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10)
◈ 010화
“이제야 얌전하군.”
아스토리안을 찌르고 명치 부분을 밟은 데아이안은 이제야 만족스럽다는 듯한 비열한 표정을 지었다.
“경비병들이 움직였다는 건 곧 제스카로의 기사들도 움직일 수 있다는 거지. 내가 그들에게 지는 일은 없겠지만 귀찮아지기 전에 너를 빨리 죽여야겠다.”
최소 중급 오러 유저의 수준의 제스카로의 기사들은 데아이안에게 있어 하나하나는 별 것 아니다.
하지만 여러 명이 모인다면 이야기는 달라졌다.
이제 도망을 쳐야 하는 입장으로써 그 숫자의 기사들은 확실하게 자신을 방해할 수 있을 것이다.
‘…생각해라 아스토리안. 이 상황을 타계할만한 방법을 살아남을 방법을…….’
복부를 찔리고 피를 흘리고 있는 절망스러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미네르바를 포기할 수 없었다.
자신의 친구를 이대로 잃을 수 없었다.
‘사고를 멈추지마 계속해!’
그렇지만 방법은 보이지 않았고 결국 눈앞의 데아이안에게 죽는다는 현실이 자신에게 선고를 내리는 것 같았다.
그러자 머릿속으로 여러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때 쉬지 않고 단련했으면 지금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때 미네르바의 집에 들리지 않았다면 납치되지 않지 않았을까?
그때 그곳에서 삶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이런 무력감을 또다시 느끼지 않을 수 있지 않았을까?
‘…아, 나 후회하고 있구나.’
이 절망적인 상황에 살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어느새인가 자신은 죽음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아… 스토?”
그때 기절하고 있던 미네르바가 눈을 떴다.
그리고 데아이안의 창이 아스토리안의 심장을 노리고 곧 찌를 듯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 안 돼!!!”
몸부림을 치며 잡고 있는 남성에게서 벗어나 아스토리안에게 가려고 했다.
“가만히 있어!”
“아스토! 아스토!!!”
하지만 오히려 더 강하게 잡히며 몸부림조차 치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렇게 강하게 잡힌 미네르바는 큰소리로 외치던 중 아스토리안과 눈이 마주쳤다.
‘아아 미네르바.’
미네르바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것을 보자 절망감이 전신을 덮기 시작했다.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몸에 힘도 들어가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이 마지막이라면 절대 미네르바에게 절망적인 지금의 표정을 보여줄 수 없었다.
이것이 미네르바가 기억하는 마지막의 자신이 그런 모습이고 싶지 않았다.
자신을 기억할 때마다 그것이 트라우마로 남을 것이다.
그렇기에 미소를 짓기로 했다.
이것은 절대로 너의 탓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
푸욱!
그 직후 주황빛의 창이 자신의 가슴을 꿰뚫었다.
촤악!
“…? 뭔가 걸린 것 같았는데.”
창을 뽑은 데아이안은 뭔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고 아스토리안은 마치 줄이 끊어진 인형처럼 힘없이 고개를 떨구었다.
“아…….”
미네르바는 그 장면을 무력하게 지켜봤다.
“안 돼…….”
아직 하고 싶은 말이 많이 있었다.
“안 돼 아스토…….”
같이 해보고 싶은 것도 잔뜩 있었다.
“왜… 어째서…….”
하지만 세상은 그것을 허락해주지 않았다.
“아스토…….”
그녀의 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눈물이 흐를 때마다 슬픔이 강해졌고 강해진 슬픔은 절망이 되고 절망은 깊어져 분노가 됐다.
그리고 분노는 그녀를 깨우는 힘이 되었다.
“아스토!!!”
우웅!
“뭣?!”
갑작스럽게 모이는 엄청난 양의 마나에 데아이안은 당황했다.
그리고 그 마나가 미네르바에게 흡수되는 것을 눈치채고 엄청난 불길함을 느꼈다.
“뭔가 조치를…….”
데아이안이 움직이려던 그때였다.
“아아아아!!!”
우우웅!!!
엄청난 충격파가 미네르바를 중심으로 퍼져나갔다.
“으아악!”
“으어억!”
그녀의 주변에 있던 데아이안의 부하들은 전부 10m 이상 날아갔다.
근처에 있던 그도 날아갈 뻔하였지만 창을 이용해 버티고 제자리에서 약 2m 정도 밀리는 것으로 그쳤다.
“허억! 허억! 이건 대체?”
데아이안은 당황하며 충격파를 일으킨 미네르바를 바라보았다.
몸에 있던 상처들이 치료되기 시작하더니 왼팔에 있던 문양은 빛을 내며 더 진해졌다.
