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or's Successful Investment Method RAW novel - Chapter 574
574화. 오버클락2 (2)
[오버클락2, 올해의 GOTY 예약?] [아이스스톰의 화려한 부활!] [매트 쿠퍼 CEO, 올해는 아이스스톰의 해가 될 것!]오버클락2가 출시되자, 기사와 리뷰가 쏟아졌다.
짐 슈나이더의 기사를 시작으로 게임 평론가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메타스코어와 오픈크리틱 모두 90점이 넘었고, 유저 평점 역시 80점대 이상을 기록하며, 1편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동시접속자가 치솟고, 게임 커뮤니티에는 실시간으로 반응이 올라왔다.
-오우! 전혀 기대 안 했는데 재밌는데!
-이렇게 잘 만들 수 있으면 그동안 왜 제대로 안 했니?
-지금 서버 대기열 장난 아님.
-서버 좀 늘려! 지금 한 시간째 입장 대기 중임ㅜㅜ
-님 서버 없?
-간만에 제대로 된 FPS 나왔네.
-이게 1대1보다 팀플이 존잼임.
-5대5할 때는 머리 존나 써야 함. 에임 못 맞추는 사람도 잼게 할 수 있는 게임!
-아놔! 나는 존나 잘하는데 팀원들이 ㅂㅅ임~
-그래. 이게 바로 아이스스톰이지.
-이제 메피스토5만 잘 나오면 된다.
-강선우가 진짜 천재 개발자네.
-죽어가던 아이스스톰에 영혼을 불어넣었다!
-이건 매트 쿠퍼 덕분 아닌가? RPG의 신! 그래서 이번에 RPG 쏘는 캐릭터도 나온 듯.
-아니, 그 RPG가 그 RPG가 아니잖아…….
-팀플 땡긴다! 우리 부모님의 안부를 묻는 적들을 물리치고 싶다!
-오늘부터 난 다시 스톰빠다!
유명인들의 리뷰 역시 속속 올라왔다.
다리안 해럴슨은 코리 덩컨을 비롯한 할리우드 스타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알렌 에버하트는 직원들과 함께 오버클락2를 하는 사진과 함께 투윗을 올렸다.
[아이스스톰은 항상 나를 두근거리게 해. 다시 총질할 시간이 온 것 같아.]* * *
아이스스톰은 전세계 수많은 게임사와 게이머들이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중에서도 한국 게이머들의 아이스스톰 사랑은 남달랐다.
현재 한국의 PC방 문화는 사실상 아이스스톰이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90년대 한국은 그야말로 스타스페이스가 휩쓸었으며, 한글도 지원 안 되던 시절부터 수많은 학생들이 수업이 끝나면 PC방으로 달려가 스타스페이스를 즐겼다.
오죽하면 한국에서 스타스페이스는 전통 민속놀이(?)라 불리고 있겠는가?(실제로 지금도 명절 때면 대회가 열린다)
최근 아이스스톰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은 게 사실.
그런데 오버클락2가 출시되자 분위기가 반전됐다.
한국 서버는 대기열이 가득했고, PC방은 오버클락2를 즐기는 사람들로 인해 오랜만에 붐볐다.
덕분에 PC방 알바들은 바쁘게 움직였고, PC방 사장은 ‘최신 사양 PC 완비! 프로게이머용 키보드와 마우스 입고!’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백금호는 재빨리 오버클락2 스트리밍을 시작했다.
그의 주력은 RPG지만, FPS 실력 역시 남들 못지않았다.
그는 원딜 캐릭터를 선택해 상대 팀 플레이어들에게 헤드샷을 날렸다.
왼손으로는 키보드를 오른손으로는 마우스를 조작하면서도 입은 멈추지 않았다.
“솔직히 나도 약간은 우려를 했거든. 아무리 잘 만들어도 1편보다 나을 거라는 기대는 없었으니까. 와! 근데 이건 1편보다 훨씬 재밌어. 영웅들 밸런스가 미묘해서 조합 짜는 재미도 있고.”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진짜. 한국은 이런 게임 못 만드나? 대체 언제까지 맨날 뽑기랑 과금으로 떡칠된 방치형 모바일 게임만 만들 건데?”
[형, SW게임즈가 아이스스톰 인수한 지가 언젠데.] [그럼 아이스스톰 게임도 한국 게임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면서 국뽕 느껴도 됨.]채팅을 본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하! 하긴 그래. 아무튼 한국 게임사들 정신 차려야 해. 특히 내가 어디라고 얘기는 안 하겠는데…….”
