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142)
◈ 142화
주먹이 부딪히기 직전 저택 안에서 누군가가 나타났다.
“미네르바?”
“바이안님? 그리고… 아스토!?”
미네르바였다.
저택 안에 사람들이 이야기하던 걸 듣는 것과 동시에 밖에서 느껴지기 시작한 강한 기운을 느끼고 나타난 것이다.
“어어? 미네르바야? 어떻게 알고…….”
타다닥!
당황스러워 하고 있는 바이안을 뒤로 한 채 아스토리안은 빠르게 미네르바의 앞으로 다가갔다.
“미네르바.”
“아, 아스토…….”
약 한 달 만에 만나는 미네르바였다.
반가움이라는 감정인지 아니면 기쁨이라는 감정 때문인지 이곳에 와서 있었던 일들에 대한 감정들이 전부 날아가 버렸다.
“…….”
하지만 그와 동시에 머릿속으로 생각들이 가득찼다.
무슨 말을 하면 좋을까?
어떤 말을 해야 할까?
오랜만에 만나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았다.
그것들이 정리가 되지 않았다.
“미네…….”
“아스토 잠깐만 기다리고 있어줘.”
그때 미네르바가 한 손을 들며 자신을 제지했다.
그리고는 고개를 내밀어 저택으로 가기 위해 막아섰던 그들을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여러분들 아스토 한테 뭐하셨어요?”
““…….””
미네르바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어떤 미소인지 알고 있는 그들은 눈을 마주치지 못한 채 그저 휘바람을 불거나 저기 먼 곳을 바라볼 뿐이었다.
“아스토가 멀쩡해서 다행이지 조금이라도 상처라도 생겼으면 저 화냈어요?”
조금 전 저택에서 나왔지만 그들이 서 있는 구도나, 바이안과 아스토리안의 마지막 모습으로 미네르바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바로 예상했다.
그렇기에 이 미소는 그들을 향한 잔소리 같은 것이었다.
“저를 생각해 주시는 건 좋지만 이런 건 그랑 가문의 이미지에 좋지 않아요. 건드리면 안 되는 가문으로 소문이 나 있는데 자꾸 이러시면 가주님만 힘들어하실 거예요.”
‘…한 달 만에 상당히 친해진 것 같네 미네르바는.’
지금 그녀가 이야기하는 모습이나 태도는 신세를 지고 있는 사람의 태도로는 보이지 않았다.
이것은 다시 말하자면 그만큼 이곳에서 대우를 받고 분위기도 좋게 잘 지내고 있는 의미로 받아 들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뭔가…….’
소극적이었던 모습이 상당히 없어지고 성격이 조금 변한 것 같았다.
물론 머리가 조금 짧아진 것이나 좀 더 예뻐진 것 같은 느낌도 있었지만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이야기하는 미네르바에게서 뭔가 묘한 이질감이 느껴졌다.
이상한 이질감이라기보다는 익숙하지만 평소에 만났을 때와는 조금 다른 듯한 느낌의 이질감이었다.
“미네르바 오랜만이야!”
“아! 제니온! 제니온도 오랜만이야!”
그때 끼어들 타이밍이라 생각한 제니온이 미네르바를 향해 손을 흔들며 큰소리로 인사를 했다.
“제니온! 나 아스토랑 잠시 이야기할 게 있어서 기다리고 있어 줘. 이따가 이야기하자!”
“…알았어! 이따가 보자 미네르바!”
미네르바와 대화하던 제니온은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대답했다.
그도 미네르바에게서 무언가 다른 이질감을 느낀 것이다.
“아스토 가자.”
제니온에게 손을 살짝 흔들어준 그녀는 아스토리안의 손을 잡고 그대로 저택을 향해 움직였다.
“어?”
“여러분들도 이따가 같이 이야기해요. 이따가 제대로 소개 해드릴 테니까요!”
살짝 당황스러웠다.
그랑 가문의 사람들을 향해 이야기하며 손을 잡고 움직이는 미네르바의 이런 행동은 처음 이었다.
보통이라면 부끄러워서 다른 사람 앞에서 뿐만이 아니라 평소에도 이런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었다.
“…….”
조금 전과는 다른 의미로 생각이 많아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손을 놓거나 하지 않고 그녀가 끌고 가는 대로 이끌려 움직였다.
끼익!
이윽고 도착한 곳은 살짝 꾸며진 평범한 방이었다.
방 안의 형태나 가구들로 보았을 때 이곳은 미네르바가 지내던 곳으로 보였다.
탁!
문을 닫은 그녀는 그제서야 아스토리안의 손을 놓고 똑바로 쳐다보았다.
“정말… 정말 오랜만이야 아스토.”
“…아아. 한 달 만이지 미네르바.”
“이렇게 오랜만에 만나서 나 정말…….”
“잠깐만.”
그때 아스토리안이 이야기하는 미네르바를 제지했다.
“아스토?”
“나도 정말 기쁘고 반갑고 좋은데 말이야. 조금 혼란스러워서 말이야…….”
