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172)
◈ 172화
수도 헤르만.
그 중심에 있는 왕성의 알현실 안.
그곳에서는 지금 왕과 왕비 그리고 몇몇 귀족들과 참모, 여러 주요 인사들이 모여 한참 회의 중이었다.
“지금 제국의 황자 위치가 어디라고 했나?”
“바로 조금 전에 성 안으로 들어왔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이제 곧 이곳에 도착할 것입니다.”
“큰일이에요 폐하. 아직 흔적도 제대로 찾지 못했는데 황자가 도착한다면…….”
“하아. 머리가 아프구려. 마리엘 어떤 흔적도 찾지 못했나?”
바우렌은 고개를 돌려 주변에 서 있던 마리엘을 향해 물었다.
그의 표정은 제발 좋은 소식을 알려달라고 부탁이라도 하는 것 같은 표정이었다.
“죄송하지만 진척은 없습니다. 어째서인지 마나의 흔적과 텔레포트의 흔적이 중간중간 지워져 알아볼수가 없었습니다. 추적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합니다.”
“하아.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꾸민 것인지…….”
‘어느 정도 예상하고 충분히 경계를 했는데… 도대체 누가 황녀에 대한 정보를 유출한 것이지?’
마레도 그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다.
그걸 알고도 바우렌과 상의하여 받아들인 것이다.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고 정보도 통제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납치범들은 황녀의 위치를 파악하고 건물을 통째로 이동까지 시킬 수 있는 물건까지 가지고 있었다.
‘…역시 아직 이 중에 배신자가 남아 있는 것이 분명해.’
그녀는 확신했다.
이 안에 아직 제국에서 심은 스파이 혹은 변심한 배신자가 남아 있다.
그렇지 않고서는 황녀가 움직이는 것에 정확히 맞추어 나타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이다.
“폐하.”
그때 귀족들 사이에 있던 갈색 머리카락의 중년 남성 한 명이 살짝 앞으로 나오며 말을 꺼냈다.
“아무래도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야 한다고 저희들은 생각합니다.”
“…전쟁 말인가. 키클 백작?”
전쟁.
분명 제국은 황녀의 신변에 무슨 일이 생겨도 문제 삼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문제는 주변 왕국의 태도였다.
다른 누구도 아닌 황제의 친자식이 다른 왕국에 볼모로 보내진 상황에서 실종이 되었다.
제국은 이것을 빌미로 조금씩 전쟁의 준비를 시작할 것이고, 뭔가를 기점으로 분명 본격적으로 데미안 왕국과 전쟁을 시작할 것이다.
이것은 그들에게 명분을 만들어준 것이다.
복수라는, 다른 왕국이 쉽게 관여할 수 없는 명분을 말이다.
“저희 데미안 왕국은 충분히 강합니다 폐하. 전력은 제국에 밀리지 않을 것입니다.”
“키클 백작. 데미안 왕국을 믿어주는 것은 고맙게 생각하네. 하지만 현실적으로 보자면 땅의 크기와 병력은 밀린다는 걸 자각해주기를 바라네.”
“…하오나 폐하…….”
“우리가 제국과 대등하게 싸우기 위해서는 다른 왕국의 지원이 없다면 불가능하다네. 그러니 전쟁은 말 그대로 최후이자 최악의 결말일세. 아직 생각해 두는 것은 이르네.”
“…알겠습니다 폐하.”
‘키클 백작. 언제나 전쟁을 주장하고 친제국파인 그가 가능성을 보자면 역시 배신자일 확률이 높아. …하지만 증거도 별로 없고 그의 아버지는 폐하께서 왕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준 공신. 의심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 자에게는 찜찜함을 느끼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어.’
쿵쿵!
바우렌이 이야기를 마치고 마레가 여러 생각이 깊어지던 그때, 알현실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폐하! 크샤르 제국의 제 2황자님이신 크샤르 아인 아가트님이 도착하셨습니다!”
“결국 와 버렸나… 문을 열어라!”
끼이익!
곧이어 알현실의 문이 열리고 밖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5명의 기사들과 황자의 바로 뒤에 서서 호위를 하는 것으로 보이는 남성.
그리고 황제와 같은 검푸른 머리카락을 가진 황자 아가트.
그들이 결국 황녀를 발견하기 전에 성에 먼저 도달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바우렌 왕이시여. 위대한 제국의 2황자인 크샤르 아인 아가트입니다. 편하게 아가트라고 불러주시면 됩니다.”
“…만나서 반갑군. 아가트 2황자여.”
“저도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그럼 거두절미하고 여쭤보겠습니다, 폐하. 제 여동생인 그 괴… 아니 4황녀 아나트는 어디에 있습니까?”
“그것은…….”
