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or Of The Fallen Family RAW novel - Side story (12)
외전 12화. 클레이튼 락톤 (1)
*전생
“탑을 떠나야겠다.”
“스승님!”
갑작스러운 말에 수제자 그릭이 놀란 표정으로 소리를 질렀다.
두 번째, 세 번째 제자인 에난과 트루스의 반응 역시 마찬가지였다.
“안 됩니다, 스승님!”
“그러시면 스승님의 연구에도 차질이 생깁니다!”
이해할 수 있는 일이었다.
‘걱정되겠지.’
마법은 자연의 힘을 움직이는 이능이기 이전에 막대한 돈을 잡아먹는 학문.
거기다 대지 계열 마법사 중에서도 비주류인 골렘 마법은 더욱 심한 축에 속했다. 시전할 때마다 값비싼 마정석이 필요한 마법이었으니까.
그런데 풍족하진 않아도 매달 연구비가 나오는 대지의 마탑을 떠난다니?
“복안이 있으신 겁니까?”
없다. 그냥 한창 마법에 매진해야 할 너희들이 개고생을 하는 것이 보기 싫었을 뿐이다.
……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나도 5서클의 마법사인데 어디 가서 자리 하나 못 잡겠느냐. 탑주의 손에 학파가 놀아나게 하느니, 독립하는 것이 낫다. 탑주도 어쩌면 그걸 바랄 테고 말이다.”
없는 말은 아니었다.
자신을 견제하는 대지의 마탑주 레디오스 그라테의 수작은 이미 탑 내에서도 유명하니까.
제자들이 개고생, 속된 말로 뺑이 치고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 아닌가.
“레디오스 마탑주는 속이 너무 좁다. 계속 여기 있다가는 너희도 너희지만 나도 더 이상 성취가 어려워질 것 같아서 그런다.”
이것 역시 이유 중 일부에 속했다.
경지에 오를수록 마음의 평안이 필요한데, 레디오스 마탑주의 수작 때문에 매번 속이 뒤틀리고 있었으니까.
다행히.
“그러시다면야…….”
“따르겠습니다.”
제자들은 더 이상 토를 달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불안할 텐데, 고맙게도…….
“미래가 불안하지 않느냐? 탑에 남고 싶다면 남아도 된다. 탑주가 미워하는 것은 나뿐이니…….”
“에이, 말마따나 5서클 마법사신데 저희를 굶기지는 않으시겠죠.”
“그럼.”
“스승님이 직접 막노동 업계에 뛰어드시면 저희를 다 합친 것보다 수당을 열 배는 받으실 겁니다.”
염려 섞인 말은 이어진 제자들의 너스레에 묻혀 버렸다.
다른 마법사가 들었다면 5서클 마법사를, 그것도 스승을 공사판에 보내겠다는 농담에 기함했을 것이다.
보수적인 마법사 사회의 분위기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클레이튼의 거대한 덩치와 험악한 인상은 그를 잘 모르는 이들에게는 성격 역시 살벌할 것이라는 편견을 심어 주곤 했으니까.
하지만 클레이튼의 실제 성격은 정반대였다.
“……고맙구나, 모두.”
그 농담 속에서 자신을 걱정시키지 않으려는 제자들의 마음을 느낀 클레이튼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것이 부끄러워 애써 천장을 향해 고개를 드는데, 눈치 빠르게 스승의 마음을 안 그릭이 바로 화제를 돌렸다.
“그런데 어디로 가실 겁니까?”
“……제국으로 가야겠지.”
그 말에는 제자들 모두가 흠칫할 수밖에 없었다.
“제국……이요?”
소심한 성격의 제자 에난이 자신도 모르게 반문할 만큼 충격적인 말.
하지만 클레이튼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래.”
“꼭 그러셔야 할 이유가 있습니까? 그냥 그란디아 내 다른 대귀족의 영지에 가도 되지 않겠습니까. 발터마임 공작가만 해도 영지에 마탑을 만들 준비를 한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다른 모두의 의문을 대신해 그릭이 물었지만, 클레이튼은 무거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그게 문제다.”
“예?”
“나라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어. 조만간 큰일이 일어날 거라는 이야기가 고위층에 돌고 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폐하께서도 연로하신데 아직 후계도 정하지 않으셨으니까.”
“그 말씀은…….”
“쉿. 굳이 재앙을 입에 담을 필요는 없다.”
그렇게 말을 끊었지만, 그 순간 제자들의 눈빛이 변했다.
– 후계를 놓고 벌이는 내전.
마법사답게 쉽게 추측한 것이다.
