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ed, Fallen Noble RAW novel - Chapter (222)
계급 : 대위(평시), 대령(전시)
약력 : 1909년 출생. 1913년 부모 모두 사고로 사망, 1931년 소위로 입대, 1932년 중위 진급 1934년 대위 진급, 병기개발국장 홍양순 소장 전속부관으로써 신병기 개발에 관여, 1935년 헌법수호국 요청으로 [보안상 검열] 임무에 차출, 이 당시[보안상 검열]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헌법수호국 국장 김창암에 의해 훈장 수여 검토 요청, 전략이사회 내부 회의에서 [보안상 검열]의 사유로 공개서훈이 어렵다는 이유로 기각, 소령 진급으로 포상 대체.
헌법수호국 비공식 요청으로 비자발적 전속 요구, 기각 후 전선에 투입, 실험 기계화 중대로 에도 전역에 투입, 미 육군의 기갑부대와 교전해 상대의 예봉을 성공적으로 꺾어 포위망의 성공적인 형성에 기여, 훈장 추천되었으나 의회에서 기각됨, 사유는 [보안상 검열], 상훈을 대체하여 중령 특진.
미합중국 육군과 공조하여 시베리아 전역 투입, 능력을 인정받아 대령 진급. 헌법수호국이 연방정부의 승인을 받아 시행된 프로젝트 라그나뢰크의 총책임자로 내정되었으나 프로젝트 라그나뢰크가 사건 XK-1029401-M으로 인해 전면 보류되며 대기 발령.
특이사항 : 용공 혐의 없음, 반국가 행위 혐의 없음. 친구 없으며 사적으로 연락하고 지내는 이는 몇몇 학교 동기를 제외하고는 없는 것으로 확인됨. 미혼, 연인 관계는 단 한 차례도 없었음. 성실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유능함, 본인의 극히 협소한 인간관계를 감안할 때 기밀을 요하는 임무를 맡기고 이를 감사하기에 적합하다는 감찰위원회의 다수의견, 소수의견으로 미인계 등의 수법에 취약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으나 위험성은 감수 가능한 한도 내로 판단됨.
기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에 있어서의 전문 지식에 대해서는 다소의 의문점이 있으나 기계공학적 지식이 떨어지더라도 신기술의 군사적 응용 방식에 대한 통찰력이 탁월함.
“어떤가?”
“괜찮군.”
“대령이면 계급도 적당하지, 그리고 직관적인 능력이 매우 뛰어나네.”
“그래서, 이 프로젝트를 맡기겠다고?”
“전체를 맡길 수는 없지, 오죽 부담이 크겠나, 게다가 그가 하나의 임무만 하는 것도 아니니까.”
“……………”
“무슨 문제라도 있나?”
“사람이 그렇게 부족한가?”
“전군을 통틀어 대령이 몇 명인 줄 아는가?”
“400명이지, 지금이야 전시상태니 제한이 풀렸지만 평시 기준으로는 400명을 넘기지 않네, 물론 그건 최대치고 평시에는 사실 200명을 간신히 넘길 때도 있지.”
“중간값인 300명이라고 하지, 그 300명 중에 충성심이 입증되었으면서, 국제 정세를 객관적으로 볼 정도로 넓은 것에 그치지 않고 멀리까지 내다볼 수 있는 시야와 유능함, 그 외 여러 가지를 복합적으로 갖추고 있는 인재는 몇 명이지?”
“그 말인가.”
“전군에 한 명 내지는 두 명이나 있으면 다행이지.”
“그래서, 어쩔 생각인가?”
“맡겨볼 생각이네.”
“맡겨본다라.”
“문자 그대로네. 장기 프로젝트를 맡겨두었다고는 하지만 그건 당장 할 일은 아니잖은가? 그렇다고 저 정도 되는 녀석을 무책임하게 전선에 내보내 소모시켜버릴 수는 없지.”
전장에서는 영관급도 소모품에 불과하다. 아니, 장성 전사자들도 적지 않다.
