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176)
◈ 176화
“흐암. 잘 잤군.”
자작의 저택으로 이동하여 방을 배정받고 바로 잠에 들었다.
푹신한 침대 덕분에 평소보다 잘 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래 봤자 3, 4시간밖에 잠들지 않았나.’
길게 잠들 생각은 없었다.
애초에 다시 만나야 하는 바나간드가 있었다.
창문에 팔을 걸치며 밖을 바라보았다.
‘저택 근처에 있으라고 했는데 아직까지 없다는 건 대충 두 가지의 경우가 있겠군.’
도망쳤거나 혹은 일이 생겼거나 이다.
아직 그 녀석의 성격을 완전히 파악한 것이 아니기에 둘 중 그 무엇도 확신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마지막 모습으로 보았을 때 쉽게 도망간다는 선택을 할 것 같지는 않았다.
‘일이 생긴 건가… 흠 모르겠군. 일단 황녀는…….’
그림자를 움직여 바로 앞쪽 방에 있는 황녀를 살펴보았다.
그녀는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다.
‘…한번 찾아볼…….’
퍼어엉!
‘지랄.’
그때 커다란 폭발이 일어났다.
얼마나 큰지 지금 내가 있는 곳에서 먼 거리의 폭발이 보일 정도였다.
‘이 도시 치안은 어떻게 되먹은 거야? 하루에 폭발이 두 번씩이나 일어나?’
정말이지 어이가 없었다.
황녀 때문인지 아니면 그냥 이 도시의 치안이 글러 먹은 것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일단 황녀가 있는 곳으로 갈까.’
끼익!
왠지 이번에도 폭발 소리에 놀라 일어났을 것 같았다.
그렇기에 빠르게 황녀가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황녀님.”
“아, 아스토리안 호위!”
“아.”
황녀는 안대와 함께 옷의 대부분을 벗고 있었다.
보통 잘 때 입는 편안한 옷이었다.
“죄송합니다.”
덜컥!
빠르게 문을 닫았다.
그림자로 보았을 때는 이불을 덥고 있었기에 몰랐다.
미안하게도 그녀에게 수치를 주고 말았다.
“아, 아스토리안 호위 괜찮으니까 들어오시겠어요?”
“…….”
끼익!
다시 문을 열고 황녀가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조금 전과 다르게 안대와 평범한 옷을 입고 있었다.
“조금 전 일은 정말 죄송합니다.”
“아, 아니에요, 괜찮아요. 조금 부끄럽기는 하지만 저를 보호하기 위해서잖아요? 이해할 수 있어요.”
“…감사합니다.”
“아니에요. 뭔가 아스토리안 호위 앞에서는 이미 여러 가지로 부끄러운 모습을 많이 보여줘서 어느 정도 내성이 생긴 것 같네요!”
‘…그건 좋은 게 아닌 것 같은데.’
용서를 받은 것은 다행이지만 뭔가 황녀의 기준이 이상해진 것 같았다.
아니 수도로 돌아가면 어차피 계속 보게 될 것도 아니니 괜찮을 것이다.
“그런데 또 폭발이 일어난 것인가요?”
“그렇습니다 황녀님. 조금 거리가 있기는 하지만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이 정도면 아까 전의 폭발도 황녀님을 노린게 아니라 그냥 이 도시의 치안이 좋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렇지는 않을 것 같아요. 왠지 이번에도 저를 노린다는 생각이 들어요.”
“무엇 때문이십니까?”
“그냥… 감이에요.”
딱히 신뢰는 가지 않는다.
그렇기에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며 넘어갔다.
“그나저나 무슨 상…….”
쿵! 쿵! 쿵!
덜컹!
그때 황녀가 있는 방으로 누군가가 강하게 문을 두드리며 문을 열었다.
“두 분 여기 계십니까?”
그 정체는 마하 자작이었다.
어째서인지 그녀의 표정은 상당히 다급해 보였다.
“무슨 일이십니까?”
“죄송하지만 도움이 필요합니다.”
“어떤 도움이…….”
“황녀님의 도움이요.”
“저의 도움이요?”
“…무슨 일인지 설명해 주시죠.”
“그게…….”
그녀의 이야기에 따르면 방금 폭발은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일으킨 것이고 그 정체는 나란 용병단이라는 자들이었다.
그들은 황녀를 데려오지 않는다면 또다시 폭발을 일으키겠다는 협박을 하고 있다고 했다.
폭발을 일으키는 물건을 어떤 소년의 목에 채워 보여주면서 말이다.
“…그거 진짜 폭탄입니까?”
“저희 쪽 메이지가 확인을 해봤는데 진짜 폭탄이었습니다. 제발 도와주십시오, 황녀님. 당신이 가짜라도 상관없습니다. 제발 도시를 구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녀는 상당히 필사적이었다.
