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120)
◈ 120화
볼모.
우호적인 사이에 사람을 담보로 맡기는 행위였다.
“방금 볼모, 라고 했나?”
“그렇습니다 바우렌 왕이시여.”
아데라의 확답을 듣자 주변 귀족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심지어 기사들까지 동요한 듯한 모습이었다.
볼모란 그렇게 쉽게 내세울 수 있는 조건이 아니었다.
타국에 자신의 자식을 보내는 행위가 쉬운 조건일 리가 없었다.
단순히 자신들이 평화를 원한다는 것을 믿어달라며 자식을 볼모로 내세웠다.
거기다가 지금 제국은 왕국에 엄청난 원한을 만들었다.
그런 곳을 향해 자식을 보내는 것은 누가 봐도 미친 짓이었다.
‘황제 도대체 무슨 생각이냐.’
제국은 왕국보다 국력도, 땅도 컸다.
제국에서는 이런 조건의 계약을 내세울 만한 이유가 전혀 없었다.
‘타국의 눈치를 봐서 이런 일을 벌였다? 그건 개가 웃을 만한 이야기지. 아니 어쩌면 이걸 빌미로 전쟁의 불씨를 만들려는 건가?’
그럴듯한 추리였다.
만약 볼모로 온 황녀에게 문제가 생긴다면 분명 이것을 빌미로 전쟁을 벌일 수도 있었다.
어떻게 생각하든 볼모를 보낸다는 것이 좋은 의도로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이어서 이야기가 더 있습니다.”
“더?”
“만약 볼모로 잡힌 황녀에게 무슨 일이 생겨도 본인은 어떠한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다.”
“……!”
‘황제여 자식을 버리겠다는 것인가?’
아데라와 그 부하들을 제외한 이들은 경악했다.
아무리 자식이 몇 명 더 있다고 하여도 본인의 피가 섞인 자식을 이런 식으로 이용한다는 것은 믿을 수가 없었다.
‘황제가 정말로 싸움을 바라지 않는 것인가? 아니면 이것조차 고도의 속임수인가?’
생각할수록 미궁에 빠지는 것 같았다.
확실히 이것에 대해서는 자신 혼자 생각할 일은 아니라고 바우렌은 판단했다.
“어떻게 생각하오 마레?”
“…일단 이야기가 더 있는지 들어보겠습니다 폐하.”
바우렌과 마찬가지로 마레의 표정도 상당히 심각해진 상태였다.
하지만 무언가 생각은 있는 듯 이번에는 그녀가 아데라를 향해 이야기를 했다.
“이야기는 그것이 끝인가요 제국군 총사령관 아데라?”
“마지막으로 한가지가 있습니다, 마레 왕비님.”
계약서의 마지막 부분에 쓰여 있는 부분을 보며 아데라는 이야기했다.
“데미안 왕국과 크샤르 제국은 평화조약을 맺는다. 그 기간은 10년. 크샤르 제국은 무슨 일이 있어도 데미안 왕국을 향한 침략 행위는 없을 것이며, 어떤 위해도 피해도 가지 않도록 만들 것을 나 칼세이야의 이름으로 약조한다.”
“평화조약이라고요?”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그 조약을 깨트린다면 어떻게 책임을 지실 생각이죠?”
“저의 목숨을 내놓을 생각입니다.”
““……!””
총사령관 아데라의 목숨.
그는 제국에 그 누구도 대체하지 못할 유능한 인재였다.
그런 그의 목숨을 건다면 위의 이야기들은 거짓말은 아니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째서 이렇게까지 하려는 걸까?’
마레는 생각이 깊어졌다.
제국의 의도와 의중을 알 수 없었다.
무언가 노리고 꾸미고 있다는 것은 확실했다.
하지만 그것이 무언인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아직 파악할 수 없지만 위의 조약에 대해서는 받아들이는 게 좋을 것 같네.’
제국에서 내세운 조건들은 만족할 만했다.
어차피 본인을 죽이려고 한 것을 따져도 제국은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라고 주장할 것을 알고 있었다.
이것은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데미안 왕국에는 시간이 필요했다.
바우렌과 본인이 정한 제국을 이기기 위한 준비가 말이다.
“좋습니다. 받아들이죠. 하지만 볼모에 대해서는 조금 더 이야기하고 싶은데 괜찮겠죠?”
“물론입니다.”
그렇게 아데라가 이야기한 조약에 몇 가지가 수정이 되었고 이야기는 끝을 맞이했다.
“알겠습니다. 그럼 정해진 조약은 바로 저희 위대한 황제께 바로 전달을 해드리겠습니다.”
“수고했네. 그럼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인가? 휴식이 필요하다면 방을 내어주겠네.”
“아닙니다. 임무를 마쳤으니 제국으로 돌아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바우렌 왕이시여.”
“그런가 알겠네.”
“그럼 만나 뵙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품위 있게 인사를 마친 아데라는 그대로 그대로 몸을 돌려 부하들과 함께 옥좌가 있는 방을 나섰다.
