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125)
◈ 125화
“이거, 이거 오랜만에 뵙네요 아스토리안 씨. 아니 이제 아스토리안 교사님이라고 불러드릴까요?”
“그렇게 부르고 싶으면 마음대로 해.”
“흐음. 언제나 장난이 안 통해서 참 아쉽네요. 아무튼 잘 지내셨어요?”
제국의 테러가 있고 2주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아스토리안은 데이아른을 죽인 것을 그날 루치아에게 직접 알리고 오랜만에 만난 상황이었다.
이렇게 늦게 찾아온 이유는 본인이 바쁘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루치아의 상태를 배려했기 때문이었다.
‘상태는 좋아 보이네.’
그의 죽음을 보고할 때 루치아는 울었다.
자신이 있는 것도 잊은 채 그녀는 한참을 울었고 이내 울다 지쳐 쓰러져 부하들이 옮겨주었다.
드디어 최악의 원수가 이 세상에서 사라진 것이다.
그때 그녀의 안도감과 감정을 자신은 헤아릴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상태는 평소의 상태보다 휠씬 좋아 보였다.
분명 그녀의 감정 상태와 내면은 전보다 나아진 것이 분명했다.
“뭐 그렇지. 그나저나 내가 교사 자격증 취득한 건 어떻게 안 거야?”
“슬레비나 씨가 말해줘서요.”
2주라는 시간 동안 아스토리안이 바빴던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교사 자격증.
그중 무기술과 관련된 것들을 가르치는 전투교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그는 여러 공부를 했다.
그리고 며칠 전 시험을 보았다.
그 시험은 필기와 실기로 나뉘어 있었다.
필기는 무기술과 오러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에 대한 시험을 보는 것이었다.
실기는 시험 본 것을 토대로 타인에게 얼마나 잘 가르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시험이었다.
그는 머리가 좋았다.
그리고 카인 덕분에 가르치는 능력도 뛰어났다.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자격증 시험에 합격한 상태였다.
“…스파이가 바로 발밑에 있었네.”
“하하 그러네요. …어! 방금 농담하신…….”
“그래서 내가 찾아온 이유 말인데.”
루치아의 말을 끊으며 아스토리안은 자신이 찾아온 이유를 이야기했다.
“우리의 앞으로의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거든.”
“…뭔가 고백받는 것 같아 부끄럽네요.”
“…내 취향은…….”
“아이 됐어요! 뭔가 흥미가 가는 정보기는 하지만 더 중요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셨잖아요.”
“그래 나는…….”
아스토리안이 원하는 것.
그것은 루치아와 지금 같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루치아 덕분에 이곳에 임페리얼 나이츠가 있다는 걸 알았고 왕비님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어. 그녀는 내게 필요한 존재야.’
정보력과 조직력 자신에게 없는 그것을 루치아는 가지고 있었고, 이것은 분명 자신에게 힘이 되어 주었다.
루치아와 검은 달에 무력이 필요한 일을 자신이 해주고 그 대가로 정보와 도움을 받는다.
아스토리안은 이러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었다.
“호오. 그렇군요. 확실히 저희한테는 중심이 되는 무력이 부족했죠. …그럼 아스토리안 씨 한 가지만 말해주세요.”
“뭐지?”
“당신의 경지는 어느 정도이신가요?”
“…….”
어느 정도 예상했던 질문 중 하나였다.
그녀의 원수는 그랜드 마스터의 경지였고 자신은 그 경지를 죽였다.
속이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해야 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니 그래서는 안 되지.’
이 관계를 오래 유지하고 싶었다.
루치아의 싹싹한 성격에 조금이지만 정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무엇보다 왕국에서도 주시할 정도로 대단한 정보력을 가지고 있었고, 자신은 그 정보조직과 이 정도의 관계를 가졌다.
쉽게 놓칠 수 없었다.
‘그리고 만약 내 경지를 알게 된다면…….’
그랜드 마스터.
오러와 무기를 사용하는 자들 중 최강이라 자부할 수 있는 이들을 부르는 경지.
만약 그 경지가 지켜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거부하는 존재는 얼마나 될까?
아마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난 소드 마스터야. 그리고 동시에 오러 마스터이기도 해.”
“…그랜드 마스터…….”
“그래 맞아.”
“…….”
루치아는 무언가 생각을 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이내 생각을 정리한 듯 입을 열었다.
“아스토리안 씨 당신은 대단하세요.”
“칭찬은 감사히 받지.”
“하지만 이 관계를 지속하기에는 고려 해봐야 할 것 같아요.”
“…뭐, 뭐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대답이었다.
순간 농담인가 생각해 보았지만 그런 표정은 아니었다.
