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196)
◈ 196화
“불카누스? 그게 뭐지?”
[대장장이일세 아스토리안. 그것도 내가 살아 있을 때 이름을 좀 날렸던 대장장이.]수도에 돌아오고 며칠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델타 그 여자가 있던 저택의 지하에서 구한 종이에 쓰여 있던 이야기를 그림자의 안에서 듣고 있었다.
정확히는 그랜드 몬스터 칼리스토의 발톱 조각과 관련된 것이 쓰여 있던 것 말이다.
[아무튼 그 불카누스가 만들어 주었다고 하는군. 칼리스토의 발톱을 잘라낸 무기를 말일세.]“…거의 200년 전에 있었던 일인데 이미 죽은 사람 아닌가?”
[다행히도 그는 드워프라네. 인간보다 수명이 긴 걸 생각하면 살아 있을 가능성이 높네.]“흠… 그렇군.”
[그리고 말일세 그 무기에 사용된 재료의 일부가 남아 있다고 하는군. 아마도 그게 그 여자의 집무실 서랍에 있던 물건인 것 같네.]“서랍? …아.”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떠올랐다.
주변을 뒤져 그때 가지고 왔던 2개의 물건을 찾아냈다.
“이걸 말하는 건가?”
특이한 색깔의 물약 같은 것이 들어 있는 병과 손바닥만 한 크기의 금속조각.
수정구슬을 제외하면 서랍에서 찾은 것은 이 2개뿐이었다.
[맞을 것일세. 정확히 쓰여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금속조각은 사용했던 무기의 파편이고, 물약은 무기를 재련할 때 들어갔던 액체인 것 같네.]“…흠.”
먼저 금속조각을 들어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리고 오러로 덧씌워 보았다.
우웅!
“…딱히 모르겠군.”
하지만 그저 오러에 덧씌워질 뿐 무언가 특별한 힘이 느껴진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이것에 필요한 것은 오러가 아닌 다른 무언가인 듯했다.
저 발톱을 잘라낸 것이라면 무언가 특별한 것이 분명 있을 것이다.
“이 액체는…….”
뽁!
병의 뚜껑을 뽑아 그대로 살짝 냄새를 맡아 보았다.
“…윽!”
지독한 쇠의 냄새였다.
그냥 쇠도 아닌 무언가 짙게 농축된 냄새.
살짝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였다.
“이것도 도저히 뭔지 모르겠군.”
[뭐 우리가 연금술사 같은 연구하는 사람도 아니니 모르는 게 당연하지 않겠나? 아무튼 그 2개가 그런 것이라는 건 알아두게나.]“…아무래도 이건 한동안 방치되겠군.”
루치아에게 부탁해 이것이 무언인지 알아내 달라고 부탁해 볼까 했지만, 그것보다 더 확실한 방법이 있었다.
“불카누스라는 자를 찾아내기 전까지는 말이야.”
그 무기를 만들어냈다는 장본인에게 물어보면 되는 것이다.
만약 그가 죽었다면 그때 그녀에게 맡기면 되는 것이고 말이다.
애초에 급한 것도 아니니 서두를 필요는 없었다.
탁!
그림자 안에 넣어둔 탁자에 그 두 물체를 올려두었다.
쿠워?
그때 그 소리에 반응하며 근처에 있던 존재가 나타났다.
쿠웡!
지하에서 데리고 나온 곰 형태의 새끼 몬스터였다.
녀석은 자고 있었던 듯 졸린 듯한 눈을 하고는 나를 향해 달려왔다.
쿠웡! 쿠웡!
그리고는 주변을 맴돌며 내 다리를 건드렸다.
이건 안아달라는 신호였다.
“나 원.”
스윽!
그대로 녀석을 안아주었고 근처에 있던 의자에 다가가 그대로 앉았다.
그날 이 녀석의 어미는 아이가 사는 것을 원했고 나는 그것을 이해했다.
자식이 죽는 것은 부모가 가장 원하지 않는 것이니까 말이다.
그렇기에 나는 어미가 내민 이 녀석을 잡아 들었다.
그때의 녀석은 아무런 저항이 없었다.
아마도 어미의 생각과 마음을 이해한 것이 분명했다.
[나 원은 내가 할 말일세. 분명 잠시만 데리고 있다가 조금 성장하면 풀어주기로 하지 않았나?]“아직 아기잖아.”
내가 죽음에서 데리고 나왔다.
그렇다면 최소한 어느 정도는 책임을 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절대로 녀석에게 정이 들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내 이럴 줄 알았네. 내 친구도 과거에 그렇게 동물을 키우다 정붙여서 결국 죽을 때까지 같이 살다 가버렸는데 또 그 광경을 보게 생겼군.]“머리가 좋은 녀석이니까 언젠가 떠나고 싶다면 떠나고 싶다는 모습을 보이겠지.”
