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15)
◈ 015화
“으아!”
눈을 뜬 아스토리안은 주변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이내 본인의 방 안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침대 위잖아? 아니 그보다 나 어떻게 살아 있는 거지? 아!”
가슴에 창이 찔린 마지막 기억을 떠올리며 옷을 걷어 자신의 가슴팍과 복부를 확인해 보았다.
“…깨끗하잖아?”
자신의 몸에는 그 어떤 상처도 존재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찔린 상처와 싸움 중 생긴 상처조차 말이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방금 꿈에서 미네르바가 나를 살려냈다고 했던 것 같은데… 윽!”
그때 아스토리안은 오른쪽 눈에서 알 수 없는 통증을 느끼며 그 부분을 부여잡았다.
“이건 또 뭐야… 으윽.”
가뜩이나 생각할 것도 많고 이제 막 일어난 상황에 오른쪽 눈까지 아프니 제대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저 머리가 너무나도 혼란스러웠다.
철컥!
혼란스러운 그때 방문을 열고 누군가가 들어왔다.
“아들?!”
그 정체는 어머니인 샤넬이었다.
거실에 앉아 아들이 일어나는 것을 기다리던 그녀가 인기척을 느끼고 바로 들어온 것이다.
“드디어 일어났구나!”
샤넬은 그대로 아스토리안에게 다가가 강하게 끌어안았다.
“어… 머니.”
“다행이야. 정말 다행이야. 며칠 동안 일어나지 않아서 정말 걱정했는데.”
“…걱정 끼쳐서 죄송해요.”
어머니가 걱정하는 모습을 보니 죄송한 마음이 생겨났다.
그렇기에 진심을 담아 사과했다.
“아냐 우리 아들은 잘못한 게 없어. 나쁜 건 다 그 제국 놈들이지.”
“…제국이요?”
“아. 그게 말이야. …아무래도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으니 앉아서 이야기해줄게.”
무언가 잠시 생각한듯한 모습을 보인 샤넬은 의자 하나를 가져와 침대 옆에 둔 뒤에 앉았다.
“그럼 먼저…….”
샤넬은 아스토리안이 기절한 후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해주었다.
카인과 본인이 나타나 미네르바와 아스토리안을 구해낸 이야기.
미네르바를 데리고 가려고 했던 존재들의 정체가 제국과 제국의 임페리얼 나이츠들이었다는 이야기.
그리고 아스토리안이 쓰러지고 3일 만에 정신을 차렸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내가 기절했다고 이야기하시는 걸 보니 역시 미네르바가 무언가를 해서 죽을 뻔한 나를 살린 건가? 그런데 내가 어떻게 살아남았던 거지? 분명히 가슴이 꿰뚫려…….’
“아들?”
“…아. 네 어머니.”
“왜 그래? 뭔가 불편해?”
“…아뇨. 일어난 지 얼마 안 돼서 멍한 것 같아요.”
어머니의 앞에서 ‘가슴이 꿰뚫렸는데 살아 있어요’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일단 얼버무리기로 했다.
“하긴 3일 동안 잤으니 그럴 수 있지. 아! 그리고 아들 이거.”
이야기하던 샤넬은 무언가가 생각이 난 듯 자신의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 아스토리안에게 보여주었다.
“…이건…….”
그것은 미네르바가 자신에게 주었던 곰처럼 생긴 강아지 인형이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반으로 갈라져 있는 상태였다.
“기본 모양을 잡으려고 인형 안에 살짝 두꺼운 쇠를 넣어 놨었나 봐.”
인형을 가슴팍에 넣어 둔 것을 기억해 냈다.
그렇다면 인형의 안에 들어 있던 철이 심장을 향했던 창을 살짝 빗겨나가게 만들었을 확률이 높았다.
여러 생각을 하자 자신이 즉사하지 않은 이유가 말이 되었다.
“미네르바… 아! 어머니 미네르바는요? 미네르바는 괜찮아요?”
“걱정하지 마렴 미네르바는 괜찮으니까. 우리 아들보다 먼저 일어나서 제스카로 그 사람 집에서 쉬고 있는 중이란다.”
“다행… 이네요.”
미네르바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 내심 가슴을 졸이고 있었다.
안전하다는 소식을 들으니 이제야 마음이 진정 되는 것 같았다.
“정말 다행이지. 그리고 그렇게 다행일 수 있던 건 다 우리 아들이 노력한 덕분이고.”
“…제가요?”
“응! 우리 아들이 미네르바를 구하기 위해서 노력한 건 미네르바한테 들어서 전부 알고 있어. 정말 대견해!”
“…하지만 구하지 못했어요. 미네르바를 데리고 도망갔지만 그 창을 든 남자가 쫓아왔고 싸웠지만 이기지 못했어요. 그리고 눈앞에서 미네르바가 잡혀있는데… 구할 수 없다며 체념해 버렸어요.”
