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119)
◈ 119화
제국이 테러를 일으킨 지 3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부서졌던 수도의 건물과 거리는 마법의 힘으로 대부분 복원되었고 성도 거의 처음과 비슷한 상태가 되어 있었다.
“분명 여기 무너져 있었는데 지금은 멀쩡하네.”
“복구되게 빠르다.”
그리고 그런 도시를 걷고 있는 3인방.
아스토리안과 미네르바 그리고 제니온이 있었다.
“역시 검과 마법의 왕국이라 불리는 곳의 메이지들다워. 실력이 확실해. 그렇지 않아 미네르바?”
“으음. 내가 했으면 더 빨리 끝나…….”
“흠 괜한 말을 이야기했군요.”
본래 학교에 있어야 하는 이들이 어째서 이렇게 도시를 걸어 다니고 있냐고 묻는다면 네르 칼가인 학교가 지금 휴교 중이기 때문이었다.
“그나저나 학교가 쉬다니. 뭔가 기분이 묘하다.”
“나는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하는데. 너 큰일날 뻔했잖아 제니온.”
“그치만 실감이 별로 안나. 그 인간이랑 늑대가 섞인 사람이라던가 니콜먼 교사님의 배신이라던가 카라카인가 하는 독이라던가 다 먼 이야기 같아.”
제국의 인질극과 니콜먼 교사의 배신.
이러한 사건들로 당연하게 네르 칼가인 학교는 조사에 들어갔다.
모든 교사들이 조사를 받았고 학교 수색이 시작됐다.
이러한 상황에 당연히 수업은 진행될 수 없었다.
학생들은 기숙사도 조사해야 된다는 명목으로 짐을 가지고 쫓겨났고 대부분 본인들의 본가로 갔지만 수도의 친인척이 있는 사람들은 그곳에서 지내고 있었다.
여기 세 사람도 본가는 센트럴 도시이지만 일단은 제스카로의 별장에서 지내고 있었다.
“뭐. 너무 놀라서 치료를 받는 것보다는 낫기는 하네.”
실제로 몇몇 학생은 사실들을 알고 놀라서 쓰러지거나 정신적인 치료를 받고 있는 학생도 있었다.
그렇기에 제니온이 멀쩡한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아. 나도 너희들처럼 아프다고 거짓말하고 보건실이나 갈 걸 그랬나?”
“크흠. 제, 제니온 나 거짓말은 하지 않았…….”
“음? 저기 왜 저렇게 사람이 많지?”
“어, 어디?”
‘저기는…….’
제니온이 이야기한 곳.
그곳은 니콜먼이 잠시 데리고 갔었던 단련의 집이었다.
그곳에는 병사들과 여러 근육질의 사람들이 실랑이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분은 잘못하신 게 없다니까? 그때 한번 만난 거 말고는 만나는 걸 본 적이 없다고!”
“그건 조사가 끝나면 알게 될 일입니다. 그러니까 조사가 끝날 때까지 이곳은 출입금지입니다.”
‘그 근육질의 동생분 때문인가?’
테러가 일어나기 전에 니콜먼은 자신을 이곳으로 데려와 단련을 시키고 본인은 동생과 이야기를 했었다.
니콜먼의 배신에 관여를 했든 하지 않았든 수상한 정황이 있기는 하기에 조사의 대상이 될 만했다.
‘…배신에 관여하지 않았으면 좋겠네.’
단련의 집에서 단련은 길지 않았지만 자신이 처음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자각 한 곳이었다.
그리고 니콜먼의 동생인 콜니로도 사람이 좋았던 걸로 기억하고 있었다.
웬만하면 이 장소가 남아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어라 너는?”
그때 자신의 옆으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아스토리안!”
“아.”
목소리의 주인들은 쌍둥이인 베슨과 베일리였다.
두 사람은 운동을 위해 온 듯 편한 복장이었다.
“잘 지냈어? 학교에 괴한이 들어왔다고 하던데 괜찮아?”
“아. 네 괜찮아요.”
베일리는 걱정되는 듯한 표정이었지만 대답을 듣고 어느 정도 안심이 된 것 같았다.
“아스토리안 정말 괜찮지?”
그때 베슨이 작은 목소리로 아스토리안을 향해 물어보았다.
