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124)
◈ 124화
“클라라!”
펄럭!
병사들을 밀어버리고 먼저 간 샤넬이 걱정된 다프는 빠르게 그녀가 들어갔던 막사에 도착했다.
“클라라 괜찮… 어?”
도착한 막스가 본 광경.
그것은 갑옷을 입은 목이 없는 시체와 두려움에 떨고 있는 어떤 여성의 손목을 잡고 있는 샤넬의 모습이었다.
“클라라 이게 대체 무슨 상황…….”
“여기 목 없는 건 그 기사고 여기는 그 귀족. 내가 다 잡았어.”
“…! 저, 정말로?”
“옷 보면 그 증거가 되지 않아?”
“그, 그렇기는 하지.”
맞는 이야기였다.
목 없는 기사가 입고 있는 갑옷과 떨고 있는 여성이 입고 있는 옷은 확실히 귀족들이나 입을 법한 옷이었다.
무엇보다 샤넬이 이런 걸로 거짓말을 하는 성격이 아니라는 것을 다프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기분이 나빠 보여?’
하지만 목표를 이루었음에도 그녀는 기뻐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첫 용병으로서의 일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것도 모자라 이번 일의 일등공신이 분명했다.
무엇이 그녀의 기분을 나쁘게 만들었는지 그것이 의문이었다.
“그럼 다프.”
툭!
“어?”
“잘 부탁해.”
샤넬은 잡고 있던 여성을 그대로 다프에게 밀어버렸다.
그리고 나서 그대로 막사를 떠나기 시작했다.
“클라라 어디가!”
샤넬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들이 있던 진영을 향해 걸어갔다.
‘기분 참 묘하네.’
그녀의 기분이 나빠 보이는 이유.
그것은 당연히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용병으로서의 첫 임무에서 말이다.
‘그나저나 연금술사는 대단하네 그런 것도 만들어내고.’
샤넬이 잡고 있던 여성은 애들런이 아니었다.
잡고 있던 여성의 정체는 본래 아틸라의 부하 중 한 명.
애들런이 연금술을 이용하여 얼굴을 자신과 똑같이 만들고 약을 먹여 기억을 잃게 만들었다.
그렇게 기억을 잃은 가짜 애들런이 완성되었다.
‘하 제기랄 싸우고 싶었는데…….’
그리고 밟고 있던 기사.
그것도 드레아가 아니었다.
그것은 샤넬이 목을 벤 아틸라였다.
몸의 상태가 이미 누군지 알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아틸라의 머리는 애들런이 특수한 용액을 사용해 녹여버리고 그의 몸에 드레아가 본래 가지고 있던 문신을 남긴 뒤 드레아의 갑옷을 입혔다.
그렇게 죽음을 맞이한 가짜 드레아도 완성되었다.
‘이게 맞는 건가 모르겠다.’
자신에게 전투는 언제나 우선이었다.
그렇기에 용병이 되었다.
하지만 임산부를 보고 그들의 사정을 알고 전투의 우선순위가 뒤로 밀렸다.
마음이 약해진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지금까지 전투를 좋아했던게 맞는 건지 작은 의문이 생겼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녀는 이제 15살의 소녀였다.
엄청난 강함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선악의 경계가 모호하였다.
그렇기에 스스로의 선택에 확신이 없었고 맞는 일을 하는지에 자신도 없었다.
‘그리고 언젠가 은혜를 갚겠다니. …다시 만날 일은 없을 것 같은데. 이제 제국에 인식이 안 좋아져서 제국에서 용병 일은 하기 싫은데 말이야.’
드레아와 애들런은 스크롤을 사용해 샤넬의 눈앞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사라지기 전에 감사 인사를 하고 독수리가 그려진 특이한 배지를 넘겨주고 갔다.
“하아. 대충 나중에 생각하고… 그런데 그거 들키지 않으려나? 설마 나중에 찾아와서 가짜라고 문제가 생기면…….”
“그런 일이 생기지는 않을걸?”
“…뭐야 너.”
