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155)
◈ 155화
“하아.”
오늘 맡게 된 호위로서의 임무는 끝이 났다.
메이벨도 성으로 돌아가기도 하였고 저녁 시간부터는 병사와 기사들 황녀의 호위들이 집중적으로 호위를 할 것이다.
‘일단 먼저 확인해 볼까.’
“루치아 어떻게 됐어?”
—…아. 아스토리안. 미행을 붙여 봤는데 생각보다 허무하게 끝이 났어요.
“허무하게? 그게 무슨 말이야?”
—그게 그 남자는 성으로 들어갔어요. 그리고 나서 나오지 않았어요.
“…….”
루치아의 이야기대로라면 그 기사단장에게 명령을 한 사람이 성안에 있다는 의미였다.
“그런가 그렇다면…….”
다각! 다각!
히이잉!
그때 자신의 앞으로 마차 한 대가 멈추어 섰다.
끼익!
그리고 문이 열리며 안에 있는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다시 만났군!”
절제 기사단 기사단장인 카스타인이었다.
—아스토리안 씨? 무슨 일이세요?
“무슨 일로 찾아오셨습니까 카스타인 기사단장님?”
—……!
영통을 유지한 채로 일부러 기사단장과 이야기를 했다.
루치아가 부하들에게 조금 더 미행하는 실력을 늘리라는 마음을 담아서 말이다.
“같이 가지. 자네와 이야기하고 싶은 분이 있다네.”
“그분의 이름을 이곳에서는 말할 수 없으신가요?”
“없네.”
방금의 대답은 단호하고 진지했다.
아까 전 능글거리듯이 말했던 모습이 거짓말처럼 말이다.
“…알겠습니다.”
알고 싶었다.
기사단장이라는 인간을 사용해 자신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존재가 누구인지 말이다.
하지만 함정일 수도 있으니 영통을 유지하고 감각을 곤두세워 무슨 일이 일어나도 바로 반응할 수 있도록 긴장감을 유지했다.
“그렇게까지 경계를 하지 않아도 괜찮은데 말이야. …뭐 어쩔 수 없군. 일단 타게.”
“네.”
덜컹!
기사단장의 이야기대로 마차에 탑승했다.
그렇게 문이 닫히고 잠시 후 마차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방향은…….’
마차가 움직이는 방향은 익숙한 방향이었다.
여러 번 지나갔던 길.
바로 왕성이 있는 방향이었다.
‘역시 성으로 가는 건가?’
움직이는 마차에서 아무 말도 없이 그저 가만히 기다렸다.
그리고 잠시 후.
자신의 예상대로 마차는 성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역시 성이었나. 그렇다면 성에 사는 인간일 확률이 높겠어. 어쩌면……’
“도착했네. 내리도록 하지.”
여러 후보들을 생각하기 직전 기사단장이 문을 열며 자신이 먼저 내리도록 유도했다.
딱히 먼저 내린다고 문제 될 것은 없기에 마차에서 먼저 내렸다.
“자 그럼 따라오게.”
이어서 내린 기사단장은 망설임 없이 어딘가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가 걸어가는 방향은 분명 이 성에서 자신이 가본 적 없던 방향이었다.
터벅! 터벅!
그렇게 잠시 걷고 걸어서 도착한 곳은 고급스러워 보이는 어느 방의 문이었다.
높으신 분이 있는지 문 앞에는 강해 보이는 기사 두 명이 서서 경계 중이었다.
“성격을 봐서 딱히 걱정은 하지 않지만 체통을 지키게.”
“알겠습니다.”
“그럼 들어가겠네. 기사들 문을 두드려주게.”
“예!”
똑똑!
“들어오세요!”
‘이 목소리는…….’
익숙한 목소리였다.
목소리의 주인은 분명 임페리얼 나이츠 3기사를 쓰러트릴 때와 디저트 가게에서 들었던 왕비의 호위, 아르의 목소리였다.
그렇다면 이 방 주인의 정체는 한 명밖에 없었다.
끼익!
문이 열이며 방의 모습이 보였다.
고급스러운 방.
그곳의 중심에 있는 테이블과 함께 있는 의자에 데미안 왕국의 왕비님이신 마레님이 앉아계셨다.
“어서 와요.”
‘제기랄. 설마설마했는데 정말로 왕비님이었던 건가?’
어째서 자신을 감시한 것인지 왕비님이라면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자신의 정체에 대한 의심.
그랜드 마스터가 아닌가에 대한 의심.
그것이 분명했다.
“실례하겠습니다.”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며 기사단장과 함께 방의 안으로 들어갔다.
그 직후 열렸던 문이 천천히 닫혔다.
‘어떻게 눈치챈 것이지? 아르가 이야기한 건가? 그렇지만 그때 눈치챈 기색은 없었는데? 그렇다면 설마 정신을 잃고 있었다고 생각했을 때 완전히 정신을 잃은 것이 아니었나?’
천천히 걸어가며 수많은 생각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생각이 사실이라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도 말이다.
“여기 앞으로 앉아주겠어요?”
“네 알겠습니다.”
왕비님은 바로 맞은 편의 의자를 가리키셨다.
