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103)
◈ 103화
“저기도 하나 있다 얘들아.”
투두두두!
그녀가 받은 명령은 테러.
잔혹한 훈련을 받아온 그녀로써 어린아이라도 죽이는 것에 망설임 따위는 없었다.
그렇기에 소환한 나무 중 하나에 명령을 해 아이에게 덤벼들게 했다.
“…요즘 젊은 얘들은 어쩜 이리 조심성이 없는지.”
우웅!
“어?”
아이에게 덤벼들게 하였던 나무는 그대로 하늘로 떠올랐다.
그리고 이내 나무의 잎사귀들이 떨어지고 썩어가기 시작했다.
“이, 이게 무슨…….”
“이런 난장판에 아이가 울지도 않고 쳐다보고 있는데 이상함을 느끼지 못한 거니?”
“……!”
어린 아이였던 여자는 10대의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아니 한걸음,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점점 나이를 먹고 있었다.
“듣기로는 제국의 임페리얼 나이츠라고 했는데 너는 순위가 어느 정도니?”
그렇게 걸음을 내딛던 여자아이였던 존재는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외모의 여성이 되어 있었다.
“다, 당신은 대체 뭐야?”
“지금 이름은 마리엘이라고 한단다. 바우렌 아이가 멀린이라는 칭호를 줘서 멀린 마리엘 이라고도 불리고 있고 말이야.”
“머, 멀린!”
데미안 왕국 최강의 아크 메이지를 나타내는 칭호 멀린.
그 멀린의 칭호를 받은 두 명 중 한 명인 마리엘.
그것이 그녀의 정체였다.
“그보다 정신이 사납구나.”
마리엘은 지팡이를 살짝 앞으로 뻗었다.
그러자 이네가 소환하였던 식물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하늘로 솟아올랐다.
“이, 이게 무슨…….”
“식물들이 너무 난폭해 제초를 좀 해야겠어.”
딱!
파사삭!
마리엘이 지팡이를 가볍게 땅에 부딪힌 직후 조금 전 덤벼오던 나무처럼 모든 식물들이 썩어가기 시작했다.
“시간 앞에 모든 것은 그저 썩어갈 뿐이란다.”
* * *
“잡아라!”
“막아내라!”
또 다른 테러가 이루어지고 있는 장소.
그곳에서는 왕국의 병사와 기사들 그리고 그들을 상대하고 있는 라비린스의 조직원들과 제국의 귀족 마하레나 르네아가 있었다.
“전부 쓰러트려라!”
“예!”
상급 오러 유저이자 중급 소드 유저인 르네아는 어렵지 않게 주변의 있는 것들을 부수며 주변을 상대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지금 그에게 덤비는 인원들 중에 그만큼 강한 존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거밖에 안 되는 건가, 데미안 왕국!”
“무, 물러서지 마라! 곧 우리 단장께서 도착하실 거다!”
지금 르네아와 부하들을 상대하고 있는 이들은 왕국의 용기 기사단의 기사단원들이었다.
그들이 맡은 일은 자신들의 기사단장이 도착하기 전까지 그들을 상대해 시간을 끌고 힘을 빼는 것이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도착할 시간이 지났음에도 기사단장은 도착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게 뭔 일이야?’
그리고 그 모든 모습을 아가레스는 건물의 뒤에서 몰래 숨어 지켜 보고 있었다.
‘테러? 이렇게 갑자기 동시다발적으로?’
현재 르네아는 학교 근처의 장소에서 큰소리와 함께 테러를 일으켰다.
그것을 마침 아가레스가 확인하기 위해 왔었고 지금 상황을 목격하게 된 것이다.
‘상급 수준인데… 지금 기사랑 병사들이 중급 수준밖에 없어서 상대가 안 되잖아? 흐음… 일단 학교에 알릴까?’
이 정도 테러라면 왕국에서도 사전에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을 것이고 또 금방 대처할 것이었다.
그렇다면 방해꾼일 뿐인 자신이 이곳에서 할 일은 없었다.
설령 상급 수준의 테러범을 이길 수 있을 것 같아도 함부로 움직일 수 없었다.
본인은 학생이고 이런 일을 해결하는 것은 병사와 기사들의 일이었다.
‘일단 돌아가 볼…….’
“이봐 움직이지 마.”
“아.”
그때 목 뒤로 날붙이 특유의 차가운 감각이 느껴졌다.
누군가가 자신의 목 뒤로 검을 겨눈 것이다.
그렇기에 일단 천천히 양손을 들었다.
‘아… 집중하다가 방심했네.’
“너 뭐야? 왜 여기서 이러고 있는 거야?”
“옷을 보니까 네르 칼가인 학교 교복인데요?”
자신의 뒤로 두 명의 목소리와 그 외에도 몇몇의 인기척이 느껴졌다.
일단 병사가 학교 교복을 입고 있는 걸 알고도 이렇게 칼을 계속 겨누지는 않을 것이다.
