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194)
◈ 194화
콰아앙!
“…! 무슨 소리야?!”
“저, 저기 봐!”
한창 도시를 돌아다니며 수습과 탐문을 하고 있던 병사와 기사들.
그들은 갑작스러운 커다란 소리에 고개를 돌려 그 소리가 난 곳을 바라보았다.
“뭐야?”
“흙먼지? 폭발 같은 거라도 일어난 건가?”
소리가 난 곳에서는 흙먼지가 크고 넓게 일렁거리고 있었다.
당연하게도 무슨 일이 생긴 것이 분명했다.
“움직여! 이번 사태와 관련된 자가 있을지도 몰라!”
어째서 흙먼지가 일어난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들이 할 일은 간단했다.
사태의 파악.
그것을 위해 그들은 빠르게 흙먼지가 일어난 곳을 향해 움직였다.
“음? 이게 무슨 냄새야?”
“화약… 은 아닌데?”
“몰라 일단 빨리 가!”
어떤 냄새가 나는 벽을 지나 이들이 도착한 곳은 큰 저택이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저택의 마당에는 한 번에 수십 명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큰 구멍이 하나가 존재하고 있었다.
방금 만들어진 것 마냥 작은 흙먼지가 날리면서 말이다.
* * *
“그래서 안에 있던 것들이 무엇이라고?”
“몬스터들의 시체들이었습니다. 여러 종류, 특히 곰 형태 몬스터들의 시체가 가득했고 실험의 흔적도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
커다란 소리가 울리고 시간이 조금 흐른 뒤 생겨난 구멍의 안으로 인원들이 들어갔다.
그곳을 조사한 결과에 대한 보고를 지금 절제 기사단 기사단장 카스타인이 듣고 있었다.
“이번 사건과 관련이 있는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일단 알겠다. 뭔가를 더 찾아내면 보고하도록.”
“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보고를 마친 기사가 떠났다.
이어서 카스타인은 몸을 돌려 뒤편에 임시로 거주하고 있던 건물의 안으로 들어갔다.
끼익!
탁!
“…지하에 존재하던 건 정말 당신의 이야기대로더군.”
“사실만 이야기했으니까요.”
건물의 안에서 앉아 카스타인과 이야기하고 있던 사람.
그것은 아스토리안이었다.
“그래 믿겠네. 그러니까 이제 이야기해주겠나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러죠. 애초에 그러려고 온 것이니까요.”
아스토리안이 이곳에 온 이유.
정확히는 카스타인 기사단장, 그를 만나러 온 이유는 간단했다.
이번 사건에 나나 루치아가 범인이나 공범으로 지목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그걸 위해서는 그들보다 먼저 행동해야 했다.
그들이 뭔가를 알아내서 오는 순간 어떤 말이든 변명으로 들릴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내 경지를 아는 이 남자라면 이야기가 어느 정도 통할 것 같기도 하고 말이야.’
그렇게 나는 이곳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해주었다.
그랜드 킬러라 불리는 호문클루스 델타라는 이름의 존재와의 싸움, 그녀가 몬스터를 풀어둔 것, 그림자의 힘을 사용하는 부하들을 시켜 도시의 이들을 죽이려고 한 것.
그리고 폭발로 그녀의 시체가 사라졌다는 것.
마지막으로 그 그림자의 힘을 내가 흡수했다는 것까지 말이다.
“일단 이게 내가 아는 것들과 있었던 일입니다.”
‘그랜드 킬러는 그저 과거의 헛소문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던 말인가?’
“…전부 사실이 맞는 건가?”
“사실이죠.”
“…….”
지금부터 그가 어떻게 나올지 잘 보고 대답하고 행동해야 했다.
잘못해서 괜한 오해라도 생기면 일이 귀찮아지니까 말이다.
“…일단 기사들이 조사한 사실들과 비교했을 때 납득이 가는 이야기들이기는 하군. 하지만, 의문이 생기는 것도 있고 말이야.”
“무엇이 말이죠?”
“애초에 왜 당신은 그녀와 싸운 것이지? 그것도 이 도시 한복판에서?”
당연한 질문이었다.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그에게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그는 내가 그랜드 마스터임을 알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것에 대한 대답을 하려면 시간을 조금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제가 황녀님과 함께 사라졌던 일을 기억하시고 계십니까?”
“당연히 기억하고 있지.”
“다행이군요. 저는 그때 그곳에서 다른 그랜드 킬러와 만났습니다.”
황녀와 이동되고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해주었다.
그랜드 킬러 감마와 만나고 그녀가 제국의 인간들을 전부 죽이고 결국에는 내가 그녀를 죽인 이야기까지 말이다.
“결국 저는 황녀를 지켜야 했기 때문에 그 그랜드 킬러의 원수가 되어 버렸죠.”
황녀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나를 노리고 있었기 때문이었지만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이 상황상 나에게 유리해 그렇게 이야기를 전했다.
“…….”
내 이야기를 들은 그는 누가 봐도 생각이 깊어진 사람의 표정이 되었다.
