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165)
◈ 165화
‘도대체 이 괴물은 어디서 나타난 거지?’
수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하지만 그것을 잠시 멈추고 눈앞의 갑옷을 입은 자의 정보를 파악했다.
‘2m가 넘는 키와 큰 몸집. 몸집은 갑옷 때문에 클 수도 있으니 큰 신장을 가지고 있다고 봐야겠어.
그리고 조금 전의 움직임으로 봤을 때 무기를 사용하는 자는 아니야. 무기를 착용하고 있지 않은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팔과 손의 움직임이 무기를 사용하는 자 특유의 움직임이 아니었어.’
터벅!
그렇게 여러 정보를 파악하며 갑옷을 입은 자 앞에 도달했다.
투구는 얼굴 전부를 가려 보이지 않았다.
나는 그자를 뻔히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자도 나를 뻔히 쳐다보았다.
내가 정보를 파악하려고 하는 것처럼 이 자도 나의 정보를 파악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동등한 위치에 있는 강자들은 상대의 정보를 먼저 파악하는 쪽이 상황을 조금이라도 유리하게 이끌어 나갈 수가 있다.
“넌 누구냐.”
계속 입을 다물고 서 있을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먼저 입을 열어 물었다.
하지만 당연히 대답을 기대하고 물은 것은 아니었다.
“…너야말로 누구냐 강한 자.”
여성의 목소리였다.
나긋해 보이며 동시에 20대 정도로 생각되는 목소리.
목소리대로라면 상당히 젊은 것으로 추측됐다.
“내가 먼저 묻지 않았나? 너는 누구고 왜 저기 제국의 인간들을 죽인 거지?”
“제국?”
여성은 고개를 돌려 본인이 쓰러트린 제국의 임페리얼 나이츠를 바라봤다.
“좋은 일 했네.”
‘좋은 일?’
여성의 목소리에서는 살짝 통쾌하다는 느낌이 느껴졌다.
아무래도 제국의 원한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래. 당신이 물었지 내가 누구냐고. 나는 이 주변에서 은거하는 사람이었어. 하지만 주변에 알 수 없는 기운들과 여러 사람들의 기운이 느껴져 그걸 확인하러 왔었지.”
“확인이 아니라 죽인 것 아닌가?”
“…그래 정정하지. 죽였어. 나는 주변에 누군가가 있는 걸 지극히 싫어하거든.”
“나도 죽일 건가?”
“…목숨을 걸고 싸우고 싶지는 않아. 하지만 네가 이곳에 온 이유가 무엇인지에 따라 달라지겠지. 넌 어째서 이런 곳에 있는 거지?”
“…….”
어떤 식으로 대답을 해야 할지 망설여졌다.
분명 무언가 잘못되면 이곳에서 바로 전투가 벌어질 것이었다.
눈앞에 여성의 성격을 모른다면 함부로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됐다.
그렇다면 몇 가지 진실을 숨기고 솔직하게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는 것이 가장 무난한 선택이다.
“난 제국 놈들의 계획에 휘말려 이동 당했어.”
“너는 제국의 인간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 같군. 그리고 이동 당했다는 것이 무슨 뜻이지?”
“나는 어떤 인물을 호위했고 그건 제국이 노리는 사람이었지. 잠깐 방심한 사이 제국에게 의뢰를 받은 누군가가 마법인가 아티팩트인가 알 수 없는 힘을 사용해 건물 채로 이동시켜 이곳에 오게 되었다. 그게 나에게 있었던 일이다.”
거짓말은 없었다.
단지 호위 대상이 황녀라는 것만을 제외하고 이야기했다.
아까 전에 제국이라는 말을 듣고 보인 행동을 보자면 함부로 황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서는 안될 것 같았다.
“흠… 아까 고래로 보았던 것들을 생각해보자면 거짓말은 아닌 것 같군.”
“그래 맞아.”
“그렇다면 저 동굴 안에 있는 그 호위를 받는 사람은 누구지?”
‘역시 눈치채고 있었나.’
나도 할 수 있는 일을 눈앞의 그녀라고 못할 일은 없을 것이다.
여기가 중요했다.
누구라도 말하는 것에 따라 분명 태도가 달라질 것이다.
“…사연 많은 귀족 소녀라고 한다면 되나?”
“…느껴지는 것이 별 것 없는 걸 보면 평범한 소녀인 것 같네. 그렇다면 싸우고 난 뒤에 저 정도는 문제없겠어.”
“……?”
순간 마지막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잠시만 생각해보면 금방 알 수 있는 말이었다.
“이 망할X 처음부터 싸울 생각이었군.”
“미안하지만 난 단지 알고 싶었거든 왜 이곳에 있는지 그리고 너와 싸우고 난 뒤에 저 동굴에 있는 사람까지 쓰러트릴 수 있는지 말이야. 난 이 근처에 있는 그 누구도 살려 둘 수 없으니까.”
애초에 이곳에서의 결말은 정해져 있었다.
싸움.