그때 샤넬의 뒤에서 누군가가 나타났다.
아르시였다.
“왜 내 앞에 다시 나타난 거야? 진짜 날아가고 싶어서 나타난 거냐?”
“아니 그냥 이야기 좀 하려고.”
“이야기? 나는 할 이야기 없…….”
“목표를 그렇게 놔주면 안 되지.”
“……!”
들켰다.
언젠가 들킬 수도 있겠지라는 막연한 생각만 하고 있는 와중 갑작스럽게 이야기를 들어 더욱 당혹스러웠다.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아 말도 나오지 않았다.
“아 괜찮아 나는 딱히 이야기할 생각 없어.”
“뭐라고?”
“그보다 나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말이야.”
아르시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 모습은 불길하기보다 기분이 나빴고 동시에 무언가 익숙한 느낌이었다.
“너 싸우는 거 좋아하지.”
“…….”
“그리고 싸움에서 희열을 느끼는 것도 좋아하고 말이야.”
“그걸 어떻게…….”
“멀리서 네가 싸우는 모습과 표정을 봤거든.”
멀리서 자신이 싸우는 것을 지켜 보고 있던 것이 확실했다.
그렇기에 자신이 목표를 도망치게 둔 것을 알고 있는 것이 이해가 갔다.
하지만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 예상이 가지 않았다.
“그래서 무슨 말이 하고 싶은데?”
“왜 처음 보는 순간 기분이 나쁜지 알았어. 아마 너도 그랬겠지. 그런데 이유가 생각보다 단순했어. 우리는 목숨을 건 싸움에서의 희열로 최고의 즐거움을 얻는 동족이니까.”
“…….”
동족 혐오.
처음 보았을 때 느꼈던 불쾌감의 이유를 드디어 알게 되었다.
이런 성향을 가진 서로가 싸우게 된다면 분명 최악의 결말만이 존재할 것이다.
그것을 아는 샤넬의 육체가 아르시의 본능이 다가가지 않도록 반응한 것이었다.
“난 굉장히 기뻐! 이 세상에 나 같은 인간은 나밖에 없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아니었어! 나를 이해해줄 이해자가 지금 내 눈앞에 있어.”
“…….”
“클라라라고 했지? 너 나랑 손잡자. 나와 함께 용병일 하자.”
아르시는 손을 내밀었다.
샤넬은 이 손을 잡아도 되는 건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애초에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과 간단히 손을 잡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녀가 한 이야기가 신경이 쓰였다.
‘이해자…….’
부모님조차 자신의 성향 이해해주지 못했다.
물론 부모로서 사랑하기는 하지만 인간으로서는 이해를 받지 못했다.
눈앞에 여자애는 분명 자신과 같은 성향을 가진 동족이다.
자신의 성향을 이해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존재가 분명했다.
인생을 살면서 이런 인간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그럴 일은 거의 없겠지.’
자신의 이해자이며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존재.
딱히 지금 외롭거나 그렇지는 않았다.
하지만 길게, 미래를 생각해 보았다.
그렇게 생각하니 자신에게 뻗어진 손을 잡고 싶었다.
덥썩!
샤넬은 그녀가 내민 손을 잡았다.
“그래 비슷한 성향을 가진 인간을 또 언제 만날 수 있겠어.”
“하하하! 너라면 그럴 줄 알았어. 내 이름은 아르시야. 너는 뭐야?”
“…클라라. 아르젠 데 클라라.”
“호오? 귀족이셨나?”
“아니. 아르젠이라는 이름의 조상을 기억하기 위해 대대로 그냥 이름 앞에 붙인 거야.”
“재밌네! 그럼 앞으로 잘 부탁한다고 클라라!”
“그래 나도 잘 부탁해 아르시.”
아르시와 처음으로 동료가 된 날.
그때의 자신이 그런 선택을 한 것은 후회스러웠다.
동질감과 이해자라는 단어에 넘어간 어리숙한 자신이 부끄러웠다.
그날 자신이 했어야 하는 일은 손을 잡는 것이 아닌 그녀의 목을 졸라 죽이는 것이었다.
