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180)
◈ 180화
드디어 성에 도달했다.
귀찮은 용병놈들이 덤벼들어 매우 귀찮았지만, 황녀는 어떠한 상처도 없이 성까지 도달하는데 성공했다.
“…저 아스토리안 호위 괜찮으세요?”
“괜찮습니다 황녀님.”
아무래도 내 몰골 때문에 걱정이 된 듯했다.
지금 입고 있는 옷에 상당히 피가 묻어 꼭 내가 다치기라고 한 것처럼 보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여기서 내 피는 단 한 방울도 없었다.
그저 평생 오늘을 후회할 용병놈들의 피뿐이었다.
“전 다치지 않았습니다. 그보다 슬슬 알현실에 도착합니다. 이제 마음을 조금 편하게 하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저기 아스토리안 호위.”
“무슨 일이십니까?”
“이제 저의 호위는 어떻게 되는 거죠? 아스토리안 호위가 계속 이어서…….”
“아닐 겁니다. 저의 호위 임무는 끝났고, 이제 황녀님은 성안에서 지내실 수 있을 테니까요.”
황녀가 성 밖에서 지내며 밖에 돌아다니게 된 것이 모든 일의 발단이었다.
그것을 아는데 이제 황녀를 성 밖에서 지내게 놔둘 일은 없을 것이다.
물론 이건 확실한 것은 아니다.
폐하나 왕비님은 다른 생각이 있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호위를 하는 일은 이제 끝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나는 나의 할 일이 있고 애초에 임시로 맡은 것이니 말이다.
“그렇… 군요.”
황녀의 표정은 무언가 아쉬워 보였다.
그새 나에게 정이라도 조금 들기라도 한 것일까?
만약 이것이 마지막이라면 그래도 가벼운 몇 마디 정도는 괜찮을 것이다.
“…뭐 그래도 황녀님을 호위하는 것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정말요?”
“처음에 제가 했던 이야기에 발악하며 부정하려고 했던 것만 제외하면 말이죠.”
“그, 그건… 으, 할말이 없네요.”
그녀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이제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진실을 외면하지 않는 것 같았다.
아마 그녀는 내가 만났던 제국의 사람 중 가장 괜찮은 사람이라고, 아니 하프 드래곤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황녀님.”
“네?”
“이제 알현실에 도착했습니다.”
고개를 돌리자 알현실로 들어가는 문과 그곳을 지키는 경비병이 있었다.
그렇게 그녀와 함께 그들에게 다가갔고, 그들은 알현실 안에 2황자가 있다는 이야기도 해주었다.
황녀의 표정이 잠시 당혹스러워 보였지만 이내 나를 보고는 마음을 다잡은 듯 본래의 표정으로 돌아와 있었다.
이어서 우리들이 준비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경비병은 큰소리로 폐하를 불렀다.
폐하의 허락이 떨어지고, 그들은 곧 문을 열었다.
끼익!
문이 열리고 황녀와 함께 알현실의 안으로 들어갔다.
정말이지 이곳이 그립게 느껴질 줄은 몰랐다.
터벅! 터벅!
안으로 들어가 빠르게 사람들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그중 안면이 전혀 없는 두 사람이 보였다.
황녀와 아주 살짝 닮은 남성과 그 뒤에 서 있는 남성.
분명하다.
저들이 황자와 그 호위가 분명했다.
“황녀님을 데리고 무사히 복귀했습니다 폐하.”
‘이 기운은 오러 마스터군. …설마 임페리얼 나이츠를 호위로 데려온 건가?’
“수고했네 아스토리안. 정말로 수고했어.”
폐하는 별다른 말 없이 수고했다는 말을 반복했다.
하지만 그 목소리에는 상당한 안심이 느껴졌다.
황녀가 사라져 생길 후폭풍에 걱정이 많으셨던 듯했다.
아니면 내가 사라진 후폭풍에 걱정이 많았든가 말이다.
“오랜만이군요, 아나트 4황녀. 휴가를 즐기는데 빠르게 복귀하라고 해서 미안하게 됐습니다.”