그리고 흔들리는 그들의 눈빛을 보며, 클레이튼은 다시 한번 확언했다.
“우리는 제국으로 간다. 너희 사제들에게는 너희가 대신 말을 전하거라. 나는 독립을 위해 할 준비가 있으니.”
“……예.”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골렘 학파의 미래가 결정되었다.
* * *
대지의 마탑을 떠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독립을 얘기하자마자 레디오스 마탑주가 얼씨구나, 잘됐다! 하며 두 팔을 벌려 환영한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돈이나 무언가를 지원해 주지는 않았기에, 클레이튼과 열 명의 제자는 아주 가벼운 짐만 들고 마탑을 떠나 수도 그랑을 벗어났다.
“챙겨 갈 게 없으니 마차도 필요 없고, 이 얼마나 좋은 일이냐.”
사실은 마법 실험으로 봉록을 다 써 버린 탓에 말을 살 돈도 없는 상황이었지만, 클레이튼은 애써 농담을 던지며 제자들을 이끌었다.
그렇게 노숙을 하게 된 첫날.
한두 방울씩 쏟아지는 비를 보면서도 억지로 웃어 보이는 클레이튼의 모습에, 제자들의 얼굴에도 억지웃음이 떠올랐다.
아무리 대지 마법으로 쉽게 임시 움막을 짓고 잘 곳까지 마련할 수 있다 한들 그것이 평소 묶던 마탑의 숙소보다 좋을 리는 만무했으니까.
더군다나 이렇게 비까지 오는 날이면 더더욱.
하지만 다들 서로를 위로하기 위해 짓는 웃음임을 알기에, 어색한 미소는 이내 진짜 미소로 변했다.
“나름대로 운치가 있습니다, 스승님.”
“매일 연구만 하시다가 이렇게 밖에서 비를 맞아 보니 기분이 좋지 않으십니까?”
“저희는 공사장에서 많이 맞아 봤는데 말입니다.”
와하하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
하지만 그 운치와 여유도 채 2주를 가지 못했다.
아무리 마법사라도, 아니 마법사이기에 포스유저와는 달리 보통 사람의 체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와중에 적당한 이동 수단을 구하지 못해 마나를 소모해 가며 땅을 움직이는 이동 마법으로 속도를 높이려 했지만, 그조차 수준이 낮은 제자들 덕에 말로 달리는 속도의 반도 나오지 않았다.
얼마 없는 돈조차 아끼기 위해 노숙은 기본에, 음식도 숲에서 사냥이나 채집으로 조달했을 정도.
그 결과 그들이 그란디아 서부 ‘비프로스’ 영지에 도착했을 때, 그들은 사실상 거지꼴이나 다름없었다.
결국 클레이튼은 그곳에서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우선은 애써 아낀 돈으로 중간급 여관에 들러서 묶은 때를 벗겼다.
그 직후.
“여기 영주가 성의 보수 공사를 원한다더구나. 이 영지 전체의 성을 빠른 시일 내에 말이다.”
영주를 만났다가 돌아온 클레이튼이 폭탄선언을 했다.
“제국에 가더라도 정착할 자금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 100만 골드면 충분한 돈이 될 것이다.”
“스승님!”
고위 마법사의 자존심을 버린 클레이튼의 결정에 제자들이 모두 놀라 눈을 부릅떴다.
하지만.
“……그렇게 보지 말거라. 너희들이 도와주면 한두 달 내에 성 열 채 정도 수리하는 거야 여반장이니.”
클레이튼은 자존심보다 실리를 택했고, 결국 그들은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 비프로스 영지의 모든 성을 수리, 보수하며 어느덧 마지막 성 하나만을 남겨 두게 되었다.
“이곳의 성주가…… 아슬란 라이어?”
다소 초라한 성의 모습에 클레이튼이 고개를 갸웃했지만.
“예. 그 신속의 기사 맞습니다. 성이라기보다는 장원의 확장 형태 같습니다만, 전략 요새 정도 의미로 보면 되겠군요. 보수는 좀 적을 듯합니다.”
“뭐, 마지막 일이니 최대한 빨리 끝내 보자꾸나.”
“그나저나 비프로스 영주가 저희를, 아니 스승님을 붙잡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는데 대금을 늦게 주기라도 하면 어쩌시렵니까?”
고위 귀족이 임금을 체불하면 그것을 따지고 들 수 있는 사람은 몇 없다.
그리고 그릭은 대지의 마탑을 나온 클레이튼 일행에겐 그럴 능력이 없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클레이튼의 대답은 명쾌했다.
“그럴 리가 없지. 영리한 사람이니까.”
“예?”
