은 바로 통신구에 다른 좌표를 입력했다.
받아 둔 이래로 단 한 번도 써 보지 않은 좌표이기에 걱정은 되었지만,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연결되었다.
[펠릭스 에스페란자 공작님의 저택입니다. 연결 좌표가…… 맥라인? 자,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여기가 어디야? 아는 사람? 웬 시골에서…….]조금은 불쾌한 말이 들리긴 했지만, 좌표는 확실한 것 같았다.
그리고 30여 분 뒤.
[고, 공작님이 벌써?] [이런 썩을. 이런 촌구석에 중요한 사람이 있었어?] [야, 통신구 아직 켜져…….] [아! 나 망했…….] [죄, 죄송합니다! 공작님이 곧 오신답니다.]통신구 너머로 들려오는 시끌벅적한 소란 끝에 낯익은 얼굴이 보이고, 이내 익숙한 음성이 들려왔다.
[오랜만이구나, 로건.]“그간 별일 없으셨습니까, 공작님.”
[그래. 기껏 한 수 가르친 놈이 소식 한 통 없었던 것 빼고는 무탈했다.]검공의 속이 생각보다 좁은지 그가 은근한 서운함을 내비쳤다.
“하하하. 제가 어떻게 공작님께 사적인 안부를 전하겠습니까. 저도 주제라는 것을 아는 놈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얼굴이 두꺼워진 로건의 부드러운 미소는 그 정도에 흔들리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말은 뻔지르르하게 잘하는구나. 뭐, 마침 잘 연락했다. 안 그래도 감사 인사라도 할까 했으니.]전혀 예상치 못한 말에는 철판을 깔았던 로건의 표정 역시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예……에?”
무슨 감사 인사? 내가 나도 모르게 뭘 했나?
아니면 감사 인사를 빙자한 협박인가? 왜 이제야 연락했냐고?
짧은 순간 온갖 생각이 로건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데.
[안사람에게 태기(胎氣)가 있다. 아니, 이미 3개월이 넘었으니 내 수십 년 염원이 이뤄진 것이나 다름없다. 다 네 덕분이다.]더없이 환한 표정의 검공의 얼굴이 그 모든 근심을 날려 버렸다.
“헙! 추, 축하드립니다! 공작님!”
[그래, 고맙다. 네 덕분이다.]“그게 왜 제 덕분이겠습니까. 공작님께서 직접 힘…… 읍!”
제멋대로 굴러가던 혓바닥이 필사적인 이성의 몸부림에 간신히 움직임을 멈췄다.
“크흠. 하, 하늘의 복이지요.”
[크하하하. 간덩이가 부은 말투는 그대로군. 그래, 하늘의 복이고 내가 힘쓴 덕분이기도 하지. 하지만 그전에 네 덕분이다. 정말 고맙구나.]“아…… 하하.”
검공은 여전히 신분에 맞지 않게 솔직하고 담백한 어투였다.
그 계산 없는 온전한 기쁨과 감사의 인사에 로건의 얼굴에도 자연스레 미소가 걸렸다.
“제가 좋은 타이밍에 연락을 드린 것 같아 다행입니다.”
[그래. 안 그랬으면 내가 치도곤이라도 내리려 했다. 중압검을 제대로 익혔는지 알아야 다음 기술을 전수해 주든 말든 할 것 아니냐.]“하하. 말씀만이라도 감…… 쿨럭. 예? 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왜, 싫으냐? 진짜 말만 하고 말까?]“아, 아닙니다. 그렇다면야 저야 감사하지요!”
로건은 얼떨떨한 와중에도 얼른 손을 내저었다.
[그래. 거절은 안 하는 성격이지. 그러니 아이가 태어나면 한번 다시 수도에 올라오거라. 안사람도 너에게 따로 감사 인사를 하겠다고 하니. 내 거하게 파티를 열어 주마.]“하하. 무슨 파티까지요. 그건 정말 말씀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럼 기술 가르쳐 주지 말까?]정중히 거절하려던 로건의 생각은 그 한마디에 깨끗이 사라졌다.
“……무슨 파티입니까? 드레스 코드는요? 원하시는 대로 맞춰 가겠습니다. 치마만 참아 주시면…….”
[푸하하하. 그래, 그래야 너답지.]그러니까 그 저다운 게 뭘까요, 대체?
후우.
‘나쁜 일은 아니지만 이 시점엔 곤란한데.’
괜한 용건으로 통신을 걸었다가 엄한 일로 시간을 낭비하게 생겼…….