“…아닙니다 마레 왕비님. 제국에서 저를 만나기 위해 가족이 왔는데 빠르게 복귀해야 하는 것이 맞는 것이니까요.”
황녀는 사전에 이야기해 둔 덕에 문제없이 왕비님의 이야기에 대답했다.
의외로 황녀는 연기를 잘하는 것 같았다.
“바우렌 폐하도 잘 지내셨습니까?”
“잘 지냈네. 아나트 4황녀도 잘 지낸 것 같아 다행이네.”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아나트 4황녀도 무사히 돌아왔으니 진솔한 이야기를 나눠 볼까요, 아가트 2황자?”
그때 왕비님이 이야기 살짝 큰 목소리로 2황자와 호위가 있는 곳을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아무래도 그들의 죄와 따지고 싶은 것을 이 자리에서 꺼내고 싶은 듯했다.
“…그전에 할 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레 왕비님.”
“그게 무엇이죠?”
“동생을 만났는데 저만 인사하지 않는 것은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동생과 이야기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가족을 만났는데 이야기도 못하게 할 수 없죠. 내 조금 급했던 것 같군요. 사과드리죠.”
왕비님이 말할 때 반응으로 봐서는 한번 해 봐라 너는 도망치지 못한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 정도의 위압감이 있었다.
터벅! 터벅!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구나 괴… 내 동생 아나트.”
“…네 정말 오랜만이에요 아가트 오라버니.”
말로만 보면 평범한 남매 사이의 인사였다.
하지만 말의 온도와 분위기는 전혀 아니었다.
마치 사이 나쁜 사람들이 억지로 반가운척하며 인사하는 것 같았다.
‘사이가 좋지 않다더니 바로 알겠군.’
“오랜만에 안아 보자꾸나 동생아.”
덥썩!
황녀에게 더 가까이 다가간 그는 그녀를 안아주었다.
“왜 아직도 살아 있는 거냐 괴물아.”
“……!”
‘…지금 동생한테 괴물이라고?’
본인 딴에는 작게 이야기한 듯했지만 강화된 육체를 가지고 있는 나의 귀에는 그가 하는 말이 전부 들렸다.
그리고 분명 그의 호위도 듣고 있을 것이다.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것으로 보아 분명 평소에도 그렇게 말한 것이 분명하다.
“제국에 돌아가지 않고, 용병들에게 죽지도 않고 왜 여기에 있는 거냐.”
“이, 이거 놓으세요 오라버니.”
“정말이지 예나 지금이나 너는 쓸모없는 괴물이구나.”
불쾌감, 그리고 혐오감.
아나트의 안에서 그것이 강하게 올라왔다.
어릴 적부터 자신을 무시해온 그였고 그는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싫었다.
그녀는 기분이 나빴다.
“당장 놓으세요 오라…….”
“윽!”
타다닥!
“오라버니?”
그때 갑작스럽게 자신에게서 떨어진 아가트에 살짝 놀랐다.
그리고 그가 떨어지게 된 이유를 그녀는 바로 알 수 있었다.
‘아스토리안 호위.’
그녀는 아스토리안이 분명하다고 확신했다.
근처에 서 있던 호위가 놀라며 다가올 때 그는 아무런 행동도 없었다.
그저 잠시 황자를 보다가 그녀를 향해 작은 미소를 짓고 앞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렇기에 자신을 도와준 것이라 확신을 할 수 있었다.
‘당신이었다면 부드럽게… 아, 아니야 무슨 생각이야.’
그리고 문뜩 미네르바를 안아주던 그의 모습이 갑작스럽게 떠올랐다.
생각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자꾸 그녀의 머릿속에서 떠오르고 있었다.
‘…나는 설마 그를…….’
“네놈 방금 2황자님께 무엇을 한 것이냐?”
갑작스러운 큰 목소리에 아나트는 정신을 차리고 앞을 바라보았다.
아가트의 호위 라온이 아스토리안의 멱살을 잡으며 따지듯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
‘눈치는 빠르군.’
나의 멱살의 잡고 있는 호위의 예상대로다.