저기서 병사들과 싸우고 있는 이들과 한패라고 봐도 무방했다.
“교복? 하. 그럼 학생이 우연히 땡땡이치다가 저걸 목격한 거야? 운도 없지. 아니 오히려 운이 엄청 좋은 건가?”
“그렇죠. 이상한 독인가 하는 거에 중독될 일은 없으니까요.”
‘독?’
무언가 이상했다.
그들은 네르 칼가인 학교에서 마치 무언가 일어날 것 같은 말투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학교에 중요한 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학교에는 폐하가 있잖아!’
지금의 테러는 분명 왕에게 위해를 가하기 위한 어떤 계획 중 하나일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학교의 안에서도 분명히 무슨 일 생겼을 것이다.
친구와 자신에게 얼마 남지 않은 가족인 할아버지가 위험할 수도 있었다.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수 없었다.
“지금 그 이야기 진짜야?”
“뭐?”
휘릭!
탁!
아가레스는 빠르게 몸을 회전시켜 자신을 겨눈 검을 잡고 있는 인간의 손을 쳤다.
그리고 그대로 그의 검을 빼앗아 겨누었다.
“지금 이야기 진짜냐고!”
질문을 하는 것과 동시에 자신의 주변에 몇 명의 인간이 있는지 빠르게 파악했다.
10명의 인원들과 왕국의 병사들이 상대하고 있는 이들과 같은 옷.
분명히 적이었다.
“이 미친 자식이 불쌍해서 바로 안 죽였더니… 야! 죽여!”
칼을 빼앗겼던 인간이 대장이었던 듯 명령을 내렸다.
그 직후 뒤에 있던 이들은 망설임 없이 아가레스를 향해 덤벼들었다.
“전부 다 비켜!”
목소리는 평소와는 다르게 격앙되어 있었다.
장난스러운 분위기는 존재하지 않았고 눈빛은 날카롭게 변해 있었다.
콰앙!
“크아악!”
“으악!”
아가레스가 검을 휘두르는 것과 동시에 큰 연기가 일어났다.
그리고 그 연기 속에서 그에게 덤벼들던 인원들은 그대로 뒤로 날아가 벽에 부딪혔다.
“빨리 가봐야…….”
후웅!
“뭣…….”
그때 주변의 연기가 거의 걷힌 자신의 시야를 가리며 검을 든 사람이 하나 날아왔다.
뻐억!
아가레스는 팔을 휘둘러 날아오던 사람을 쳐냈다.
갑옷을 보아 왕국의 병사 중 한 명이 분명했다.
‘누가 나한테 사람을… 읏!’
콰앙!
의아하게 생각하던 그때 검을 든 누군가가 허리를 숙여 낮은 자세로 다가와 검을 휘두르려고 했다.
하지만 그전에 눈치채 아슬아슬하게 막아냈다.
‘설마 던진 이유가 시야를 가리려고?’
낮은 자세로 나타난 것으로 보아 분명 일부러 자신에게 던져 시야를 가린 것이 분명했다.
자신을 노린 강한 적이 나타난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지금 이곳에 강한 적은 한 명 밖에 없었다.
“설마…….”
아가레스는 자신을 향해 검을 휘두른 존재의 정체를 자세히 확인해 보았다.
노란빛의 머리카락을 가진 40대 초반의 외모를 가진 남성.
제국의 귀족인 마하레나 르네아였다.
“…어린 학생이라고?”
자신을 몰래 지켜보고 지원을 오기로 한 인원들을 간단히 날려버렸기에 상당한 강자가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 정체는 아직 20살도 되지 않은 어린 학생이었다.
그 사실에 르네아는 놀라움보다는 짜증이 올라왔다.
“어린 녀석이 건방지게!”
마스터의 경지에는 도달하지 못하였지만 5년 안에 그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받고 있는 자신이었다.
그런 자신이 하는 일을 이제 조금 강해졌다고 쉽게 자만하는 어린 학생이 방해하려고 하고 있다.
그 결과 귀찮음과 짜증, 두 개의 감정이 크게 올라오는 것을 느끼며 검을 강하게 잡았다.
“죽어라!”
주변에 있는 라비린스의 조직원들에게 명령을 하고 싶었지만 그들은 지금 왕국의 병력들을 막는데 바빴다.
자신이 직접 움직이기로 했다.
차작!
후웅!
대치 상태였던 검을 쳐낸 그는 그대로 아가레스를 향해 검을 찌르려고 했다.
챙!
“뭣?!”
하지만 아가레스는 빠르게 반응하여 그대로 내려오던 그의 검을 쳐냈다.
후웅!
이어서 자세를 잡은 아가레스는 검을 강하게 잡고 그대로 르네아를 향해 내질렀다.
차작!
내질렀던 공격은 르네아가 휘두른 검에 막히며 빗나가고 말았다.
