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17)
◈ 017화
태초의 신의 죽고 그 육체가 대지가 되었을 때 신의 영혼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 그 일부가 어떤 존재로 다시 태어났다.
그것은 최초의 요정이었다.
최초의 요정은 대지를 지켜보고 탄생하는 생명을 지켜보았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 요정은 어째서인지 스스로를 분열시켰다.
이유는 알지 못하지만 그렇게 6체의 새로운 요정이 탄생했다.
탄생과 동시에 자아를 가진 요정들은 먼저 서로에게 이름을 붙여주었다.
오톤(oton), 바론(baron), 이토라(etora), 로즈(rose), 옥스(ox), 노드(nord).
그 후 그들은 자신들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최초의 요정의 부탁으로 생각되는 명령을 이행하기로 했다.
‘언젠가 최초로 신이 죽은 대지의 가장 중심으로 오게 될 운명을 지닌 자를 발견하면 지켜봐라.’라는 명령이었다.
생명체들이 신역이라 부르는 땅.
신의 심장이 있던 바로 그곳이 최초로 신이 죽은 대지였다.
요정들은 세계를 돌아다니며 기다렸다.
그런 운명을 가진 자가 나타나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어느 날 운명은 나타났다.
하지만 한가지 문제가 있었다.
운명을 볼 수 있는 힘을 가진 요정 오톤이 본 운명에는 그러한 운명을 지닌 자가 3명이나 존재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요정들은 선택했다.
둘씩 나뉘어 그 존재들을 지켜보자고 말이다.
그리고 현재 오톤과 바론이 선택한 미네르바는 그 두 요정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 * *
“…신이 죽은 땅?”
[너희들은 지금 신역이라고 부르는 곳이지.>바론이라는 이름의 요정이 하였던 이야기에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지 고민스러웠다.
요정이 자신의 눈앞에 나타난 것도 놀라운데 언제가 자신이 신역이라는 곳으로 간다고 이야기했다.
허무맹랑한 이야기지만 요정의 이야기를 쉽게 넘길 수는 없었다.
요정은 누군가의 앞에 나타나 길을 알려준다는 전설이 있기 때문이었다.
“…….”
혼자 생각한다고 무언가 답이 나오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상황을 조금 더 이해해보기 위해 일단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었다.
“…그게 신역이라는 건 어떻게 안 거야?”
[이 대지가 된 신이 죽은 이유는 심장이 멈추었기 때문이었어. 신이 죽게 된 원인이자 최초로 신이 죽은 대지였지. 우리는 그 신의 영혼의 일부인 최초의 요정이 분리되어 만들어진 존재야.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정보랄까?>“나는 애초에 그 신역이라는 곳에 갈 생각이 없는데…….”
[괜찮아. 오톤이 이야기한 운명 대로면 너는 그곳으로 가게 될 거야. 굳이 네가 따로 노력하지 않아도 돼.>‘…도대체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아. 어떻게 생각해야…….’
생각해야 할 일과 비현실적인 일이 차례대로 계속 일어나 생각이 너무 많아졌다.
이제 겨우 10살인 자신의 머릿속이 과부하 상태가 되어버렸다.
이 상황을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미네르바 내 이야기 들어봐!>“…어?”
그때 복잡해 보이는 미네르바의 눈앞으로 오톤이 다가왔다.
[어렵게 생각하지마! 내가 운명을 본다고 하기는 했지만 반드시 맞는 건 아니야! 운명은 바뀔 수도 있어! 그리고 우리는 그저 너를 지켜볼 뿐 특별히 무언가를 하지는 않으니까!>“…그러니까 네 말은 내가 그곳으로 가는 건 그냥 가능성이고 나는 신경 쓰지 않고 평범하게 내 꿈대로 살 수 있다는 거야?”
[그래 맞아! 평소에 미네르바가 이야기하던 대로 평범하게 아스토의 신부가 될 수 있어!>“그렇구나. …잠깐만?! 어떻게 내가 아스토의 신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는걸 알고 있는 거야?!”
“…뭐?!”
* * *
평범한 마을이 있었다.
그 마을에 있는 일반적인 오두막집의 창문 밖.
그곳에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두 존재가 있었다.
[바론!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우리가 선택한 운명이 하필 저 존재의 딸이라니…….> [나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 저 존재가 계속 옆에 있다면 근처에도 못 가는데…….> [거기다가 엄마 쪽도 뭔가 심상치 않아! 뭔가 있는 분위기야!> […일단 기다리자. 기다리는 건 우리가 제일 잘하는 거잖아?>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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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의 안.