“일단 알겠다. 정황은 들어맞는 것 같고 애초에 나를 찾아와 거짓말을 할 이유도 없으니 믿도록하지. 하지만 내가 판단을 하지는 못하겠군.”
“…….”
본인이 판단을 하지 못하겠다…….
그것은 내가 이야기한 것이 큰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뭐 솔직히 작은 일은 아니니 그것도 맞을 것이다.
그럼 그보다 높은 사람에게 판단을 맡기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리고 한 사람이 자동적으로 떠올랐다.
‘왕비님에게 보고할 생각인가 보군.’
폐하에게 보고한다면 내가 그랜드 마스터라는 사실까지 밝혀야 할 것이다.
아마 쉽게 믿을 수 있는 사실도 아니고 굳이 알리는 것도 좋을 것이 없어 보였다.
그럼 왕비님에게 보고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었다.
“함께 수도로 돌아가지. 그리고 성에서 이야기를 이어 하고 말이야.”
“그렇게 하시죠. 슬슬 수도로 돌아갈 생각이었으니까요.”
잘 되었다.
그와 함께 돌아간다면 내가 따로 마차를 빌리거나 할 것 없이 편하게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럼 돌아가 볼까 수도로.’
* * *
카스타인 기사단장 그가 준비한 마차를 타고 함께 수도로 돌아왔다.
미네르바와 두 제자를 그림자의 안에 넣어두고 함께 말이다.
그렇게 하루 정도의 시간이 경과 되었고 수도로 돌아오게 되었다.
수도의 입구를 지나 돌아오자마자 본 것은 내가 있던 도시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이었다.
한두 명이 아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새삼 느껴지는군. 이번 일이 얼마나 큰 사건이었는지 말이야.’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니 뭔가 기분이 묘했다.
꼭 나쁜 일이라도 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신경 쓸 건 없지.’
그렇다.
내가 신경 쓸건 없었다.
오히려 사람들을 노리는 위험한 그랜드 킬러를 내가 처리한 것이니까 말이다.
‘성에 도착하면… 일단 둘은 보내자.’
잠시 후 마차는 성문의 앞에 도달했고 나와 기사단장은 내렸다.
“먼저 가볼 테니 천천히 오게. 이봐 여기 이 사람을 왕비님의 방으로 안내해주게나.”
“알겠습니다!”
아무래도 먼저 가서 왕비님에게 보고를 해 둘 생각인 것 같았다.
하긴 같이 있는 곳에서 설명하는 것보다는 미리 듣고 생각할 시간을 가지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너희 두 사람 돌아가 봐.”
—네 스승님.
—알았어요 스승.
굳이 두 사람도 그림자 안에 있을 필요는 없었다.
그렇기에 휴식을 할 수 있도록 둘을 먼저 보내주었다.
“무슨 말씀 하셨습니까?”
“아뇨. 아무 말도 안 했어요.”
“알겠습니다. 그럼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미네르바도 보내줄까 했지만 왠지 벌써 보내기는 아쉬우니 이야기가 끝나고 그녀가 지내는 그랑 가문의 본가에 데려다줄 생각이었다.
터벅! 터벅!
그렇게 안내해주는 병사를 따라 왕비님이 있는 방을 향해 이동했다.
그런데 안내해주는 길이 평소와 조금 달랐다.
그때 왔던 길을 생각해 본다면 이건 돌아서 가고 있는 것이었다.
‘시간을 끄는 거군.’
우연히 이 병사를 택한 것이 아니고 사전에 명령을 해두었던 것 같았다.
나하고 이야기를 하기 전에 말을 고르고 생각하기 위해서인 것 같았다.
아무래도 그때 왕비님 앞에서 보여주었던 모습이 생각보다 강렬했던 모양이다.
“도착했습니다.”
그렇게 조금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결국 왕비님의 방 앞에 도착했다.
똑똑!
안내해주던 사람이 문을 두드리고 이어서 열어주기까지 했다.
덕분에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편하게 방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끼익!
다시 문이 닫히고 나는 방 안에 앉아 있는 왕비님 그리고 기사단장 카스타인을 보았다.
“오랜만에 만나 뵙습니다 왕비님.”
“그렇군요. 오랜만이네요 아스토리안.”
인사를 하자 왕비님은 살짝 웃으며 맞이해 주셨다.
“이야기는 들으셨습니까?”
“…네 전부 들었어요.”
“궁금하신 것이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시죠. 대답하겠습니다.”
“…….”
길게 끌 것 없었다.
내가 할 일은 왕비님을 납득시키는 것이었다.
내가 이 사건을 일으킨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솔직히 믿기지가 않더군요.”
“확실히 저라도 믿기 힘들만 한 사실이죠.”
“…그래도 저는 그 이야기를 믿기로 했어요.”
“네?”
예상외의 답변이었다.
왕국을 끔찍할 정도로 중요하게 여기는 분이시니 무언가 긴 이야기가 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내가 생각한 것과는 달랐다.
“숨기고 있어도 되는 상황에 아스토리안은 카스타인 기사단장을 직접 찾아가 이야기를 해주었어요. 그리고 이렇게 제 앞까지 얌전하게 와서 이야기하고 있죠. 그랜드 마스터라는 대단한 존재가 굳이 그런 수고를 하면서까지 속이려고 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뭐 믿어주신다니 다행이군요.”