머리카락의 왼쪽 부분은 새하얀색으로 변해 있었으며 왼쪽 눈은 바다와 같은 푸른 빛을 띠고 있었다.
그녀의 안에 있던 드래곤의 힘이 깨어난 것이다.
“…….”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땅에 쓰러져 있는 아스토리안에게 다가갔고 무릎을 꿇어 그의 머리를 자신의 다리 위에 올렸다.
“…크읏!”
얼핏 보면 오히려 성스러워 보이는 광경이지만 데아이안의 눈에는 불길하게 느껴지기만 했다.
마치 곧 터지기 직전의 폭탄이 터질 준비를 하는 듯 느낌.
그러한 느낌을 받은 그는 자신의 주군에게 받은 명령을 어길 수밖에 없었다.
본능적으로 위험하다고 느꼈고 미네르바의 목숨을 노린 창을 내질렀다.
“다가오지마.”
한마디를 중얼거린 미네르바의 머리 위로 거대한 마법진이 나타났다.
그리고 데아아인이 있는 방향을 향해 팔을 휘두르자 똑같은 행동을 하는 무언가가 나타났다.
콰앙!!!
“크윽!!!”
그것은 새하얀 드래곤의 오른팔이었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오른팔은 미네르바의 행동과 똑같이 팔을 휘둘렀고 그대로 창을 내지르던 데아이안을 날려버렸다.
쾅!!!
쿠르르!!!
데아이안은 근처에 있던 건물로 날아갔고 건물은 과자 부서지듯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이게 엄마가 말했던 힘인가?”
커다란 드래곤의 팔이 보였다.
자신에게 어떤 힘이 있다는 것은 짐작하고 있었다.
어릴 적부터 어머니가 어떤 힘이 있다는 이야기를 계속 들어왔다.
하지만 부정하며 살아왔다.
어머니가 죽을 때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자신은 평범한 여자아이라고 믿으며 살아왔다.
“왜… 이제야 나타난 거야.”
그리고 그 힘이 원망스러웠다.
만약 이 힘이 조금 더 일찍 나타났으면 어머니가 죽지 않을 수 있었고 아스토리안이 죽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아니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면 저런 인간들이 오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원망하고 후회해도 죽은 사람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것은 세계의 절대적인 섭리였다.
“…아스토 조금만 기다려. 내가 복수해줄게.”
자신의 다리 위에 올렸던 아스토리안의 머리를 조심히 땅에 내렸다.
저벅! 저벅!
그대로 일어나 자신이 날린 남자가 있는 곳을 향해 걸어갔다.
자신의 힘을 일깨우게 만들고 다시한번 끔찍한 고통을 겪게 만든 존재에게 벌을 내릴 차례였다.
“크윽…….”
창을 이용해 막았지만 그럼에도 살짝 충격이 있었던 듯 데아이안은 머리를 흔들며 부서진 건물의 안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제기랄…….”
“똑바로 일어나.”
“……!”
어느새인가 미네르바는 데아이안의 근처까지 다가왔고 원망과 분노가 섞인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눈빛은 같은 생명체가 맞는지 의심이 갈 정도로 엄청난 살의를 담고 있었다
“넌 내가 죽여버릴 거야.”
“…하. 웃기는 상황이 되어버렸군.”
몇 개월 동안 준비했던 일이 생각지도 못한 최악의 방향으로 흘러갔다.
심지어 자신의 주인이 내린 명령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여자아이는 힘을 각성하고 자신을 죽이려는 기세로 가득했다.
데아이안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그는 어떻게든 이 상황을 다시 좋은 방향으로 돌리기 위하여 생각했다.
‘최강의 고대 종족 중 하나인 용족의 힘이라고 해도 그분의 말씀대로라면 절반 정도만 섞인 것이다. 거기다가 전투 경험도 없고 이제 힘을 자각하고 막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니 완전히 다루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가진 모든 것들을 사용해 시간만 조금 번다면… 어떻게든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그는 임무를 수행할 생각을 했다.
그녀에 대한 공포보다 제국을 향한 충성심이 더 강한 것인지 아님 실력에 자신이 있는지는 알수 없었다.
“조금만 더 그 힘을 일찍 각성했으면 저기 나뒹구는 꼬마가 시체가 되지 않았을 텐데 말이야.”
“…뭐?”
콰앙!!!
“크읏!”
데아이안이 서 있던 자리 위로 드래곤의 오른팔이 마치 벌레를 잡듯이 내려쳤다.
그는 그것에 아슬아슬하게 반응하며 피했다.
‘아까보다 조금 더 빠르다고? 역시 감정이 격해질수록 드래곤의 힘은 강해지는 건가?’
데아이안의 악수.