원하는 싸움은 아니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수도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눈앞의 적을 죽여야 했다.
“…….”
“…….”
그녀의 눈동자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시선이 서로를 교차하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그렇게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던 그 순간.
후웅!
그녀의 주먹이 먼저 움직였다.
당연하지만 흐름으로 그녀가 움직일 것은 예측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그에 대항해 손목 밑으로 그림자를 만들어냈고 아이온을 꺼냄과 동시에 그림자의 칼날도 만들어냈다.
콰아앙!
그녀의 주먹과 나의 검이 부딪히며 강렬한 충격파와 함께 커다란 소리를 일으켰다.
충격이 얼마나 큰지 주변의 땅에 작은 균열이 생겼고 나무가 흔들렸다.
“흡!”
“흣!”
잠시 대치하고 있던 어느 순간 나와 그녀는 동시에 주먹과 무기의 거두었고 다시 한번 그 둘이 부딪혔다.
콰아앙!
콰가가각!
이번 충돌의 결과는 조금 전 과는 다르게 서로 뒤로 크게 밀려나 버렸다.
강한 충격으로 밀려난 것을 보여주듯 서로의 발밑에는 깊게 밀려난 자국이 생겨나 있었다.
‘…뭔가 느낌이 조금 달라.’
그랜드 마스터라 함은 나처럼 기술을 마스터하고 구현화를 사용한 자이다.
하지만 방금의 충돌은 기술 같은 것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가 사용을 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지만 흐름이 너무나도 잘 보였다.
파악하기 힘든 복잡했던 흐름을 보여주었던 데이아른이라는 자와는 다르게 말이다.
‘싸우면 뭔가 알 수 있을 것 같군.’
아직 무언가를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됐다.
그렇기에 다시 그녀에게 집중하고 검을 고쳐 잡았다.
“후우…….”
“그림자의 검?… 당신 설마 델타가 실험을 하다가 만났다던 그자인 건가?”
“델타? 그게 무슨 말이지?”
그녀는 갑작스럽게 놀라며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했다.
그냥 무시할 수 있었지만 놀라는 모습에 왠지 그냥 넘겨서는 안될 것 같다는 생각에 빠르게 머리를 굴려 생각을 해보았다.
‘내가 그림자를 들고 있던 모습을 보았던 자가 최근에 누가 있었지? …아.’
한 번 있었다.
나와 같은 경지의 아크 메이지.
그림자로 갑옷을 입고 만났던 여성.
그랜드 킬러의 일원 중 한 명.
지금 이야기한 델타라는 것이 그 여자를 말하는 것이 틀림없었다.
‘그렇다면 이 여자도 그 그랜드 킬러라는 단체의 일원이었던 건가? …그럼 왜 이런 곳에 있는 거지?’
정말이지 싸울 때마다 알 수 없는 정보들을 너무 많이 떠올랐다.
귀찮을 정도로 말이다.
우웅!
그때 눈앞의 여성이 양팔을 뒤로 당기며 힘을 모으는 듯했다.
“아무래도 당신은 확실하게 이곳에서 죽어줘야겠어.”
후웅!
그 직후 그녀에게서 모이던 힘이 그대로 하늘 높이 솟아올랐다.
그 모습은 마치 스스로의 위치를 알리기라도 하는 것 같았다.
“뭘 한 거지?”
“내 수단을 전부 사용했어.”
무엇을 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당연히 그게 나에게 좋은 것일 리는 없었다.
‘그렇다면…….’
스릉!
촤악!
뭔가 일어나든 일으키기 전에 그녀를 죽여야 했다.
그렇다면 뭐든 해결될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강하게 검을 휘둘렀다.
“크윽!”
휘두른 검격에 맞은 그녀는 뒤로 살짝 밀려났다.
“…! 이 갑옷에 자국이?”
꽤나 자부심을 가진 갑옷이었는 듯 기다란 자국이 생긴 것에 상당히 놀라고 있었다.
그리고 나도 그저 자국만 생긴 것에 살짝 놀라고 있었고 말이다.
‘아무래도 더 강하게 가야겠어. 폭신.’
퍼엉!
그렇게 마음을 잡고 폭신을 사용해 빠르게 그녀를 향해 접근했다.
그녀는 그 모습을 보고 주먹을 쥐며 나를 맞이할 준비를 했다.
‘…일순 십검.’
그녀의 앞에 도달한 순간 순식간에 10번의 검을 휘두르는 기술을 사용했다.
“……!”
움직임에 전부 대응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은 그녀는 그대로 양팔을 들었다.
그리고 공격을 하는 것이 아닌 방어를 하는 것을 택했다.
촤자자작!
아쉽게도 이번 공격도 그녀의 갑옷을 잘라내지 못했다.
하지만 그래도 감은 잡을 수 있었다.
더 강한 공격이라면 그녀의 갑옷을 잘라낼 수 있다고 말이다.
“하앗!”
나의 공격이 끝난 순간 그녀는 양팔을 내리는 것과 동시에 접근하며 주먹을 내질렀다.