“으아압! 공작님. 죄송한데 파티는 파티고, 그 전에 미스릴을 좀 구할 수 있을까요?”
검공이 전한 갑작스러운 소식에 휘말려 가장 중요한 용건을 잊을 뻔했다.
[미스릴? 돈도 많은 녀석이 그냥 사면 되지 않느냐?]“그게…… 100㎏ 정도가 필요해서 말입니다.”
[……100㎏? 100g이 아니고?]“옙. 그래서 연락드린 겁니다.”
[허어. 권력이 필요하다는 거구나.]다행히 검공은 용건을 한 번에 알아들었다.
[네가 돈을 그렇게나 벌었더냐? 허허. 그 약이 정말 엄청난 물건이었구나.]비록 약간의 오해가 생겨나긴 했지만, 일일이 설명하기도 뭐했던 로건은 웃음으로 대충 넘어갔다.
[그래. 뭐 돈이야 있다 치고, 그 많은 걸 다 어디에 쓰려고?]“그동안 고생한 기사들에게 미스릴 합금 무구라도 만들어 주려고 합니다.”
[일반 기사들에게? 미스릴 무구를?]“예.”
[……허허허. 내가 네 배포를 과소평가했구나.]“……예?”
[나 역시 일반 기사들에게는 그 정도 투자를 하지 않거늘. 정말 특이한, 아니 대단한 녀석이야.]어쩐지 오해가 점점 커지는 느낌이었다.
[좋다. 확실히 마음에 들어. 네 녀석은 거둘 가치가 있구나.]곡식도 아니고 뭘 거둔다는 건지, 로건이 의아해하는 순간.
[내 발 벗고 나서 주지. 수도에 있는 네 녀석의 부하를 도와주면 되겠느냐?]기다렸던 말이 떨어지자 로건의 허리가 자동으로 굽혀졌다.
“감사합니다, 공작님.”
[허허허. 뭐 어려운 일도 아닌데. 대신 아이가 태어났을 때 열릴 파티에는 꼭 참석하거라. 그리고 그때 즈음해서는 딱딱한 호칭 대신 스승님이라 불러 주면 좋겠구나. 그전에도 가능하면 종종 연락하고.]“……예?”
[그럼, 일이 성사되는 대로 다시 연락하거라.]치지직.
무언가 쑥스러운 표정의 검공의 모습을 끝으로, 통신이 일방적으로 끊어졌다.
멍한 표정의 로건은 한참 뒤에나 주먹을 불끈 쥐고 돌아섰다.
그리고.
“우와아아아!”
아무도 듣지 않는 공간에서 기쁨의 고함을 질렀다.
‘검공의 제자라. 좋지, 좋아.’
지난 인연을 빌미로 작은 부탁을 하려 했을 뿐인데 황금빛 동아줄을 붙잡게 되었다.
로건은 날아갈 듯한 기분을 숨길 도리가 없었다.
‘하마르가 석궁이랑 타운 관련 일을 다 마치고 나면 미스릴도 맡겨야지.’
설레는 마음에 바로 하마르에게 찾아갈 뻔했지만, 간신히 그 발걸음은 멈출 수 있었다.
‘휴가는 지켜 주자고.’
지난번에 잠시 쉬다가 돌아왔을 때 더 효율이 높았다는 것을 로건은 아직 기억하고 있었다.
모든 사람이 자신처럼 쭉 달릴 수는 없다는 것도.
그러니 그저 미래에 시킬 일을 마음속에 생각해 두고 있을 뿐이었다.
‘이 얼마나 자비로운 고용주인가.’
로건은 스스로가 한 발 더 성장한 느낌에 뿌듯함을 느꼈다.
물론 그 순간 낮잠을 자던 드워프가 악몽을 꾸고 놀라 벌떡 일어난 것도, 숙소 밖에 소금을 뿌리고 침을 뱉고 있다는 것도 그는 알지 못했다.
* * *
“병사로 재계약…… 말입니까?”
카이의 떨떠름한 목소리에는 이유가 있었다.
테스론과의 전쟁을 준비하기 위해 고용했던, 이른바 로건 용병대의 계약 기간이 끝나가는 시기에 고용주가 특이한 제안을 해 왔기 때문이었다.
“그래. 특별히 자네에게는 훈련 교관 자리를 맡길 거야. 기사에 준하는 대우를 해 주지. 다른 이들도 원한다면 다 정규 병사로 채용해 줄 거야.”
카이를 제외한 다른 이들은 고작 C급 용병이었다.