이건 지우고 싶은 너무나도 후회스러운 샤넬의 과거였다.
* * *
“친구라고 생각하셨군요 어머니.”
“…뭐 부정은 하지 못하겠네 아들.”
제스카로의 별장 안.
부모님과 함께 그곳으로 돌아온 아스토리안은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녀가 처음 아르시와 만난 이야기와 그녀가 카인을 노렸던 이야기 그리고 있었던 몇 가지의 일들 등등 말이다.
“뭐. 친구 잘못 사귄 거지 뭐.”
“…….”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어머니의 반응으로 봤을 때 아르시라는 인간을 정말로 중요한 친구라고 생각했던 것 같았다.
하지만 정작 아르시는 우정이라기보다 어머니에게 집착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애초에 아르시가 접근한 이유는 아무리 봐도 이해자가 아니었다.
그녀는 그저 어머니와 싸우고 싶었던 것뿐이었다.
“괜찮아요 어머니. 그 여자는 이제 왕국에 들어오지 못할 테니까요. 그리고 들어와도 제가 강해져서 쓰러트려 버릴게요. 어머니는 아무 걱정하지 마세요.”
“…아이구 우리 아들 어쩜 이리 예쁜 말만!”
아스토리안의 이야기에 감동받은 샤넬은 그대로 강하게 끌어안아 주었다.
‘으음… 그래도 전보다는 견딜만하네. 단련과 용의 피 덕분인가?’
센트럴 도시를 떠나기 전 어머니에게 안김당했을 때보다는 견딜만 했다.
자신의 성장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이런 걸로 성장한 걸 느낀 건 묘한 기분이지만 말이야. 아무튼 육성장군 메르시아 아르시 인가.’
육성장군 아르시의 정보.
그녀의 전투력과 기술들에 대한 정보는 전부 어머니에게 들었다.
하지만 이것 만이 아닐 것이 분명했다.
어머니도 완전한 전력을 내보이지 않았고 그녀도 완전한 전력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번에 자신이 싸운 임페리얼 나이츠가 제 3기사란 이야기를 루치아에게서 들었다.
그랜드 마스터인 3기사.
그가 육성 장군이 되지 못한 이유는 지금의 육성 장군이 분명 그보다 강하기 때문인 것이 분명했다.
‘더 강해져야 해. 적은 이제 미네르바가 살아 있다는 걸 알아냈고 거기다가 어머니에게 가족이 있다는 것도 알아냈어. 시간이 어느 정도 생겼으니 이제 이걸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해.’
평화협정을 맺었다는 이야기를 폐하께 듣기는 했다.
하지만 그것은 제국의 시간 벌기가 분명했다.
그들은 우리가 방심하게 만들고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도 준비를 해야 했다.
더 강해지고 자신에게 도움이 될 아군을 만드는 것을 말이다.
“대충 알았어요. 그 아르시라는 인간에 대해서요. 그럼 다음으로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말이죠 아버지.”
“무엇이니?”
“그 교사 자격증 그걸 취득하려면 어떻게 해야 돼요?”
* * *
“후~우.”
제스카로 별장의 단련실.
그곳에서 미네르바는 땅에 앉아 명상을 하고 있었다.
“오러랑 마나를 같이 사용한 반동은 이미 회복된 것 같고 집중력도 전보다 늘어난 것 같은데?”
제국의 테러가 있던 날로부터 5일째가 되었다.
아스토리안은 준비해야 되는 일이 있다고 해서 별장에 없었고, 제니온도 어딘가에서 단련을 하고 있었다.
거기다가 아직 학교는 조사 중이었기에 등교하지는 못하는 상태였다.
그렇기에 미네르바는 지금 혼자 자신의 상태에 대한 점검을 하고 있었다.
“아스토가 심하게 걱정했는데 다행히 내 힘은 약해지지는 않았어.”
자신의 힘은 전과 달라지지 않았다.
피를 준다고 약해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아스토가 다치거나 위험한 상태라면 자신의 피를 주어 치료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오직 자신만이 가능한, 그리고 아스토이기에 가능한 치료방법.