마하트가 읽은 자료에 따르면 이 녀석의 부모는 10대 후반 정도에 인간의 지능을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이 녀석은 아직 아기이기에 인간으로 5살 정도의 지능을 갖고 있다고 했다.
생각보다 높은 지능 덕분에 나의 행동을 따라하게 만들 수 있었고, 이 녀석에게도 그림자의 힘을 받아들이는 행동을 하게 만들 수 있었다.
그렇기에 이곳에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이다.
솔직히 몬스터가 이 힘을 사용할 수 있을 줄은 전혀 상상도 못했다.
물론 마하트도 상당히 놀랐지만 말이다.
“그러고 보니 녀석이라 하기 그러니 이름을 지어줘야겠군.”
[…마음대로 하시게나. 나는 더 이상 상관하지 않을 테니 말일세.]“너도 같이 짓는 게 좋지 않겠어? 같이 키우는데?”
[…무슨 말인가? 내가 왜 그래야 하는가?]“상당한 시간을 여기서 지낼 텐데 네가 봐줘야지.”
[싫네!]“생명체를 키우는 걸 좋아하지 않나?”
[그건 아니지만…….]“그럼 해야지. 너는 나에게 감사할 일이 많잖아?”
[으음…….]그에게 거부권은 없다.
부탁까지 들어주고 있는데 거절한다면 스스로가 염치없는 엘프라는 걸 증명하는 셈이니까 말이다.
같이 지내면서 알게 된 건 그는 그렇게 뻔뻔한 성격이 아니라는 것이다.
[…알겠네. 같이 돌보겠네.]“그래 잘 생각했어. 그럼 같이 이름이나 생각하자고.”
[흐음… 이름이라…….]그렇게 나와 그는 녀석의 이름에 대해 고심하기 시작했다.
물론 아이디어는 많이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녀석이 마음에 들어 하는 것이 없다는 것이었다.
“곰탱이.”
쿠워!
[사브라노.]쿠워!
얼굴이 찡그려질 정도로 녀석은 성질을 내며 거절 반응을 보였다.
지능이 높다 보니 이름 짓는 것도 쉽지 않았다.
“흠 녀석 까탈스럽군.”
[슬슬 아이디어가 고갈이 나고 있네. 이대로라면 이름이 녀석이 되어 버리겠어.]“나도 그래. 흠…….”
까탈스러운 녀석의 이름을 고민하며 문뜩 어떤 이름이 떠올랐다.
“아르카스.”
[아르카스?]…쿠웡!
울음소리가 조금 전보다 휠씬 부드러워졌고 얼굴을 찡그리지도 않았다.
이것은 긍정의 의미로 받아들여도 되는 것 같았다.
[호오? 다행히 그건 마음에 드는 것 같군.]“그래 다행이네.”
[그 이름은 어디서 따온 건가?]작은 곰자리.
분명 전생에 그런 별자리가 있었다.
그리고 그 별자리와 관련된 설화 속에서 그것을 아르카스라 불렀다.
우연히 생각이 났고 그냥 별생각 없이 말해 본 것이었다.
“…아니 그냥 내 마음대로 지은 거야.”
하지만 이런 사실은 말해도 소용이 없을 것이 뻔하기에 적당히 둘러댔다.
[그렇군. 아무튼 너의 이름은 아르카스다.]쿠웡!
내 다리 위에 있던 아르카스는 그대로 마하트에게 뛰어들었다.
[어이쿠!]덥썩!
영혼의 3조각이나 합쳐져 그런지 그는 생각보다 강한 물리력을 행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종이나 책을 들거나 의자를 밀어낼 정도의 힘밖에 없던 그가 이렇게 묵직한 아르카스를 양팔로 들어 안을 수 있는 것을 보니 키우는 것에 문제는 없을 것 같았다.
[…본래의 영혼에 가까워져서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그대로 뒤로 넘어질 뻔했군.]“그거 다행이네.”
끼익!
의자에서 일어섰다.
이제 슬슬 돌아가 볼 때가 되었다.
“나는 이제 슬슬 가보지. 불카누스란 드워프에 대한 정보를 먼저 루치아에게 알아봐 달라고 부탁해야겠어.”
[알겠네. 아르카스는… 하아. 뭐 열심히 돌봐줘 보겠네.]“그래 잘 부탁한다고.”
그렇게 나는 그에게 아르카스를 부탁하며 그래도 그림자의 밖으로 나왔다.