별다른 말 없이 그대로 의자에 앉았고 앞을 바라보았다.
“오랜만에 다시 만나서 반갑군요 아스토리안. 아. 지금은 그냥 평범하게 이름으로 부를게요.”
“네. 왕비님이 편하신 대로 불러주십쇼.”
“늦은 시간이기도 하고 이렇게 부른 이유를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 할게요.”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하던 왕비님은 잠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 다시 눈을 뜬 순간 이분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당신은 정체가 뭐죠?”
“…….”
조금 전 부드러웠던 눈빛과 미소가 거짓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변한 모습.
차가워 보이며 동시에 여러 가지를 꿰뚫어 보는 듯한 눈빛.
메이벨의 이야기를 이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눈앞에 있는 사람은 어머니로서의 왕비님이 아니었다.
지금 있는 것은 왕국을 책임지며 지키기 무엇이든 하는 사람으로써의 왕비님이었다.
“정말 아르젠 데 클라라의 아들이 맞는 건가요? 아님 그녀의 아들의 모습으로 변장한 누군가인가요? 도대체 무엇이죠 그랜드 마스터?”
고민되었다.
이곳에서 하는 이야기는 분명 앞으로 하는 모든 일에 큰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거짓말을 하든 진실을 이야기하든 말이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생각할 일은 주변에 피해가 가지 않는 것이다.
‘미네르바와 제니온 그리고 가족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좋은 대답은…….’
분명 자신이 그랜드 마스터라고 명확하게 말할 증거는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기사단장을 움직인 것이고 말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불러 이야기하는 것은 그만큼 확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웬만한 거짓말이나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하아. 머리 아프군.’
수많은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대답을 했을 때에 일어나는 여러 결과의 예상도 말이다.
거짓말, 인정, 부정 이러한 생각들이 머릿속이 채워졌다.
그리고 점점 채워질수록 어떠한 생각 하나가 중심처럼 떠올랐다.
자신이 어째서 강해졌는지 말이다.
‘미네르바를 지키고 내가 바라는 선택을 위해서… 하아!’
부질없다.
수많은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들은 부질없는 것들이었다.
거짓말을 하면 부정을 한다면 그다음은?
아니 애초에 그런 것들을 할 필요가 없었다.
자신은 누구인가?
아스토리안이다.
그랜드 마스터 아스토리안.
대륙에서도 최강의 인간이라 불리는 여성의 자식.
왕국과 제국이 숨기고픈 수많은 정보를 알고 있는 남성의 자식.
하프 드래곤에게 사랑받는 자이자 유망한 백작가 막내의 친구.
그런 자신이 떳떳하지 못하게 행동할 필요 있는가?
누군가의 눈치를 보며 두려워할 필요가 있는가?
‘없지.’
너무나도 소극적이었다.
지키기 위해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너무나도 주변만 생각한 나머지 자신이 누구인지 잠시 망각하고 있었다.
자신은 원하는 선택을 할 수 있을 만한 힘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었다.
“그랜드 마스터…….”
“그랜드 마스터?”
“맞습니다. 저는 그랜드 마스터입니다.”
움찔!
앉아 있는 자세를 살짝 바꾸며 분위기에 변화를 주었다.
덕분에 같은 방에 있는 세 사람이 살짝 놀란 듯한 모습이 되었다.
“더 이상 아르젠 데 클라라가 아닌 샤넬이라는 저의 어머니의 자식이 맞으며, 누군가가 변장한 것도 아닙니다. 저는 아스토리안. 아마 이 대륙에서 가장 빠르게 그랜드 마스터에 도달한 전무후무한 천재입니다.”
당당하게 말하고자 했지만 이렇게까지 자화자찬을 하니 살짝 부끄러웠다.
아무래도 더 이상 부끄럽지 않으려면 조금은 조절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원하시던 대답이 되셨습니까?”
“네. 원하는 대답을 주었네요.”
“그렇다면 저도 이제 물어보겠습니다.”
번뜩!
일부러 감정을 드러내는 것처럼 강하게 이야기했다.
덕분에 옆에 서 있던 기사단장과 아르가 눈을 좀 더 크게 뜨며 강하게 반응했다.
그런 반응이라면 생각대로 된 것이다.
이곳에서 자신은 이제 일방적으로 저자세로 나올 생각은 없었다.
“무엇을 묻고 싶은 거죠?”
“왜 저를 부르셨습니까? 저에게 무엇을 원하십니까?”
“이봐 말이 거치네. 왕비님에게 그런 언행은…….”
“지금…….”
후웅!
“무슨!?”
기사단장이 반응하기 직전 빠르게 그의 목의 바로 앞으로 아이온을 가져다 댔다.
“제가 지금 이야기하고 있지 않습니까?”
‘안대를 쓰고 있으면서 이쪽이 보이는 건가?’
손바닥을 밑을 향하게 만들어 그림자를 만들어 냈고, 그곳을 통해 아이온을 꺼냄과 동시에 그림자의 칼날을 만들어 내어 이렇게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다.