그곳에는 어떤 귀여운 아기가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했다.
아기는 어떻게든 어머니를 잡기 위해 다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오오! 미네르바가 걷기 시작했어 바론!> [드디어 걷기 시작했구나…….> [앗! 아빠 온다 도망가 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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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했던 마을은 점점 불타오르고 있었고 검은 무언가가 사람들을 공격하고 있었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끔찍한 광경이었다.
[바론! 큰일이야! 마을이! 미네르바가 사는 집이!> [어째서 이런 일이…….> [빨리 가자! 미네르바의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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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요정이 지켜보던 오두막집은 아직 불타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그 안에 있는 어머니로 보이는 여성은 피를 흘리며 죽어가고 있었다.
[바론! 미네르바의 엄마가…….> [이런… 이건 너무 늦었어. 내가 힘을 써서 옮긴다고 해도 안될 거야.> […우리가 창조물에 간섭만 할 수 있었으면…….> [안 돼 오톤. 창조주의 파편인 우리가 창조물의 생명에 함부로 간섭하는 건…….> [알아! 하지만 이대로면 미네르바의 엄마가…….>“거기 누가 있죠?”
[……!> [……!>여성의 눈동자는 천장을 보며 생기를 잃어가고 있었다.
누가 봐도 죽기 직전의 모습이었다.
“예전부터 우리를 보고 있는 걸 알고 있었어요. 정체는 모르겠지만… 부디 여기 있는 착한 내 딸을 구해줘요. 그리고 지켜줘요. 직접적으로 불가능하다면 간접적으로 만이라도…….”
회색빛의 요정 바론은 창문 밖을 향해 이동하고 있었다.
[이곳으로 인간들이 오고 있는 걸 봤어. 이곳으로 유도할 거야. 그리고 책상 위에 미네르바의 엄마가 쓴 책을 보게 한다면… 미네르바를 보호하기 위해 데려갈 거야.> [그, 그게 될까?> [몰라. 하지만 직접적으로 구할 수 없으니 이런 간접적인 방법으로 해봐야지. 이런 건 몇 번이고 봤지만 정말 싫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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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럴 도시에 어느 장소.
그곳에서 미네르바가 걸어가고 있었고 그 뒤로 몰래 누군가가 미행을 하고 있었다.
누가 봐도 좋은 의도를 가진 것은 아니었다.
[바, 바론! 이상한 놈들이 미네르바의 근처에 돌아다녀!> [뭐? 감히 어떤 놈들이… 화분에 맞거나 마차에 치이면 저놈들도 기절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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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토리안이 미네르바에게 제니온을 소개하고 집에 데려다 준 날.
돌아가려던 그의 손을 미네르바가 잡았다.
[미네르바가 아스토의 손을 잡았어!> [드디어! …잠깐 노리아잖아.> [아악! 할머니!> [아. 같이 들어간다.> [예에!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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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한 미네르바의 앞에는 창을 든 데아이안이 있었다.
그녀는 분노하고 있었고 살의를 가진 눈동자를 하고 있었다.
[안 돼 미네르바. 아무리 각성했어도 지금의 너는 못 이긴단 말이야…….> [이제 괜찮아.> [바론! 어디 갔다가 온 거야?> [아스토네 아빠를 이곳으로 오도록 만들었다. 그럼 곧 화가 난 샤넬도 이곳으로 오겠지.> [역시 바론! 훌륭한 염력이야!>.
.
.
[어, 어? 미네르바가 우리를 느끼나 본데?> [용의 힘을 각성했으니 충분히 가능하지.> [그럼 우리는 드디어 미네르바와…….> [그래 드디어…….>* * *
“그렇게 오랫동안 나를 지켜봤다고?”
[응 맞아! 네가 처음…….>“그렇다면!”
갑작스럽게 큰소리로 이야기하는 미네르바에 오톤은 말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격앙되었고 동시에 쓸쓸함이 느껴졌다.
“그렇다면 우리 엄마가 죽는 것도 봤어?”
[…그건…….> [봤어.>“……!”
오톤을 살짝 뒤로 보내며 바론이 미네르바의 앞으로 살짝 나아갔다.
[어떻게 죽었는지, 왜 죽었는지 전부 봤어.>“…….”