그랜드 마스터가 지켜주고 도움을 주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그녀도 분명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녀는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알 수가 없었다.
“당신은 대단한 존재예요. 그리고 제 은인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거래는 거래. 죄송한 이야기이지만 저희는 그랜드 마스터의 비호를 받으면서 그에 맡는 대가를 지불할 자신이 없어요.”
‘아아. 그런 이야기였나.’
그녀는 그랜드 마스터라는 존재에 대해 모르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거대한 존재감과 강력함을 말이다.
마음만 먹으면 도시 하나 정도는 어렵지 않게 초토화시키는 것이 가능한 강자들이었다.
그런 그랜드 마스터를 경호원처럼 고용한다면?
얼마나 커다란 액수가 필요할지 가볍게 환산해 보아도 보통의 액수가 아닐 것이다.
‘루치아의 입장에서는 도움을 주고 정보를 주는 것만으로는 대가가 부족하고 이 제안을 받으면 또 은혜를 입는다고 생각하나 보군.’
“저는 더 이상 당신에게 은혜를 입을 수 없어요. 그랜드 마스터라면 분명 다른 곳에서 저희와 비교도 되지 않은 대우를 받을 수 있을 테고요.”
그의 예상은 정확했다.
루치아는 이미 아스토리안에게 은혜를 입었다.
그리고 원수까지 대신 죽여주었다.
그녀에게 그는 이미 고마운 존재였다.
그렇기에 은인에게 손해 보는 짓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랜드 마스터라는 것은 본인이 예상할 수 있는 것보다 강력하며,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하하. 이런 부분은 또 고지식하네 이 다크엘프는.’
아스토리안은 살짝 웃음이 나왔다.
평소의 농담하는 모습 때문인지 이런 고지식한 모습이 묘하게 어울리지 않아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무작정 강요할 수는 없었다.
그녀의 생각은 존중해 줘야 했다.
그것은 신뢰 관계에 필요한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어쩔 수 없지.”
“…네 죄송해요. 저는 그런 식으로 일방적인 거래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럼 좀 물어볼게.”
“물어보신다고요? 어떤 것을요?”
“너희 조직에 부단장? 아님 부 보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 있어?”
“아뇨 그런 건 아직 없어요.”
“그럼 그 자리를 만들어서 날 임명해.”
“…에?!”
루치아의 놀라는 표정은 아주 볼만했다.
이야기한 것이 보람이 느껴질 정도로 말이다.
“그, 그게 도대체 무슨…….”
이야기하던 루치아는 잠시 생각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아무래도 자신이 이야기한 것의 의도를 생각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아아 그렇군요.”
“생각해 봤어?”
“부단장이라는 자리를 만들어 아스토리안 씨를 임명한다면 곧 저희 조직에 단원이 되시죠. 그렇다면 조직원을 부릴 수 있는 권한을 얻을 수 있고 알아낸 정보를 들을 권한도 생기죠. 하지만 동시에 조직을 지킬 의무도 생기고요.”
“잘 아네. 그럼 선택해 전자를 고를지 후자를 고를지.”
“…둘 다 크게 다른 것 같지는 않은데요?”
“그래도 선택지야. 너는 골라야 돼.”
다른 곳으로 갈 생각도 다른 조직을 찾을 생각도 없었다.
지금 아스토리안이 이야기한 것은 그런 의미이다.
당연히 루치아는 그 의미를 눈치챘다.
“왜 하필 저희들과 함께 하기를 바라시는 거죠? 물론 아스토리안 씨를 찾아갔던 건 저희이기는 하지만 좋은 시작이 아니라고 했잖아요.”
“하지만 결과는 좋았어.”
“결과요?”
“나는 너와 네 조직이 마음에 들었어.”
“……!”
“너라면 나의 아군이 되어도 괜찮다고 생각했어.”
조직원들을 대하는 모습, 의지력, 능력, 그리고 존경심과 동질감.
분명 루치아의 이야기대로 서로의 시작은 좋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처음에 있던 불신은 거의 남아 있지 않았고 지금은 동료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것이 루치아와 지금 비슷한 관계로 있고 싶은 마지막 이유였다.
“난 강요는 하지 않아 루치아. 네 말대로 난 힘 있는 자이니까. 그러니까 선택해 너의 선택은 존중해줄 테니까.”
“…….”
‘…이런 부드러운 미소도 지을 수 있는 사람이었나?’
아스토리안의 얼굴이 보였다.
맨 처음 만났을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인상이었다.
잘생긴 건 그대로지만 인격이 바뀌었다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것이 의미하는 건 그가 더 이상 자신을 적으로 경계해야 될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럼 나는 산란기 해수의 알이 된 건가?’