중장이 지휘부에 날아온 포탄에 비명횡사하고, 대장이 전선 시찰 나왔다가 길 잃고 아군 후방까지 흘러들어온 적 보병들에게 전사하고, 해군이면 기함이 격침될 때 제독도 함께 전사하고.
꼭 함장은 함선과 같이 죽으라는 똥군기를 부린 게 아니어도 일단 군함이 격침되면 함장의 생존률은 생각보다는 낮다. 애시당초 포격에 어뢰에 별별 게 쏟아지는 와중인데다 침몰하는 배에서 탈출해야 하는 상황이 안전할 리가 없지 않은가.
탄약고가 유폭이라도 하면 퇴함이고 뭐고 할 겨를도 없이 골로 가는 거고 빠르게 침몰해서 탈출 시도도 못 하는 경우도 있다. 잠수함 함장이면 격침되는 순간 9할은 죽는다고 봐야 하고. 애초에 잠수함 승조원의 생존률 자체가 낮다.
따라서 전선에 내보내지 않고, 후방에서 중요 국가 프로젝트를 맡겨서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준다.
“후계자감이라고 생각하나?”
“아직은 아냐, 아직은 더 다듬어져야지, 후계자 후보의 후보 정도라고 하세.”
“거 참. 사람 싱겁기는.”
***
미국, 뉴욕.
“현 상황에서 가장 급한 건 병력입니다.”
FDR은 군부의 보고를 받으며 고개를 갸웃했다.
“이미 수백만 명을 징집한 것으로 아는데, 아직도 부족하오?”
“베트남 남부는 막대한 규모의 정글, 베트남 북부는 산악지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는 만주 지역이나 시베리아와는 다르게 기갑전에는 전혀 적합하지 않고, 대규모의 보병전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막대한 사상자 역시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쟁부에서는 이에 대해 제안을 올렸습니다. 중화제국인들의 대규모 이민 문제에 대해서 각하께서도 아실 겁니다.”
“그거 때문에 이민법이 개정됐지.”
이민 쿼터제의 최대 피해자는 중국계였다.
이민 쿼터제는 막말로 자국 내에서 먹고살 길이 막막해 몰려오는 이들이 머릿수로 밀어붙여 이 나라의 주도권을 차지하는 꼴을 보기 싫어서 제정된 법이며 이들의 이민으로 인해 백인들의 일자리를 뺏기고 있다고 생각한 백인 계층들의 반 이민 감정이 그 동력이 되었다.
당연하지만 먹고살기 힘들도 허구한 날 내란이 일어나는 중국에서 살기 힘들어서 넘어간 중국인들은 갑자기 높아진 미국의 문턱에 좌절해야만 했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면 이는 인종의식이 강한 남부 레드넥들, 그리고 백인 저소득층의 지지가 중점이었고, 되려 북부의 자본가는 이민 쿼터제에 비우호적이었다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했다. 이민 유입이 줄어들자 평소에는 백인 노동자들의 반이나 반의 반이라도 받고 일하게 해달라고 애원하던 아직 자리잡지 못한 이민자들이 확 줄어들자 그 상황은 그대로 인건비의 증가로 되돌아온 것이다.
당연하지만 이는 해당 법안을 입안했던 민주당에 대한 불평으로 터져나왔고, 당장 공화당이 지난 정권 시절 시베리아 일부와 만주 등지를 차지하는 쪽으로 정책이 결정난 원인도 따지고 보면 여기에 있었다.
기존 거주민들은 물론이거니와 전란과 가난을 피해 국경을 넘는 불법이민자들도 수두룩해질 거고, 이 불법이민자들도 먹고는 살아야 하는데 넘어온 게 걸리면 추방이니 백인 노동자보다 한참 싼값에 부려먹을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이었다.
아무리 헨리 포드의 시대 이후로 싼값에 부리는 노동자 다수보다 한 명의 숙련공이 중요해지는 시대가 되었다지만 기본적으로 양은 양만의 질이 있고, 법적으로 켕기는 구석이 있는 숙련공을 싼값에 부린다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않겠는가?