그는 미네르바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시 입을 열었다.
“…너는 내가 아는 미네르바가 맞는 거야?”
“…….”
이질감.
그것을 도저히 떨쳐낼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직설적으로 물었다.
자신이 아는 미네르바가 맞냐고 말이다.
어쩌면 이것은 굉장히 상처가 될 수도 있는 말이었다.
절대로 상처를 주거나 기분을 나쁘게 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자신에게 있어 미네르바는 중요했다.
목숨을 걸고 지킬 만큼 중요했다.
그렇기에 이렇게 평소와는 조금 달라진 이런 모습을 보고 무시할 수 없었다.
“…난 미네르바가 맞아 아스토.”
“…미안해 나는…….”
“그렇지만 역시 아스토는 감이 좋아.”
“미네르바?”
터벅! 터벅!
이야기하던 그녀는 문으로 다가가 그대로 잠그고 다시 앞으로 돌아왔다.
“나는 아스토가 알고 있는 미네르바이지만 동시에 모르는 미네르바야.”
“…그게 도대체 무슨 말이야?”
스윽!
미네르바는 팔을 걷었다.
그리고 차고 있던 용의 힘을 봉인하던 팔찌를 보였다.
“색깔이?”
팔찌에는 본래 별다른 색이 없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지금은 절반 정도 되는 부분이 새하얀색으로 변해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한 달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대단한 일은 없었어 아스토. 그저… 조금의 변화가 있었을 뿐이야.”
* * *
아스토리안이 아카데미 프로젝트를 위해 떠나고 얼마 뒤.
미네르바는 마리엘의 저택의 앞에 서 있었다.
“여기가 마리엘님의…….”
마리엘의 집.
이곳이 제자가 된 미네르바가 마법을 배우게 될 곳이었다.
끼익!
그때 저택의 대문이 미네르바의 도착을 환영한다는 것처럼 자동으로 열렸다.
문에 마법이 걸려 있다는 것 정도는 이미 눈치채고 있었기에 그녀는 놀라지 않고 태연하게 저택을 향해 걸어 들어갔다.
‘우와.’
들어간 그녀의 눈에 제일 먼저 들어온 것은 스스로 움직이고 있는 물건들이었다.
빗자루, 덤불을 자르는 가위 등등 그것들은 만들어진 의도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했던 행동을 반복하게 만드는 마법인 건가? 그렇다면 그건 대체 무슨 속성인 거지?”
“그걸 포함해서 여러가지를 알려주기 위해 너를 제자로 들이겠다고 한 거란다.”
그때 저택의 문이 열리며 안에 있던 마리엘이 나타났다.
그녀의 지금 모습은 4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외모와 편해 보이는 복장의 모습이었다.
“아, 안녕하세요 마리엘님!”
“들어오렴 안에서 이야기하자꾸나.”
“네!”
그렇게 저택의 안으로 들어간 미네르바는 마리엘을 따라 집무실로 보이는 방으로 들어갔다.
“편하게 앉으렴.”
“아, 네!”
집무실의 손님용 의자를 발견한 그녀는 그대로 그곳에 앉았고 마리엘은 그 맞은 편에 앉았다.
“…….”
“…….”
하지만 자리에 앉은 두 사람의 대화는 바로 시작되지 않았다.
미네르바는 내성적이기에 먼저 이야기하는 타입이 아니었고 마리엘은 생각하는 걸 정리하고 말하는 타입이었다.
그렇기에 이들 사이에는 침묵이 잠시 감돌았다.
“아. 미안하구나. 잠시 이야기할 걸 정리하느라 말이다.”
“아, 아니에요 괜찮아요.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알겠다. 그럼 본격적으로 제자로서 너를 가르치기 전에 중요한 것들을 한 번 더 짚어 보고 시작하자꾸나.”
“네.”
“미네르바 네가 강해지고 싶은 이유가 뭐였니?”
“소중한 사람을 무리하게 만들지 않고 지키고 싶어서요.”
대답하는 그녀는 마리엘을 눈을 바라보았고 그 눈빛에는 망설임은 없었다.
이미 한번 이야기를 했다는 이유도 있지만 각오가 되어 있다는 이유도 있었다.
“강해지기 위해서 여러 가지를 할 준비는 됐었니?”
“제가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일들 외에는 할 준비가 되었어요.”
“…그래 너의 눈빛이 정말로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해주고 있구나.”
각오가 되어 있는 모습과 눈빛은 별다른 질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마리엘은 더 이상 묻는 것은 의미가 없다 생각해 멈추었다.
“알아주셔서 감사해요. 그럼 저도 이렇게 다시 한번 확인했으니 마리엘님도 한 번 더 확인차 대답해 주세요.”
“…그래 이야기하렴.”
“제가 정말 마리엘님이 원하는 수준으로 강해진다면 과거에 만난 적이 있다고 하신 백룡왕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신다는 건 사실이시죠?”
백룡왕.
새하얀 백룡들의 왕이자 미네르바의 아버지.