저벅! 저벅!
‘귀찮군. 데미안 왕국을 위해 이런 짓을 해야 하다니. …폐하께서 그 힘만 완성 시킨다면 다른 왕국들 따위…….’
제국은 강대국이다.
분명 왕국 하나씩 비교한다면 제국이 우세한 것은 당연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딱 한 가지씩 왕국들이 앞서는 것이 있었다.
데미안 왕국은 전투력.
강한 오러 유저들과 메이지들이 상당수 분포해 있으며 병사와 기사의 질이 높았다.
감바로 왕국은 기술력.
압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기계장치로 병사화된 골렘들이 있으며 공성병기, 육체를 보조해 주는 기계 등 믿기 힘들 정도의 장치들이 넘쳐났다.
류카이 왕국은 자원력.
북쪽에는 특수한 광산들이 존재했는데 그곳에는 미스릴 같은 특수한 광석이 넘쳐났다.
덕분에 그들의 무기는 강력했다.
또 북쪽에서만 자라는 특수한 작물도 존재했는데 그들은 그것 덕분에 식량이 부족할 일은 없었다.
이렇듯 제국이 어떤 왕국도 함부로 공격하지 못하는 이유는 각자 한가지씩 우세한 점이 있다는 것.
그리고 어느 왕국과 전쟁을 시작한다면 주변의 왕국들이 그때를 노리고 동시다발적으로 제국을 노리며 함께 전쟁을 시작할 것이다.
3대 1.
아무리 제국이 강대국이라고 하지만 3개의 왕국과 동시에 싸우는 것은 무리였다.
그렇기에 각 왕국의 약화를 노린 것이다.
만약 3개의 왕국과 동시에 전쟁이 일어나도 자신들이 밀리지 않도록 말이다.
‘데미안 왕국은 한동안 건드리지 못하니 이제 남은 두 개의 왕국을 향해…….’
뚜벅! 뚜벅!
그때 아데라의 앞에서 누군가가 걸어오고 있었다.
“너는……!”
붉은 머리카락이 눈에 띄는 여성.
샤넬이었다.
그녀는 남편인 카인과 함께 걸어오고 있었다.
타닥!
“여어 만나서 반가워 제국 총사령관. 이렇게 얼굴 보고 이야기하는 건 처음인가?”
“아르젠 데 클라라…….”
아데라의 앞에 선 그녀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녀의 눈빛은 확실하게 적의를 가지고 있었다.
“이번에 아주 재밌는 짓을 저질러 줬어?”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군.”
“아 몰라? 그럼 설명해 줘야지.”
퍼엉!
샤넬은 주먹을 쥐었고 그대로 빠르게 그 주먹을 휘둘렀다.
“큭!”
순간적으로 그녀의 주먹을 시야에서 놓친 아데라는 피하지 못하였고 그대로 크게 고개가 돌아갔다.
“미친놈들이 내가 살고 있는 곳에 육성장군을 보내? 그것도 하필 그 미X년을?”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 아르젠 데 클라라.”
“아 그래. 그럴 줄 알았어. 니들이야 언제나 그렇지 뭐. 이래서 내가 니들을 싫어하는 거야. 배신자 임페리얼 나이츠는 무슨. 그냥 귀족 버리려는 목적으로 그딴 누명을 씌우고 용병으로 처리하는 니들은 글러 먹었어.”
“25년 전에 당신이 쓰러트린 그자를 이야기하는 건가? 그자는 확실한 배신자였다. 괜한 모함은 좋지 않다 아르젠 데 클라라.”
“…이 정도로 모르쇠 하면 오히려 화가 나는데…….”
덥썩!
분위기가 변하는 샤넬의 낌새를 느낀 카인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
“아직 아니야 여보.”
“…하. 당신 말이 맞아 여보.”
툭! 툭!
그녀는 이마를 두 번 두드리고는 아데라를 바라보았다.
“이건 경고 아니야 선포야.”
“선포?”
“내 눈에 임페리얼 나이츠가 눈에 띄거나 내 귀에 내 가족을 노린다는 이야기가 들려온 순간 자비고 뭐고 아무것도 없어.”
툭!
샤넬은 검지손가락을 피고 그대로 아데라의 가슴팍을 찔렀다.
“다 부숴버릴 거야. 니들 제국의 모든 것을 모조리 전부 다. 내 모든 걸 걸고.”
“…당신이 이야기한 것들은 모두 일어나지 않을 거다. 그러니 그런 걱정은 필요 없을 것 같군.”
“…그래 그럼 뭐 서로 다시는 볼일 없도록 하자고.”
뚜벅! 뚜벅!
그 말을 끝으로 샤넬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카인과 함께 떠나버렸다.
“하아 하아.”
“괜찮나?”
“괘, 괜찮습니다.”
샤넬은 만났던 순간부터 강렬한 기운을 내뿜었다.
덕분에 뒤에 있던 부하들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그저 숨죽인 채 가만히 바라보는 것밖에 하지 못했다.