자신에게는 어릴 적 아버지와 함께 지낸 기억이 존재하지 않았다.
오직 어머니와 함께 지낸 기억뿐이었기에 유일한 가족이라고 생각하였고 더 각별했다.
하지만 어느 날 어머니는 급한 모습을 보이며 어째서인지 자신을 잠재웠다.
그리고 깨어났을 때, 본 것은 제스카로 백작이 자신을 안아 들고 있다는 것과 죽은 어머니의 시체뿐이었다.
가족이 죽었고 살던 집은 거의 다 파괴되었다.
“안돼 엄마. 엄마!”
제스카로 백작은 늦어서 미안하다는 말과 범인을 반드시 밝혀내겠다는 약속을 했다.
센트럴 도시에서 평범하게 살기 시작하였지만 마음 속에는 지워지지 않는 한 가지의 마음이 항상 존재하고 있었다.
그건 바로 자신의 어머니를 죽게 만든 존재를 찾아 반드시 복수하겠다는 마음이었다.
그리고 그 복수의 대상을 알 수 있게 말해줄 존재가 지금 자신의 눈앞에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이야기해 줄 수 없어.>“…뭐?! 어째서!”
[나보다 먼저 네가 이야기해야 되는 사람이 있으니까.>“그게 누구…….”
똑! 똑!
“미네르바님. 일어나셨다고 들었어요. 카빌레아 제스카로 백작님께서 만나러 오셨는데 문을 열어도 괜찮을까요?”
“백작님?”
[이야기 끝나면 우리는 다시 모습을 드러낼게.>“잠깐…….”
듣고 싶은 말이 많았다.
하지만 자신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오톤과 바론은 모습을 감추었다.
“…….”
어쩔 수 없었다.
요정이 마음 먹고 숨는다면 찾지 못할 것이 뻔했다.
바론이 이야기한 대로 해야만 했다.
“네 괜찮아요.”
미네르바는 마음을 추스렸다.
그리고 문밖에 들린 메이드의 목소리에 대답해 주었다.
끼익!
미네르바의 대답 직후 문이 열렸고 문밖에서는 제스카로가 걸어 들어왔다.
“오랜만이구나 미네르바야.”
“…네. 백작님 오랜만에 뵙네요.”
미네르바는 격해졌던 감정을 잘 조절하며 최대한 티를 내지 않고 제스카로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잠시 앉아서 이야기할 수 있겠니?”
“…네.”
어색한 분위기 속에 제스카로와 미네르바는 방 안에 있는 의자에 마주 보고 앉았다.
“…….”
“…….”
그렇다고 대화가 바로 시작되지는 않았다.
미네르바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가만히 있었고 제스카로는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아무 말이 없었다.
“하아…….”
그때 생각을 정리한 제스카로는 한숨을 한번 내쉬고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미네르바야.”
“네 백작님.”
“네가 평범한 출생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니?”
“어릴 때 엄마한테 저한테는 특별한 힘 있다고 들었어서 어느 정도 추측은 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최근 제 팔에 생긴 용의 머리처럼 생긴 무언가 때문에 확신도 했어요. …하지만 딱히 깊게 신경 쓰지는 않았어요.”
“그렇구나…….”
머리를 한번 긁적였다.
누가 봐도 깊은 생각을 하고 이야기하는 사람의 모습이었다.
“내가 너를 처음 발견한 날 영지를 시찰 중이었다. 그러다가 파괴된 마을을 발견하였고 우연인지 운명인지 네가 있던 집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한 여성의 시체와 잠들어 있는 어린아이… 그리고 한 권의 일기를 발견했단다.”
“일기요?”
제스카로는 자신의 품을 뒤지더니 이내 얇은 한 권의 책을 꺼냈고 그것을 미네르바에게 건네주었다.
“너희 어머니가 쓰신 일기 같더구나.”
“어, 엄마 가요?”
상상도 못했다.
어머니가 무언가를 남겼으리라고는.
차륵!
빠르게 책을 받은 미네르바는 첫 장부터 차례대로 책을 넘기며 집중해서 읽어보았다.
“엄마의 글씨체…….”
같이 살며 어머니의 글씨는 질리도록 보았다.
이 일기를 쓴 것은 확실하게 어머니였다.
자신을 향한 애정이 느껴지는 글을 보자 울컥하는 감정이 올라왔지만 간신히 참아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