십인장인 베슨은 여러 가지 일에 들었고 베일리 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베일리가 알고 있는 것은 대외적으로 알린 정보로 괴한 정도로 치부되었다.
하지만 침입자가 단순한 괴한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베슨은 얼마나 심각한 일이었는지 알기에 다시 질문을 한 것이었다.
“괜찮아요. 저는 그때 마침 보건실에 있었거든요.”
“다행이야. 험한 꼴을 보지 않아서.”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이들은 함께 훈련을 하였고 열정적으로 지도해 주는 아스토리안에게 정이 들었다.
물론 지도가 편하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아 그보다 아스토리안. 혹시 이상한 사람이 찾아가지 않았니? 뭔가 묘한 질문을 한다던가.”
“아뇨 그런 사람은 없었는데요? 왜요?”
“아 그게 내가 최근 너한테 지도를 받고 좀 두각을 드러냈다고 할까? 하하 이번 테러 진압에 꽤나 전투를 잘했거든. 그랬더니 왕국에 뭔가 높으신 분이 어떻게 그렇게 강해졌냐고 질문을 하셨어.”
불길했다.
왠지 다음 말을 들으면 귀찮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요?”
“아. 물론 너의 이름은 이야기하지 않았어. 단지 같은 단련장에서 잠시 함께 단련한 친구가 지도해 줬다고만 말했어.”
“다행이네요.”
진짜로 다행이었다.
자신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도 별로 없었고, 무엇보다 이름이 거론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문제는 없을 것이다.
애초에 알아내도 믿지 않을 것 같기도 하지만 말이다.
“아! 이름이랑 말하면 안 되나?”
““……!””
안심하던 자신의 옆으로 폭탄이 하나 떨어졌다.
예상치 못한 복병 베일리.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 아하하. 그게 나도 길드에서 최근에 두각을 드러냈거든. 평판도 좋아지고 했는데 마침 베슨이 말한 비슷해 보이는 사람이 와서 질문을 해서 이름이랑 학교까지 말해버렸는데?”
““…….””
말이 나오지 않았다.
베일리는 단순해도 너무 단순했다.
병사로써 규율이 강하게 박힌 베슨과는 다르게 규율이 거의 없는 길드에서 살아온 그녀는 너무도 자유로웠다.
“하아.”
짜증이 올라왔지만 일단 참았다.
베일리에게 화를 낸다고 일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아하하. 미안?”
아니 화 좀 내야겠다.
윙크하며 사과를 하는 표정에 괜히 열 받아 짜증이 더욱 올라왔다.
“베일리 누나 당장 시간 만들어요.”
“데, 데이트는 조금 곤란한데…….”
“곤죽으로 만들어 버리게요.”
“너, 너 마음의 소리가 나오고 있잖아? 베, 베슨 아스토리안 좀 진정시켜줘!”
“이건 좀 심했다 베일리.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개인정보를 홀랑 팔아먹냐?”
베슨 조차 같은 쌍둥이인 베일리의 편을 들어주지 못했다.
아스토리안의 지도의 무서움을 아는 것도 아는 것이지만 확실하게 베일리의 잘못이 좀 컸다.
“크윽. 어쩔 수 없나. …죄송합니다 아스토리안!”
고개를 크게 숙인 베일리는 큰 목소리 사과를 했다.
그리고 그대로 몸을 돌려 도망을 쳤다.
“…….”
“저, 저 베일리 멍청이가…….”
“베슨 형.”
“응?”
“연대책임이라고 아세요?”
“아는데 모릅니다 죄송합니다!”
이어서 고개를 숙여 사과한 베슨도 베일리를 따라 그대로 줄행랑을 쳐버렸다.
“…에휴.”
“아하하! 저 사람들 누구야? 아스토의 새로운 친구?”
“뭐 비슷한데 달라. 굳이 따지면 임시 제자랑 비슷한 사람들?”
“재밌어 보이는데 나도 소개시켜주지.”
“괜히 예의 차린다고 불편해질까 봐.”
두 사람을 소개할까 했지만 제니온은 귀족이었다.
괜히 예의 차린다고 분위기가 불편해지는 것은 싫었기에 일부러 소개를 시켜주지 않은 것이다.
“저 사람들도 제자야 아스토?”
“…아아 뭐 임시야. 정식은 일단 슬레비나 한 명이지.”