‘이게 아르젠 데 클라라인가?’
아데라는 자신의 손을 들어 손바닥을 바라보았다.
아주 적지만 땀이 흐르고 있었다.
‘보고로만 들었을 때는 상상이 잘되지 않았는데 말이야. 이제는 알겠어.’
꽈악!
그는 주먹을 강하게 쥐었다.
마치 결의하듯이 말이다.
‘저건 단순한 괴물이 아니야. 재해다. 아무런 대책 없이 상대해서는 안 되는 재해. 제국을 파괴해? 절대로 그 생각대로 되지 않게 만들 거다.’
* * *
“여기는…….”
아스토리안이 기사들을 따라 도착한 곳.
그곳은 성이었다.
‘이 문은 혹시?’
화려한 통로와 나열해 있는 기사들 그리고 커다란 문.
누가 봐도 높은 사람이 있는 것을 강조하는 듯한 곳이었다.
‘설마 폐하가 있는 곳인가?’
“폐하. 말씀하신 아이와 함께 도착했습니다.”
자신의 의문에 대답하듯 옆에 서 있던 기사가 큰 소리로 이야기하고 얼마 뒤 커다란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쿠구구!
제일 먼저 보인 것은 옥좌와 그곳에 앉아 있는 폐하였다.
그 옆의 왕비님, 교장님, 그리고 처음 보는 여성이 있었다.
‘어?’
그리고 살짝 고개를 숙이니 더 익숙한 사람이 있었다.
“어머니, 아버지?”
자신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서 있었다.
모습으로 봐서는 폐하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어서 오게 아스토리안. 이쪽으로 앞으로 다가오게나.”
“…예 폐하.”
옆에 서 있던 기사들은 방을 나갔고 폐하의 이야기대로 앞으로 가 부모님의 옆에 섰다.
“만나서 반갑군 아스토리안. 알다시피 나는 데미안 왕국의 왕 바우렌일세.”
“처음 뵙겠습니다 폐하.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흠. 꽤나 예법을 잘 배웠군. 카인이 잘 가르쳐 주었나 보군.”
“단순히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왕국의 교육체계가 잘 잡혀 있는 덕분입니다.”
일단 무슨 일로 불려진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렇기에 최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예의를 잘 차리고 아부까지 가볍게 해주었다.
“하하하! 마음에 드는 대답이군. 뭐 이런 아부나 듣자고 부른 것은 아니니 이야기하지. 아스토리안.”
“예 폐하.”
“나는 한가지 계획이 있다네. 이 왕국을 더욱 강하고 제국의 침입에도 이겨낼 강한 15살 이상의 인재들을 모아 길러내는 일. 일명 아카데미 프로젝트라고 이름 붙인 계획일세.”
‘아카데미 프로젝트?’
처음 듣는 말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 계획과 자신이 무슨 관계가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오러 유저, 메이지, 머리가 뛰어난 이들 등. 그들을 한 곳에 모아 우리가 가진 모든 자원을 사용해 가르치고 강하게 만드는 계획일세. 일종의 이 왕국을 대표하는 또 다른 뛰어난 강자를 만들기 위한 목표지.”
“…….”
나쁘지 않아 보였다.
제국의 테러로 왕국은 더욱 경각심을 가졌을 것이고 그들이 가진 야심을 다시 한번 확인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에 맞는 대비와 강화가 필요했다.
‘그렇다면 나를 부른 이유는 설마?’
자신의 입으로 대놓고 말하기는 조금 부끄럽지만 자신은 강자이며 재능이 있었다.
그건 부모님도 교감님과 교장님도 아는 사실일 것이다.
자신이라면 방금 이야기한 계획에 부합하는 인재일 것이다.
‘좋은 기회일까?’
기대했던 네르 칼가인 학교에서는 생각보다는 그렇게 많은 것들을 배우지 못했다.
기본기는 다시 다질 수 있었지만 하급과 중급 수준의 아이들이 대부분이었고 졸업을 목표로 하는 학교이니만큼 확실한 한계가 존재했다.
‘확실히 이야기만 들으면 네르 칼가인 학교보다는 괜찮아 보이기는 해.’
하지만 문제는 그 계획에 제니온이나 미네르바가 포함이 되느냐 되지 않느냐가 문제였다.
자신이 이곳에 온 이유는 강해지기 위해서도 있지만 미네르바의 주변에 있으며 그녀를 지키기 위해서인 이유가 컸다.
그녀가 계획에 동참하지 못한다면 아카데미 프로젝트라는 것은 자신에게 큰 의미는 없었다.
“자네에게는 엄청난 재능이 있다는 이야기와 그 외에도 여러 이야기를 들었네. 그렇기에 이 프로젝트와 관련해 나는 자네에게 제안을 하고 싶네.”
“어떤 제안이신가요 폐하?”
거절보다는 잠시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렇기에 적당한 말을 생각해 보았다.
“아카데미 프로젝트의 최초이자 최연소 평민 교사로 자네를 임명하고 싶네.”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