비슷한 공격을 한 합씩 주고받은 두 사람은 바로 눈치챘다.
‘역시 실력이 나와 비슷해.’
‘어린 학생이 나와 맞먹는 실력을 가졌다고?’
서로의 실력이 비등비등하다는 것을 말이다.
아가레스는 딱히 놀라지 않았지만 르네아는 짜증에 이어 자존심이 상했다.
몇십 년 동안 노력하여 도달한 경지가 눈앞의 어린 학생과 비슷하다는 사실에 자신의 노력이 부정이라도 당한 것 같았다.
“망할 자식이!”
용납할 수 없었다.
그저 귀족 도련님이 데미안 왕국의 어린 학생일 뿐인 존재가 자신보다 강하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기에 검에는 감정이 실려 있었고 조금 전과 다르게 전력으로 검을 휘둘렀다.
후웅!
“…….”
아가레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다가오는 검이 어떻게 오는지 잠깐 동안 살펴보았다.
그리고 직후.
차작!
“……?!”
왼팔을 빠르게 아래에서 위로 휘둘러 다시 한번 르네아의 검을 쳐냈다.
파지직!
그리고 이어서 그의 검에 번개가 일렁거리기 시작하였고 르네아의 상체를 노린 채 검을 휘둘렀다.
“뇌섬(雷閃).”
아가레스는 오러에 번개의 속성을 부여하는 것이 가능했다.
지금은 거의 남지 않은 어머니 쪽 가문인 제레니아 가문이 가진 힘이었다.
그리고 그런 속성 부여를 이용한 기술 뇌섬.
기술의 효과는 간단하다.
번개의 충격과 함께 고온으로 적을 베어내는 기술이었다.
촤아악!
“크아악!”
번개로 인해 생기는 감전과 동시에 르네아는 상체에 검으로 베인 상처가 났다.
하지만 번개의 열로 인해 살이 익어 피가 흐르지는 않았다.
타닥!
감전으로 인한 고통을 빠르게 이겨낸 르네아는 아가레스에게서 거리를 벌렸다.
“번개 속성의 오러 부여라니 설마 제레니아 가문인가!”
“알 필요 없어 테러범.”
아가레스는 불필요한 말은 아꼈다.
굳이 적에게 자신의 정보를 줄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르네아가 질문을 한 의도는 정보를 알아내는 의도라기보다는 시간을 끄는 것이었다.
스윽!
르네아는 자신의 빈손으로 상처 부위를 훑듯이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그러자 상처 부위에 마치 투명한 막 같은 것이 보호하듯 덮여 있었다.
그리고 직후 몸에 있는 그의 상처가 회복되는 것이 눈에 보였다.
“설마 나무 속성?”
오러의 속성 부여에는 각각의 특징들이 있다.
화염은 에너지의 상승으로 강한 열기와 모든 공격의 위력을 증가시킬 수가 있다.
얼음은 반대로 에너지를 빼앗아 강한 냉기와 상대 공격의 위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
그리고 나무 속성.
부여되는 속성 중 몇 안 되는 비전투 속성이다.
그 효과는 바로 회복력의 극단적 증가였다.
나무 속성은 오러를 연료 삼아 회복력을 올려 상처를 치료하는 것이 가능했다.
거기다가 자신뿐만이 아니라 타인에게도 말이다.
르네아가 이곳에 투입된 이유는 바로 이것이었다.
전투 능력이 우수하며 회복 능력까지 가진 검사.
적들이 많은 전장에서 그만큼 유용한 지원군은 별로 없었다.
‘어린 나이에 상급이라니 도대체 정체가 뭐지?’
그리고 그런 그는 아가레스에게 위험을 느꼈다.
본래라면 힘을 아끼며 병사들을 상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눈앞의 아가레스는 자신과 동급의 실력을 지닌 것도 모자라 번개 속성의 오러 부여를 사용했다.
육체 기관의 능력을 강화시킬 수 있으며 발산시키는 것도 가능한 번개의 힘은 분명 강력한 힘이다.
하지만 다른 속성부여 보다 오러를 많이 소모하며 장기전에 약했다.
장기전이라면 자신의 특기 분야였다.
어떻게든 눈앞의 학생이 버티지 못하게 시간을 끌어 버틴다면 승기는 분명 자신에게 있을 것이었다.
“전신 회복!”
우웅!
르네아의 상처 부위에 있던 오러의 기운이 그의 전신에 퍼져 몸에서 빛이 나고 있었다.
나무 속성을 부여한 오러를 전신에 둘러 육체 전체가 상시 회복되는 상태로 만든 것이었다.
번개의 공격은 분명 아프고 고통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라면 공격에 맞아도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것이다.
“…….”
전신에 오러를 두른 것을 보고 눈앞에 인간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가레스는 바로 알 수 있었다.
‘장기전으로 가려는 게 보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