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156)
◈ 156화
“언제가 제가 하는 부탁을 들어주십시오.”
“…으음. 그건…….”
좋게 말해서 소원권이고 그냥 평범하게 말하면 나중으로 미룬 것이다.
솔직히 지금 상황에 필요한 것은 없었다.
그저 얌전히 제국을 상대할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했다.
무기나 아티팩트 같은 것은 좀 더 강해지고 요구해도 괜찮았다.
어쩌면 자신이 따로 찾아낼 수도 있고 말이다.
“…알겠어요. 그것을 원한다면 그렇게 해드릴게요. 그렇다면 저의 부탁대로 해준다고 생각하면 될까요?”
“네. 저는 남들의 앞에서 함부로 힘을 드러낼 생각은 없습니다. 조용히 강해지고 싶으니까요.”
“…….”
주변의 표정을 보니 ‘그랜드 마스터에 도달했으면서 뭘 더 강해지겠다고 하는 건지’ 하는 것 같은 표정이었다.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랜드 마스터는 거의 경지의 끝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하지만 자신에게는 아니다.
자신이 원하는 강함의 목표는 언제나 검의 끝이었다.
“그렇군요 알겠어요. 부탁을 들어주어서 고맙군요.”
“아닙니다. 거래였으니까요. 그럼 하실 말씀은 더 이상 없으신가요?”
“네 알고 싶은 것들은 전부 알았고 해결했으니 이제 더 이상 할 이야기는 없네요.”
왕비님의 표정은 처음 방에 들어왔을 때 보았던 부드러운 표정으로 변해 있었다.
지금은 왕국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아닌 평범한 왕비로 돌아온 것이라 봐도 될 것이었다.
“그럼 저는 이제 돌아가 봐도 괜찮겠습니까? 시간이 늦은 것 같아서요.”
“그럼요. 밖에 있는 기사들에게 마중해 달라고 이야기해둘게요.”
“감사합니다. 그럼 일어나 보겠습니다.”
이야기는 끝이 났다.
중간에 불안한 느낌도 있었지만 일단은 해결된 것이라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스윽!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나 문 앞에 도착한 그때.
“아스토리안 교관!”
왕비님이 자신을 불러세웠다.
그렇기에 대답을 하며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다.
“아까 전에 습격을 했다고 했는데 저는 그런 명령을 내린 적 없어요.”
“…습격의 명령을 내리신 적이 없다고 말씀하시는 겁니까?”
“맞아요. 시험해 보라고 했지만 사람을 모아 습격을 하도록 한 적은 없었어요. 당신이 이야기한 사람들은 전혀 관련 없는 사람들이에요.”
관련이 없다?
그렇다면 그 자리에 있던 기사단장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할지 궁금했다.
그렇기에 슬쩍 그를 향해 바라보았다.
“나는 그저 자네를 지켜볼 생각으로 그 자리에 있었네. 그들이 나타난 건 내 의지도 의도도 없었네. 끼어들지 않은 건 당연히 자네가 너무 간단히 처리한 것이고 말이야.”
“…….”
딱히 거짓말은 하지 않는 듯했다.
무엇보다 지금 상황에서 이런 이야기를 꺼낸 것 자체가 아니라고 해명하는 것 같았다.
만약 지금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그들은 전혀 관련 없는 인간들일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황녀나 왕녀를 노리고 있는 누군가의 계획일 수도 있었다.
“황녀를 잘 지켜주세요, 아스토리안.”
“…네. 맡은 임무 열심히 하겠습니다.”
누군가가 노리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은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을 것이다.
누가 오든 쓰러트리고 황녀와 왕녀만 지키는 일에만 집중하면 된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그렇게 아스토리안은 고개를 살짝 숙이며 인사를 하고 그대로 방을 나갔다.
“…왕비님 괜찮은 겁니까? 생각보다 위험한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 소년은.”
“괜찮지 않다면 아스토리안을 이길 수 있나요 카스타인?”
“그것은…….”
느꼈던 분위기, 그리고 검을 목 앞으로 가져다 댔을 때의 절묘한 움직임과 속도.
그것만 보았음에도 카스타인은 알 수 있었다.
자신은 그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함부로 통제할 수 없는 존재는 무리하게 통제하려고 해서는 안 돼요,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거나 자신에게 피해가 오지 않는 방법으로 날뛰게 만들어야 해야.”
“…그럼 저 소년에게는 두 가지 방법 중 무엇을 사용하실 건가요?”
조용히 방안에서 지켜보며 서 있던 아르는 살짝 마레의 곁으로 다가오며 질문했다.
“뭐라고 생각해요 아르?”
“…피해가 오지 않는 방법이 좋다고 생각해요. 그 소년의 행동은 조금 과격하기는 했지만 그때 저와 왕비님을 구해준 모습을 생각한다면 악하거나 잔혹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아르는 그렇게 생각하는군요. 카스타인은 어떻죠?”
“반대입니다. 방금 분위기를 보고 느꼈습니다. 저건 괴물입니다. 괴물은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정반대의 의견.