“흐음… 성격이 쾌활해 보이는 분들이네.”
“쾌활하지. 쾌활해서 귀찮을 정도로. 아무튼 대충 산책 끝난 것 같으니까 돌아가자.”
“그래!”
“응!”
그렇게 세 사람은 지금 지내고 있는 제스카로의 별장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돌아온 그들은 맞이해준 것은 별장의 메이드나 집사가 아닌 갑옷을 입은 두 명의 기사였다.
“아스토리안이 자네인가?”
“…네 맞습니다.”
“에? 아, 아스토는 잘못한 거 없어요! 사교성은 떨어져도 착한 아이예요!”
“…….”
기사들이 자신의 이름을 꼭 집어서 호명했다.
루치아와 일했던 것이 들켰나 하는 생각들이 들었다.
아니 어쩌면 조금 전까지 이야기하던 베일리 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머리를 스쳤다.
“체포가 아닌 그저 데려오라는 명령을 받았네. 범죄나 그런 것과 관련 있는 것은 아니니 친구는 안심하게나.”
말투를 보니 적대적이지도 않았고 최대한 친절하게 이야기하려는 모습이었다.
“…알겠습니다.”
나쁜 일은 아닌 것 같았다.
무엇보다 여기서 거절하면 괜히 일이 커질 수도 있다.
일단 무엇인지 확인하고 그때 어떻게 할지 생각해도 괜찮을 것이다.
“무슨 일 생기면 영통으로 이야기할게.”
“…응. 알겠어.”
작은 목소리로 미네르바만 들리게 이야기한 뒤 아스토리안은 그대로 두 명의 기사를 따라 이동했다.
* * *
저벅! 저벅!
아데라.
그는 지금 그의 부하들과 함께 어딘가를 걸어가고 있었다.
여러 가지로 호화롭게 장식되어 있는 통로와 중간중간 서 있는 기사들.
그렇다 그는 지금 데미안 왕국의 왕성 안에 있었다.
그리고 그가 지금 향하는 장소는 왕의 옥좌가 있는 장소였다.
끼익!
커다란 문 앞에 도착하자 그를 맞이하듯 문이 열렸다.
그는 안으로 들어갔고 안의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대비는 철저히 해두었군.’
옥좌에 앉아있는 바우렌 왕과 그 옆의 마레 왕비.
그리고 두 사람을 호위하듯이 서 있는 베오울프 그래노리와 멀린 마리엘.
그들뿐만이 아니라 주변에는 몇몇의 기사들이 있었고 왕국의 귀족들로 보이는 이들도 서 있었다.
터벅! 터벅!
털썩!
방의 중심에 도착한 그는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러자 뒤에 부하들도 그를 따라 무릎을 꿇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데미안 왕국의 왕이신 데미안 마르 바우렌 왕이시여. 저는 제국군 총사령관 라가논 아데라입니다.”
‘저자가 아데라.’
‘제국군의 정점에 있는 남자.’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분위기야.’
아데라를 보며 귀족들은 제각각의 첫인상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들이 공통적으로 생각한 분위기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함부로 범접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신성한 분위기였다.
“그래 반갑네, 제국군의 총사령관 아데라여. 설마 자네가 올 줄은 상상도 못했네. 그렇기에 이렇게 별다른 환대도 없이 받아들인 점 사과하지.”
“아닙니다. 갑작스러운 접견의 요청을 받아주신 것에 오히려 감사드립니다.”
“그런가 그렇다면 다행이군. 그럼 자네가 접견의 이유를 말하기 전에 몇 마디 하고 싶은데 괜찮겠나?”
“무엇입니까, 바우렌 왕이시여?”
“제국은 왜 나의 아내 마레를 죽이려고 하였는가?”
흠칫!
바우렌이 살기를 내뿜었고 그것에 귀족들이 반응했다.
타국의 귀빈 앞에서 이런 행동은 전혀 옳은 행동이 아니었다.
하지만 왕비가 노려진 그의 분노가 얼마나 클지 예상한 귀족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가만히 지켜보았다.
“말해보시게 총사령관 아데라여. 아니면 그대들에게 있어 누군가를 죽이는 것 당연한 일이기에 할 이야기가 없는가?”
“바우렌 왕이시여 오해가 있으십니다.”
