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i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8
18편 – 첫 출수
장수는 미칠 지경이었다. 눈으로 보였지만 그의 몸이 반응이 너무 느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산적들의 움직임을 먼저 알 수 있다는 것이었다. 산적들의 움직임이 먼저 보였기 때문에 한발 먼저 움직여서 중요한 급소를 피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장수는 금세 혈의인이 되어 버렸다. 그만큼 많은 피를 흘렸던 것이다.
“이 녀석들!”
장수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전생에서라면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었다. 절정고수도 아니고 일반 무사에게 이정도로 당했다는 것은 그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일이었다.
장수는 손바닥을 뻗었다. 장력을 펼친 것이다. 장수의 움직임은 느렸다. 하지만 일반 산적이 피할 수는 없었다.
펑!
장수의 손바닥이 산적의 가슴에 닿자, 산적은 그대로 나가 떨어져 버렸다.
으으윽.
산적은 단 한 번의 심호흡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흔들더니 그대로 고개를 숙여 버렸다.
“받아라.”
그 사이에 다른 산적이 칼이 장수를 갈랐다. 장수는 급하게 손을 움직이려고 했지만 칼이 좀 더 빨랐다. 칼이 지나간 후에야 장수의 손이 움직인 것이다. 칼은 장수의 배를 가르고 지나갔다.
“윽! 이… 이……!”
장수는 온몸에서 피가 흐르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 순간 한줄기 청량한 기운이 장수의 몸을 휘 감았다. 전진심법의 기운이 장수의 몸을 감싼 것이다.
“후우.”
장수는 짧은 시간에 정신을 차릴 수가 있었다. 만약 혈교의 심법을 익혔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혈교의 심법은 고통을 느끼면 더욱 이성을 잃고 공격적인 사람으로 변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진심법은 현문의 심법으로서 이성을 잡아주었던 것이다.
‘침착해야해.’
장수는 짧은 순간 제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리고 천천히 산적들의 숫자를 파악했다.
‘한 번 칼질을 당할 때마다 한 명씩 처리하자.’
그의 장력은 느렸지만 무사 하나쯤은 충분히 처리할 정도는 되었다. 현재 그의 주변에 있는 산적은 3명이었다. 세 번 칼질은 당하면 그들을 모두 제거 할 수 있었다.
‘우선 하나.’
장수는 앞에 있는 산적을 향해 두 손바닥을 뻗었다. 그러자 산적의 칼이 장수를 향해 휘둘러졌다. 하지만 장수의 몸이 살짝 움직이자 산적의 칼은 어이없이 방향을 헛돌았다.
상승의 무리였다. 이정도로 붙어있다면 약간의 동작으로도 상대방을 현혹시키는 것은 아무 일도 아니었다. 장수는 손바닥을 좀 더 내밀었다. 그러자 산적은 그대로 하늘로 올라갔다.
‘하나 성공.’
순간 그는 몸을 뒤틀었다. 중요한 급소를 향해 칼이 움직임을 느꼈던 것이다. 만약 상대방의 움직임이 눈으로 먼저 보이고 감각으로 느껴졌다면 피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눈보다는 느낌으로 적의 칼을 피했다.
그 정도만 해도 적들이 겁을 먹기에 충분했다. 칼을 피한 장수가 몸을 돌리자 겁먹은 표정의 산적 둘이 장수의 얼굴을 보고 있었다.
“이… 이 괴물 같은 녀석…….”
산적들은 믿을 수가 없었다. 분명 수십 번 칼질을 당한 녀석이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쓰러지지 않은 것을 보니 마치 죽지 않는 괴물처럼 느껴졌다.
겁을 먹은 산적은 미친 듯이 칼질을 했다.
이런 공격은 오히려 피하기가 쉬웠다. 일반 무사들이라 할지라도 쉽게 피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장수는 달랐다. 그의 느린 몸은 이런 막무가내식의 칼질은 오히려 피하기 힘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산적의 목근육의 움직임을 유심히 살피던 장수는 뒤로 한발자국 물러났다. 그 덕분에 약간의 상처만 얻었을 뿐이었다.
“이 녀석!”
산적 둘은 거의 동시에 장수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장수는 펼친 두 손을 약간 이동했다. 마치 우연이라도 일어난 듯이 팔이 산적들이 휘두른 칼의 도신을 밀었다. 그러자 칼의 방향이 휘어져버렸다.