감옥에서 보았던 도도해 보이는 모습과 대조적으로 말이다.
아무래도 이 도시와 사람들을 진심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듯했다.
“…….”
황녀는 잠시 말이 없었다.
그리고 나는 방금 이야기한 소년이 누구인지 감이 왔다.
‘도망가지 못하고 잡힌 건가, 그 녀석은?’
나란 용병단.
분명 그 녀석이 이야기했던 용병단이었다.
도망치려고 했던 걸 들켜 인질로 사용된다.
왠지 가능성 있었다.
‘하아. 일이 왜 이렇게 된 건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구해줘야 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황녀가 그곳으로 가면 당연히 위험해진다.
당연히 지킬 수는 있을 테지만 애초에 황녀가 그곳으로 간다고 할지를 알 수 없었다.
“가겠어요.”
간다고 한다.
“저 때문에 무고한 이들이 피해를 입도록 둘 수 없어요. 그것도 타국에서.”
“위험합니다 황녀님, 저는 가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아스토리안 호위한테는 미안하지만 저는 마음을 정했어요. 그리고…….”
황녀는 살짝 고개를 숙여 나만 들릴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이어 말했다.
“아스토리안 호위가 눈여겨봤다고 했던 그 소년하고 왠지 관련이 있는 것 같아서요. 그 아이 걱정되시죠?”
“…….”
아무래도 그녀는 나도 배려해 이런 결정을 내린 것 같았다.
솔직히 그 녀석이 큰 걱정은 되지 않는다.
잠깐 만나 이야기했을 뿐이었다.
별다른 감정은 없었다.
하지만 재능이 아깝기는 했다.
키워 낸다면 분명 나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재능이기 때문이다.
‘필요한 배려는 아니었지만… 기왕 이렇게 됐으니 어쩔 수 없나.’
“그 용병단의 전력은 어떻게 됩니까?”
“부단장과 단장은 상급 오러 유저라고 했습니다. 단원들 절반 정도는 저희들에게 체포되었고요.”
전력은 문제없어 보였다.
걱정되는 것은 그 폭탄이라는 것이다.
왠지 황녀를 부르는 이유가 황녀와 함께 폭탄으로 처리라도 하려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림자의 힘이나 공간안의 힘을 사용할 준비를 해야겠어.’
“…바로 움직이실 겁니까 황녀님?”
“네 바로 가야죠. 한시가 급한 상황이잖아요?”
“가, 감사합니다!”
* * *
“사, 살려줘요! 누구든 도와줘요!”
바나간드.
그는 지금 목에 폭탄이 설치되어 주변을 향해 외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드를 도와줄 수 없었다.
폭탄을 해제하는 법도 모르고 또 주변에 있는 나란 용병단의 용병들이 그것을 막고 있었다.
“아무도 움직이지 말라고 죽는게 싫으면 말이야!”
“맞아 살고 싶으면 가만히 있으라고!”
말 그대로 지금 상황은 인질극이었다.
아란 도시의 사람들을 인질로 잡은 인질극.
터벅! 터벅!
그때 어떤 이들이 이곳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뭐야? 어떤 미X년이 양쪽 눈을 가리는 안대를 하고 다녀?”
빠악!
“악!”
“멍청아 저게 황녀잖아.”
“아! 그렇구나!”
단원의 한심한 말에 머리를 한번 후려친 단장 나라란은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는 이들을 미소 지으며 바라보았다.
“드디어 왔나? 이거 대전쟁의 신호탄을 내가 쏘아 올릴 수도 있다니 두근두근한데 그래?”
“단장.”
“음?”
“준비 끝났습니다.”
“드디어 끝났나?”
그때 용병단의 부단장인 라안이라는 남성이 다가와 어떤 이야기를 전했다.
그러자 나라란의 표정은 사악한 표정으로 변하며 기뻐 보였다.
“좋아. 그럼 움직여 보자고.”
그렇게 그는 근처로 다가온 황녀와 아스토리안 그리고 마하 자작을 맞이했다.
‘이 녀석인가?’
목적지에 도착하자마자 빠르게 주변을 파악하며 황녀의 근처로 다가오는 용병 단장으로 보이는 남자를 관찰했다.
큰 몸집을 가진 갈색 머리카락의 남성.
그리고 상급 오러 유저 수준의 기운.
이 남자가 분명했다.
“당신이 이번 일을 일으킨 주동자인가요?”
“내가 주동자요 황녀.”
“원하는 게 무엇이죠?”
“직접…….”
스윽!
“저 소년의 목에 있는 폭탄을 푸시면 됩니다. 그럼 저 소년도 이곳에 있는 사람들도 그냥 보내줄 겁니다.”
그는 손가락으로 폭탄이 있는 곳을 가리켰다.