남들이 보지 않게 그림자를 살짝 움직여 황자를 찔렀다.
물론 피는 나오지 않았고, 상처도 생기지 않았다.
딱 고통을 느낄 정도로만 발목을 찌른 것뿐이다.
찌른 이유는 별 것 없다.
가족을, 동생을 그런 식으로 함부로 대하는 것은 내가 납득하지 못한다.
가족은 서로를 지탱해 주고 믿을 수 있는 존재다.
그런 존재를 향해 괴물이라니 그래서는 안 됐다.
“왜 아무런 말도…….”
“놔, 날려버리기 전에.”
“뭐?”
“증거도 없이 이런 행동을 하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그것도 폐하와 왕비님이 있는 알현실에서?”
“…….”
심증밖에 없을 것이다.
그림자는 딱히 오러나 마나 같은 것이 느껴지는 것이 아니니까 말이다.
그나저나 계속 내 멱살을 잡고 놔주지 않아 기분이 나빴다.
그래서 슬쩍 폐하와 왕비님이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끄덕!
두 분은 곧 나의 시선을 눈치챘고 어째서 내가 바라보았는지 아는 것 같았다.
고개를 끄덕이셨다.
이것은 내가 할 행동을 허락한다는 사인일 것이다.
“난 경고했어.”
“뭐?”
빠악!
“크으윽!”
양팔을 움직여 나의 멱살을 잡고 있는 팔의 관절을 빠르게 후려쳤다.
부러지는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을 보면 분명 이 자는 화를 내며 반격할 것이 뻔히 보였다.
“망할자식이!”
‘역시나.’
움직임이 너무 뻔하게 보였다.
잠시 상대하며 기술이라도 볼까 했지만 이곳은 알현실의 안.
괜히 시간을 끌다가 주변에 피해가 생길 수도 있으니 빠르게 처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꽈악!
주먹을 강하게 쥐었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오러로 다리를 강화해 재빠르게 눈앞에 있는 그의 눈앞까지 파고들었다.
“무슨?!”
주먹에 오러를 두른다.
공격이 날아갈 준비가 끝났다.
콰앙!
쩌적!
“……?!”
나의 공격에 그대로 안면을 맞으며 그는 그대로 바닥에 처박혀 버렸다.
예상하지 못한 강한 공격에 정신을 차리지 못한 것 같았다.
‘그나저나 감옥에서부터 뭔가 묘하군. 힘이 생각보다 잘 들어가고 움직임이 조금 더 날카로워진 것 같아. …그때 그것 때문인가?’
“라, 라온?”
그때 당황한 듯한 표정의 황자는 나와 호위를 번갈아가며 바라보았다.
“이 망할 자식이 감히 나의 호위를!”
“아가트 2황자!”
“……!”
그때 폐하께서 큰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목소리에는 살짝 진노가 담겨 있었다.
“그는 정당하게 방위를 한 것뿐이네. 당신의 호위가 그의 멱살을 잡고 위협을 했으니까.”
“…….”
“걱정 말게나. 이것으로 문제 삼지 않을 것이고 최대한 그의 치료를 해줄 테니 말일세.”
“…알겠습니다.”
2황자가 얌전하게 답했다.
이곳에서 스스로를 지켜줄 유일한 호위가 쓰러졌으니 얌전하게 행동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도 그에게는 그 정도의 분위기 파악하는 능력은 있는 것 같았다.
“그럼 이제 아까 이야기한 대로 진솔한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하는데 괜찮겠죠 아가트 2황자?”
“…네 마레 왕비님 편하게 시작하시죠.”
* * *
그 이후 용병들을 부추기고 황녀를 죽이려고 했다는 사실은 그는 끝까지 부정했다.
왕비님과 폐하가 몇 번이고 날카롭게 이야기했지만 그는 끝까지 모르는 척했다.
애초에 인정할 일은 없을 것이다.
왕비님의 태도로 보아 증거는 없어 보이니 말이다.
그렇게 용병에 대한 이야기는 허무하게 끝을 맞이했다.
