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12)
◈ 012화
아르젠 데 클라라.
그녀가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20년 전 크샤르 제국에서 일어난 내전 때문이었다.
그때 당시 그녀는 제국에 고용된 용병 중 하나였다.
15세의 나이였던 그녀는 주변 용병들이나 병사들에게 무시를 당하였지만 그녀가 그렇게 무시당할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그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알게 되었다.
내전을 일으킨 귀족이 준비한 약 1000명 정도 되는 병사와 기사들, 50명 정도 되는 메이지들. 그들과 싸우게 된 제국의 병사들과 고용된 용병들은 위축되었지만 그녀만은 달랐다.
오히려 기쁘다는 표정을 지으며 적 병사들이 있는 중심을 정면 돌파로 뚫고 나아갔다.
“벌레가 잔뜩 있네!”
병사들의 공격을 받고 메이지들의 공격을 받아 상처를 입어도 그녀는 우직하게 눈앞의 적들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쓰러트리며 그저 나아갔다.
그런 모습에 적도 아군도 두려움을 느꼈다.
결국 그녀는 혼자서 상당한 숫자의 병사들과 마법사들을 쓰러트리고 적들의 본진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내전을 일으킨 귀족을 지키는 배신자 기사이자 육성 장군 후보인 임페리얼 나이츠와 싸우게 되었다.
“이번에는 좀 강한 놈이 있네?”
“네 이년!”
그 결과는 간단했다.
그녀가 이겼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 싸웠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 이유는 그녀와 싸운 임페리얼 나이츠는 죽었고 유일한 목격자인 귀족은 공포에 떨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후 그녀는 용병으로서의 보상을 받고 유유히 모습을 감추었다.
후에 크샤르 제국에서 그녀를 제국인으로써 귀화시키거나 또다시 고용하려고 시도하였지만 실패하였고 그녀는 이런 말을 남기며 사라졌다.
“이 세상에서 나를 얽맬 수 있는 건 없어!”
그렇게 5년의 시간이 흘러 이번에 크샤르 제국과 데미안 왕국이 어떤 영토를 두고 전쟁을 하게 되었을 때였다.
아르젠 데 클라라.
그녀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더 이상 소녀가 아닌 20살의 어엿한 성인이 되어 얼굴을 절반 정도를 가리는 투구를 쓰고 나타났다.
거기다가 이번엔 제국의 편이 아닌 데미안 왕국에 고용되어 나타난 것이다.
그것을 알게 된 제국은 철저하게 준비를 하며 현 육성 장군 중 무려 2명을 영토전쟁에 내보낸 것이다.
1명만 존재하여도 전쟁에 승리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존재하는 육성장군.
제국은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한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화염 마법을 사용하는 자 그리고 도끼를 사용하는 자.
이렇게 2명의 육성 장군은 동시에 그녀를 향해 덤벼들었다.
그렇게 약 반나절 정도 땅이 부서지고 하늘이 울리는 싸움이 이어졌다.
그 결과는 그 누구의 승리도 아닌 아슬아슬한 무승부였다.
그녀가 패배할 뻔하기는 하였지만 그럼에도 이것은 제국에게는 자존심이 구겨지는 사건이었다.
제국의 기둥이라 불리는 육성 장군 2명이 1명의 여성에게 덤빈 것도 모자라 무승부로 끝났다.
제국의 황제는 그 사실을 듣고 육성 장군을 영토전쟁에서 제외시키고 임페리얼 나이츠들로 이루어진 팀을 만들어 전쟁에 내보냈다.
하지만 그들 중 절반에 가까운 숫자가 그녀나 혹은 데미안 왕국의 강자들에게 패배하거나 죽음을 맞이했다.
그 후 데미안 왕국은 동맹인 감바로 왕국에게 지원을 받은 공성병기들을 이용하여 수성에 들어간 크샤르 제국을 집중공격했고 결국 영토 전쟁에서 승리를 차지했다.
이때부터 아르젠 데 클라라라는 이름이 같은 편에 있으면 반드시 그 전쟁은 승리한다는 공식이 성립이 되었다.
이 전쟁 이후 그녀는 승리의 붉은 악마나 전쟁의 신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이후에도 데미안 왕국은 크샤르 왕국처럼 행동하였으나 그녀는 똑같이 용병의 보수 받은 뒤 모습을 감추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혼자가 아닌 전쟁에 참여했던 어떤 남성과 함께 모습을 감추었다.
그렇게 5년 후.
제스카로가 있는 센트럴 이라는 이름의 도시에 검은 머리의 남성과 임신한 붉은 머리의 여성이 나타났다.
그들의 이름은 카인과 샤넬이었다.
