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or's Successful Investment Method RAW novel - Chapter 635
635화. 유디티 (10)
[(WST) 유디티 주가 대폭락! 반등은 언제쯤?](전략)전일 유디티 주가는 13.8달러까지 폭락한 채 장을 마쳤다.
이는 컨티뉴 캐피탈이 공매도 리포트에서 제시한 15달러 아래의 금액이다.
가장 큰 악재는 SW게임즈가 공개한 보트 엔진이다.
투자자들은 앞으로 유디티 엔진이 인디 게임과 중소 게임 시장에서는 보트 엔진과, 대형 게임 시장에서는 써릴 엔진과 경쟁해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트 엔진이 공개됐다고 해도 당장 유디티 엔진을 버리고 당장 보트 엔진으로 갈아타는 곳은 그리 많지 않지만, 점유율이 흔들린다는 것은 엄청난 악재였다.
업계의 강력한 반발과 주가 폭락에 놀란 유디티 측은 오웬 라파엘로 CEO를 해임하고, 새 요금제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먼저 매출에 대한 요금 100만 달러 이상에 2.5퍼센트로 더 낮추기로 하며, 사실상 기존에 고수하던 런타임 요금제는 폐지 수순을 밟았다.
그러나 대다수의 개발자들은 이러한 유디티 측의 조치에 대해 너무 늦었다는 반응이다.
한 인디 게임사 대표는 ‘유디티는 이번 일로 게임 업계의 신뢰를 완전히 잃었다. 이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는 더 강력한 조치가 나와야 한다’며, 유디티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유디티 사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게임 엔진 점유율이 흔들리는 만큼, 한동안 주가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중략)
컨티뉴 캐피탈은 이번 공매도를 통해 약 80억 달러의 수익을 냈을 것으로 전망되며, 게임 업계의 지배적 위치에 있는 기업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각인시켜주었다.
유디티 엔진 요금 변경으로 시작된 이 사태는 유디티의 완전한 패배로 끝났다.
-컨티뉴 캐피탈은 또 예상 적중했네.
-월스트리트는 이제 별로 놀랍지도 않다는 반응임.
-ㅎㄷㄷ 이쯤 되면 공매도 리포트가 아니라 예언서 아닌가?
-ㅋㅋ 아니, 이건 자기들이 나서서 폭락시킨 거잖아.
-요금 더 받으려다가 주가 개떡락ㅜㅜ
-이거 보고 놀랐는지 MotC OGL 유료화 계획 바로 폐기. 앞으로도 절대 안 하겠다고 ㅎㅎ
-이야! 컨티뉴 캐피탈이 또 큰일했네~
* * *
난 1회차 때를 떠올렸다.
그때도 유디티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으로 떨어졌지만, 게임사와 개발자들은 여전히 유디티 엔진을 사용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보트 엔진의 등장으로 상황이 좀 달라졌다.
이래서 항상 경쟁자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난 트리시와 통화했다.
[또 공매도에 성공했네요. 매번 공매도하면 지루하지 않아요?]“무슨 말이에요? 매번 종목이 바뀌는데.”
[하긴, 잃으면 지루할지 몰라도 벌면 안 지루하겠네요.]“그럼요.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게 돈 버는 거죠.”
그래서 내가 투자를 못 끊는다.
혹시 에런 베이커 회장도 그래서 은퇴 안 하고 계속 투자하는 건가?
난 이어서 탐 스콧 CEO와 통화했다.
이번 일로 레전드게임즈는 점유율도 챙기고 이미지도 챙겼다.
그는 농담처럼 말했다.
[유디티 사태를 보며 업계의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습니다. 써릴 엔진은 함부로 요금을 올리지 말아야겠군요.]“그래도 괜찮겠어요?”
[네. 써릴 엔진은 게임뿐 아니라, CG, 영화, 애니메이션, 건축, 디자인, VR 등에도 쓰이니까요. 돈은 그쪽에서 벌면 됩니다.]써릴 엔진은 현재 거의 모든 시뮬레이션 산업에 쓰이는 중.
다른 곳에서 충분히 돈을 버는 만큼, 오히려 게임사들에게는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진짜 대박집은 장사 잘될 때 더 퍼준다.