애초에 우리 쪽 사람이 다친 것도 아니었고, 이렇게까지 부정하며 모른 척하는데 더 이상 이야기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것 같았다.
이후는 황자가 황녀가 어떻게 지내는지 알았고 잘 지내는 것을 확인했다며 오늘 안에 돌아간다고 했다.
어째서인지 그렇게 이야기하는 그의 눈동자에서는 다른 두려움이 보였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병사들에게 부축된 호위와 황자는 함께 알현실을 떠났다.
그리고 폐하는 대부분의 귀족들을 내보냈다.
남은 것은 왕비님과 참모인 아리아님, 그리고 미네르바의 스승인 마리엘님과 나, 황녀뿐이었다.
“무사히 귀환해서 정말 다행이네 아스토리안. 그것도 황녀를 무사히 데리고 말일세. 정말 대단하네.”
“과찬이십니다 폐하.”
“허허. 과찬이라니 자네는 그 정도의 말을 들을 정도의 일을 해냈네. 아무튼 이것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으로 미루고 일단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듣고 싶네.”
“…알겠습니다.”
이동 당하고 있었던 일들을 상세하게 이야기해드렸다.
당연히 검을 들고 싸운 것과 그랜드 킬러에 대한 이야기를 제외하고 말이다.
“그런 곳까지 임페리얼 나이츠를 투입했을 줄이야.”
“역시 그자들이 잠입시킨 스파이랑 임페리얼 나이츠가 왕국에 생각보다 많이 남아 있는 것 같아요. 폐하.”
“…아무래도 대대적인 조사가 필요할 것 같네, 마레.”
“일단 생각해 둔 것들을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폐하.”
“나중에 듣도록 하겠네 마레.”
잠시 이야기하시던 두 분은 이내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정말로 대단한 일을 해주었네 아스토리안. 아주 자랑스럽네.”
“감사합니다 폐하.”
“이렇게 고생한 자네에게 아무런 포상 없이 넘어 갈 수는 없을 것 같군. 혹시 바라는 것이 있는가?”
“…….”
바라는 것이야 많다.
생각해서 정리해야 할 정도로 말이다.
그렇기에 지금은 잠시 보류를 해두어야 할 것 같았다.
“…일단 생각해 보고 말씀드려도 괜찮겠습니까 폐하? 제가 호위로 정신이 조금 지쳤습니다.”
“확실히 임페리얼 나이츠와 싸웠는데 멀쩡한 것이 더 이상하지. 알겠네. 빨리 돌아가 휴식을 취하게나.”
“감사합니다 폐하.”
내가 해야 하는 이야기는 전부 했다.
더 이상 할 일은 없었다.
이제 좀 마음 편히 휴식을 취하고 싶었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폐하와 왕비님을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남은 두 분에게서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안녕히 계십쇼 황녀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황녀를 향해서도 인사를 했다.
이제 이걸로 끝이다.
호위로써 그녀를 지키는 일은 아마 없을 것이다.
“아… 네.”
황녀는 뭔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 있는 듯 뭔가 아쉽다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곧 말을 멈추고 나의 인사를 받아주었다.
그렇게 나는 그녀에게 한 인사를 끝으로 알현실을 떠났다.
“…바우렌 왕이시여 저의 이야기를 들어주실 수 있겠습니까?”
아스토리안이 떠나고 아나트는 바우렌과 마레가 있는 곳 근처까지 다가갔다.
“무슨 일이지 아나트 4황녀?”
“부탁이 있습니다.”
“부탁?”
“저는 제국의 하려는 일… 저의 아버지이신 황제 폐하가 하려는 일의 현실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그것을 막고 싶습니다.”
“우리를 돕겠다는 것인가?”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그것을 하는 대가로 우리에게 무슨 부탁을 하고 싶은 건가?”
“…아스토리안 호위, 그를 저의 호위로 계속 남겨 주세요. 그것이 안 된다면 제가 그의 주변에 있을 수 있도록 해주세요.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제국에 제가 아는 모든 것들을 이야기해드리겠습니다.”
그녀는 드래곤이다.
그리고 그 드래곤으로서의 본성이 조금씩 풀려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