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149)
◈ 149화
“……!”
들켰다.
들켜서는 안 되는 인물 중 한 명에게 들켜버렸다.
‘미네르바가 이야기했나? …아니야 그럴 리 없어. 그렇다면 어떻게? 내가 그랜드 마스터의 경지인 건 어떻게 안 거지? 눈앞에서 그런 힘을 사용하지도 않았는데?’
당혹감.
살면서 몇 번 느껴본 적 없는 감정을 지금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다.
눈앞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다는 것은 분명 확신을 가지고 있거나 무언가 증거가 있기에 이야기하는 것일 것이다
어중간한 거짓말은 분명 통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들킬 것이라 생각하지도 못했나 보구나. 뭐 확실히 나도 직접 눈으로 본 게 아니라면 믿지 못했을 것이니까 말이야.”
‘직접 눈으로?’
직접 보았다.
자신이 그랜드 마스터의 힘을 발휘한 건 딱 한 번뿐이었다.
임페리얼 나이츠 3기사를 죽였던 때 말이다.
그렇다면 하필 그날 운이 없게 그 싸우는 모습을 눈앞의 마리엘님에게 들킨 것이라는 이야기일 것이다.
‘설마 공간안의 범위 밖에서 싸우는 모습을 본 건가? …하아 제기랄.’
생각이 많아지기는 했지만 일단은 마음을 진정시켜야 했다.
이렇게 된 이상 일단 이야기를 해보아야 했다.
눈앞에서 이런 이야기를 꺼냈다는 것은 분명 무언가 자신에게 원하는 것이 있거나 무언가를 알아내고 싶은 것이다.
뭐가 됐든 일단 이야기를 이어갈 필요가 있었다.
“보신 겁니까 그 싸움을?”
“임페리얼 나이츠 3기사와 싸우는 걸 말하는 거라면 맞단다. 직접 보았단다. 너와 너의 친구 미네르바까지 말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 아이가 백룡왕의 자식인 걸 알았고 네가 엄청난 강자라는 것도 눈치챘고 말이다.”
“…….”
아주 깔끔하게 아니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날려 버렸다.
부정이라도 해볼까 하고 잠깐 동안 생각을 해보기는 했지만 그런 틈조차 없었다.
“그런 이야기를 이런 곳에서 꺼내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저한테서 무엇을 원하십니까?”
“일단 걱정 말거라. 지금 이야기들은 후보생들에게 들리지 않으니까. 그리고 원하는 것이라 하면… 그렇군 대답을 원하네.”
“어떤 대답입니까?”
“어떻게 그 나이에 그 경지에 도달할 수 있는가 하는 대답이네.”
“그건…….”
정말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이었다.
단순히 열심히 단련하고 재능이라고 대답하는 것은 분명 답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 정도로 지금의 자신이 전대미문이라는 것은 자각하고 있었다.
어머니조차 15살에는 오러 마스터의 경지였다.
‘전생 이야기는 당연히 꺼낼 수 없어. 꺼낸다고 해고 믿지 못하는 건 당연하고 말이다.’
그렇다면 설명할 방법이 없다.
이야기를 만들어낸다고 하여도 금방 들킬 것이 뻔했다.
거기다가 힘으로 말을 듣게 할 수 있을 만한 상대도 아니었다.
“흠. 아무래도 대답하기가 곤란해 보이는구나.”
“…그것이…….”
“그렇다면.”
스윽!
지팡이를 든 마리엘은 그대로 아스토리안을 향해 그것을 겨누었다.
“나와 싸워 보자꾸나. 그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을 것 같으니까 말이야.”
“……!”
어째서 무기를 꺼내게 될 거라는 이야기를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애초부터 마리엘님은 자신과 싸울 생각이었던 것이 분명했다.
“검을 사용했다는 건 알고 있으니 꺼내렴.”
“…후보생들 앞에서 힘을 드러내 보이는 건 조금 곤란합니다.”
이미 눈앞의 마리엘님에게 들킨 상태에서 후보생들까지 알게 된다면 그건 정말로 머리 아픈 일이었다.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감도 오지 않았다.
“그것도 문제없단다. 내 마법의 힘으로 후보생들이 보기에는 평범하게 대련하는 모습으로 보일 테니까.”
고유마법과 무언가 다르다고 느끼기는 했지만 정말로 다른 마법이었던 듯했다.
애초에 후보생들에게 지금의 이야기들과 상황을 알리지 않는 것을 전제로 만든 마법인 것 같았다.
“…….”
선택권은 없었다.
애초에 그 광경을 누군가가 보았을 것이라 생각도 못했다.
‘일단은 좋게 생각을 해야지.’
괜히 부정적인 생각만 하고 있으면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준다.
생각의 전환이 필요했다.
‘평생 감추고 있을 수 있는 일도 아니었잖아. 언젠가는 들킬 일이었어. 그리고 최강의 아크 메이지와 싸울 기회야. 이런 좋은 기회는 기쁘게 받아들여야지. 물론 이런 상황에 서로 전력으로 싸우지는 못하겠지만 말이야.’
이렇게 생각하니 기분은 조금 나아졌다.