그것을 생각하면 파격적인 제안이기는 했지만 그렇기에 더욱…….
“하려는 이가 없을 겁니다. 월봉이 확 깎일 것 아닙니까.”
“대신 안정적이지.”
“글쎄요. 그냥 장기 계약하고는 또 다른 이야기니까요. 한군데 묶이는 것이 싫어 용병 생활을 하는 이들도 분명히 있습니다.”
“자네도?”
“저야 기사급 대우라면 만족하지요. 교관 노릇도 어느 정도 적성에 맞는 것 같고요. 그리고…….”
“그리고?”
“이 가문이 발전할 모습도 옆에서 지켜보고 싶구요.”
그 대답에 로건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그 후에 떨어질 떡고물을 원하는 것은 아니고?”
“뭐, 그런 마음도 좀 있지요.”
“그래, 좋아. 자네만 확실히 잡을 수 있다면 다른 녀석들은 뭐 2년 정도 장기 계약으로 묶으면 되겠지.”
“혹시나 거절하는 사람이 있다면…….”
“거절은 거절이야. 왜인지는 알잖아?”
“역시…… 그렇군요.”
이유는 하나, 연사 석궁 때문이었다.
언젠가는 세상에 퍼질 것이 분명하다 해도 아직은 아니다.
용병대 중에 1년 계약으로 끝내고 싶다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한들, 로건은 그들을 놓아 줄 생각이 없었다.
‘울브스처럼 벌써 관심을 가진 이들이 있다 해도, 한 번의 성과만으로는 아직 미심쩍을 거야.’
하지만 내전이 시작되고, 맥라인 가문이 또 한 번의 성과를 거두게 된다면 얘기가 확 달라질 것이다.
‘첩자가 들어올 수도 있고, 도난을 당하거나 전시에 분실할 수도 있겠지. 뭐든 다 막을 수는 없을 거야.’
늦어도 내후년쯤에는 석궁이 필연적으로 세상에 퍼진다고 봐야 했다.
그러니 그전까지는 확실히 단속하겠다는 뜻이었다.
“반발하는 놈들이 나올 겁니다.”
“찍어 눌러. 그 정도는 할 수 있잖아.”
“그래도…….”
“단, 그 후에도 떠나고 싶다면 절대 상관하지 않겠다.”
“정말이십니까?”
“그래.”
카이의 에메랄드빛 눈동자가 의구심을 담고 그를 직시했지만, 로건은 피하지 않았다.
“진심이시군요.”
“난 항상 진심이야.”
“……2년 안에 전쟁이라도 일으키시려는 것은 아니구요?”
조심스러운 카이의 물음에 로건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난 전쟁광이 아니야.”
그냥 어쩔 수 없이 전쟁을 치러야 할 때가 오는 것뿐이지.
“명을…… 따르겠습니다.”
로건의 미소에 담긴 뜻을 파악하지 못한 채, 카이는 다시 로건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일단 병사 훈련부터 시작해 보자고.”
“예.”
“곧 훈련병을 천 명 정도 더 뽑을 예정이고, 기존 병사들까지 합쳐서 기본 무술은 물론 석궁기마병 훈련까지 다 시킬 거야.”
“……예?”
정식 훈련 교관이 되고 받은 첫 업무는, 카이의 생각보다 더 당황스러운 명령이었다.
* * *
– 병사 모집 공고. 자격 조건 16~20세 남아. 맥라인 성과 테스론 성에서 간단한 테스트 후…….
이른바 ‘황무지의 기적’은 로건과 맥라인 가문에 대한 신뢰를 한없이 높여 놓았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당장 먹고살 방법이 해결된 건 아니었다.
식량 배급도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는, 내년까지 계속된다는 말도 믿지 못하는 사람이 다수인 마당이었다.
그러니 해당 나이 또래의 자식이 있는 영지민들은 하나같이 자식들이 병사에 지원하기를 바랐다.
심지어.
“동쪽 마을 릭의 아들 롬입니다. 올해 열여섯…….”
“뭔 열여섯이야! 암만 봐도 열세 살도 안 되어 보이는구만!”
“서쪽 마을 판의 아들 라움입니다. 올해 열여섯입니다!”
“에이, 열다섯이잖아! 식량 배급 때 호구조사 끝난 거 몰라? 이 사람들이 왜 이래?!”
나이를 속여 가면서까지 자식을 병사 모집에 넣으려는 부모들도 속출했다.
“굳이 이렇게 많이 뽑아야 하셨습니까? 병사는 관례대로 20세 기준으로 기사의 열 배수 정도만 뽑아도 지금으로선…….”