“그리하면 내가 1왕자 파벌에 갈 수도 있을 거라 걱정할 것이다. 대금 지급은 염려할 필요 없다.”
“아…….”
“그러니 빨리 일 끝내고 가자꾸나. 으슬으슬 추워지는 것이 곧 겨울이 올 듯해. 나라 분위기도 어수선하고.”
클레이튼은 그리 말하며 성, 아니 좀 큰 장원을 향해 나아갔다.
성의 보수 작업은 순조로웠다.
아슬란 라이어는 폭급한 성정으로 유명한 자 답지 않게 일행에게 공손했으며,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아마 영주에게 무슨 언질을 받은 거겠지.’
속셈이야 훤히 읽히지만, 웃음이 나올 뿐이었다.
클레이튼은 굳이 레디오스 마탑주가 아니라도 이 나라에 염증을 느낀 지 오래였으니까.
‘위로 올라갈수록 썩은 내가 진동을 해. 이 나라에도 망조가 든 거야.’
거기다 이미 1왕자파, 2왕자파로 갈려 버린 귀족 사회의 분위기는 언제 내전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살벌하기까지 했다.
그 와중에 2왕자파의 주축 중 하나인 비프로스에 몸을 의탁한다?
그건 클레이튼에게 스스로 똥물에 몸을 던지는 행위나 다름없었다.
“흐…….”
실소를 흘린 클레이튼은 이내 조용히 명상을 하며 다시 마나를 끌어모았다.
당장 실험을 할 수는 없어도, 이렇게 틈틈이 명상으로 마법은 점검해 놓아야 녹이 슬지 않을 테니까.
그런데 그때.
“우와아, 예뻐……”자신의 방 안을 청소하던 작은 시녀 아이의 감탄사가 그의 명상을 깨트렸다.
“음?”
잠깐 놀라 인상을 찡그리자, 그 시녀 아이가 ‘히익!’ 소리를 내며 주저앉았다.
그러고는 엉엉 울기 시작했다.
“죄, 죄송합니다, 나으리. 요, 용서해 주세요.”
그제야 자신의 험악한 인상을 떠올린 클레이튼이 이내 미소를 지으며 여아를 달랬다.
한창 뛰어놀 나이, 그런데 노예라고 했던가.
‘어린 것이 얼마나 험한 일을 겪었으면…….’
하지만 자신이 상관할 일은 아니었다.
불공정한 사회라지만, 자신의 혼자 힘으로 제도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그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놀란 아이를 달래는 것뿐이었다.
“아, 혼내려는 것이 아니다. 그냥 궁금해서 쳐다본 게야. 뚝! 옳지. 그래, 울지 말거라. 괜찮아. 괜찮다.”
달래기 위해 아무렇게나 뱉은 말인데, 하고 보니 진짜 궁금하긴 했다.
한 달 동안 매일같이 청소한 방, 이 방에 새삼 볼 만한 게 뭐가 있었을까. 설마 자신의 얼굴을 본 것은 아닐 테고.
“그래. 뭐가 그리 예쁘더냐?”
호기심에 그냥 던져 본 질문인데.
“나, 나으리가 아까 앉아 계실 때 노, 노란색 빛이 모여들었는데요. 그게 너무, 너무 예뻐서요.”
“음?”
돌아온 대답은 그의 눈을 커지게 하기에 충분했다.
“……얘야. 다시 한번 말해 보겠느냐?”
“예?”
붉고 푸른, 특이한 짝눈의 소녀가 그를 보며 다시금 몸을 움츠렸다.
“아, 혼내려는 게 아니다. 정말이야. 그냥 확인하고 싶어서 그러는 거란다. 뭐가 보였다고? 그러니까 내가 앉아 있을 때 말이다.”
“노란색 빛이 모여들었어요. 밝게 빛나면서…….”
설마 하면서도 클레이튼은 거듭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지금 내 손 어디가 빛나고 있느냐?”
“왼손 엄지랑 새끼손가락이요.”
……진짜다.
클레이튼은 황당함에 입을 떡 벌렸다.
전설에나 나오는 마나를 보는 눈의 소유자라니.
“얘야. 너 이름이 뭐냐?”
“리, 리아예요.”
“리리아?”
“아, 아니! 리아요! 빅토리아!”
“아…… 그래. 알겠다, 빅토리아.”
이 아이는 천재다.
그것도 전설에나 나올 법한 천재.
‘내가 거둔다. 반드시.’
굳이 노예 아이에게 자질구레한 설명을 할 필요는 없었다.
그래서 그는 바로 이 성의 주인을 찾아갔다.