그렇지만 마음이 무거운 건 그대로였다.
생각만으로 상황이 바뀌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현실적으로 판단하는 이런 성향이 지금은 별로 좋지 않게 작용한 것 같았다.
“아이온.”
우웅!
자신의 중얼거림에 발밑에 그림자가 일렁이기 시작했다.
그 직후 그림자에서 자신의 아티팩트인 아이온이 튀어나왔다.
덥썩!
우웅!
그리고 검을 잡자마자 자세를 취하며 그대로 아이온의 힘으로 그림자의 칼날을 만들어냈다.
“그럼 망설임 없이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눈빛과 분위기, 그리고 기운은 비교가 되지 않는구나.”
방금 전까지 맨주먹으로 서 있던 인간과 다른 인간이라 생각될 정도로 바뀐 분위기에 마리엘은 살짝 놀라는 듯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태연하게 겨누었던 지팡이를 당겨 땅을 향해 다시 한번 내려쳤다.
딱!
“오거라.”
너무나도 갑작스럽기는 하지만 성사된 아크 메이지와의 싸움.
지금 그녀가 무슨 의도로 싸우려고 하는지 전혀 알 수는 없었다.
그렇지만 지금 할 일은 명확하다.
싸운다.
그것뿐이다.
스릉!
처음 공격은 별 것 없었다.
그저 검을 당겨 그대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힘을 주며 크게 휘둘렀다.
“베리… 아니 텔레포트.”
우웅!
아스토리안의 공격을 본 마리엘은 베리어를 만들려고 하다가 순간 판단을 바꾸어 텔레포트를 이용해 공격의 범위에서 벗어났다.
촤악!
그 결과 마리엘에 있던 곳을 지나 그 뒤에 만들어진 투명한 결계가 있는 곳을 향해 공격이 날아갔다.
쩌적!
‘8위계 마법인 미러 프로텍트가?’
미러 프로텍트.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물리적인 충격을 수십 배로 줄이는 효과를 가지는 공간 속성의 결계 마법이었다.
하지만 그 결계에 방금 작은 금이 생겼다.
그것도 평범하게 휘두르는 공격에 말이다.
‘…아무래도 어린 나이라는 생각에 살짝 무시했던 생각이 남아 있던 것 같군.’
땅에 굳건하게 서서 본인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분명 대등하게 싸우는 것이 가능한 그랜드 마스터의 경지.
마리엘은 그것을 다시금 되새겼다.
이제 그녀가 더 이상 방심할 일은 없을 것이다.
‘어차피 평범한 마법들은 크게 의미 없기도 하고 이 좁은 곳에서 강력한 마법을 사용할 수는 없으니 바로 사용하는게 좋겠군.’
“고유마법…….”
마리엘은 아스토리안을 향해 지팡이를 내밀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그도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꼈다.
“도미넌트 룸.”
“오러 구현화 가역 변화 피스트 마스터.”
우웅!
‘이건…….’
무언가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껴 그에 대항하듯 구현화를 사용했다.
하지만 마리엘님의 고유마법은 예상 이상의 범위를 가지고 있었다.
그 범위는 조금 전 만들어낸 결계 같은 마법의 크기와 비슷했다.
‘새에게 적용된 효과를 생각해 범위가 그렇게 크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나?’
만들어낸 고유마법의 흐름은 생각보다 넓었다.
그렇다면 이제 곧 그 새에게 했던 것처럼 엄청난 흐름이 자신에게 덮쳐올 것이 분명했다.
그전에 빨리 행동을 취해야 했다.
“공격해.”
쾅!
명령을 내리자 가역변화는 빠르게 제자리에서 점프하며 공중의 마리엘님을 향해 뛰어들었다.
나도 가만히 있을 수 없기에 이어서 검을 휘둘렀다.
‘월식 월섬.’
검을 내질러 사용하는 기술 월섬을 사용했다.
그렇게 가역변화와 함께 푸른 섬광과도 같은 공격은 그대로 마리엘님을 향해 날아갔다.
“…….”
스윽!
그때 다가오는 두 물체를 본 마리엘님은 지팡이를 살짝 들었다.
“멈춰라.”
‘멈춰라?’
우웅!
마리엘님이 알 수 없는 중얼거림 직후.
날아가던 공격과 가역변화는 말 그대로 그 자리에서 멈추었다.
“이건……!”
순간 엄청난 흐름이 자신의 공격과 가역변화의 주변에 몰려들었다.
이것이었다.
분명히 알 수 없는 이 흐름이 자신의 공격을 막은 것이다.
쿵!
그때 멈췄던 공중에서 가역변화는 중력의 영향을 받아 그대로 땅을 향해 떨어졌다.
아무래도 멈추라고 해서 공중에 그대로 멈춰서 있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던 것 같았다.
아니면 구현화의 힘이 저항했든가 말이다.
‘어쨌든 확실한 것 같군. 이분의 고유마법은… 이 공간을 말 그대로 지배하는 것이라고 말이야.’
대단한 고유마법이었다.
하지만 공간 마법만의 힘으로 이런 고유마법은 만들어질 리가 없었다.