꿈속에서 그리고 다시 깨어나서 자신을 가장 괴롭게 만든 것은 창에 가슴이 찔리기 직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체념을 했다는 사실이었다.
전생에 가장 소중한 존재를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잃었던 인간이 눈앞에 소중한 존재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판단하고는 죽음을 받아들였다.
그런 선택을 하였던 자신이 원망스러웠고 죽이고 싶었다.
‘틀린 말이 하나도 없네.’
꿈속에서 강인성의 모습을 한 존재의 이야기가 맞았다.
자신은 현재의 행복에 안주했고 나약해졌다.
그렇기에 과거와 비슷한 일을 또다시 겪게 되었다.
그러자 또다시 자신에 대한 혐오감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때 체념만 안 했다면 어쩌면 무언가 방법을 찾을 수 있었…….”
“아들.”
자책하는 아스토리안을 부드럽게 부르며 샤넬은 강하게 끌어안아 주었다.
“…어머니…….”
“미안해.”
“네?”
갑작스러운 어머니의 사과에 당황스러웠다.
어머니가 사과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다.
더군다나 사과한 이유를 생각할수록 더욱 알 수가 없었다.
“우리 아들이 그렇게 자책하는 건 우리 어른들 때문이야. 아이들이 평범하고 안전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건 우리 어른들의 의무야. 하지만 어른들이 제대로 못했기에 우리 아들이 그런 자책을 하게 되었어. 정말 미안해.”
“아, 아뇨 어머니…….”
“우리 아들은 이제 10살일 뿐인데… 아직 아이일 뿐인데 목숨 걸고 미네르바를 위해 싸운 것도 모자라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고 자책하고 있어…….”
어머니의 목소리와 손이 떨리고 있었다.
얼굴을 보니 눈물을 흘리고 계셨다.
“어, 어머니!”
언제나 강인해 보이던 샤넬이 아스토리안을 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녀도 인간이자 아이의 어머니였다.
자신의 자식이 다친 것도 모자라 목숨이 위험하였던 상황이라는 것을 아는데 어떻게 멀쩡히 있을 수 있겠는가.
거기다가 죄 없는 아들이 스스로 자책하는 모습에 그녀는 더 이상 감정을 조절할 수 없었고 울음을 터트렸다.
“미안해… 미안해. 엄마가 더 빨리 찾아줬어야 했는데…….”
“아, 아니에요 어머니!”
어머니의 우는 모습에 너무나도 당혹스러웠다.
그렇기에 일단 진정시키기 위해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전생, 현생 통틀어 처음 겪는 상황에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우는 누군가를 달래는 것은 자신에게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주륵!
“어?”
그리고 그때 자신의 뺨 위로 무언가가 흐르는 것을 눈치챘다.
‘내 눈물?’
그것은 눈물이었다.
그리고 눈물이라고 스스로 자각한 순간 자신의 속에서 무언가가 북받쳐 오는 것을 느꼈다.
전생을 기억하고 다시는 울게 되는 일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자신의 정신은 이미 어른이었기에.
‘아아. 그렇구나.’
하지만 깨달았다.
자신은 강인성이 아닌 강인성이였을 때의 기억을 가지고 있을 뿐 지금은 그저 10살의 아스토리안이라는 것을.
전생에 더 이상 얽매이지 않아도 괜찮았다.
그것을 자각하자 조금은 자신을 내려 놓아도 괜찮을 것 같았다.
10살의 아스토리안에 맞게.
“어, 어머… 엄마!”
미네르바를 구해내지 못한 걸 자신의 탓으로만 돌렸다.
하지만 생각을 바꾸고 조금 내려놓으니 무언가 편해졌다.
‘…전생에서 있었던 기억 때문에 스스로를 얽매었어. 난 강인성이 아니야. 아스토리안이야. 지금까지의 가족과의 행복이 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거야.’
“아들!”
“엄마!”
그렇게 모자의 울음소리가 한동안 집안을 가득 채웠다.
* * *
“…둘 다 괜찮은 거 맞는 거지?”
“네 아버지.”
“당연하지 여보.”
미네르바를 납치하려고 시도하였던 이들을 심문하고 돌아온 카인은 눈이 퉁퉁 부어있는 아들과 아내의 모습을 보고 상당히 놀랐다.
하지만 사정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자세히 묻지는 않았다.
지금 중요한 것은 아들이 멀쩡히 다시 일어났다는 사실이었다.
“그렇다면 다행이고. 아스토리안은 몸 아픈 곳 없니?”
“네 아무런 문제 없어… 아. 실은 오른쪽 눈이 조금 아파요.”
“뭐? 자세히 보여줘 보렴!”
놀란 카인은 빠르게 무릎을 구부리며 계속 감고 있던 아스토리안의 오른쪽 눈을 자세히 확인하여 보았다.