마리엘은 과거 그와 만난 적이 있었다.
“사실이란다.”
그리고 그에게서 은혜를 입었다.
그녀가 미네르바를 제자로 삼은 이유는 바로 이것이었다.
과거 백룡왕에 받은 은혜를 갚는 것과 과거에 그가 휘둘렀던 힘을 미네르바를 통해서 한 번 더 보고 싶다는 것이다.
어찌 본다면 미네르바를 제자로 삼은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였다.
“이야기했던 이유도 사실이고.”
그리고 그 이유는 미네르바도 알고 있었다.
물론 처음에는 이야기했던 이유를 바로 믿지 못했다.
하지만 성에서 사용하였던 백룡왕의 고유 마법에 대한 정보를 조금이지만 그녀는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미네르바는 믿을 수밖에 없었다.
후에 그녀가 하였던 이야기를 생각하며 제자가 되라고 한 이유에도 납득할 수 있었다.
스스로가 강해지고 싶은 이유도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였다.
서로가 서로를 이용한다.
이해관계의 일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가지 제가 부탁하신 일도 알아봐 주시는 것 맞으시죠?”
“아아. 당연하단다. 그 부탁은 나도 흥미가 생겨 열심히 알아볼 생각이란다.”
마리엘은 손을 뻗어 그대로 미네르바의 머리 위에 올렸다.
쓰다듬기 위해 올린 것이 아니었다.
그저 무언가를 느끼기 위해서였다.
“너의 어머니가 어린 너에게 걸었다고 하는 봉인. 지금의 너와 내가 살펴보아도 알아낼 수 없던 그 봉인에 대해서는 반드시 알아내기 위해 노력 할거란다.”
과거 어머니가 어린 시절 미네르바가 아버지가 없다는 것에 슬퍼할 것을 안타까워하며 걸었던 기억의 봉인.
나이를 먹고 마법을 능숙하게 다루기 시작한 미네르바는 그것을 풀기 위해 스스로의 육체를 탐지하며 봉인이 걸려 있는 곳을 찾아보았다.
그곳은 바로 머리였다.
그녀의 머리에는 봉인이 걸려 있었고 그것을 풀기 위해 온갖 마법을 사용해 보았다.
하지만 그 결과는 전부 실패였다.
어떤 마법을 사용해도 그 봉인에는 반응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마리엘이 찾아왔고 여러 이야기를 하며 걸려 있는 봉인에 대해서도 말했다.
당연하게도 마리엘은 그 자리에서 봉인을 찾아 풀어보려고 했다.
하지만 최강의 아크 메이지라는 칭호를 가진 그녀조차 봉인을 풀어내지 못했다.
그렇게 자존심이 상한 그녀는 백룡왕에 대한 정보와 더불어 봉인에 대해 알아내겠다는 약속하까지한 것이다.
“음. 그럼 서로 이야기할 것들은 끝났구나.”
“…네.”
확인할 것들과 확답을 들을 것들은 전부 들었다.
확실하게 제자와 스승이 되기 전의 이야기를 끝냈다.
“그럼 앞으로 잘 부탁하겠구나 미네르바.”
“네 마리엘 스승님.”
마리엘은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미네르바는 그것을 보고 똑같이 손을 내밀어 악수를 했다.
스승과 제자가 할만한 행동은 아니었다.
이 악수의 의미는 서로가 본인의 이유를 위해 서로를 이용하겠다고 하는 인정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럼 미네르바야 본격적으로 움직이자꾸나.”
“아 네.”
그렇게 미네르바는 마리엘을 따라 저택 지하를 향해 이동했다.
“와…….”
도착한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은 평범한 감탄사였다.
마리엘의 저택 지하는 일반적인 저택의 지하와는 확실하게 달랐다.
먼저 공간의 넓이와 높이는 위에 있는 저택이 들어갈 정도로 컸다.
그리고 벽과 바닥은 마법이 부여되어 있었는데 그것은 파괴방지 마법이었다.
그것도 상당한 마나가 사용된 것도 모자라 여러 마법이 복합적으로 섞여 강력하게 부여되어 있었다.
상급 메이지가 라이트닝 레인 같은 8위계 마법을 난사하거나 상급 오러 유저가 무기를 휘둘러도 해도 멀쩡하게 버틸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내가 마법을 사용해서 이 정도의 마법을 부여할 수 있을까? …아직은 못할 것 같아.’
그녀는 새삼 마리엘이라는 아크 메이지의 대단함을 다시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스스로가 사용하는 힘은 그저 거대한 힘을 단순하게 사용하는 1차원적이라는 것도 말이다.
“미네르바야 이곳에 서 보겠니?”
“아 네.”
마리엘의 이야기에 정신을 차린 미네르바는 그녀의 앞에 섰다.
“나는 너에게 마법을 가르칠 거란다. 하지만 그전에 한 가지 확실하게 하고 가야 하는 것이 있단다.”
“그게 무엇이죠?”
“너는 인간이니? 아니면 용이니?”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