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154)
◈ 154화
‘여기서 항복이라고?’
의도는 알 수 없었지만 무기를 내려놓았다.
일단은 뒤에서 다가오는 폭발을 어떻게든 해야 했다.
“폭성.”
우우웅!
다시 한번 폭성을 사용해 폭발의 파도를 그대로 전부 흡수했다.
같은 오러이자 폭발의 기술이기에 큰 어려움 없이 가볍게 흡수되었다.
“흡!”
쾅!
그리고 흡수가 끝난 폭성을 발로 차서 하늘 높이 날려 버렸다.
퍼어어엉!
그렇게 몇 초 뒤 하늘 높이 날아간 폭성은 그대로 폭발을 일으켰다.
피해를 입은 사람도 다친 사람도 아무도 없었다.
지나가던 새가 휘말린 게 아니라면 말이다.
“당신은 누구지?”
딱히 범죄자를 심문할 권리나 정체를 알아내야 하는 의무는 없지만 궁금했다.
무슨 목적으로 이곳에 있는지 말이다.
“무슨 목적으로 이곳에 있었고 내가 쓰러트린 인간들을 이용해 무엇을 하려고 한 거지?”
너무 가볍게 항복하는 모습은 무슨 의도로 이곳에 있는지 더 헷갈리게 만들었다.
분명 지금 눈앞에 있는 남성의 실력이라면 구현화를 사용해 더 싸울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 가볍게 항복했다.
무엇보다 지금 남성의 분위기는 너무나도 당당했다.
마치 항복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처럼 말이다.
“명령받아 할 일이 있었네. 완벽하게 끝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확인했지.”
“…기분 나쁘게 혼자만 알아듣는 소리밖에 못하나?”
“미안하지만 나는 아무 말도 하면 안 되는 입장이니까 말이야.”
살짝 짜증이 났다.
아무래도 무언가를 말해줄 생각은 없는 듯했다.
이야기를 듣는 것은 포기해야 할 것 같았다.
“일단 나를 따라…….”
철그럭! 철그럭!
터벅! 터벅!
그때 쇠가 부딪히는 소리와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병사와 기사들이 이곳으로 오고 있는 듯했다.
“으아 도대체 무슨 일이… 음?”
그때 선두에 있던 기사가 자신과 남성을 발견하고 빠르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아스토리안 호위님이시군요. 혹시 이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저기 저택 뒤에 누워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아십니까?”
기사는 자신을 향해 존댓말을 했다.
아무래도 황녀와 왕녀의 호위로 임명되면서 기사보다 높은 직급으로 취급하라는 명령 덕분인 것 같았다.
“그건…….”
“그건 내가 설명하지.”
그때 뒤에 있던 남성이 쓰고 있던 마스크를 벗으며 자신의 옆으로 다가왔다.
“이봐 움직이지…….”
“어? 서, 설마…….”
그때 기사가 얼굴을 드러낸 녹색의 머리카락의 남성을 향해 놀라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남성의 외모는 40대 정도로 되어 보이는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중년미가 느껴지는 남성이었다.
“수고가 많군.”
“절제 기사단 기사단장 키에르 카스타인님을 뵙습니다!”
‘…기사단장?’
순간 자신이 들은 말이 맞는지 의심될 정도였다.
방금까지 싸웠던 수상한 사람이 기사단장이라니 솔직히 믿기지 않았다.
“일단 먼저 저기에 쓰러져 있는 사람들은 여기 아스토리안 호위가 전부 쓰러트린 침입자라네. 이곳이 며칠 동안 빈 저택이었기에 노리고 들어온 것이겠지. 그리고 내가 여기에 있는 이유는…….”
스윽!
이야기하던 기사단장은 기사를 향해 슬쩍 고개를 가까이 가져다 댔다.
“비밀임무라네. 그러니 자네에게 설명할 수 없는 점 이해하게.”
“다, 당치도 않습니다.”
“잘 알아들은 것 같아 다행이군. 그럼 나는 여기 호위와 잠시 할 이야기가 있으니 가서 침입자들의 처리를 해주게.”
“알겠습니다!”
그렇게 명령을 받은 기사는 그대로 이곳으로 오던 병사와 기사들을 돌려 저택이 있는 곳을 향해 돌아갔다.
“…당신 정말로 기사단장입니까?”
확실하지는 않지만 기사의 반응으로 보아 눈앞의 인간은 아무래도 기사단장이 맞는 것 같았다.
거기다가 마법으로 외형을 바꾼 흐름도 없었다.
그렇다면 본인일 확률이 높았다.
“방금 기사가 증명해 주지 않았나?”
“…….”
만약 사실이라면 더욱 이해가 되지 않았다.
먼저 침입자들은 분명 눈앞의 기사단장과 관련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
왕녀가 저택에 있는 것을 아는데 그가 막지 않고 방치해 둘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마스크를 쓴 채로 자신과 싸운 이유.