대답은 바로 나오지 못했다.
사전에 준비해둔 이야기와 변명들은 여러 가지 존재했다.
하지만 그는 이곳에서 거짓말을 해 일을 키우는 것이 맞는 것인지에 대해 판단할 수 없었다.
‘…역시 일단 사실대로 이야기하고 상황을 정리…….’
“미안하군요, 2황자 아가트. 4황녀는 지금 수도에 있지 않아요.”
“……!!!”
바우렌은 살짝 놀라며 마레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녀의 표정은 놀랄 만큼 단호해 보였다.
“수도에 있지 않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알려주시겠습니까 왕비님?”
“말 그대로의 이야기입니다. 4황녀는 지금 왕국을 즐기고 싶다며 다른 지역으로 잠시 휴가를 떠난 상황입니다. 그리고 2황자는 4황녀가 도착하기 전에 먼저 도착하신 것이고요. 이해가 되셨습니까?”
“…과연 그렇군요.”
잠시 생각하는 모습을 보이던 2황자는 곧 납득이 되었다는 표정이 되었다.
“제가 너무 일찍 오는 바람에 일이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이거 동생이 걱정되어 서두른다는 것이 오히려 이런 결과를 낳았군요.”
“제국의 황자와 황녀들의 사이가 얼마나 좋은지는 소문으로 들어 알고 있었습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거짓말이다.
황제의 자식들의 사이가 나쁜 것은 제국뿐만이 아니라 다른 왕국들조차 전부 아는 사실이었다.
그저 마레의 입에 발린 말이었다.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동생이 이곳에 도착하는 것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있겠습니까?”
“저희도 확실하지는 않지만, 아마 이틀 정도 생각하면 될 것 같군요. 그 정도의 거리이니까요.”
“그렇군요. 그럼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이곳에서 지내면서 제 동생을 기다려도 괜찮겠습니까?”
“그럼요. 당연하죠.”
“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레 왕비님 그리고 바우렌 왕이시여.”
그렇게 2황자는 감사 인사를 한 뒤 가볍게 이야기를 나눴다.
잠시 후 2황자가 기사의 안내를 받으며 그대로 알현실을 나갔다.
“마레 이게 무슨 짓이요? 나랑 제대로 이야기도 없이 이렇게 진행시키다니.”
“이유가 있었습니다 폐하.”
“그 정도는 당연히 예상하고 있었소. 그 이유를 이야기 해주시요.”
바우렌은 마레가 자신과 상의도 없이 이야기를 진행한 것에 살짝 화가 나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녀가 생각 없이 행동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기에 화를 억누르며 점잖게 질문했다.
“2황자는 불안해 보이는 표정이었어요 폐하.”
“불안해 보이는 표정?”
“네. 뭔가 생각대로 되지 않은 것 같은 불안해 보이는 표정. 그리고 그 표정은 제가 황녀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다고 말한 순간 변했어요.”
“…설마…….”
“분명해요 폐하. 그들은 황녀가 실종된 것처럼 꾸며 빼돌리려는 계획이에요. 하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아 황녀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했고, 저희가 알고 있다고 말해 안심한 것이고요.”
“그럼 황녀는 아직 왕국에 있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군.”
““오오!””
바우렌의 이야기에 주변에서 이야기를 듣던 귀족들의 표정도 좋아졌다.
단 한 사람, 키클 백작이라 불린 남성을 제외하면 말이다.
“폐하 그럼 바로 사람을 시켜서 모든 도시에 연락을 돌려 수색해 보라는 명령을 보내겠습니다.”
“부탁하겠네. 그리고…….”
할 일이 명확해지니 그다음은 일사천리였다.
바우렌은 차례대로 명령을 하였고, 그렇게 귀족들과 기사들은 빠르게 움직여 행동을 시작했다.
그렇게 잠시 후 알현실에 남은 것은 마레와 바우렌 그리고 참모인 바리 아리아와 마리엘만이 남아 있었다.
“마레 이제 다른 생각한 것들을 이야기 해주시오.”
“역시 폐하는 눈치채고 계셨군요. 실은…….”
마레는 자신이 생각했던 또다른 가능성들을 꺼냈다.
황녀가 죽었을 가능성, 황녀에 대한 정보가 너무 쉽게 유출된 것, 그리고 정보를 유출 시킨 가장 유력한 용의자까지 말이다.
“확실히 키클 백작은 과거부터 심하기는 했지. 그렇지 않나 아리아?”
“…예. 폐하의 말씀대로 과거 심증은 있었지만 물증을 전혀 찾을 수가 없어 함부로 건드릴 수 없어 애를 먹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이번 기회에 올빼미를 이용해 확실하게 조사해야 할 필요를 느끼고 있습니다.”