아군이 좀 밀린다 싶자, 그는 바로 음성채팅을 키고 소리쳤다.
“탱커 똥 싸고 있냐? 돌진하라고 돌진! 인파이팅 몰라?”
그러면서 다시 시청자들과 소통했다.
“유즈맵 기능을 적용해 유저가 직접 맵을 만들고, 규칙을 정해서 싸울 수도 있거든. 2대2도 되고, 3대3도 되고. 근데 5대5가 제일 재밌는 것 같아. 내가 갓겜일 거라고 했잖아. 강선우 대표가 출시 앞두고 아이스스톰에 갔다고 했을 때부터 알아봤다니까.”
채팅창에는 채팅이 빠르게 올라왔다.
[강선우 좀 그만 빨아, 형.] [이쯤 되면 강선우가 똥을 만들어도 찍어 먹어볼 듯.] [플타 이 ㅅㄲ 브라더후드 할 때만 해도 진태경 사장 존나 빨았는데 ㅋㅋㅋ] [ㅎㅎ 뽑기하며 ‘태경이 혀어엉~’ 이 지랄하던 거 아직도 생각남.] [근데 암것도 안 나왔쥬?] [아니, 어차피 게임은 아이스스톰에서 다 만든 거 아닌가? SW게임즈와 아이스스톰은 별개 회사인데.] [진짜 개고생한 매트 쿠퍼 CEO 오열 중ㅜㅜ]백금호는 게임을 하랴 채팅을 읽으랴 눈동자가 좌우로 왔다갔다 빠르게 움직였다.
“아오! 언제적 브라더후드야? 내가 진짜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피가 거꾸로 솟음. 그래도 여러분들 덕분에 빚 잘 갚고 이렇게 성실하게 방송하며 살고 있습니다. 우리 플래티넘 식구들 정말 감사합니다. 아오! 눌렀는데 스킬 왜 안 나가? 어! 뭐야? 이거 왜 안 막혀? 게임이 좀 이상한데.”
[눌렀는데 스킬이 안 나감 = 니가 잘못 누름] [왜 안 막힘? = 니가 늦게 막음] [게임이 이상하다 = 게임은 멀쩡함] [ㅋㅋㅋ 플타 여전하네.]그러는 사이 게임은 종반에 접어들었다.
거의 질 뻔한 게임이었는데 간신히 역전에 성공했다.
승리가 확정되자 백금호는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소리쳤다.
“아싸! 이겼다!”
그러자 상대 팀 리더가 채팅을 쳤다.
[아이 ㅅㅂ샠! 게임 존나 ㅈ같이 하네!!]외국인들은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이는 한국 게이머들 사이에서 상대 플레이어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찬사였다.
“아! 이 칭찬 오랜만에 듣네.”
진심 어린 칭찬을 듣고 가만히 있는 건 매너가 아니다.
백금호는 재빨리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응. 니 에임~]‘당신의 에임은 매우 훌륭했습니다’라는 칭찬의 의미였다.
* * *
오버클락2는 한번 만들고 끝인 패키지 게임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가 이뤄지는 온라인 멀티플레이 게임.
그런 만큼 앞으로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현재까지의 반응만 보면 충분히 대박이라 할 수 있다.
출시 직후 반응을 본 오버클락2 개발팀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와아아!”
“으아아아!”
“우리가 해냈어!”
“흐어엉!”
다들 서로를 끌어안고 소리를 질렀고, 몇몇은 감정이 복받쳐 올랐는지 울음을 터트렸다.
그동안 오버클락은 죽어 가는 IP로 취급받았다.
개발 과정에서도 난항을 거듭해 PvE 모드가 취소되거나, 캐릭터가 줄어들기도 했다.
상황이 바뀐 것은 SW게임즈와 합병이 결정된 뒤.
이미 정해진 발매일마저 취소하고 발매일을 미뤘다.
그리고 게임을 처음부터 다시 재점검하고, 개발을 독려했다.
그동안 직원들이 얼마나 고생했는지는 나도 잘 알고 있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게임 개발은 사람을 갈아 넣는 일이다. 다들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매달렸다.
이렇게 열심히 개발해도 성공보다는 실패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다행히 오버클락2는 대성공을 거뒀다.
언론 기사, 평론가의 평론, 판매량과 접속량, 대중 평가 등등 모든 게 긍정적이다.
서버가 부족해서 급하게 증설해야 했을 정도다.