분명 무언가 다른 마법이 힘이 합쳐졌기에 이런 마법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아니 내가 마법에 대해 그렇게까지 자세히 아는 것도 아니고 그런 걸 생각해도 소용이 없지.’
지금 생각해야 하는 것은 어떤 마법의 힘으로 자신을 상대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 마법의 힘을 어떻게 대항을 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었다.
‘…공격을 몇 번 더 해봐야겠어.’
방금 같은 원거리 공격은 거의 통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직접 다가가 공격을 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동시에 들어간다.”
쾅!
그렇기에 이번 공격은 가역변화와 함께 마리엘님을 향해 뛰어들었다.
과연 사람도 동시에 멈출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떨어져라.”
우웅!
‘가능하군.’
가역변화와 동시에 엄청난 흐름이 몰려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 공간에서 무서운 점은 이것이었다.
흐름이 보이지만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마나를 이용한 힘이라면 분명 작은 기운이라도 느껴져야 했다.
하지만 보이는 것은 흐름뿐이었다.
만약 흐름이 보이지 않았다면 공격이 오는 것을 알지도 못했을 것이다.
‘오러를 날리는 공격은 통하지 않았으니까…….’
다가오는 흐름들은 복잡하지 않았다.
그것들을 보며 어쩌면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랐고 그것을 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아스토리안류 역류.’
어중간한 오러의 공격은 먹히지 않는다.
그렇다면 자신이 사용하는 최강의 기술이 가장 좋은 상대일 것이다.
휘릭!
공중에서 몸을 회전시키며 흐름을 향해 그대로 검을 휘둘렀다.
그 결과 큰 어려움 없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던 흐름들을 그대로 검을 향해 두를 수가 있었다.
“음?”
마리엘은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분명 떨어지도록 만들었지만 영향을 받은 것은 구현화로 보이는 것뿐이었다.
아스토리안은 묘한 움직임을 보이며 아직 다가오고 있었다.
‘간다.’
마리엘에게 어느 정도 다가간 아스토리안은 그대로 팔에 힘을 주었다.
그 직후.
촤악!
마리엘의 힘이 실린 공격이 그대로 그녀를 향해 날아갔다.
“무슨?!”
그녀도 마나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느낄 수는 있었다.
애초에 본인이 사용했던 기술이었다.
모른다는 것이 더 이상했다.
‘나의 힘을 되돌려 준다고?’
그녀의 얼굴은 경악스러운 표정이었다.
조금 전까지 크게 감정의 변화가 없었지만 날아오는 기술을 보며 극단적으로 변했다.
콰앙!
그렇게 날아간 공격은 그대로 그녀가 있는 곳을 향해 적중했다.
타닥!
땅에 착지한 아스토리안은 마리엘을 살펴보았다.
공격은 그녀에게 직접 적중하지 않았다.
공격을 맞은 것은 주변에 있던 어느 결계 같은 무언가였다.
‘…설마 본인의 주변에도 고유마법을 만들어 보호하고 있던 거였나? 몸 주변에 미약하게 보였던 흐름이 그것이었고?’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그녀는 평소에도 고유마법을 상시 발동한 상태라는 의미일 것이다.
이 고유마법의 특성을 생각한다면 스스로의 육체에 무언가 마법을 걸고 있다고 생각해도 무방할 것이다.
“굉장하구나.”
우웅!
공격을 막아내 멀쩡한 그녀는 그대로 땅을 향해 다시 내려와 그대로 아스토리안을 향해 다가갔다.
“무엇이니 그 힘은? 보이지도 느껴지지도 않는 공격을 어떻게 나에게 되돌려 준 것이니?”
“…….”
어쩌면 좋은 변명거리가 생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생 같은 걸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차라리 흐름을 볼 수 있는 힘을 이야기한다면 어느 정도 변명이 될 것이다.
이것도 딱히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상황상 어쩔 수가 없었다.
“마나 같은 힘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니?”
“…비슷합니다. 힘 같은 게 보입니다. 그렇기에 기술을 더 빠르게 이해할 수 있었고요.”
“…하. 하하하!”
‘웃어?’
너무 갑작스러운 웃음이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진지한 분위기의 인간이 이렇게 신나게 웃으니 적응이 안 되는 것을 넘어 살짝 무서움까지 느껴졌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 미안하구나. 오래 살면서 이런 굉장한 인간을 보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으니 말이다. 너희 어머니도 굉장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 아들은 더 굉장하구나. 말 그대로 괴물이 괴물은 낳은 격이야.”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시겠습니까? 지금은 아직 후보생들을 가르치는 시간입니다.”
“…아아 그래. 바우렌 아이하고 잘 가르치기로 약속했으니 적당히 하고 본론으로 해야겠지.”
마리엘님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쳐다보았다.
그 미소는 순순하게 기뻐 보이는 인간의 미소였다.
“너라면 될 것 같구나. 너라면 나를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아.”
“도움 말씀입니까?”
“그래! 아스토리안 교관. 한 명의 아크 메이지로서 그랜드 마스터인 너에게 이야기하마. 나와 함께 그랜드 몬스터를 사냥해보지 않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