엄청난 속도와 힘이 실려 있었다.
아마 맞는 순간 뼈가 부러지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휘익!
후웅!
하지만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 흐름이 전부 보였다.
피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타닥!
“큭!”
공격이 빗나가며 엄청난 바람이 일어났다.
그녀는 자세를 고치며 다시 한번 나를 향해 접근했다.
‘그래 확실히 알겠어. 이 여자는 그랜드 마스터가 아니야. 조금 달라.’
힘이나 속도 느껴지는 오러의 기운은 분명 그랜드 마스터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그녀에게는 없었다.
이래서는 그냥 힘을 휘두르는 몬스터와 다를 것이 없었다.
‘일순 일검.’
휘둘러지는 한 번의 검을 집중에 순식간에 휘두르는 건 그것을 그녀의 투구가 있는 곳을 사용했다.
스릉!
쩌저적!
단단했던 투구해 금이 갔다.
그 금은 곧 그 크기를 불렸고, 이내 투구의 일부가 부서져 버렸다.
투두둑!
부서져 버린 파편은 그대로 땅으로 떨어져 버렸다.
그리고 곧 그녀의 얼굴이 드러났다.
“투구가…….”
그녀의 외모는 평범하다면 평범했다.
목소리에 어울리는 부드러운 인상과 실눈.
도시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외형이었다.
[잠깐 저자는?!]“마하트?”
[어떻게 아직까지 살아 있는 거지? 저자는 분명 나와 나히아의 앞에 찾아왔던 여성일세!]“엘프나 드워프일 가능성은?”
[없네! 그런 것이라면 바로 알 수 있네. 뭔가 이상한 게 느껴지기는 했지만 분명 인간이었네]몇백 년이나 살 수 있는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마하트가 착각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그럴 확률은 낮았다.
그렇다면 눈앞에 있는 여성은 몇백 년이나 살아 있는 존재라는 것이다.
“…하지만 결국 이곳에서 죽인다면 그저 그뿐이야.”
[그건… 그렇기는 하지.]“일단 염두에 두고 싸우지.”
인간이 아닌 무언가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
놀라운 정보기는 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것 정도만 염두에 두면 된다.
“쳇!”
휙!
그녀는 부서진 투구를 던져버렸다.
금이 가 부서진 순간 제기능을 할 수 없다.
그렇다면 투구가 아닌 그저 방해물일 뿐이다.
“시간을 끈다는 게 이렇게 되어 버렸나. … 너를 전력을 다해 죽이겠어.”
‘시간을 끈다?’
확실하게 무언가 노리는 것이 있는 듯했다.
하지만 더 이상 의미 없을 것이다.
몸을 보호하는 갑옷 중 일부가 사라졌고 이제 맨살이 드러났으니까 말이다.
“우오!”
그녀가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강렬한 오러가 그녀의 양팔과 양다리에 모이는 것이 보였다.
‘놔둘 수 없지. 일자행.’
검을 뒤로 크게 당긴 직후 그대로 튀어 나가듯 앞으로 검을 내지르며 나아갔다.
일자행.
검을 내지르며 재빠르게 접근하는 기술이다.
후웅!
“……!”
그렇게 나의 공격은 그녀의 준비가 끝나기 전에 도달했다.
상당히 놀랐듯이 보였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푸욱!
나의 검이 곧 그녀의 목을 꿰뚫었다.
덥썩!
“무슨?!”
검이 목을 꿰뚫은 순간 끝난 줄 아니었다.
그녀는 그것에 버티며 나의 검을 잡았다.
그리고 그대로 오러가 모인 주먹을 강하게 휘둘렀다.
“쳇!”
어쩔 수 없었다.
검을 놓고 그대로 뒤로 크게 물러나 공격을 회피했다.
후우웅!
‘이건…….’
그녀가 휘두른 것은 단순한 주먹이 아니었다.
주변의 공기를 밀어낼 수 있을 정도로 말도 안 되는 위력의 공격이었다.
콰아앙!
공기가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엄청난 굉음이 울려 퍼졌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나는 그 공격에 맞지 않았다.
털썩!
주먹을 휘두른 그녀는 힘이 빠진 듯한 모습과 함께 땅에 한쪽 무릎을 꿇었다.
“세엑! 세엑!”
고통스러워 보였지만 그녀는 아직 살아 있었다.
불규칙한 숨소리와 다리와 주먹에 모인 오러가 그것을 이야기 해주고 있었다.
‘빨리 끝내야겠어.’
나는 원한을 가진 존재가 아닌 인간을 고통스럽게 만들어 죽이는 취미는 없었다.
그렇기에 빨리 끝내기 위해 그녀에게 접근하려고 했다.
우오오옹!
“…! 이 소리는?”
들어본 적 있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그곳에서는 엄청난 수의 고래들이 이곳을 향해 날아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 숫자가 얼마나 많은지 그림자가 주변을 깜깜하게 만들어낼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