“오해?”
“왕비님을 살해하려고 했던 일은 절대로 제국의 의지가 아닙니다. 오직 과한 애국심에 의한 임페리얼 나이츠의 ‘단독범행’입니다.”
쾅!
분노한 바우렌은 옥좌의 팔걸이 부분을 강하게 내려쳤다.
“단독범행? 지금 그게 말이라고 하는 건가? 임페리얼 나이츠가 누구의 명령으로만 움직이는지 아는데?”
“사실입니다, 바우렌 왕이시여. 저희도 가끔 이렇게 독단적으로 움직이는 이들 때문에 곤란할 지경입니다. 저희는 평화를 원합니다 폐하.”
“이 망할 자식들이… 네놈들이 전쟁을 얼마나 원하는지 알고 있는데 그걸 믿으라는 것이냐!”
“그럼 그 증거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스윽!
아데라는 품 안으로 손을 넣었다.
그것을 본 그래노리와 마리엘은 왕과 왕비의 바로 옆으로 빠르게 움직여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했다.
“오해 마시죠. 저는 공격하려는 게 아니니.”
펄럭!
아데라 그가 꺼낸 것은 긴 종이 서류처럼 생긴 물건이었다.
“저희의 위대한 황제의 제안을 적어놓은 계약서입니다.”
“계약서?”
“나 제국의 황제 크샤르 아인 칼세이야는 데미안 왕국의 왕 데미안 마르 바우렌에게 제안한다.”
한번 말을 끊은 아데라는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첫째 제국 백성의 폭주를 저지하지 못해 생긴 피해들을 전부 배상한다. 먼저 체포된 그들의 아티팩트 소유권을 포기해 데미안 왕국에 넘긴다. 그리고 피해 금액, 혹은 그에 맞는 금으로 배상한다. 이것이 부족하다면 다른 물질로 보상할 용의도 존재한다.”
“…….”
“둘째 우리가 평화를 원한다는 사실은 어떻게 해도 믿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는 증거로 크샤르 제국의 제 4황녀이자 막내딸인 크샤르 아인 아나트를 데미안 왕국에 볼모로써 맡긴다.”
◈ 119화
제국이 테러를 일으킨 지 3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부서졌던 수도의 건물과 거리는 마법의 힘으로 대부분 복원되었고 성도 거의 처음과 비슷한 상태가 되어 있었다.
“분명 여기 무너져 있었는데 지금은 멀쩡하네.”
“복구되게 빠르다.”
그리고 그런 도시를 걷고 있는 3인방.
아스토리안과 미네르바 그리고 제니온이 있었다.
“역시 검과 마법의 왕국이라 불리는 곳의 메이지들다워. 실력이 확실해. 그렇지 않아 미네르바?”
“으음. 내가 했으면 더 빨리 끝나…….”
“흠 괜한 말을 이야기했군요.”
본래 학교에 있어야 하는 이들이 어째서 이렇게 도시를 걸어 다니고 있냐고 묻는다면 네르 칼가인 학교가 지금 휴교 중이기 때문이었다.
“그나저나 학교가 쉬다니. 뭔가 기분이 묘하다.”
“나는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하는데. 너 큰일날 뻔했잖아 제니온.”
“그치만 실감이 별로 안나. 그 인간이랑 늑대가 섞인 사람이라던가 니콜먼 교사님의 배신이라던가 카라카인가 하는 독이라던가 다 먼 이야기 같아.”
제국의 인질극과 니콜먼 교사의 배신.
이러한 사건들로 당연하게 네르 칼가인 학교는 조사에 들어갔다.
모든 교사들이 조사를 받았고 학교 수색이 시작됐다.
이러한 상황에 당연히 수업은 진행될 수 없었다.
학생들은 기숙사도 조사해야 된다는 명목으로 짐을 가지고 쫓겨났고 대부분 본인들의 본가로 갔지만 수도의 친인척이 있는 사람들은 그곳에서 지내고 있었다.
여기 세 사람도 본가는 센트럴 도시이지만 일단은 제스카로의 별장에서 지내고 있었다.
“뭐. 너무 놀라서 치료를 받는 것보다는 낫기는 하네.”
실제로 몇몇 학생은 사실들을 알고 놀라서 쓰러지거나 정신적인 치료를 받고 있는 학생도 있었다.