그것은 그의 생각대로 미네르바의 감정을 격하게 만든 것이다.
온화한 성격과 평소에 여러 감정들을 속에 담으며 살던 그녀의 감정은 잔잔한 물처럼 넘치거나 하는 일이 없었다.
하지만 한 달 전부터 자신을 안 좋게 말하는 소문들, 비슷한 또래 아이들의 무시, 그리고 2번씩이나 아무 것도 못하고 소중한 사람을 잃었다는 사실.
이것들은 지금까지 참아오며 살아오던 그녀의 감정들을 폭발시켰고 결국 그 안에 있던 힘마저 깨워버렸다.
“다시 한번 말해봐. 입을 먼저 찢어 버릴 거니까.”
자신의 감정이 격해질수록 힘이 강해지고 말투도 변하는 것을 자각하고 있다.
마치 자신이 더 이상 미네르바라는 이름의 존재가 아니게 되는 것 같은 감각.
하지만 그런 건 상관없었다.
소중한 존재를 죽여버린 남자를 죽일 수 있다면 자신은 무엇이든 할 것이다.
‘…괜한 도발은 좋지 않겠군.’
“후우…….”
양손의 창을 고쳐 잡은 데아이안은 숨을 크게 한번 내쉬며 집중했다.
“흡!”
그 직후 재빠르게 미네르바에게 접근했다.
“…….”
자신의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움직여 다가오는 데아이안이었지만 미네르바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결국 자신을 향해 올 것을 알기에 일단 가볍게 드래곤의 오른팔을 움직였다.
쾅!
다가오던 데아이안의 바로 앞으로 드래곤의 오른팔로 내려쳐 접근을 막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재빠르게 뒤로 점프하며 공격 범위에서 벗어났고 주황빛의 창을 미네르바를 향해 강하게 던졌다.
후~웅!
그것을 본 그녀는 왼손을 앞으로 들어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베리어.”
콰직!
미네르바가 펼친 왼손의 바로 앞으로 투명한 얇은 벽 형태의 방어 마법 베리어가 생겨났다.
그 직후 창은 정확하게 베리어의 중심이 꽂혔다.
“흐읍!”
그리고 아직 창을 던진 어정쩡한 자세로 서 있던 데아이안이 반응을 하기 전에 미네르바는 재빠르게 드래곤의 오른팔로 내려찍었다.
콰앙!!!
“…벌레 같은 인간…….”
“용의 힘을 각성해 바로 마법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인가? 피의 기억은 무섭군.”
“……!”
드래곤의 손 밑에 있을 거라 생각했던 미네르바의 생각과 다르게 데아이안은 어느새 그녀의 앞에 나타나 있었다.
거기다가 베리어에 꽂혀 있는 주황빛의 창을 잡고서 말이다.
“어떻게?!”
“그건 중요하지 않지. 흐읍!”
싸우던 그녀는 처음으로 당황하는 기색을 내보였다.
데아이안은 그 모습에 살짝 만족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주황빛의 창에 오러를 두르며 힘을 강하게 주었다.
콰지직!
챙그랑!
그러자 베리어는 유리가 부서지듯 완전히 부서져 버렸고 주황빛의 창은 미네르바의 머리를 노리며 재빠르게 내질러졌다.
후~웅!
하지만 주황빛의 창은 미네르바에게 제대로 닿지 못했다.
“대단하군. 그 순간 텔레포트로 피하다니.”
그 이유는 순간 이동 마법인 텔레포트를 사용하여 데아이안의 공격에서 벗어나 아스토리안이 있는 위치로 이동하였기 때문이었다.
툭! 툭!
하지만 공격을 완전히 피하지 못해 목 부분에 살짝 상처가 나는 바람에 피가 흘러 떨어지고 있었다.
‘어떻게 내 눈앞으로 나타난 거지? …아니 지금은 저 남자를 어떻게든 죽이는 게 더 중요해!’
미네르바는 왼손으로 상처 부위를 누르며 오른손으로 다시 드래곤의 오른팔을 이용해 데아이안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쾅! 쾅! 쾅!
오른팔을 이용해 여러 방향에서 내려찍고 찌르고 손톱을 이용해 베어내는 공격을 이어갔다.
하지만 데아이안은 아슬아슬하게 피하거나 검은 슬라임 같은 물체가 나타나 치명상을 막아내며 버텼다.
그리고 그런 모습에서 미네르바는 의구심을 느꼈다.
조금 전과는 다르게 시간을 끈다는 느낌이었다.
‘이 남자 도대체 무슨 생각을… 어?’
털썩!
살의를 다시 불태우던 미네르바는 갑작스러운 강한 현기증에 이마를 부여잡으며 땅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