그 두 가지를 들었음에도 마레는 딱히 곤란해 보이는 표정을 하지 않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녀는 이미 어떻게 할지 정했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의 의견 모두 맞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는 이미 생각을 정해두었어요. 제가 생각하는 그에게 해야 하는 대처는…….”
* * *
“드디어 돌아왔군. 이상하게 오늘은 평소보다 더 긴 것 같은 기분이야.”
[뭐 여러 가지 일이 있었으니 피곤할 만한 건 당연하네.]아카데미의 저택 앞.
저녁이 되어서야 드디어 돌아올 수 있었다.
정말 피곤한 일들의 연속이었다.
더 늦기 전에 오늘 할 단련들을 시작해야 했다.
“역시 네가 보기에도 많은 일이 있기는 했나 보네. 아무튼 빨리 더 늦기 전에 오늘치 단련을 시작해야지.”
끼익!
방을 향해 움직이기 위해 빠르게 문을 열었다.
“음?”
저택의 문을 열면 후보생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여러 의자와 소파, 간단한 간식 등등 여러 가지가 있는 넓은 공간이 말이다.
그리고 그런 이곳에 여러 후보생들이 지친 모습으로 여기저기에 빨래 마냥 널려 있었다.
‘뭐야? 왜 이러고 있는 거야?’
“교관님?”
“교관님이다!”
“교관!”
널려 있던 그들은 곧 자신을 보더니 이내 빠르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것도 엄청 다급하게 말이다.
“교관님! 언제 교관 업무로 복귀하십니까?”
아칸이 이들을 대변하듯 큰소리로 질문을 했다.
아무래도 오늘 무언가 배우면서 무슨 일이 있었던 듯했다.
“일단은 바로 못할 것 같습니다. 한동안은 호위 임무를 하기로 해서 말이죠.”
“안 돼!”
“으악!”
그것을 들은 제니온이 무릎을 꿇으며 절망을 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답지 않은 정말 오랜만에 보는 절망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옆으로 클라인이 함께 절망하고 있었다.
‘아. 그래 키에르 클라인. 이 녀석의 창술이었어.’
클라인을 본 순간 어째서 기사단장의 창이 익숙했는지 드디어 깨달았다.
그 정석적인 창술은 분명 키에르 가문의 창술일 것이다.
‘뭔가가 시원하군. 그나저나 무슨 일이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음… 그게 말이지 교관님…….”
자신의 궁금증에는 아가레스가 다가와 간단하게 설명해 주었다.
“…샤넬 교관님 때문에?”
이들의 이런 상태인 원인은 바로 어머니였다.
그들을 공격하거나 때린 것은 아니었다.
그저 부여된 훈련이 너무나도 가혹했기 때문이었다.
“아마 아스토리안 교관님이 부여하던 훈련의 2배 정도의 훈련? 그 정도의 양을 하루에 다 소화시키려고 하니까 다들 죽으려고 하더라고. 가뜩이나 본래 훈련이 딱 지쳐 쓰러지기 전까지 하는 건데 거기서 더 늘어나다 보니… 아스토리안 교관님 빨리 복귀 못해? 솔직히 나도 힘들어서.”
평소에 아무 불만 없이 훈련에 따라오던 아가레스가 이 정도로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정말로 힘이 들었던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건 아주 좋은 기회였다.
“좋은 기회입니다 후보생들.”
““…네?””
후보생들 모습은 순간 자신이 들은 것이 맞나 하는 의문에 찬 목소리와 어이없어 하는 표정이 공존했다.
“여러분은 언제 스스로의 한계를 시험해 본 적이 있습니까?”
““…….””
“아마 없을 겁니다. 저는 언제나 다음 날의 훈련을 생각해 훈련의 양을 조절하니까 말이죠.”
‘‘그게 조절한 거라고?’’
‘그게 조절한 거냐 하는 것 같은 표정들이군.’
지금 이야기는 반쯤 놀리는 것이지만 어느 정도 진심은 담겨 있었다.
사람은 한계를 경험해 볼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그 한계를 계속하다 보면 알 수 있다.
스스로가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사람인지 넘어설 수 없는 사람인지 말이다.
아마 자신이 교관으로 잠시 없는 동안 후보생들은 그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저도 어릴 적에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훈련을 해보았습니다. 정말 죽는 줄 알았죠. 하지만 버텨서 강해졌습니다. 후보생들도 할 수 있을 겁니다.”
““…….””
그들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무책임한 이야기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솔직히 그 정도도 버티지 못하는 사람은 이곳에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들은 이미 위험한 몬스터와도 싸워보았고 강해질 이유를 가지고 있었다.
믿을 수 있는 후보생들이었다.
절대로 자신도 해보았으니 너희들도 해봐야 한다는 그런 느낌이 아니었다.
“그럼 후보생들 내일도 수고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오늘 단련을 하지 못해서 이제 하러 가봐야 하니 실례하도록 하죠.”
그렇게 가벼운 응원을 끝으로 2층에 있는 방을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잠시 후.
“으아! 큰일이야 며칠 동안 이런 훈련이라니!”
“망했네, 내일도 망했어!”