[이번 기회에 인디 게임에 대한 지원을 더욱 늘릴 계획입니다. 1인 개발자들도 자신의 게임을 쉽게 홍보하고 유통할 수 있도록 말이죠.]“좋은 생각입니다.”
축구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프로팀에 대한 투자도 중요하지만, 유소년 축구팀에 투자가 더 중요하다.
이는 게임 역시 마찬가지.
1인 개발자 중 누군가는 나중에 트리플A급 게임을 만들 게 될 테니.
* * *
선우와 함께 아이스스톰에 온 것은 메피스토5 출시 때문.
그런데 정작 게임 출시보다 더 큰 일이 줄줄이 터졌다.
“네오나치에 유디티까지. 스펙타클한 일들의 연속이었네.”
그 와중에 선우는 이곳에 머물면서 SW게임즈의 일도 처리해야 했다.
아무리 클라우드로 연결되어 있어서 편하게 업무할 수 있다고 해도 시차는 어떻게 할 수가 없는 법.
낮에도 일하고 밤에도 일하다 보니, 애 상태가 말이 아니다.
선우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좀 살겠네.”
난 선우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고생했어.”
그러나 모든 일이 다 끝난 것은 아니다.
아이스스톰은 또 하나의 중요한 프로젝트를 앞두고 있다.
바로 월드 오브 워로드의 영상화.
제작은 프리즈너가 맡기로 했고, 로드 쇠더룬드가 감독을 맡기로 했다.
B급 공포영화 감독 출신으로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하다고 한다.
“드라마가 잘 될까?”
“글쎄.”
월드 오브 워로드 드라마를 만드는 것은 1회차 때는 없었던 일.
그런 만큼 잘 될지 안 될지는 알 수 없다.
다행히 써릴 스크린 덕분에 제작 환경이 크게 좋아졌으니,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싶다.
“잘 되든 망하든 이건 무조건 해야지.”
돈 벌어서 뭐하나?
하고 싶은 거 하는 데 써야지.
내 말에 선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팬으로서 월드 오브 워로드 영상화는 참을 수 없지.”
드라마의 성공을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있다.
난 선우에게 말했다.
“나랑 좀 갈 데가 있어.”
“어디?”
“배우 섭외하러.”
* * *
LA 벨에어.
할리우드와 인접한 곳으로 베벌리힐스 홈비힐스와 함께 LA 3대 부촌으로 불리는 곳이다.
우리는 이곳의 한 대저택에 도착했다.
키가 2미터가 넘는 근육질의 거한은 두 팔을 벌리며 우리를 반겨주었다.
“하하! 웰컴 투 마이 하우스!”
그의 이름은 코리 덩컨.
프로레슬러 출신의 톱배우다.
코리 덩컨은 할리우드에서도 탑 3안에 드는 몸값을 자랑하는 배우.
그런 만큼 그의 저택은 호화 그 자체였다.
침실 10개, 부엌 3개, 바 5개, 수영장, 영화관, 서재, 방공호는 물론, 헬리콥터 이착륙장까지 갖추고 있다.
이런 걸 보면 한국 부자들은 너무 검소하게 사는 게 아닌가 싶다.
“오랜만이에요, 코리.”
“잘왔네.”
그는 솥뚜껑만 한 손으로 내 손을 꽉 붙잡았다.
선우는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세요.”
“오! 반갑네.”
둘은 아이스스톰 파티 때 한번 인사를 나눈 적이 있다.
“둘이 이번에 또 크게 한 건 했던데.”
“유디티 말씀하시는 거예요?”
내 물음에 그는 씨익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것보다 네오나치 놈들 때려잡은 게 더 인상 깊었어. 박수 치며 응원했어.”
우리는 그의 집 안에 있는 헬스장으로 이동했다.
그 이유는 오늘 그가 운동하는 날이라고 해서, 우리도 같이 운동을 하기로 했기 때문.
이 호화저택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코리 덩컨이 직접 꾸민 홈짐.
쉬는 날에는 항상 이곳에서 운동하고, 친구들을 만나는 날에는 친구들과 함께 이곳에서 운동하고, 사업 파트너를 만나는 날에는 사업 파트너들과 함께 이곳에서 운동한다고 한다.
