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174)
◈ 174화
나히아.
마하트가 그녀에 대한 것을 적어서 알려주기는 했지만 아는 것은 많지 않았다.
그리고 방금 한가지가 추가됐다.
“네가 가장 존경하던 인간?”
[그녀의 검, 그녀의 인품, 상냥함 그것들을 존경했네. 그녀는 타고난 영웅이었으니까.]“잠깐 동안 동행한 것이라 하지 않았나?”
[잠깐의 시간이었지만 그것만으로 나는 그녀를 존경할 수 있게 되었네.]“…….”
이야기가 다른 길로 새버렸다.
일단 잠시 원래 이야기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았다.
‘그랜드 킬러를 전부 죽여 달라고?’
만약 그의 이야기대로 그녀를 그들이 죽였다면 그런 부탁을 하는 것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내가 그들을 죽일 이유가 있는가? 라고 한다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었다.
‘리스크가 너무 커. 몇 명이 있는 줄도 모르는데 죽이라고? 애초에 위치도… 아니 위치는 대충 알고 있군. 하지만 중요한 건…….’
그의 부탁을 들어준다면 그는 나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이다.
그는 영혼뿐인 존재.
그는 그림자의 안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말해줄 수 있는 것은 그가 가진 기억 속 정보들뿐이다.
‘거절한다고 하면… 그가 앙심을 품고 그림자의 힘에 무언가를 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있기는 하군.’
부탁을 거절하면 그건 그거대로 걱정이 생겼다.
참 고민스러웠다.
“…일단 그 여자가 남긴 일지를 보고 생각해 봐도 괜찮겠어?”
[…알겠네. 나도 내 부탁이 무리일 수 있다는 건 알고 있네. 그러니 잘 생각해주게.]우웅!
발밑의 그림자가 일렁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그곳을 향해 손을 넣으려던 그때였다.
퍼엉!
“……!”
[……!]감옥의 밖에서 무언가 커다란 폭발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이지?”
“으악 무슨 일이예요?!”
그때 옆방의 황녀가 놀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래도 방금의 큰 소리 때문에 일어난 것 같다.
“아무래도 밖에서 커다란 폭발이 일어난 것 같습니다. 이유는 저도 여기 있으니 당연히 모릅니다.”
“그, 그렇군요.”
“두, 두 사람 이곳에 가만히 있으세요!”
그때 우리들의 앞을 지나가던 경비병 한 명이 큰소리로 이야기했다.
아무래도 한 명은 계속 이곳을 경비하고, 한 명은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움직이는 것 같았다.
‘황녀가 온 날, 그것도 감옥의 근처에서 커다란 폭발? …전혀 좋은 징조는 아니군.’
분명 황녀를 향해 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일단 경비병의 이야기대로 가만히 기다리시죠. 의외로 가벼운 사고 일지도 모릅니다.”
“…그럴까요?”
폭발소리가 소리다 보니 그녀도 단순히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눈치챈 듯했다.
왠지 수도에 있을 때보다 눈치가 빨라진 것 같다.
“저희들은 어차피 감옥에 있으니 얌전히 기다려야 합니다. 뭔가 일이 있으면 경비병이나 기사들이 저희를 데리고 어딘가로 이동할 겁니다.”
“그건 그렇네요.”
그녀는 조금 안심한 듯한 목소리가 되었다.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정말로 별일 없었으면 좋겠군.’
그렇게 폭발소리가 일어난 후 가만히 앉아 계속 기다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나갔던 경비병은 돌아오지 않았다.
“아, 아스토리…….”
“너무 조용하군요.”
“네?”
“아까 경비병들이 움직이던 소리가 거짓말인 것처럼 조용해졌습니다.”
“조, 좋은 건가요?”
“폭발소리가 없었다면 좋았을지도 모릅니다.”
좋지 않다.
아마 둘 중에 하나일 것이다.
그들이 근처에 없어야 할 정도로 큰일이 생겨 이동을 한 것이나, 혹은 그들이 전부 쓰러진 것.
일단 둘 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런 행동은 보통 무언가 노리는 목표에게서 시선을 돌리려는 것이거나, 노리기 전에 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황녀님 지금부터 뒤의 벽에 붙어서 움직이시지 말고 가만히 계셔야 합니다.”
“아, 알겠어요.”
퉁!
말이 끝나자마자 가볍게 부딪히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나의 이야기에 별다른 의문도 가지지 않고 바로 움직인 듯했다.
말을 잘 들으니 아주 마음이 편했다.
“으악!”
그때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무래도 순찰을 돌던 경비병인 것 같았다.
“…….”
발소리가 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마법으로 소리를 지웠거나, 소리가 나지 않게 움직이는 것에 도가 튼 인간일 것이다.
‘느껴지는 걸 보면 후자인가?’
“멈춰.”
“…….”
“그 철창에 손대지 말고 돌아가. 그럼 아무 일도 없을 테니까.”
“…….”
황녀의 철창 앞에 누군가가 있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퉁!