그것은 분명 정체를 들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결론은 눈앞의 기사단장은 이야기하지 않은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다.
“목적이 무엇입니까? 왜 저를 관찰하신 겁니까?”
“나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네.”
“…….”
순간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고민스러웠다.
기사단장이라면 분명 높은 누군가에게 명령을 받고 이런 행동을 했을 것이다.
단독으로 이런 행동을 하거나 하지 않을 것이었다.
“하지만 걱정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받아들이라는 말은 하지 않으니까 말이야.”
“…무슨 말씀이십니까?”
“조금만 기다리게. 기다린다면 설명을 해줄 누군가가 오늘 호위 임무가 끝나는 대로 자네의 앞에 나타날 것이네.”
“…….”
사실일지 아님 그냥 상황을 넘기려고 하는 거짓말인지 당연하게도 구분은 되지 않았다.
정황상 거짓말일 것 같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다.
하지만 눈앞의 있는 인간은 왕국의 기사단장이었다.
정말로 중요한 임무를 하고 있던 것이라면? 그렇다면 또다시 그를 공격하게 되면 일이 귀찮아질 것이다.
결국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지금 그가 한 이야기를 믿는 것뿐이었다.
“만약 거짓이라면 후회하실 겁니다.”
“하하하! 걱정말게. 그럴만한 이유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니까 말이야.”
왠지 더욱 신뢰가 가지 않는 대답이었다.
그렇기에 보험을 한 가지 들어두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나는 가보겠네. 아마 조금 이따가 다시 볼 것 같지만 일단 인사는 하지. 잘 있게나!”
후웅!
그렇게 눈앞의 기사단장은 창을 들고 빠르게 눈앞에서 사라졌다.
“…루치아 들려?”
—…들려요 무슨 일이예요?
사람을 미행하는 일은 검은 달이 가장 제격이다.
그가 누군가와 만나는지 그리고 어디로 가는지 안다면 명령을 내린 것이 누구인지 어느 정도 추측이 가능할 것이다.
“사람 하나 미행 해줘. 키에르 카스타인 절제 기사단 기사단장.”
—키에르 카스타… 에? 그 사람을요? 왜요?
“문제 있나?”
—으음. 그게 의뢰로 한번 미행한 적 있는데 그 사람 미행을 엄청 눈치 잘 채거든요. 아마 멀리서 어딘가로 들어가는 것 정도만 알아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정도면 충분해 부탁하지.”
—넵. 알겠어요. 이유는 나중에 알려주세요!
“그래 그래 알았어.”
그렇게 그 말을 끝으로 영통을 끝냈다.
일단 미행은 붙여 두었으니 호위로써 할 일은 어느 정도 정리되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마하트 조금 전 그 남자 거짓말하는 걸 느꼈어?”
[…아니 딱히 거짓말은 하는 것 같지 않더군.]“그런가… 알겠어. 그럼 이제 슬슬 돌아가 봐야겠어.”
호위가 호위 대상의 주위에서 오래 벗어날 수는 없었다.
상황도 정리가 되었으니 이제 돌아갈 때였다.
“…뭐라고 변명을 해야 할까.”
엄청난 폭음을 울리며 상당 수의 나무들을 날려 버렸다.
웬만한 이야기로는 믿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기사단장과 싸웠다고 이야기한다면 그건 그거대로 믿지 않을 것 같았다.
‘…하아. 귀찮네. 그냥 대충 변명하자.’
그냥 강한 무언가가 들어와 막아냈다는 변명을 하기로 생각한 다음 빠르게 저택으로 돌아갔다.
타닥!
먼저 저택의 뒤편에 도착하자 병사와 기사들이 침입한 침입자들에게 수갑을 채우고 있었다.
생각보다 인원이 많아 일반인은 줄로 포박을 하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저들의 처리는 문제없을 것 같았다.
“슬레비나 어떻게 됐어?”
그들을 지나 저택의 안으로 들어가며 슬레비나를 향해 영통을 사용했다.
—별일 없었습니다 스승님! 오히려 제국에서 왔다고 하셨던 호위가 폭발음이 날 때마다 왕녀님을 철저하게 지켜주셨어요.
“그래? 그럼 수고했어. 이제 돌아가 봐도 괜찮아.”
—넵. 그럼 나중에 뵐게요!
그 말을 끝으로 슬레비나의 목소리가 사라졌다.
다행히 메이벨한테는 아무 일이 없었던 것 같았다.
터벅! 터벅!
저택으로 돌아가 슬레비나에게 들은 그들이 있는 방을 향해 움직였다.
‘…바로 방으로 들어가면 이상하게 생각하겠지.’
사전에 어디에 있겠다고 이야기한 적 없었다.
바로 방으로 가게 된다면 이상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 큰 목소리를 내면서 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왕녀님 어디 계십니까!”