표현은 애매하지만 뭔가 기뻤다.
부하들 외에 어느 정도 신뢰를 받은 존재가 생겼다.
이것이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다크엘프라며 같은 엘프들에게 다른 엘프의 인식을 망친다며 손가락질 당하고 가족들을 잃고 혼자 세상을 떠돌았다.
외로웠다.
그렇기에 조직을 만들어 그 외로움을 덜어보려고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근본적인 외로움은 사라지지 않았다.
‘아아.’
심지어는 자신을 쫓는 그 남자 때문에 누군가와 깊은 관계를 맺을 수도 없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아니야.’
자신은 이제 자유로웠다.
목숨의 위협을 받을 일도 전보다는 줄어들 것이다.
더 이상 조직원들뿐만 아니라 평범한 누군가와 대화를 하며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아스토리안 씨의 호의를 받아들여도 괜찮겠지.’
루치아는 정했다.
이 기회를 잡기로 말이다.
“부단장의 자리는 약간이지만 생각해둔 사람이 있어서 곤란할 것 같아요 아스토리안 씨.”
“…그래?”
“하지만…….”
“하지만?”
“가능하다면 저는 첫 번째 제안을 받아들이고 싶어요.”
“…그렇군.”
자신의 진심이 통했다.
솔직히 마지막 말을 내뱉고 살짝 부끄럽기는 했지만 다행히 생각대로 되었다.
살짝 불안했지만 결국 자신들의 관계는 이전과 비슷한 관계로 남게 된 것이다.
검은 달에게 정보와 도움을 받고 그들의 검이 되어 지켜주는 관계.
분명 이 관계는 미네르바를 지키는데 중요한 도움이 되어줄 것이다.
“잘 부탁해 루치아.”
“네 저도 잘 부탁해요 아스토리안 씨!”
그렇게 두 사람은 손을 내밀었고 악수를 했다.
“아. 그리고 이제 ‘씨’는 빼도 돼.”
“‘씨’요? …아! 그래요!”
루치아는 미소를 지었다.
마치 즐거운 일이 있는 어린아이의 웃음 같은 미소였다.
“다시 한번 잘 부탁해요 아스토리안!”
제국과 외로움 때문에 고통받던 다크엘프가 있었다.
오늘이 바로 그녀가 그것들을 이겨내고 떨쳐낸 날이다.
* * *
3주.
제국의 테러 이후 3주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왕성에서 내려온 공문 덕분에 왕국의 귀족과 평민들은 난리가 났다.
“이, 이게 뭐야?”
“아카데미 프로젝트?”
“귀족과 평민 상관없이 재능 있는 자를 왕국에서 지원해 강한 자로 만들겠다고?”
아카데미 프로젝트.
그것이 발표가 된 것이었다.
이것이 발표가 되기 전 바우렌 왕은 다른 귀족들에게 엄청난 비판에 시달렸다.
하지만 그것은 마레의 손에서 전부 처리되었다.
제국에게 목숨을 노려진 사람이 왕국의 미래를 이야기하며 논리정연하고 사실만 이야기하는 것을 귀족들은 이겨낼 수가 없었다.
“아니 제한은 15살에서 19세? 우리 아들도 할 수 있겠는데?”
“에이 되겠냐? 분명 결국 귀족이 주축이 돼서 흐지부지되겠지. 언제나 있는 평민을 위한 정책이라고 하면서 날아가는 정책 아니야?”
“이번에는 아닌 것 같은데?”
“뭐?”
“이 프로젝트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베오울프와 멀린의 칭호를 받으신 분들이랑 왕국에 참모로 있는 분들이래. 거기다가 교사에는 평민 교사들도 있다고 써 있는데?”
“평민 교사?”
누군가는 자신들의 자식이 출세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다.
또 누군가는 흐지부지 사라질 일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누군가는 이 프로젝트의 교사진에 집중했다.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많은 이들이 이 일에 집중하였고 관심을 가졌다.
“그리고 프로젝트에 참가를 위한 시험을 본다는 이야기랑 날짜가 써 있네.”
“대륙년 2022년 6월 10일은 머리를 사용하는데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을 위한 시험이 있고 12일 마법에 재능을 가진 사람 15일은 오러와 무기술에 재능을 가진 사람 이라고 써 있네.”
“그럼 대충 13일 남았네.”
“…아니 이러고 있을 틈이 없잖아! 아들! 우리 아들!”
“따, 딸! 우리 딸!”
자신들의 자식들에게 일생에 다시는 있을지 모르는 엄청난 기회.
수많은 평민들과 여러 귀족들은 그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은 다시 흘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