“…이건?”
“왜 그래 당신?”
“여보 당신이 자세히 한번 봐야겠어.”
“내가? 알았어.”
카인의 진지한 모습에 살짝 긴장한 표정이 된 샤넬은 아스토리안의 오른쪽 눈을 자세히 확인해 보았다.
“…어? 이건?!”
아스토리안의 눈동자는 본래 붉은 빛을 띠는 검은색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의 오른쪽 눈동자는 붉은 빛을 띠는 주황색으로 변해 있었다.
“왜, 왜요? 제 오른쪽 눈에 무슨 문제라도 있어요?”
카인과 샤넬의 심상치 않은 반응에 당황스러웠다.
별다른 이야기가 없어서 자신의 오른쪽 눈에 무슨 문제가 생긴 건가 하는 불안감만 커졌다.
“우리 아들이 각성을 했구나!”
“네, 네? 각성이요?”
“그것도 엄마랑 다른 방향으로 각성을 하다니…….”
“어, 어머니?”
샤넬은 상당히 기뻐하는 모습을 보이며 질문에 대답해주지 못하고 있었고 아스토리안의 궁금증만 커지고 있었다.
“아스토리안.”
그때 기뻐하는 샤넬 대신에 카인이 어깨를 잡으며 안심시켰다.
“중요한 이야기를 해줘야겠구나. 일단… 고대의 가장 강했다고 하는 4종족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니?”
“책에서 나온 내용이라면 알고 있어요.”
“그렇구나 그럼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엄마는 고대의 가장 강력했던 4종족 중 거인족의 후예란다.”
“거, 거인족이요?”
고대에 가장 유명했으며 최강이라 칭송받는 4개의 종족이 있었다.
그리고 그중 하나가 바로 거인족이었다.
이들은 강인한 육체를 타고나며 최초의 조상이 육체를 거대하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존재하였기에 거인족이라 불렸다.
그것을 시작으로 육체에 특별한 힘을 가진 존재들도 태어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오른팔로 던진 물건은 목표한 곳에 반드시 맞게 되는 능력이나 자신이 발을 디딘 곳을 다른 물질로 바꾸는 능력 등 여러 가지가 존재했다.
그리고 그중에는 눈과 관련된 능력도 존재했다.
“…강인한 육체를 가지고 신체 부위 중 하나가 특별한 힘을 가지고 태어나는 그 종족이요?”
“그래. 그 종족이란다.”
‘…과연. 육체가 나이에 맞지 않게 이상할 정도로 튼튼하다고 했더니. 그렇다면 가슴팍에 창을 찔리고도 죽지 않고 버텼던 이유도 내가 거인족이었기 때문인 이유도 있던 건가?’
우연하게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듣게 되었다.
하지만 자신이 거인족이라는 것에 큰 감흥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전설이라고 하여도 너무 뜬금없는 이야기였고 무엇보다 현실감이 없었다.
“아! 그러고 보니 아직 각성을 자각도 못한 걸 보니까 능력이 마음대로 사용되면 어떡하지? 우리 아들 다치는 거 아니야?”
“…일단 오른쪽 눈을 감기고 안대를 씌워 놓자고 여보. 그리고 거인족에 대해 잘 아시는 분한테 연락을 넣어서 상담을 받아보자.”
“잘 아는 사람? …아! 우리 아빠 이야기하는 거야 여보?”
샤넬의 아버지는 거인족에 대해 연구를 하고 조사를 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렇기에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을 테니 그에게 부탁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
“아무래도 직접 연구하셨던 분이시니 잘 아시지 않을까?”
“알겠어! 그럼 내가 편지 보내고 올게 여보!”
아스토리안의 눈에 대해 어떻게 할지에 대해 결정이 난 직후 샤넬은 편지를 보내기 위해 집을 나섰다.
“…아스토리안.”
“네? 아버지 왜요?”
“혹시 눈 말고 몸이 아프다거나 그러지는 않니?”
샤넬이 나간 직후 카인은 어째서인지 몸 상태에 대한 질문을 다시 했다.
그렇기에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어… 딱히 그러지는 않아요.”
“…다행이구나. 실은 너희 엄마한테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걱정되는 게 한가지가 더 있었단다.”
“그, 그게 뭔데요?”
“미네르바가 너를 구할 때 너의 가슴과 복부의 난 상처를 자신의 피로 회복시켰다고 하는구나.”
“……!”
드디어 알게 되었다.
자신이 죽지 않고 지금 이 자리에 살아 있을 수 있게 된 결정적인 이유를 말이다.
하지만 아버지는 이어서 해준 이야기는 더 놀라웠다.
“너는 정말로 운이 좋았단다 아스토리안. 용의 피는 재생력을 높여 주지만 모두에게 그런 것은 아니란다.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지.”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