덜컹!
그때 사전에 들었던 방의 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나왔다.
황녀의 호위였던 상급 오러 유저 경지의 남성이었다.
“…일이 끝난 겁니까?”
“끝났습니다. 침입자들은 전부 체포되었습니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뭐지 왜 이렇게 고분고분한 거지?’
실력을 확인하고 싶다고 했던 처음의 당당한 태도가 느껴지지 않았다.
이 느낌은 무언가 기가 죽은 느낌이었다.
끼익!
그때 문이 더 열리며 누군가가 나왔다.
메이벨이었다.
터벅! 터벅!
“수고했어요 아스토리안.”
“아닙니다 왕녀님 제가 할 일이었습니다.”
“그…….”
메이벨은 무언가 이야기하는 것을 망설이는 듯했다.
하지만 이내 슬쩍 뒤쪽을 바라보고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며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창문 밖으로 엄청난 폭발이 일어나는 걸 봤어. 너 정말로 오러 마스터였구나.”
“…네 맞습니다.”
아무래도 자신의 경지에 대한 이야기는 사전에 들었지만 조금 전에 싸움으로 그것을 자각한 듯했다.
“언제 도달한 거야? 학교 다니면서?”
“대충 휴교가 시작할 때쯤입니다.”
“…새삼 느끼지만 너 정말 대단하구나.”
메이벨이 무슨 생각과 느낌으로 이런 것을 묻고 이야기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어쩌면 지금까지 알던 사람이 전혀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라는 추측을 막연하게 했다.
터벅! 터벅!
“저 괜찮으신가요?”
그때 방 안에서 황녀가 호위들과 함께 밖으로 나와 자신이 있는 곳으로 오고 있었다.
“네 괜찮습니다. 그것보다 심려를 끼쳐드린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침입자는 전부 처리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 그건 괜찮아요. 이 정도 일이 일어날 거라는 건 예상 했으니까요. 제가 가는 곳에는 언제나 저를 노리는 인간들이 많았거든요.”
‘…웃으면서 그런 이야기를 잘도 하는군.’
얼마나 많이 목숨을 노려졌으면 저렇게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저 웃음은 아마 지금까지 겪은 일들로 인한 쓸쓸함으로 생긴 미소일 것이다.
“그리고 그 침입자 덕분에 저희 호위들이 확인하고 싶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었거든요.”
“확인 말씀이십니까?”
“네. 아스토리안 호위의 실력을요.”
‘…과연.’
어째서 상급 오러 유저 호위가 기가 죽어 보였는지 이해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스터 경지의 여성 호위의 눈빛이 조금 달라진 이유도 말이다.
“정말 대단하시네요. 분명 저보다 한 살 어린 15살이라 들었는데 벌써 오러 마스터라니 왕국의 미래는 정말 밝은 것 같네요.”
“칭찬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황녀가 칭찬을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호위들의 태도로 부딪히는 일은 없을 것 같았다.
* * *
“죄송합니다 들켜 버렸습니다.”
고급스러워 보이는 방 그곳에서 클라인 카스타인은 한쪽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하고 있었다.
“괜찮아요 고개를 드세요 카스타인 기사단장.”
카스타인이 무릎을 꿇고 있던 존재.
바로 왕비인 마레였다.
“당신 같은 분이 실수를 한 건 아마 그 소년의 힘이 당신의 예상보다 더 강하다는 것이겠죠?”
“네 강했습니다. 확실하게 저의 예상을 웃돌았습니다.”
“그랜드 마스터라고 생각될 정도로 말인가요?”
“그것은…….”
마레는 아스토리안이 임페리얼 나이츠 3기사를 죽인 장본인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었다.
그렇기에 현재 가장 그랜드 마스터에 가깝다고 하는 기사단장인 카스타인에게 그것을 알아봐 줄 것을 명령한 것이다.
은혜도 은혜지만 마레는 편이 확실하지 않은 강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같은 편으로 취급하던 강자가 갑작스럽게 배신을 한다거나 적이 됨으로써 받게 되는 피해는 막대하다.
그렇기에 그것을 확실하게 하고 싶어 했다.
아스토리안이 그 그랜드 마스터인지 아닌지.
또 왕국의 편인지 아닌지 말이다.
“솔직히 확실하지 않습니다.”
“확실하지 않다고요?”
“네. 그랜드 마스터인지에 대한 확신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느꼈습니다.”
“무엇인가요?”
“그대로 계속 싸웠으면 제가 이기지 못했을 것 같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느낌은 제가 그랜드 마스터이신 그분들한테 느꼈던 감각입니다.”
“…….”
마레는 잠시 눈을 감고 무언가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눈을 뜬 그녀는 다시 입을 열었다.
“아스토리안을 이곳으로 데리고 오세요. 제가 직접 이야기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