그렇기에 제니온이 멀쩡한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아. 나도 너희들처럼 아프다고 거짓말하고 보건실이나 갈 걸 그랬나?”
“크흠. 제, 제니온 나 거짓말은 하지 않았…….”
“음? 저기 왜 저렇게 사람이 많지?”
“어, 어디?”
‘저기는…….’
제니온이 이야기한 곳.
그곳은 니콜먼이 잠시 데리고 갔었던 단련의 집이었다.
그곳에는 병사들과 여러 근육질의 사람들이 실랑이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분은 잘못하신 게 없다니까? 그때 한번 만난 거 말고는 만나는 걸 본 적이 없다고!”
“그건 조사가 끝나면 알게 될 일입니다. 그러니까 조사가 끝날 때까지 이곳은 출입금지입니다.”
‘그 근육질의 동생분 때문인가?’
테러가 일어나기 전에 니콜먼은 자신을 이곳으로 데려와 단련을 시키고 본인은 동생과 이야기를 했었다.
니콜먼의 배신에 관여를 했든 하지 않았든 수상한 정황이 있기는 하기에 조사의 대상이 될 만했다.
‘…배신에 관여하지 않았으면 좋겠네.’
단련의 집에서 단련은 길지 않았지만 자신이 처음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자각 한 곳이었다.
그리고 니콜먼의 동생인 콜니로도 사람이 좋았던 걸로 기억하고 있었다.
웬만하면 이 장소가 남아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어라 너는?”
그때 자신의 옆으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아스토리안!”
“아.”
목소리의 주인들은 쌍둥이인 베슨과 베일리였다.
두 사람은 운동을 위해 온 듯 편한 복장이었다.
“잘 지냈어? 학교에 괴한이 들어왔다고 하던데 괜찮아?”
“아. 네 괜찮아요.”
베일리는 걱정되는 듯한 표정이었지만 대답을 듣고 어느 정도 안심이 된 것 같았다.
“아스토리안 정말 괜찮지?”
그때 베슨이 작은 목소리로 아스토리안을 향해 물어보았다.
십인장인 베슨은 여러 가지 일에 들었고 베일리 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베일리가 알고 있는 것은 대외적으로 알린 정보로 괴한 정도로 치부되었다.
하지만 침입자가 단순한 괴한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베슨은 얼마나 심각한 일이었는지 알기에 다시 질문을 한 것이었다.
“괜찮아요. 저는 그때 마침 보건실에 있었거든요.”
“다행이야. 험한 꼴을 보지 않아서.”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이들은 함께 훈련을 하였고 열정적으로 지도해 주는 아스토리안에게 정이 들었다.
물론 지도가 편하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아 그보다 아스토리안. 혹시 이상한 사람이 찾아가지 않았니? 뭔가 묘한 질문을 한다던가.”
“아뇨 그런 사람은 없었는데요? 왜요?”
“아 그게 내가 최근 너한테 지도를 받고 좀 두각을 드러냈다고 할까? 하하 이번 테러 진압에 꽤나 전투를 잘했거든. 그랬더니 왕국에 뭔가 높으신 분이 어떻게 그렇게 강해졌냐고 질문을 하셨어.”
불길했다.
왠지 다음 말을 들으면 귀찮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요?”
“아. 물론 너의 이름은 이야기하지 않았어. 단지 같은 단련장에서 잠시 함께 단련한 친구가 지도해 줬다고만 말했어.”
“다행이네요.”
진짜로 다행이었다.
자신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도 별로 없었고, 무엇보다 이름이 거론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문제는 없을 것이다.
애초에 알아내도 믿지 않을 것 같기도 하지만 말이다.
“아! 이름이랑 말하면 안 되나?”
““……!””
안심하던 자신의 옆으로 폭탄이 하나 떨어졌다.
예상치 못한 복병 베일리.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 아하하. 그게 나도 길드에서 최근에 두각을 드러냈거든. 평판도 좋아지고 했는데 마침 베슨이 말한 비슷해 보이는 사람이 와서 질문을 해서 이름이랑 학교까지 말해버렸는데?”
““…….””
말이 나오지 않았다.
베일리는 단순해도 너무 단순했다.