다행히 신속의 기사는 그 흉명이 무색하게 흔쾌히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노예 아이 말씀이십니까? 하하. 뭐 어렵지 않지요. 데려가십시오.”
“오, 정말이십니까? 감사합니다, 성주.”
생각지 못한 흔쾌한 허락이 기뻐 자연스레 웃음이 나왔는데, 그 반응이 너무 과했을까.
원숭이를 닮은 아슬란 라이어의 눈이 묘한 빛을 띠기 시작했다.
“그런 취미가 있으신 줄은 몰랐는데요. 마법사분들 중엔 괴팍, 아니 특이한 취향을 가지신 분이 많다더니…… 아하하, 이거 정말 놀랐습니다.”
“음? 그게 무슨 말씀이시오, 성주?”
“예? 저는 그냥…… 그 여아가 마음에 드신 것이 아니십니까? 하하하.”
그 더러운 눈빛이 의미하는 바를 이해하자마자 클레이튼은 울컥하고 말았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요! 그저 그 아이가 마법에 재능이 있는 듯하여 제자로 삼으려는 것뿐인데! 기사라는 사람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생각이야!”
그 호통에 아슬란 라이어의 얼굴도 순간적으로 붉게 달아올랐다.
클레이튼이 속으로 아차 하는데.
“아! 아, 이런. 죄송합니다. 제가 오해를…….”
금세 낯빛을 가라앉힌 아슬란이 그대로 고개를 숙였다.
“아닙니다, 성주. 하하…… 저도 말이 과했습니다.”
그에 클레이튼도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사과를 건넸고, 그날의 일은 그렇게 매듭이 지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아쉽습니다, 클레이튼 님. 아무래도 저의 주군께서 그 노예를 그냥 드릴 수는 없다고 말씀하셔서…….”
공사가 끝나 갈 무렵, 아슬란과 독대한 클레이튼은 다시 인상을 구길 수밖에 없었다.
저게 정말 로저 비프로스 백작의 생각일까 싶었지만, 일단은 참고 되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오, 성주?”
“저희 주군께서 이르시길, 그 여아를 제자로 삼고 싶으시다면 그에 걸맞은 대가를 달라고 요구하셨습니다. 제가 거부할 수 없는 명령이라…….”
“……무슨 뜻이오?”
“한 100만 골드 정도면 어떻습니까? 클레이튼 님의 제자들이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무슨 전설의 재능이라면서요? 그럼 그 정도 돈은 받아야지요.”
교활하게 빛나는 아슬란의 눈빛에 클레이튼은 이를 악물 수밖에 없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아, 진정하십시오. 꼭 돈으로 대가를 치르라는 것은 아니니까.”
“……?”
“그게 아니라면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바로 저희 주군께 충성을 맹세하시는 거지요. 그렇게만 하신다면 공은 그 여아도 제자로 들일 수 있고, 이 넓고 풍족한 비프로스 영지에 마탑도 건설할 수 있으실 것입니다. 거기다 막대한 지원도 약속하셨지요.”
결국 로저 비프로스가 꺼낸 말의 재탕이었다.
이번에는 거기에 그 여아, 빅토리아라는 미끼가 더해졌을 뿐.
입술을 깨물며 부들부들 떨던 클레이튼은 결국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
수중에 100만 골드가 있긴 했지만, 그건 그와 제자들이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기 위한 자산.
더구나 또 더러운 제안을 받고 나니 이 나라에 더욱 신물이 났다.
‘미안하구나, 아이야.’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보인다고 해도 그 미래와 아이를 바꿀 수는 없었다. 여차하면 제국에 정착한 후에 데리러 와도 될 것이다.
여건이 허락한다면 말이지만.
“대금은 약속대로 지불해 주시오. 우리는 그 직후에 바로 비프로스를 떠나겠소.”
그 말에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던 아슬란의 표정이 구겨진 것만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그리고 그가 돌아 나선 직후.
“흥. 역시 그럴 줄 알았다. 전설의 재능은 무슨? 변태 늙은이 같으니라고. 쯧. 여봐라.”
딸랑딸랑.
“예, 성주님.”
“더프의 근신이 이번 주까지던가?”
“대공자님이요? 아, 예. 그렇습니다.”
“더프에게 또 욕구가 들끓거든 노예나 건드리라고 말하거라. 또다시 평민을 건드렸다가는 이번에야말로 쫓겨날 줄 알라고도 전해.”
“……예.”
자존심에 상처가 난 아슬란이 그의 망나니 아들에게 어떤 조치를 내렸는지.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무슨 비극이 벌어졌는지.
클레이튼이 짐작할 리 없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