아스토를 위해 자신만이 해줄 수 있는 것이 생겨 기분이 좋아졌다.
[미네르바.>“왜 바론?”
[잠시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응. 무슨 일인데?”
눈을 뜨고 천장을 바라보는 미네르바의 눈앞으로 바론과 오톤이 나타났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무사해서 다행이야 미네르바.>“응 고마워.”
[전에 내가 이야기한 불길한 기운도 잘 이겨낸 것 같으니 이제 한동안은 위험한 일은 없을 것 같아.>“나도 그럴 것 같아.”
“…….”
어째서 바론이 아스토리안의 이야기를 하였을까?
이유는 당연하게도 이들은 아스토리안이 사람을 죽이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데이아른이 심장을 찌르는 것을 정확히 목격했다.
[그 녀석을 죽이고 상태가 안 좋아 보이는 듯한 모습을 보인 건 그렇다 치지만 정확히 심장을 찌르는 그 모습은 사람을 이미 죽여본 적이 있는 듯한 솜씨야. 혹시 아스토가 살인을 서슴없이 할 수 있는…….>“바론.”
미네르바는 바론의 이야기를 막았다.
그녀는 뒤에 이어지는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았다.
“괜찮아. 아스토는 그런 사람 아니야.”
[…그건 나도 오랫동안 지켜봐서 알고는 있지만 수도에 올라와서 항상 지켜본 건…….>“바론.”
[…….>“아스토는 절대로 이유 없이 누군가를 죽이지도, 그렇다고 죽이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야. 만약 누군가를 죽인다면 분명한 이유가 있을 거야. 그리고 그건… 아마 나 때문일 거야.”
아스토리안은 자신 때문에 검은 달이라는 조직과 손을 잡고 제국에서 숨어둔 임페리얼 나이츠를 찾아냈다.
자신이 제국에 노려지고 있는 것을 알기에 어떻게든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서 말이다.
어쩌면 그것이 계기였을 수도 있었다.
아스토가 누군가를 죽이기 시작한 것이 말이다.
그런 생각을 하니 살짝 마음이 아파왔다.
‘어쩌면 아스토는 나 때문에 사람을… 아니 그만 생각하자. 그리고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이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만들면 되잖아.’
아스토가 자신을 위해 무리하고 누군가를 죽였다.
그렇다면 그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자신이 행동하면 된다.
자신이 더 강해진다면 아스토가 그런 일을 하지 않는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더 강해지는 방법을 잘 모르겠어.’
육체단련을 하고 궁술을 단련했다.
육체와 기술은 분명 성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마법 쪽이었다.
피의 기억 덕분에 마법을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는 있지만 그것뿐이었다.
마법의 이론과 왜 이런 힘을 낼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다.
티말라에게서 배웠지만 긴 시간 배운 것은 아니었기에 부족했다.
무한한 마나로 힘과 수로 밀어붙이는 마법.
지금 자신의 마법이 그렇다.
분명 강하기는 하지만 자신과 비슷한 강자에게는 먹히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공을 강하게 던질 수는 있지만 그저 일직선으로 강하게 던질 뿐이라면 분명 파훼 당하기 쉽다.
좀 더 변화를 줄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이 필요했다.
[네 생각이 그렇다면 알았어 미네르바. 내가 괜한 이야기를 한 것 같아 미안하네.> [맞아. 이건 바론이 잘못했어.>“괜찮아. 너도 나를 생각해서… 어?”
그때 미네르바는 무언가를 느꼈다.
[미네르바? 음?>그리고 이어서 두 요정도 무언가를 느끼고 빠르게 모습을 감추었다.
“…누구세요?”
누군가가 있었다.
단련실의 어두운 곳 그곳에서 누군가의 기척과 기운이 느껴지고 있었다.
“…감이 좋구나. 역시 백룡왕과 연관이 있는 드래곤답구나.”
“……!”
저벅! 저벅!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어린아이의 모습인 멀린 마리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