“내가 알아서 한다고 했지?”
“……넵.”
드웨인이 또다시 잔소리를 해 대기 시작했지만, 누가 뭐라건 병력의 확충은 필수 과제였다.
로건은 다소의 부작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이 방향성을 바꿀 생각이 없었다.
오히려 대상이 너무 한정적이라 아쉽기까지 했다.
‘마음 같아서는 여자아이들도 가리지 않고 뽑고 싶은데. 우리 왕국에서 지금 그랬다가는…….’
잠시 실제로 그렇게 했을 시 터져 나올 어마어마한 반발을 상상해 본 로건이 몸서리를 쳤다.
영지 내의 반발이야 어떻게 해서든 무마할 수 있을지라도, 향후 직접 충돌하고 정복해 나가야 할 왕국 내 다른 영지 귀족들의 거센 반발은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제국에는 여기사들도 많았는데.’
새삼 이 나라의 오래된 남존여비 사상, 그 고루한 문화가 아쉽기만 했다.
‘아예 왕국 전체를 점령하면 몰라도……. 아니, 그래도 안 되려나.’
로건이 고개를 저어 현실성 없는 잡념을 털어 냈다.
‘어차피 병사의 수가 중요한 것은 아니야. 중요한 것은 기사가 될 수 있는 자질이 있는 녀석들을 뽑는 것이다.’
이번 병사 모집은 먼 미래를 보는 일이었다.
당장 병사들의 수가 많아져 봤자 그들은 어차피 보조 역할에 불과했다.
석궁을 들려 준다는 가정을 한다 해도 사실 천 명 정도만 더 있으면 되었다.
어차피 내전은 정예로 치러야 할 전쟁이니까.
내전까지 1년 정도 남은 시기, 이 이상은 너무 과도한 욕심이었다.
당장 이번 모집만 해도…….
“2천 명도 넘게 몰렸습니다. 맥라인 성만 천 명이 넘습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행정 처리가 마비되고…….”
“기사들이 병사들은 자신들 휘하이므로 자신들이 뽑겠다고 서로 나서고 있습니다. 테스론이라도 가겠다고 하는데…….”
가신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하는 통에 로건은 손을 들어 그들의 말을 멈추었다.
“기사들은 훈련이나 잘 받으라고 해. 맥라인 성부터 내가 직접 한다. 물론 드웨인 자네와 페란, 루겔. 이렇게 셋도 같이.”
“끄으응. 저는 왜?”
“그럼 나 혼자 하리?”
원래 기사들의 업무인 데다가, 하고 싶어서 환장한 기사들이 넘쳐나는데 왜 행정관들한테?
지명받은 이들의 억울한 시선들이 한순간에 몰렸지만, 로건은 흔들리지 않았다.
‘새로운 기준으로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 갈 병사들이야. 기존의 고정관념을 가진 기사들은 안 돼.’
그렇기에 지금부터 확실하게 기준을 세우는 것이 중요했다.
“병사들 지금 다 기사 수련생 취급이지?”
“예. 물론 훈련을 포기한 이들도 있습니다만, 일단 규정상으로는…….”
“기존 병사 중에서 포기한 이들은 빼고, 새로 뽑을 병사 중에서 재능 있어 보이는 애들과 근성 있는 애들만 따로 뽑아서 같이 묶어 둬. 기사수련생 부대를 만들 거야.”
“예? 그럼 다른 병사들은요! 다 집에 돌아가라는…….”
드웨인이 펄쩍 뛰자 로건은 곧바로 그의 말을 바로잡아 주었다.
“아니. 상비군을 따로 만들어야지. 언제까지 경비대나 마을 자경단으로 치안을 유지할 거야? 가능성 없는 이들까지 기사 수련생이라는 명목으로 맨날 훈련만 시키고. 그것도 인력 낭비야.”
“……그래도 나름대로 가능성이 있다고 뽑힌 병사들입니다만.”
“그 기준. 내가 다시 만들 거야.”
“예?”
다시 무어라 말이 길어질 것 같은 모양새에, 로건이 재빨리 손을 내저었다.
“자세한 상황은 따로 말해 줄 거야. 두 가지만 기억해. 상비군을 만든다. 그리고 기사 수련생이 될 만한 이들은 내가 따로 판별해서 뽑는다.”
“영주님이 허락…….”
“내가 누구?”
“……하시겠지요. 마음대로 하십시오.”
한숨을 쉬는 드웨인을 보며 로건은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