“그럼 그대로 진행하게나 아리아. 그리고 마리엘.”
“예 폐하.”
“…음 어차피 다른 귀족도 없으니 평소처럼 말하시지요.”
“폐하께서 그리 말씀하신다면 그리하도록 하죠.”
바우렌은 남들이 없을 때는 마리엘을 향해 높임말을 사용했다.
자신이 어릴 적부터 이 왕국을 지키던 수호자 같은 그녀를 존중하기 때문이었다.
“마리엘님. 정말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한 것입니까?”
“…실은…….”
쿵쿵쿵!
“폐하 긴급한 소식입니다!”
“긴급? 들어오라.”
끼익!
알현실의 문이 열리고 밖에 서 있던 병사가 빠르게 종이 같은 것을 들고 들어왔다.
“폐하를 뵙습니다!”
“인사는 됐네. 무슨 일인가?”
“그것이 긴급 연락용 수정구로 연락이 왔습니다.”
“긴급 연락용? 무슨 연락인가?”
긴급 연락용 수정구란 말 그대로 도시를 관리하는 귀족들이 가진 물건으로 급한 상황을 성에 알리거나 도움을 청할 때 사용하는 도구이다.
참고로 다른 도시를 향해 사용할 수 없고 오직 성에 알리는 일방적 통신을 할 수 있었다.
“이것은…….”
병사는 다가가 종이를 건네주었고 바우렌은 마레와 함께 그것을 보았다.
“…! 아란 도시에 황녀와 그 호위라고 주장하는 자들을 구속해 데리고 있다고?!”
““……!!!””
무슨 소식인지 궁금해하며 기다리던 두 사람은 곧 예상치 못한 소식에 상당히 놀랐다.
하지만 본인들의 직책에 맞게 바로 해야 할 일은 떠올렸다.
“폐하! 아란 도시라면 남쪽인 사란 지역입니다. 하지만 그곳은 수도에서 상당한 거리가 떨어져 있습니다. 말로 이동한다면 이틀은 터무니없이 부족합니다.”
아리아는 바로 아란 도시라는 정보를 떠올렸다.
그리고 그곳에 사람을 파견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도 말이다.
“…마리엘님 성에 있는 메이지 중 순간이동을 사용할 수 있고 당장 움직일 수 있는 메이지가 있습니까?”
“…아쉽게도 순간이동을 사용할 수 있는 자는 한두 명 정도 있지만 그렇게 먼 거리를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는 자는 없구나. 무엇보다 거리가 너무 멀어 여러 번 사용해야 하는데 그렇기에는 그들의 마나가 부족하고 말이다.”
마리엘도 순간이동은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수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본인이 만든 왕국을 보호하는 결계를 유지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녀가 특별한 조치 없이 수도를 벗어나는 순간 그 결계는 사라지기 시작한다.
“내가 움직이려고 해도 결계에 특별한 준비가 필요한데 그렇기에는 시간이 너무 걸리고 말이다.”
“으음. 어디에 있는지를 아는데 이렇게 움직이지를 못한다니…….”
바우렌과 마레의 표정이 어두워지려던 그때였다.
“…성에 있는 메이지는 아니지만 마나가 부족하지 않게 텔레포트를 사용할 수 있는 메이지가 한 명 있기는 하단다.”
“…! 그런 사람이 있다는 말입니까?”
“별로 다른 사람의 앞에 보이고는 싶지 않지만, 상황이 상황이니 어쩔 수 없을 것 같구나.”
“그게 누구입니까?”
“내 제자란다.”
* * *
“그 괴물. 왜 제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아직도 이런 왕국에 있는 거야?”
성 안에 있는 어느 방.
그곳에는 의자에 편히 앉아 있는 2황자 아가트와 그를 호위하기 위해 온 임페리얼 나이츠 23기사 마카 라온이 옆에 서 있었다.
“아마도 계획에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아직까지 도착했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을 리가 없습니다.”
“염병. 일 크게 만들고 금방 돌아갈 줄 알았는데…….”
기지개를 핀 그는 그대로 의자에 똑바로 앉아 라온을 바라보았다.
“만약 그 녀석이 살아서 이 수도로 돌아오거나 근처로 오려고 한다면 네가 할 일은 알고 있겠지?”
“…왕국을 위한 일 말입니까?”
“그래. 전부 위대한 황제 폐하를 위한 거야. 목적대로만 된다면 그분도 이해해 주실 테니까. 그리고 이번 일만 잘되면 분명 1황녀의 입지에 밀리지 않을 수 있을 거야. 미안하지만 괴물아. 넌 나를 위한 희생양이 되어줘야겠어.”
황제가 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가진 2황자.
그가 가족을 이야기할 때의 표정은 누가 봐도 사악한 자의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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