“크흐흐 아스토 나를 내버려 둔 원한은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후보생들의 여러 절규가 울려 퍼졌다.
저런 모습을 보니 확실히 아직 10대의 소년, 소녀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자신은 외견만 10대지만 말이다.
저들의 틈에 껴서 저런 식으로 절규하거나 동참할 수 없었다.
‘그래도 즐거워 보여.’
솔직히 그런 부분은 아쉽다고 생각했다.
순수하게 평범하게 같은 또래와 즐기는 느낌을 더 이상 느낄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자신은 이제 그들과는 조금 먼 존재이니 말이다.
‘…단련 시작하자.’
즐거워 보이는 모습에 잡생각이 늘어났다.
아무래도 훈련으로 그것들을 빠르게 날려버려야 할 것 같았다.
‘나에게 저런 시간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
* * *
“오늘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오늘도 잘 부탁드려요.”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자신이 있는 곳은 황녀가 지내는 저택의 안의 어느 방 안이었고 그곳에 메이벨과 함께 있었다.
“드디어 오늘 외출의 허가가 나왔어요. 오늘부터 편하게 가고 싶은 곳을 향해 가실 수 있어요.”
“드디어 나갈 수 있군요!”
황녀가 볼모로 오고 다음 날 메이벨은 그녀가 외출할 수 있도록 이야기해 보았지만 귀족들은 첫날부터 그녀가 돌아다니는 것에 불만이 있었다.
그리고 마침 황녀를 노리는 누군가가 있을 수도 있다는 습격이 있었고 황녀의 안전을 위해 일단 저택에서 대기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게 되었다.
덕분에 메이벨은 저택의 안에서 그녀와 여러 이야기를 하였고 자신은 그저 두 사람이 있는 방밖에 멍하니 서 있는 일밖에 하는 것이 없었다.
그렇게 일주일이 흐른 오늘 더 이상 위험해 보이는 것은 없었고 귀족들이 반대할 명분도 효력이 다했다.
“그럼 가시기 전에 외출 준비를 해야겠네요.”
“그렇죠. 음… 옷은 어떻게 하죠?”
“걱정 마세요. 제가 준비해 두었으니까요.”
“그렇군요! 그럼 잘 부탁드릴게요.”
덜컹!
옷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니 자신은 더 이상 그 방에 있으면 안 된다고 본능적으로 눈치챘다.
그렇기에 방을 나와 그대로 문을 닫았다.
“이건 어때요?”
“이거는…….”
목소리만 들으면 친해 보이는 친구에게 옷이라도 골라주는 것 같았다.
그렇기에 한편으로 메이벨의 본인의 명분을 잊은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볼모인 그녀가 가지고 있을 수 있는 목적을 알아내는 일을 말이다
‘…혹시 모르니 이따가 몰래 이야기해 봐야겠어.’
“크흠!”
“음?”
그때 누군가의 헛기침 소리가 나서 고개를 돌려 확인해 보았다.
“무슨 일입니까?”
소리를 낸 사람은 호위 첫날부터 강하게 나왔던 제국의 기사이자 상급 오러 유저인 발트였다.
이름은 황녀가 계속 부르는 바람에 원하지는 않았지만 기억하고 말았다.
“그 오늘은 꼭 좀 가르쳐 주시겠습니까? 그 강함의 비결을?”
“…….”
기사단장과 싸운 그 날 이후로 자신이 15살에 오러 마스터인 것을 알고 감동이라도 받았는지 배우고 싶다며 가르침을 청해 왔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언제나 대답은 거절이었다.
제국의 기사를 강하게 만들어 줄 생각은 없었다.
“…오늘은 대답도 안 해주시는군요.”
“적국의 사람인 저한테 아무리 부탁해도 소용없습니다. 같이 오신 마스터의 경지가 저기 서 있지 않습니까 저 분한테 부탁해 보시죠.”
“세아란님은 엄하셔서 직접 알아보라 말씀하시는 분이라 소용이 없습니다.”
“…….”
본인이 앞에 있는데도 그런 말을 하는 것을 보니 정말로 아무것도 가르쳐 주지 않는 것 같았다.
그녀의 침묵이 그것을 더욱 확신하게 만들어주었고 말이다.
“꺄악!”
““……!””
그때 누군가의 비명소리가 방 안에서 들려왔다.
“왕녀님?”
“황녀님!”
누구인지 파악할 시간은 없었다.
일단 먼저 문을 열어 상태를 확인해야 했다.
덜컹!
빠르게 문을 열고 제국의 기사들과 함께 빠르게 방으로 들어갔다.
방 안에 보인 광경은 서 있는 황녀와 넘어진 것으로 보이는 메이벨.
아무래도 방금 소리는 넘어진 메이벨이 낸 것 같았다.
“괜찮으십니까 왕녀님? 무슨 일이십니까.”
“아, 아니 그게…….”
“미, 미안해요 제가 신경 썼어야 했는데.”
메이벨은 당황하고 있었고 황녀는 사과하고 있었다.
정황상 황녀가 무슨 실수라도 한 듯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