산적들은 자신이 휘두른 칼이 왜 엉뚱한 방향으로 이동했는지 알 수 없었다. 이정도 무리를 알려면 절정고수는 되어야 했던 것이다.
장수의 수는 바로 이화접목의 수였다. 상대방의 힘을 사용하는 상승무리가 순식간에 사용되었고, 자신의 힘 때문에 몸이 기울어진 산적의 가슴에 장수의 손바닥이 부드럽게 파고들었다.
펑!
큰 소음과 함께 한 명의 산적이 날아가고, 그 뒤를 이어 옆에 있던 산적이 날아갔다.
장수는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러자 산적들이 질린 표정으로 장수를 바라보았다.
쿵.
그제야 산적이 땅으로 떨어져 거꾸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와 함께 장수가 산적들을 바라보자 산적들은 겁에 질려 버렸다.
‘이제 저쪽으로 가볼까?’
장수는 오랜만에 흥이 돋았다. 그로서는 자신이 무력을 계속해서 발휘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산적들이 모인 곳으로 가려고 했다. 하지만 장수는 잠시 생각을 못한 것이 있었다. 그의 몸이 느리다는 것이었다.
장수는 매우 천천히 몸을 움직였다. 다른 사람이 세발자국을 움직일 때 겨우 한발자국을 움직였다.
‘젠장!’
장수로서는 체면이 죽는 일이었다. 마음으로는 멋있게 산적들을 상대하고 싶었지만 그의 몸은 그런 주인의 마음을 용납하지 않았다.
장수가 인상을 쓰며 최선을 다해 걷는 동안 산적들은 그 모습을 보면서 공포에 질렸다. 보기에도 강해보이는 덩치 좋은 녀석이 매우 분위기 있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 모습은 ‘너를 천천히 분해해 줄게.’라고 말하는 듯했다. 거기다 장수의 몸은 지금도 피가 많이 흐르고 있었다. 때문에 산적들의 눈에는 마치 괴물이 나타난 것처럼 보였다.
“으아아아악!”
산적 하나가 비명을 지르며 도망갔다. 한 명이 도망가자 다른 산적 한 명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다. 그렇게 다섯 명이나 도망치고 나자 도망치는 자가 없었다.
산적들은 죽을상을 짓고 있었다. 표사들도 만만하지 않았는데 괴물 같은 녀석이 나타났기에 겁을 집어 먹은 것이다.
산적들을 이끄는 부채주가 채주에게 외쳤다.
“두목. 여기 고수가 있습니다.”
차마 도망가자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고수가 있다고 하면 채주가 알아서 도망가자고 할 것이다. 고수가 두 명이나 있는 상단을 터는 행동은 미친 짓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채주는 부채주의 말에도 아무런 반응을 못하고 인상을 쓸 수밖에 없었다.
‘저 멍청한 녀석.’
채주로서는 부채주가 원망스러웠다. 그로서는 명령을 내릴 처지가 아니었다. 혈교에서 온 녀석들이 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로서는 어서 빨리 혈교에서 온 녀석들이 도와주었으면 했다.
그때 채주와 상대하던 표두가 말했다.
“내가 볼 때 그대가 채주 같은데?”
“흥.”
채주는 표두의 말을 무시하며 몽둥이를 휘둘렀다.
휙.
거대한 몽둥이는 자유롭게 표두를 향해 휘둘러졌다. 표두는 가볍게 뒤로 물러나며 몽둥이를 피했다. 그러면서 말을 이었다.
“서로 어느 정도 피해를 입은 거 같은데 싸움을 그만하지?”
그로서는 앞에 있는 채주를 비롯해 산적들을 모두 죽이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이들을 모두 죽이기 위해서는 표사들의 피해도 엄청날 것이었다. 더구나 뒤에서 폼을 잡는 혈의인들도 만만한 녀석들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그럴 수 없다.”
채주는 말을 하면서 혈의인의 눈치를 보았다. 그러자 표두도 이를 눈치를 챘다.
‘젠장 혈의인들이 주체자구나.’
표두와 채주는 비슷한 실력을 가졌다. 그랬기에 승부를 보려면 시간이 걸릴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