물론 명분은 미국 본토를 지키기 위한 완충지대의 확보였지만 도금시대 이래 미국의 문턱이 너무 높아졌다고 여긴 강도 귀족들의 로비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음은 사실이었다.
“여전히 많은 수의 이민 희망자들이 있는데, 전시에 한해 이들의 가족을 받아주는 대가로 젊은 장정들만 징집해도 수백만 대군을 편성할 수 있습니다. 한 명이 지원하면 가족 세 명을 받아주겠다고 하면…..”
“흐음.”
“이미 흑인들도 징집하는 마당에 아시안들을 징집하지 못할 게 뭐가 있겠습니까. 그리고 캐나다 지역에 이들을 정착시키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캐나다에서는 인구 자체도 희박한데다 아직 연방정부에 반감을 품고 있는 이들이 있는데…..”
여기에 이질적인 이들이 섞여들어가면 함부로 연방에 반기를 들 수 없게 된다는 의미였다.
문제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문제.
애초에 링컨의 당이면서 북부 부유층과 밀착해 있는 공화당이야 적극 찬성하겠지만 도리어 문제는 여당, 즉 민주당이자 FDR의 지지층에 있었다.
여기서는 뉴딜이 없어서 뉴딜연합이라는 말을 쓰지는 못하겠지만 FDR의 지지층은 원 역사와 그리 크게 다르지 않다.
딕시크랫부터 진보주의자까지 모든 스펙트럼을 아우르는 거대한 연합에서 모두를 만족시키는 건 불가능하다. 실질적으로 그렇기에 루즈벨트는 자신의 지지층 중 일부는 제대로 만족시켜주고, 나머지는 현 상황이 잘 돌아간다고 여기게끔 만들며 실속 없는 빈 강정만 던져주며 이들을 만족시켰다. 물과 기름을 동시에 만족시켜줄 수는 없는 법이니까.
그래서 루즈벨트는 주로 진보주의자들에게 당근을 주어왔고, 그러면서도 딕시크랫들이 계속 자신에게 표를 던지게 유도하는 데도 성공해왔다.
하지만 그 하나하나는 어지간한 정치인들은 꿈도 꾸지 못할 아찔한 정치적 외줄타기였으니 FDR 본인이 아니고서야 어림도 없을 짓이었다. 자기 지지층 간수도 못하는 정치인도 적지 않은 현실에서 빛과 어둠, 물과 불, 완전히 반대 속성을 가진 두 세력의 지지를 받아내는 인물이니만큼, 이번 문제를 통과시키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FDR 본인이 결단하기만 한다면.
“좋습니다.”
어차피 현재 미국 내 실업률은 1%에도 못 미치는, 문자 그대로 완전고용 상태이며 주요 지역에서는 계속 일할 사람이 부족하다는 보고가 심심찮게 들어오는 판이니만큼 노동자는 많을수록 좋다. 게다가 전후복구 등까지 생각하면 종전 후에도 한동안 전쟁특수는 지속될 것이고 경기가 후퇴할 일은 없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다면 재선에도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터.
물론 경기가 후퇴한다 한들 이에 대한 대비책도 여러모로 준비되어 있는 등, 뭘로 봐도 큰 문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없는 제안이었다.
모두 같은 사람이라지만 실질적으로는 백인 병사의 목숨이 유색인종의 목숨보다 훨씬 무거운 정치적 영향력을 지닌 현실에서, 재선을 위해 백인보다는 유색인종을 전선에 몰아넣는다는 건 정치적으로는 별다른 모순점이 없었다. 도덕적으로라면 몰라도.
그리고 루즈벨트 본인도 그런 것 따위에 죄책감을 느끼기에는 충분히 인종차별적인 인물이기도 했다. 정치적 포지션을 유색인종 인권 증진에 잡았을 뿐 개인적으로는 흑인을 포함한 유색인종들을 좋아하지 않는 걸 넘어 반유대주의자이기도 했으니까.
특별한 일도 아니었다. 개인적인 생각과 정치적 포지션이 다른 건 정치인에게는 흔해빠진 일에 불과하니까.
그렇게 하나의 법안이 또 통과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