“…그래, 그렇다면야.”
철창을 만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선전포고였다.
해볼 수 있다면 해보라고 말하는 것이다.
기껏 경고를 했는데도 이렇게 나오니 나도 더 이상 말로만 할 생각은 사라졌다.
콰득!
철그럭!
손목에 있던 구속구를 부숴버렸다.
그리고 옆에 있는 철창 앞을 향해 직선으로 나아갔다.
콰광!
덥썩!
“커억!”
감옥을 부수며 앞으로 나아가 그대로 소리를 냈던 인간의 목을 잡았다.
그는 눈만 보이는 암살자의 검은 복장을 하고 있었다.
콰앙!
그리고 이어서 그의 등 뒤에 있는 철창을 향해 그대로 밀어 넣었다.
“내가 경고했지 그냥 꺼지라고.”
“크윽…….”
“왜 황녀님을 노리는 거지? 누가 시켰어?”
“그걸 내가 말할 거라고…….”
“그래 알았어.”
후웅!
말할 생각이 없다면 잡고 있을 이유도 없었다.
그렇기에 잡고 있던 그를 던져 그대로 살짝 공중으로 띄웠다.
퍼어억!
“……!!!”
그대로 그의 복부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충격이 컸는지 그는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한 채 그대로 내가 주먹을 내지른 방향으로 날아갔다.
쾅! 쾅!
철푸덕!
날아간 그는 몇 번 땅에 튕기더니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죽일 정도로 강하게 공격하지 않았으니 기절했을 것이다.
“너희들은 말해줄 생각이 있나?”
뒤를 돌아 반대편 통로를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방금의 남성과 같은 옷을 입고 있는 자들 몇 명이 서 있었다.
““…….””
“없나 보군.”
없다면 그들에게도 더 이상 볼일은 없다.
스윽!
투웅!
나를 가두고 있던 철창의 문이 발밑에 쓰러져 있었다.
그것을 발로 차 일으켜 세웠다.
그렇게 나와 그들을 가리는 철창이 하나 세워졌다.
‘폭각.’
그리고 그것을 그대로 눈앞에 있는 그들을 향해 발로 차 밀어냈다.
콰과과곽!
““……!””
철창은 빠른 속도로 그들을 향해 밀려 나갔다.
마치 고대 유적에서나 볼법한 잔혹한 함정마냥 말이다.
콰앙!
“크윽!”
“으윽!”
빠르게 뒤로 돌아 도망치려 한 그들이었지만 나의 공격이 도달하는 것이 먼저였다.
밀려 나가는 철창에 부딪혀 넘어지고 쓰러져 모두 도망치는 것에 실패했다.
쿵!
퍼억!
“윽!”
“무거워…….”
이어서 그들이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도록 철창을 넘어트렸다.
그리고 그것의 위로 올라가 그들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압박했다.
‘…그물의 물고기라도 잡은 것 같군.’
철창 밑에서 움찔거리며 움직이는 그들의 모습은 마치 물고기 같았다.
실제로 물고기나 다름없을 것이다.
그들이 나의 말에 제대로 대답조차 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면 말이다.
‘귀찮으니 다 기절시켜 버려야겠군.’
발을 들어 그대로 철창을 향해 내려칠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전에 방해가 들어왔다.
후웅!
누군가가 나를 향해 단검을 내질렀고, 나는 그것을 허리를 살짝 뒤로 숙여 피했다.
“어린애?”
공격한 상대를 보니 나보다 좀 더 작은 키를 가진 존재였다.
나보다 어린지는 확실하게 알 수 없었다.
방금 공격은 생각보다 날카로웠지만 특유의 어리다는 느낌의 분위기가 있었다.
“당장 거기서 비켜. 그 사람들을 풀어줘.”
‘애 맞군. 그런데 방금 공격한 위치는… 기분 탓인가?’
목소리가 변성기가 오지 않은 딱 소년의 목소리였다.
분명 나보다 어린 것이다.
“당장 풀어주라고!”
후웅!
철창 위에서 내려와 빠르게 단검을 든 소년을 향해 다가갔다.
퍽!
“커억!”
그리고 복부를 후려쳤다.
“으… 아!!!”
스릉!
“음.”
기절시킬 생각으로 공격했는데 그것을 버티고 단검을 휘둘렀다.
생각보다 상당한 단련을 한 듯했다.
그리고 내가 조금 전에 느꼈던 것이 기분 탓이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
“자, 잘 버티고 있어 정크!”
살짝 고개를 돌려 보니 철창 밑에 있던 이들이 도망치고 있었다.
아무래도 이 소년을 미끼 삼은 것 같았다.
‘생각대로 둘 수 없지.’
아이를 먹이로 던지고 도망치는 짐승들은 봐줄 생각이 없었다.
아무래도 좀 잔혹한 처리가 필요할 것 같았다.
퍼억!
“컥!”
주먹을 휘둘러 단검을 든 소년을 뒤로 크게 밀어냈다.