병사로써 규율이 강하게 박힌 베슨과는 다르게 규율이 거의 없는 길드에서 살아온 그녀는 너무도 자유로웠다.
“하아.”
짜증이 올라왔지만 일단 참았다.
베일리에게 화를 낸다고 일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아하하. 미안?”
아니 화 좀 내야겠다.
윙크하며 사과를 하는 표정에 괜히 열 받아 짜증이 더욱 올라왔다.
“베일리 누나 당장 시간 만들어요.”
“데, 데이트는 조금 곤란한데…….”
“곤죽으로 만들어 버리게요.”
“너, 너 마음의 소리가 나오고 있잖아? 베, 베슨 아스토리안 좀 진정시켜줘!”
“이건 좀 심했다 베일리.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개인정보를 홀랑 팔아먹냐?”
베슨 조차 같은 쌍둥이인 베일리의 편을 들어주지 못했다.
아스토리안의 지도의 무서움을 아는 것도 아는 것이지만 확실하게 베일리의 잘못이 좀 컸다.
“크윽. 어쩔 수 없나. …죄송합니다 아스토리안!”
고개를 크게 숙인 베일리는 큰 목소리 사과를 했다.
그리고 그대로 몸을 돌려 도망을 쳤다.
“…….”
“저, 저 베일리 멍청이가…….”
“베슨 형.”
“응?”
“연대책임이라고 아세요?”
“아는데 모릅니다 죄송합니다!”
이어서 고개를 숙여 사과한 베슨도 베일리를 따라 그대로 줄행랑을 쳐버렸다.
“…에휴.”
“아하하! 저 사람들 누구야? 아스토의 새로운 친구?”
“뭐 비슷한데 달라. 굳이 따지면 임시 제자랑 비슷한 사람들?”
“재밌어 보이는데 나도 소개시켜주지.”
“괜히 예의 차린다고 불편해질까 봐.”
두 사람을 소개할까 했지만 제니온은 귀족이었다.
괜히 예의 차린다고 분위기가 불편해지는 것은 싫었기에 일부러 소개를 시켜주지 않은 것이다.
“저 사람들도 제자야 아스토?”
“…아아 뭐 임시야. 정식은 일단 슬레비나 한 명이지.”
“흐음… 성격이 쾌활해 보이는 분들이네.”
“쾌활하지. 쾌활해서 귀찮을 정도로. 아무튼 대충 산책 끝난 것 같으니까 돌아가자.”
“그래!”
“응!”
그렇게 세 사람은 지금 지내고 있는 제스카로의 별장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돌아온 그들은 맞이해준 것은 별장의 메이드나 집사가 아닌 갑옷을 입은 두 명의 기사였다.
“아스토리안이 자네인가?”
“…네 맞습니다.”
“에? 아, 아스토는 잘못한 거 없어요! 사교성은 떨어져도 착한 아이예요!”
“…….”
기사들이 자신의 이름을 꼭 집어서 호명했다.
루치아와 일했던 것이 들켰나 하는 생각들이 들었다.
아니 어쩌면 조금 전까지 이야기하던 베일리 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머리를 스쳤다.
“체포가 아닌 그저 데려오라는 명령을 받았네. 범죄나 그런 것과 관련 있는 것은 아니니 친구는 안심하게나.”
말투를 보니 적대적이지도 않았고 최대한 친절하게 이야기하려는 모습이었다.
“…알겠습니다.”
나쁜 일은 아닌 것 같았다.
무엇보다 여기서 거절하면 괜히 일이 커질 수도 있다.
일단 무엇인지 확인하고 그때 어떻게 할지 생각해도 괜찮을 것이다.
“무슨 일 생기면 영통으로 이야기할게.”
“…응. 알겠어.”
작은 목소리로 미네르바만 들리게 이야기한 뒤 아스토리안은 그대로 두 명의 기사를 따라 이동했다.
* * *
저벅! 저벅!
아데라.
그는 지금 그의 부하들과 함께 어딘가를 걸어가고 있었다.
여러 가지로 호화롭게 장식되어 있는 통로와 중간중간 서 있는 기사들.
그렇다 그는 지금 데미안 왕국의 왕성 안에 있었다.
그리고 그가 지금 향하는 장소는 왕의 옥좌가 있는 장소였다.
끼익!
커다란 문 앞에 도착하자 그를 맞이하듯 문이 열렸다.