* * *
콰앙!
“입 닫아.”
샤넬은 주먹을 휘둘러 데아이안의 안면을 가격하여 그대로 뒷편에 있던 건물을 향해 날려버렸다.
“크, 크윽…….”
10m 이상 날아가 건물에 부딪혀 엄청난 충격을 받았을 데아이안이었지만 어째서인지 그렇게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 아니었다.
“…….”
그 모습을 본 샤넬도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였고 곧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검은 슬라임?”
샤넬이 공격하였을 때 느꼈던 이상함의 원인.
그것은 데아이안의 얼굴의 절반을 덮고 있는 검은색의 슬라임 같은 것 때문이었다.
‘…아인마르크가 발동했다고? 설마 방금 평범한 주먹질이 내 생명에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의 충격이었다는 건가?!’
아인마르크.
데아이아인 가진 두 자루의 창과 함께 전설 속 생물의 유체를 이용해 만들었다고 하는 고대의 유물, 아티팩트 중 하나이다.
마치 생명체처럼 움직여 사용자의 전신을 보호하며 모든 충격의 위력을 최대 절반까지 줄이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평소에는 몸에 달라붙어 있다가 사용자의 생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공격에 반응하며 마치 갑옷처럼 몸을 가려 공격을 흡수한다.
‘단 일격에 그 정도 위력이라니… 말도 안 되는 위력이로군.’
데아이안은 똑바로 일어섰다.
‘하지만 아인마르크가 있다면 버티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나도 과거보다 훨씬 강해졌다. 만약 여기서 저 아르젠 데 클라라를 이긴다면 여기서 일어난 실패의 회복은 물론 나는 육성 장군의 자리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길 것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단련과 가지고 있는 아티팩트들 그리고 비장의 수를 믿고 지금까지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은빛의 창을 딛고 일어났다.
어쩌면 공포 때문에 제대로 된 사고가 되지 않아 이런 선택을 한 것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는 선택했고 샤넬을 마주 보며 싸우기 위한 자세를 취했다.
“싸우려는 거구나.”
“…….”
“잘 됐어.”
데아이안을 한번 바라본 샤넬은 왼손을 한번 털어주었다.
카인이 분노하였던 만큼 그녀도 똑같이 분노한 상태이다.
절대로 멀쩡한 상태로 그를 데려갈 생각 따위 없었다.
“너를 박살 내고 싶었으니까.”
쾅!
땅을 딛는 커다란 소리 직후 다시 한번 데아이안의 얼굴을 노린 샤넬은 재빠르게 이동해 주먹을 휘둘렀다.
후~웅!
하지만 데아이안은 그 자리에 존재하고 있지 않았고 그녀의 주먹은 허공을 휘두르고 말았다.
“…….”
샤넬이 잠시 생각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이내 강하고 빠르게 왼쪽 다리를 뒤로 뻗었다.
퍼억!!!
“크억!”
그곳에는 주황빛의 창 스콜라와 은빛의 창 하티라, 두 개의 창을 들고 샤넬의 등을 찌르기 위해 뛰어들던 데아이안이 있었다.
촤악!
공격은커녕 오히려 뒷차기에 복부를 맞아 뒤쪽으로 날아간 그는 창을 땅에 꽂으며 착지했다.
“크읏…….”
한쪽 무릎을 꿇은 데아이안은 고통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샤넬은 개의치 않고 주먹을 쥐고 그에게 다가갔다.
“…으아!”
다가오기 시작한 샤넬을 본 데아이안은 샤넬의 머리를 노리고 스콜라를 강하게 던졌다.
후~웅!
하지만 샤넬은 단순히 고개를 옆으로 숙여 공격을 피했다.
“으앗!”
이어서 데아이안은 하티라를 들며 똑바로 일어섰고 창을 던질듯한 자세를 취하며 창에 오러를 둘렀다.
그리고 던지려는 움직임을 보인 순간.
우웅!
데아이안은 샤넬의 눈앞에서 사라졌다.
‘죽어라 아르젠 데 클라라!’
데아이안이 있는 곳.
그곳은 샤넬의 뒤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날아가던 스콜라가 있던 공중이었다.
아인마르크처럼 전설 속 생물의 유체로 만든 창, 스콜라와 하티라의 능력은 하티라가 스콜라가 있는 위치로 텔레포트 하는 것이다.
도시 하나 정도의 거리까지 순간 이동이 가능하지만 오직 스콜라가 있는 위치로만 이동이 가능한 일방통행이다.
그렇게 샤넬의 뒤를 잡은 직후 그는 그대로 하티라를 전력으로 던졌다.
후~웅!