그리고 그 폭탄은 바나간드의 목에 달려있었다
‘나 원, 완전 속 보이는군.’
바나간드를 이용해 황녀를 죽이려는 것이 아무리 봐도 그의 목적이었다.
그는 아무래도 큰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원하는 듯했다.
‘…내가 전부 제압한다면…….’
일단 주변에 숨어 있거나 저격하는 인물의 기척은 없었다.
그렇다면 서 있는 용병단만을 쓰러트리면 되는 것이다.
아마 몇 초면 충분히 가능했다.
‘하지만 그런 가능성도 생각해 두지 않은 건 아니겠지.’
부하들을 보냈지만 실패한 것을 알고 대비도 없이 이런 일을 벌였을 리는 없을 것이다.
분명 무언가 다른 준비가 있을 것이다.
일단 상황이 어떻게 될지 관찰을 했다.
분명 그들이 뭔가 행동을 취하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알겠어요, 어떻게 풀면 되는 것이죠?”
“이야기가 빨라서 좋군요, 황녀. 이걸로 푸시죠.”
그가 건네준 것은 평범한 열쇠였다.
흐름이 없는 것으로 보아 특별한 힘은 없어 보였다.
“알았어요.”
덥썩!
황녀는 열쇠를 받고 거침없이 바나간드가 서 있는 곳을 향해 걸어가려고 했다.
“황녀님 잠시 기다리시죠.”
“아스토리안 호위?”
쿵!
펑! 펑! 펑!
흐름으로 바나간드 주변에 설치된 폭탄이 보였다.
땅속에 설치가 되어 있었지만 발이 닿아야 발동이 되는 것인지 흐름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것들을 전부 지폭(地爆)·적(的)을 사용하여 전부 터트려 버렸다.
“…오우.”
단장이라는 남자도 이건 예상하지 못했는지 당황하는 눈치였다.
“이제 괜찮습니다.”
아직 적이 숨기고 있는 것을 다 파악하지는 못해 도저히 안전하다는 말은 하지 못했다.
“고마워요.”
그렇게 황녀는 바나간드를 향해 다시 걸어갔다.
터벅! 터벅!
그러게 앞에 도착한 그녀는 그의 목에 걸려있는 구속구를 향해 손을 뻗었다.
‘…이상하군. 목에 흐름이 없어.’
하지만 바나간드의 목에는 다른 폭탄처럼 흐름이 존재하지 않았다.
내장형 폭탄인가 해서 그런가 했지만 얇기로 보았을 때는 그런 건 아니었다.
‘그럼 애초에 저게 가짜인 건가? 그렇다면…….’
철컥!
그때 바나간드의 목의 구속이 풀렸다.
하지만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되, 된 건가?”
“우, 우린 살았다!”
그 모습을 보고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용병단에 의해 이곳에서 떠나지 못하고 있던 사람들이었다.
‘이렇게 끝? …아니 그럴 리가 없지.’
“괜찮나요?”
“아. 드디어 살았…….”
철컥!
그때였다.
바나간드가 발을 뗀 순간 발밑에서 불안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역시 뭔가 있을 줄 알았어.’
빠르게 황녀가 있는 곳을 향해 달려갔다.
일단 폭탄의 종류는 아니었다.
그런 물리적 위력이 아니었다.
‘마나의 기운.’
이것은 분명 텔레포트 당했을 때 느꼈던 마나의 기운이었다.
하지만 다른 것이 있다면 그들이 이동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쪽으로 이동이 되는 것?’
반대였다.
저 빛은 이동시키는 것이 아니라 이동되는 것이 이쪽으로 오며 생기는 빛이었다.
타닷!
덥썩!
빠르게 두 사람을 잡고 그대로 뒤로 크게 물러났다.
그리고 그 직후.
콰앙!
아우우!
강해지는 빛과 함께 커다란 소리가 나더니 이내 시야를 가리는 먼지가 일어났다.
그리고 얼마 후 먼지가 사라지면서 소리를 낸 주인의 모습이 드러났다.
“몬스터?”
그것은 몬스터였다.
그것도 보통 건물들보다 큰 몸집을 가진 커다란 늑대 형태의 몬스터.
“하하하! 이건 바로 내가 힘들게 구매한 5성급 몬스터 말단! 이것을 너희들이…….”
콰아앙!
깨갱!
“…응?”
“뭐야?”
그때였다.
그 거대한 몬스터가 찌부러지듯 땅에 처박혀 버렸다.
내가 한 것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이건 누가 한 것이란 말인가?
빠르게 고개를 들어 늑대의 위를 바라보았다.
“…저건?”
공중에 떠 있는 가면을 쓴 붉은 머리카락의 여성.
하지만 그녀의 기운은 분명 내가 아는 기운이었다.
“미네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