결국 누구를 만나든 운동을 한다는 얘기다.
여기서 운동하면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코리 덩컨의 지도를 받을 수 있다는 것.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의 홈짐에 초청을 받았다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며 SNS에 이를 인증한다.
참고로 촬영할 때는 헬스 기구를 갖춰놓은 트레일러를 가지고 다니며 거기서 운동한다고 한다.
이 정도는 돼야 전세계 헬창(?)의 우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때 부산 헬스장에 갔던 거 기억해요?”
“그럼. 기억하지. 그곳에서 만난 한국 헬스인들의 열정에 감동했어. 한국은 헬스를 별로 안 하는 나라인 줄 알았는데, 다들 보통이 아니더군.”
“거기 헬차…… 아니, 헬스인들의 명소가 된 거 알아요?”
아예 간판에 코리 덩컨 사진 붙여놓고, 헬스장 내 TV에 당시 찍은 영상을 주구장창 틀어놓고 있다고 한다.
코리는 즐겁다는 듯 말했다.
“그래? 언제 한번 다시 가봐야겠군.”
얘기를 하는 사이 집 뒷편에 있는 홈짐에 도착했다.
홈짐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크기에 덤벨, 바벨, 캐틀벨 등과 함께 렉과 온갖 머신들이 갖춰져 있었다.
안에는 다른 손님이 먼저 와있었다.
170센티 정도의 키에 새하얀 피부의 금발 여성은 나를 보더니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소리쳤다.
“어! 미루!”
“오랜만이에요, 제인.”
“LA에 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여기는 어쩐 일이에요?”
“놀러왔어요.”
우리는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그녀의 이름은 제인 실버스틴.
요즘 할라우드에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하이틴 무비 스타다.
역시나 지난번 아이스스톰 파티 이후로는 처음이다.
운동을 하러 왔기 때문인지 그녀의 복장은 레깅스에 브라탑. 어깨와 복근을 드러냈고, 긴 머리카락은 하나로 묶었다.
그녀의 옆에는 두 명의 여성이 함께였다.
한 명은 흑인 여성, 다른 한 명은 태닝을 한 갈색 머리 백인 여성이다.
“제 친구들이에요. 소개해 줄게요.”
엠마 밀스와 제니퍼 키네마.
둘 다 톱스타급은 아니지만, 제법 이름이 알려진 배우들이다.
역시나 몸매가 강조되는 레깅스와 숏팬츠를 입었다.
흐음,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겠군.
이럴 때 괜히 시선을 피하면 오히려 이상할 수 있다.
수영할 때는 수영복을 입고, 운동할 때 운동복을 입은 것이 당연.
요즘 1마일 패션이라고 해서 레깅스를 입고 집 밖에 돌아다니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고.
그래서 난 시선을 돌리는 대신 당당하게 상대를 마주 보았다.
이건 선우 역시 마찬가지.
역시 내 친구답다.
난 선우의 옆구리를 툭 치며 말했다.
“너 나중에 밥 사.”
“어. 소고기 살게.”
난 먼저 자기소개를 했다.
“한미루라고 합니다. 컨티뉴 캐피탈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두 사람은 깜짝 놀랐다.
“컨티뉴 캐피탈이요?”
“아! 제인에게 얘기 들었어요.”
다들 배우라서 그런지 리액션이 좋다.
이어서 선우 역시 자신을 소개했다.
“강선우라고 합니다.”
두 사람은 또다시 깜짝 놀랐다.
“강선우면 SW게임즈 대표님이요?”
“엇! 저 아시나요?”
선우의 물음에 엠마 밀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요. 당연히 알죠. 만드신 게임 너무 재밌게 하고 있어요.”
제니퍼 키네마 역시 말했다.
“저 팬이에요!”
“하하, 감사합니다.”
선우의 얼굴이 헤벌쭉해졌다.
할리우드 스타도 알 정도니, 내 친구가 정말로 스타 개발자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친구가 잘나가는 모습을 보니, 왠지 살짝 배가 아픈 것 같기도…….
코리는 손뼉을 치며 말했다.
“자! 그럼 운동을 시작하지.”
살면서 할리우드 여배우들과 함께 운동을 하게 될 줄이야.
새삼 회귀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