커다란 바람 소리와 함께 조금 전 던진 스콜라와 비교할 수 없는 속도로 하티라는 올곧게 샤넬의 심장을 노리고 날아갔다.
‘됐다!’
데아이안은 자신의 승리를 예감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곧 바뀌게 되었다.
후~웅!
콰앙!!!
“뭣?! 사라져?”
등을 보이고 있던 샤넬은 데아이안의 눈앞에서 사라졌고 하티라는 그대로 쭉 나아가 경로상에 있던 건물을 박살냈다.
타닥!
땅에 착지하며 당혹해하던 데아이안은 샤넬이 있던 자리를 다시 보았다.
그곳은 마치 폭발에 의해 땅이 부서져 있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툭!
샤넬이 있던 곳을 보고 난 직후 머리 위에서 조금씩 강하게 느껴지기 시작한 이질적인 쇠의 느낌과 동시에 데아이안은 눈치챘다.
‘설마?!’
그녀가 자신의 머리 위에 있다는 것을 말이다.
데아이안.
그가 샤넬과 싸울 때 실수한 것이 두 가지가 있었다.
첫 번째는 스콜라와 하티라의 능력을 이미 간파당했다는 것이다.
샤넬이 두 번째 공격을 할 당시 데아이안은 하티라만 들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 뒤에서 나타나 스콜라까지 들고 있었다.
그 순간 그녀에게 창의 능력을 간파당한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이것은 정말로 간단하다.
샤넬, 아르젠 데 클라라가 현재 전력을 다하지 않았음에도 그가 예상한 것보다 아득히 강하다는 걸 몰랐다는 것이다.
콰아앙!!!
데아이안의 머리 위로 나타난 샤넬은 강하게 그의 머리를 발로 내려찍어 땅에 박아 버렸다.
“…커…….”
엄청난 충격에 데아이안은 제대로 된 소리도 내지 못했다.
“우리 아들 옷에 네 신발만 한 발자국이 남아 있더라. 너 우리 아들 밟았지?”
샤넬이 다리를 살짝 들어 상태를 확인해 보자 아인마르크가 헬멧처럼 데아이안의 머리를 보호하고 있었다.
“…….”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자신의 주려는 고통을 어떻게든 경감시키려는 벌레와 같은 몸부림에 말이다.
그렇기에 짜증나는 벌레는 벌레에 맞게 그 대가를 치러주기로 했다.
콰아앙!!!
쩌저적!
다리에 조금 더 힘을 주어 공격하자 조금 전과 비슷한 굉음이 울려 퍼지며 주변의 땅에 금이 갔다.
콰앙! 콰앙! 콰앙!!!
마치 어디까지 버티는지 시험이라도 하듯 샤넬은 계속해서 그의 머리를 내려찍었다.
공격으로 생기는 그 소리는 마치 대포가 쏘아지는 듯한 커다란 소리였다.
그렇게 얼마 후 샤넬은 내려찍던 것을 잠시 멈추고 한 팔로 옷깃 부분을 잡아 데아이안을 들어 올렸다.
부들부들!
아인마르크는 한 번에 너무나도 많은 충격을 받아 크게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사용자인 데아이안 본인은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한 채 눈이 풀려 있었다.
“누가 멋대로 기절하래.”
콰앙!!!
그는 더 고통을 받아야 했다.
그렇기에 그녀는 그를 깨우기 위해 땅을 향해 내동댕이치듯 던져버렸다.
“크억!”
눈이 풀렸던 데아이안은 정신을 차리며 육체에서 느껴지기 시작한 아픔에 고통스러운 소리를 냈다.
하지만 자신을 내려다보는 샤넬을 발견하고 고통을 참으며 재빠르게 일어났다.
“으어!”
하티라를 양손으로 잡은 데아이안은 오러를 두르고 재빠르게 샤넬을 얼굴을 향해 창을 내질렀다.
후~웅!
스윽!
하지만 그녀는 태연하게 고개를 오른쪽으로 숙여 창을 피했다.
“큭!”
재빠르게 창을 회수한 데아이안은 공격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어지던 공격들도 무의미에 가까웠다.
왼쪽 어깨를 노리고 창을 내지르면 상체를 틀어 피한다.
오른쪽 다리를 노리면 다리를 들어서 피한다.
몸통을 노리고 오는 강한 공격은 몸을 돌려 자신의 앞으로 창이 지나가는 것을 태연하게 지켜본다.
기행에 가까운 몸놀림.
하지만 피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 같은 움직임과 아무런 변화가 없는 표정.
그저 아무런 해를 끼치지 못하는 아이를 상대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고 데아이안도 똑같이 그 느낌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