그리고 뒤를 돌아 도망가려는 이들을 향해 빠르게 다가갔다.
콰앙!
“으악!”
“아악! 내 다리!”
아직 철창 밑에서 완전히 벗어난 인간은 없었다.
철창만 강하게 눌러주면 도망가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쓰레기 자식 그걸 못 버텨서…….”
‘짐승 자식들이 말이 많네.’
우웅!
“끄아아악!”
“으으으!”
카빌레아류 중검을 응용하여 신고 있는 신발을 무겁게 만들었다.
철창 밑에 있는 그들은 망치 밑의 다진 고기마냥 눌리기 시작했다.
“사, 살려줘!”
“저, 정크 당장 도와!”
그들의 목소리를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았다.
그렇기에 전부 기절시키기로 했다.
콰앙!
쩌저적!
“컥!”
“억!”
다리를 들어 그대로 강하게 내려쳤다.
그렇게 그들의 단말마의 소리와 함께 바닥에 금이 생겼다.
대충 보니 기절한 것 같았다.
만약 전부 기절한 게 아니더라도 문제는 없었다.
내가 이 정도 힘을 보여 주었으니 더 이상 덤빌 생각을 하거나 함부로 도망가려고 하는 인간은 없을 것이다.
“으아!”
아니 한 명은 아닌 것 같았다.
덥썩!
빡!
“윽!”
단검을 내지른 손목을 강하게 잡는 것과 동시에 그대로 소년의 손등을 가격했다.
덥썩!
소년은 단검을 놓쳤고, 나는 떨어지는 그것을 잡아 그대로 목에 겨누었다.
“항복해. 다 끝났어.”
“닥쳐! 아직 황녀가 살아 있어 아직 안 끝났어!”
“제국에게 가족이라도 잃은 건가?”
“그래! 모든 가족을 잃었어! 그러니까 방해…….”
“그럼 너의 복수의 대상은 제국이지 황녀는 아닐 텐데?”
“황녀는 황제의 딸이야! 그에게 복수하려면 똑같이 그의 가족이라도…….”
“복수는…….”
움찔!
“그 대상을 직접 노리는 거지 주변 인물을 죽이는 게 아니야. 그럼 또다른 최악의 결과를 만들어낼 뿐이야.”
솔직히 확신을 하고 하는 말은 아니었다.
복수에 정답은 없다.
정답 같은 것이 있을 리가 없었다.
감정에 미쳐 죽고 죽이는 것에 그런 의미 같은 게 있을 리가 없었다.
내가 바라는 건 일단 이 소년이 진정하는 것이었다.
“시끄러워 나는 그런 거…….”
“안 되겠군.”
빠악!
“커억!”
말이 통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일단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단검의 손잡이로 소년의 머리를 강하게 가격했다.
털썩!
다행히 소년은 한방에 기절했다.
조금 전까지 내가 했던 공격이 그래도 누적이 된 것 같았다.
“일단 여기는 됐고…….”
주변을 둘러보니 기절해 쓰러진 사람들과 부서진 감옥이 보였다.
근처에 죄수가 없어 다행이었다.
“…일단 기다리면 자작 그 사람이 오겠지. 과연 무슨 변명을 하는지 들어나 볼까.”
* * *
“실패했다고요?”
“죄송하게 됐습니다. 아무래도 상당한 강자가 근처에 있었나 봅니다.”
황녀를 습격하려고 했던 존재들과 같은 옷을 입고 있는 남성, 그리고 상인회의 남성 한 명이 앉아서 무언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이봐요! 우리는 선불로 돈을 다 냈는데 이러면 안 되죠!”
“걱정 마시죠. 아직 황녀가 떠난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건 그렇지만…….”
“그리고 상대 쪽에 강자가 있다면 저희 용병단도 강자와 상대할 수 있는 수단을 사용하면 됩니다.”
“수단?”
“네. 상황이 이렇게 됐으니 은밀이고 뭐고 전부 포기하고 의뢰의 달성만을 목표로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한 가지만 확답해 주시죠.”
“뭐죠?”
“여러분들의 복수를 위해 도시의 일부가 파괴되어도 괜찮겠습니까?”
* * *
“으윽!”
기절했던 소년이 고통스러운 소리를 냈다.
그리고 누워있던 상태에서 눈을 떴다.
“여긴?”
마지막 기억을 더듬으며 어째서 이렇게 머리가 아픈 것인지 잠시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그 망할자식!”
“그거 나를 이야기하는 건가?”
소년은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자신을 기절시킨 장본인이 옆에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너, 너 어떻게 아니 애초에 여기는…….”
빠르게 주변을 파악한 소년은 스스로가 감옥 안에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것도 그 장본인과 함께 말이다.
“…뭐가 목적이야? 너 변태야?”
“난 너를 살려주려고 하는 거다.”
“그게 무슨 말이야?”
“그전에 말해봐.”
“뭘?”
“누구한테 검을 휘두르는 법을 배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