참고로 아이스스톰은 SW게임즈와의 합병 이후 스노우 크래시의 클라우드 서비스로 순차적으로 전환 중.
오버클락2가 그 시작이다.
출시 직전까지만 해도 반쯤 시체가 되어 가던 선우는 벌떡 일어나 웃음을 터트렸다.
“으하하! 역시 난 천재 개발자인가?”
다 죽어가던 놈이 태세를 전환해 의기양양해 하는 모습을 보니, 괜히 배알이 꼴린다.
“아니, 니가 한 게 뭐가 있다고?”
“내가 한 게 왜 없어?”
“어차피 개발은 개발자들이 다 한 거 아니야?”
그저 마지막에 검수 좀 한 걸 가지고 이렇게 기고만장하다니!
“훗! 원래 게임은 마무리가 중요한 거야. 나 아니었으면 과연 이렇게 성공했을까?”
“…….”
이 말이 맞다는 게 더 분하다.
원래 1회차 때는 PvE 모드도 없이 내놓았다가 욕을 바가지로 먹고 인기도 순식간에 사그라들었으니까.
그런데 이번에는 그야말로 열광적 분위기다.
매트 쿠퍼 CEO는 기뻐하며 말했다.
“역시 대표님 생각이 맞았습니다! 출시를 미룬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을 텐데, 대체 어떻게 그런 결정을 하신 겁니까?”
선우는 턱을 잔뜩 치켜든 채 말했다.
“그냥 이대로 출시하면 안 된다는 느낌이 딱 들었거든요.”
“오오!”
“그리고 게이머들이 오버클락2에 원하는 게 뭔지 느낌이 딱 오더라구요. 그래서 그대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오오오!”
난 그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왠지 이 자식 회귀한 거 깨닫고도 모른 척하고 있는 거 아닌가,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드는데.
* * *
SW게임즈가 아이스스톰을 인수한 직후 한동안은 정신이 없었다.
성추문을 수습하고, 새 CEO가 취임하고, 내부를 정비하고, 개발 계획을 변경하는 등등.
이제 어느 정도 안정이 된 만큼, 직원들을 위한 파티를 열어줄 생각이었다.
마침 오버클락2가 출시됐으니 딱 좋은 타이밍이다.
그래서 몇 달 전 행사 대행 업체에 대관과 진행을 맡겼다.
업체에서는 유명 호텔 나이트클럽을 통째로 빌렸고, 실력 있는 DJ를 섭외했다.
하지만 왠지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티에서 중요한 게 뭘까?”
내 물음에 선우가 대답했다.
“유명인이지.”
“역시 그렇지?”
장소와 음향 등은 어차피 일정 비용을 넘어서면 그게 그거다.
그러나 유명인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중세 유럽 귀족들은 파티를 열어 유력자와 유명인들을 초청해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했다. 그리고 이는 현대 역시 마찬가지.
성공적인 파티 개최를 위해 내가 직접 추가 섭외에 나서기로 했다.
난 다리안에게 연락했다.
“이번에 오버클락2 출시를 기념해 아이스스톰 직원들을 위한 파티를 열려고 하거든요. 괜찮으시면 참석해 주셨으면 해서요.”
[호오, 파티라.]원래 그는 파티와 노는 것을 좋아하기로 유명했다.
하지만 애니타와 이혼 소송 이후에는 거의 놀지 않았다.
[그런 자리라면 빠질 수 없겠군.]“혼자 오셔도 되지만, 친구들과 함께 오시면 더 좋습니다. 좋은 테이블로 빼놓을게요.”
내 말에 그는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 알았어. 한번 얘기해 볼게.]“어려운 부탁은 아니죠?”
[그럼. 아이스스톰 파티라면 다들 가보고 싶어 할 테니까.]“정말요?”
[배우들 중 아이스스톰 팬이 한둘이 아니야. 아이스스톰과 함께 일한 적이 있는 친구들도 있고.]게임 업계와 영화 업계가 무슨 관련이 있나 싶지만, 사실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같은 LA 지역에 위치한 것도 그렇고, 캐릭터 음성 더빙에 배우들을 쓰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아예 모션 캡쳐를 통해 배우를 게임에 출연시키기도 한다.
[가수들한테도 얘기해 볼까? 부탁하면 몇 곡 정도는 해줄 것 같은데.]“그럼 좋죠. 물론 페이는 제대로 지불하겠습니다.”
아는 사이라고 공짜로 해달라는 그런 추잡한 짓은 하지 않는다.
[좋아. 기대되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