“그리고 솔직히 말한다면 지금 중요하게 생각할 다른 것이 생겨 버렸어요.”
내 이야기의 진의 여부를 파악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딱히 떠오르지는 않았다.
“그게 무엇입니까?”
“이 사건의 범인이죠.”
“…범인은 제가…….”
“맞아요. 아스토리안이 말해주었죠. 하지만 아스토리안의 이야기대로면 그 범인은 죽었고 잡을 수 없는 상태예요. 그건 좋지 않아요.”
‘좋지 않다? …아.’
기억이 났다.
아무래도 왕비님은 내가 했던 이야기를 듣고 내가 처음에 예상했던 최악의 경우를 벌써 염려하고 있으신 것이다.
“피해를 입은 도시의 주민들은 큰 상처를 입었고, 그 소식을 들은 수도나 주변 지역들의 백성들도 분노했어요. 하지만 만약 이대로 범인이 죽었고 잡을 수 없다는 소식을 전하게 된다면… 아마 좋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거예요.”
분노한 자들에게는 분노를 풀 수 있는 배출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그 배출구가 막힌 상태였다.
그들에게 호문클루스라는 예전부터 존재한 강력한 존재가 그 일을 일으켰고 지금은 죽었다, 라는 소식을 전한다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사건을 덮으려고 한다거나 알아내지 못해 급하게 처리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수 있었다.
‘뭐 그건 알아서 할 일이지.’
솔직한 말로 내가 생각할 일은 아니었다.
왕국을 다스리는 사람이 생각할 일이다.
하지만 내가 그곳에 감으로 일어난 일이기에 어느 정도 책임감은 있었다.
그렇기에 무언가 부탁을 한다면 들어줄 수 있는 한도 내에서 도와줄 생각은 있었다.
“그들의 분노를 해소해 줄 수 있는 존재가 필요해요. …그리고 마침 그럴만한 자가 수도에 있어요.”
‘…설마 짧은 시간 안에 해결할 방법까지 생각해 둔 건가?’
왕비님이 머리가 좋은 줄은 알고 있었지만 벌써 이 사태를 해결할 방법을 생각해 두었다니.
솔직히 믿기지는 않았다.
“그게 누구입니까 왕비님?”
“그건…….”
* * *
퉁! 퉁!
“그거 들었어 아칸?”
“어, 어떤 거 말하는 거야 제니온?”
“다른 도시에서 일어난 폭발사건. 그거 범인 잡혔다고 하더라.”
“아 그 사건. 드디어 잡혔구나.”
아스토리안이 수도에 돌아오고 4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그가 있던 도시에서 일어난 폭발사건에 대해 제니온과 아칸이 대련을 하며 이야기하고 있었다.
“키클 백작님이라고 하더라고. 거기다가 그 사람 제국의 명령을 받던 스파이였데!”
“…무섭다. 그럼 왕성 습격 사건에 그 사람도 관여한 거겠지?”
“아마 그랬지 않을까?”
그리고 어째서인지 도시 폭발 사건의 범인이 델타가 아닌 사라나 가문의 키클 백작이 범인으로 지목되어 체포가 되었다고 했다.
“두 사람 이야기 그만하고 집중하세요.”
“아 넵!”
“죄송합니다 교관!”
이야기하던 두 사람을 조용하게 만든 사람.
그는 아스토리안이었다.
미묘한 표정의 그는 다시 집중하며 후보생들을 훈련을 봐주기 시작했다.
‘하아. 조금 심란하군.’
왕비님과의 대화했던 날 제국의 스파이로 의심되는 키클 백작이라는 사람을 이번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할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그가 체포되는 동안 집을 조사하여 증거를 잡아낼 거라는 것도 말이다.
그렇게 왕비님의 생각대로 그는 체포되었고 집안에서 그가 스파이라는 증거를 잡아냈다.
하지만 그곳에는 있을 리 없는 증거가 하나 더 있었다.
그것은 그가 도시에 일어난 폭발사건과 몬스터들을 풀어 습격을 일으켰다는 증거였다.
그렇다 왕비님은 백성들의 민심을 잠재우며 스파이도 잡아낼 방법을 동시에 실행하신 것이다.
‘제국의 스파이는 잡는 게 맞지만… 있지도 않은 죄를 뒤집어씌워서 완전한 악인으로 만들다니. …그것이 맞는 걸까?’
새삼 깨달았다.
정치라는 것은 생각보다 어둡고 음침하다는 것을 말이다.
‘…하아.’
왕비님이 한 행동 때문에 이런 기분이 드는 것은 아니었다.
제국은 적.
확실하게 배제하는 것이 맞았고 내가 한 것도 아니니까 말이다.
내가 지금 기분이 심란한 이유는 그를 악인으로 만드는 것에 내가 동조한 것 같은 묘한 기분 때문이었다.
‘…역시 이런 일에 조금 익숙해질 필요가 있을 것 같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