그는 안으로 들어갔고 안의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대비는 철저히 해두었군.’
옥좌에 앉아있는 바우렌 왕과 그 옆의 마레 왕비.
그리고 두 사람을 호위하듯이 서 있는 베오울프 그래노리와 멀린 마리엘.
그들뿐만이 아니라 주변에는 몇몇의 기사들이 있었고 왕국의 귀족들로 보이는 이들도 서 있었다.
터벅! 터벅!
털썩!
방의 중심에 도착한 그는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러자 뒤에 부하들도 그를 따라 무릎을 꿇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데미안 왕국의 왕이신 데미안 마르 바우렌 왕이시여. 저는 제국군 총사령관 라가논 아데라입니다.”
‘저자가 아데라.’
‘제국군의 정점에 있는 남자.’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분위기야.’
아데라를 보며 귀족들은 제각각의 첫인상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들이 공통적으로 생각한 분위기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함부로 범접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신성한 분위기였다.
“그래 반갑네, 제국군의 총사령관 아데라여. 설마 자네가 올 줄은 상상도 못했네. 그렇기에 이렇게 별다른 환대도 없이 받아들인 점 사과하지.”
“아닙니다. 갑작스러운 접견의 요청을 받아주신 것에 오히려 감사드립니다.”
“그런가 그렇다면 다행이군. 그럼 자네가 접견의 이유를 말하기 전에 몇 마디 하고 싶은데 괜찮겠나?”
“무엇입니까, 바우렌 왕이시여?”
“제국은 왜 나의 아내 마레를 죽이려고 하였는가?”
흠칫!
바우렌이 살기를 내뿜었고 그것에 귀족들이 반응했다.
타국의 귀빈 앞에서 이런 행동은 전혀 옳은 행동이 아니었다.
하지만 왕비가 노려진 그의 분노가 얼마나 클지 예상한 귀족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가만히 지켜보았다.
“말해보시게 총사령관 아데라여. 아니면 그대들에게 있어 누군가를 죽이는 것 당연한 일이기에 할 이야기가 없는가?”
“바우렌 왕이시여 오해가 있으십니다.”
“오해?”
“왕비님을 살해하려고 했던 일은 절대로 제국의 의지가 아닙니다. 오직 과한 애국심에 의한 임페리얼 나이츠의 ‘단독범행’입니다.”
쾅!
분노한 바우렌은 옥좌의 팔걸이 부분을 강하게 내려쳤다.
“단독범행? 지금 그게 말이라고 하는 건가? 임페리얼 나이츠가 누구의 명령으로만 움직이는지 아는데?”
“사실입니다, 바우렌 왕이시여. 저희도 가끔 이렇게 독단적으로 움직이는 이들 때문에 곤란할 지경입니다. 저희는 평화를 원합니다 폐하.”
“이 망할 자식들이… 네놈들이 전쟁을 얼마나 원하는지 알고 있는데 그걸 믿으라는 것이냐!”
“그럼 그 증거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스윽!
아데라는 품 안으로 손을 넣었다.
그것을 본 그래노리와 마리엘은 왕과 왕비의 바로 옆으로 빠르게 움직여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했다.
“오해 마시죠. 저는 공격하려는 게 아니니.”
펄럭!
아데라 그가 꺼낸 것은 긴 종이 서류처럼 생긴 물건이었다.
“저희의 위대한 황제의 제안을 적어놓은 계약서입니다.”
“계약서?”
“나 제국의 황제 크샤르 아인 칼세이야는 데미안 왕국의 왕 데미안 마르 바우렌에게 제안한다.”
한번 말을 끊은 아데라는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첫째 제국 백성의 폭주를 저지하지 못해 생긴 피해들을 전부 배상한다. 먼저 체포된 그들의 아티팩트 소유권을 포기해 데미안 왕국에 넘긴다. 그리고 피해 금액, 혹은 그에 맞는 금으로 배상한다. 이것이 부족하다면 다른 물질로 보상할 용의도 존재한다.”
“…….”
“둘째 우리가 평화를 원한다는 사실은 어떻게 해도 믿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는 증거로 크샤르 제국의 제 4황녀이자 막내딸인 크샤르 아인 아나트를 데미안 왕국에 볼모로써 맡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