“저는 그저 조용히 강해지면서 살고 싶었습니다. 제가 싫어하는 제국을 쓰러트리면서 말이죠. 그런데 그걸 깨트리시려고 한 건 왕비님이십니다. 기사단장 중 제일 강한 인간을 보내 저를 감시하고 시험해 보고. 이번 호위도 시험해 보기 위해 투입하신 것 아닙니까?”
“…….”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이해가 갔다.
분명 이것일 것이다, 갑작스럽게 자신에게 호위를 맡긴 이유 말이다.
따지자면 자신의 실력 파악을 위해 왕녀와 황녀도 이용한 것이라 볼 수도 있었다.
분명 기사단장이 들키지 않았다면 또다른 시험을 위해 누군가에게 습격하도록 했을 것이 분명했다.
“…화가 났군요. 그래요 화가 날만 해요.”
화?
아니다 화는 나지 않았다.
그저 짜증과 불안감 때문이다.
자신의 정체를 파악하려고 습격을 시도했다는 것에 대한 짜증.
그리고 왕국을 위해 무슨 일이든 하려고 하는 왕비님이 자신의 소중한 누군가를 희생시킬 수도 있다는 불안감.
메이벨의 이야기 대로였다.
지금 모습을 보니 이해할 수 있었다.
분명 눈앞에 있는 인간은 왕국을 위해 무엇이든 희생시킬 수 있는 사람이었다.
자신과 비슷하지만 다른 유형의 인간.
가장 경계해야 하는 인간 중 하나였다.
“그것에 대해서는 내가 사과하죠. 나였어도 그런 행동은 화가 났을 거예요. 그러니 일단 그 검, 아티팩트 아이온을 내려놓고 이야기를 하시죠.”
‘…아이온을 알고 있어?’
제국의 임페리얼 나이츠가 가지고 있던 아티팩트 아이온.
왕비님이 이것을 알고 있다는 것은 살짝 놀라웠다.
스윽!
일단 이곳에서 싸울 생각은 당연하게도 없었다.
그렇기에 그림자의 칼날을 없애며 그대로 아이온을 티가 나지 않게 다시 손바닥에 생긴 그림자의 안으로 넣어두었다.
“이야기를 들어주어서 고맙군요. 그렇다면 이제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해줘야겠네요. 하지만 한 가지만 말해줄 수 있나요?”
“무엇입니까?”
“제국을 싫어한다고 했는데 사실인가요?”
무슨 의도로 하시는 질문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딱히 거짓말보다는 예전부터 계속 생각하는 걸 이야기 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을 했다.
“제국의 황제를 죽일 수 있다면 죽일 겁니다. 전 그가 싫습니다.”
“…확실하게 제국을 싫어하는 것 같네요. 그렇기에 임페리얼 나이츠를 죽인 것이겠죠.”
무언가 3기사를 죽인 사람이 맞다는 확신을 주는 대답을 해준 것 같았다.
하지만 문제없었다.
이미 인정하기로 한 것 크게 신경 쓸 일은 아니었다.
“고마워요 충분한 대답이 되었어요. 그럼 이제 제가 질문에 대답해드릴 차례네요. 먼저 무엇 때문에 부른 것인지 물어보았죠? 예상했다시피 당신이 정말 그랜드 마스터인지 확인하고 싶었어요. 왕국에 그런 강자가 있다면 당연히 미리 파악해두는 것이 왕국의 안전을 위한 길이니까요.”
“…그렇군요.”
어느 정도 예상은 했던 이유였다.
그렇기에 별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리고 원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네 한가지가 있어요.”
“…무엇입니까 그것이?”
“다음 호위가 정해질 때까지 호위로서의 임무를 유지해 주세요, 그리고 본인이 그랜드 마스터라는 것을 드러내지 말아주세요.”
‘드러내지 말아달라고? 어째서?’
원하는 것이라기에 그랜드 마스터로서 왕국을 위해 일해 달라는 것이라 생각했다.
호위 임무는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과는 반대가 되는 두 번째 부탁이 살짝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의문이 생겼다.
“어째서 드러내지 않는 것을 원하는 것입니까?”
“그대로 있어 주는 것이 왕국을 위해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솔직히 이해가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자신도 원하는 일이었다.
불만 같은 것은 없었다.
“하지만 그랜드 마스터에게 부탁하는 것이니 그만한 대가가 있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해요.”
‘대가?’
“그러니까 거래를 하시죠. 아스토리안 당신이 원하는 것을 이야기 해주세요. 제가 그것을 들어드릴게요.”
“원하는 것을 들어주신다고요?”
왕비님의 말은 그대로 소원을 이루어주겠다는 이야기였다.
왕국의 왕비가 하는 약속이다.
보통 사람은 꿈도 꾸지 못할만한 제안.
그리고 엄청난 것을 요구할 수도 있는 제안이었다.
‘…내가 원하는 것…….’
아티팩트도 여러 가지가 있으면 좋고, 재화나 무기들도 있으면 좋았다.
하지만 그중에서 제일 원하는 것이 있냐고 묻는다면 딱히 없었다.
전부 있으면 좋겠다 정도이지 원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잠시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결정했다.
“제가 원하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