* * *
현재 나는 한창 왕비님께 대가를 이야기하는 중이었다.
불카누스.
그를 찾는 것은 루치아에게도 부탁은 해두었다.
하지만 어려울 수도 있다는 대답을 들었다.
그녀가 알고 있는 불카누스가 같은 드워프가 맞다면 과거에 실종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했다.
이유는 그녀도 알지 못했다.
단지 그런 소문을 들었다고 했다.
그렇기에 왕비님에게도 그를 찾는 걸 대가로 요구한 것이다.
“알겠어요. 사람을 써서 찾아보도록 하겠어요. 하지만 그에 대한 소문은 나도 들은 적이 있어요. 그러니까 기대는 하지 않았으면 하네요.”
“알겠습니다.”
‘왕비님까지 알고 있다니. 내 생각보다 유명한 드워프였나 보군.’
왕비님까지 저렇게 이야기하시는 걸 보면 아무래도 빠르게 찾는 건 포기해야 할 것 같았다.
어쩌면 찾는다는 가능성도 말이다.
“그럼 두 번째는 무엇이죠 아스토리안 교관?”
“두 번째는… 아티팩트 하나만 하사해 주시겠습니까?”
“아티팩트 말인가요? 그건 제일 어렵지 않은 일이네요. 무슨 아티팩트를 원하시나요?”
“그건 나중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 원하는 아티팩트는 생각해 두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이곳에서 말한다고 별로 문제는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아는 사람은 최대한 적게 만들고 싶었다.
“알겠어요. 그럼 황녀의 호위는 받아들인다고 해도 괜찮을까요?”
“…네 왕비님. 황녀님의 호위 맡도록 하겠습니다.”
탐탁지는 않았다.
하지만 필요한 일이었다.
왕국이 제국에 대항할 수단을 만든다면 언제가 내가 제국에 대항할 때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고마워요 아스토리안 교관. …그렇다면 지금부터 우리들은 아주 중요한 이야기를 시작할 것이에요. 당신은 절대로 이 이야기를 발설해서는 안 돼요.”
내가 조금이라도 이야기하는 순간 황녀의 배신이 드러난다.
그렇다면 황제는 분명 황녀를 죽일 것이다.
그자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절대로 주의하겠습니다.”
“좋아요. …아나트 황녀 저희는 약속을 지켰습니다. 이제 당신의 차례예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떡인 왕비님은 그대로 황녀를 보았다.
표정은 상당히 진지했다.
“…네 마레 왕비님. 제가 알고 있는 것을 말씀드릴게요.”
‘…뭘 알고 있는 건가?’
황녀가 무엇을 잘 알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나에게 한 소리 들을 때까지 머릿속이 꽃밭으로 가득했던 여자다.
솔직히 나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전에 한 가지만 이해해주셨으면 해요. 저는 제국을 배신하는게 아니에요. 단지 폐하께서 하는 이런 행동을 막으려는 것뿐이에요.”
“알고 있어요 아나트 황녀. 전부 이해했으니 편하게 이야기해도 괜찮아요.”
“네 왕비님.”
이어서 황녀의 입에서는 여러 정보들이 나왔다.
어느 지역에 스파이를 잠입시켰고, 또 다른 황자와 황녀의 성격이 어떻고, 어떤 식으로 스파이를 침투시켰는지 말이다.
알고 있는 것이 상당히 놀라운 정보들이었다.
황녀 본인의 말에 따르면 이 정보를 알게 된 이유는 자신이 정치에 관심이 없었고 광적으로 폐하를 신뢰하며 황좌에 관심이 없는 무해하다는 인식을 사람들에게 주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좋게 말하면 무해고, 나쁘게 말하면 그저 허수아비.
그렇기에 자신이 있는 것을 신경 쓰지 않았고 그것을 통해 여러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고 했다.
“…아나트 황녀. 그 스파이가 침입할 수 있도록 만드는 기구가 있는 지역이 어느 지역이죠?”
“제 기억이 맞으면 이스카옷이라는 지역이었어요 왕비님.”
“…….”
왕비님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아니 왕비님뿐만이 아니었다.
카스타인 기사단장과 아리아 참모님 마저 표정이 변했다.
‘…뭔가 큰일이 벌어지겠군.’
확신했다.
방금 황녀의 이야기로 무슨 일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분명 그녀를 지키기 위해 움직여야 하는 일도 말이다.
* * *
“황녀가 개인적으로 왕비님과 만나는 일이 잦아졌다라…….”
고급스러운 정원.
그곳에서 60대 정도로 보이는 노인은 집사에게 받은 서신을 읽고 있는 중이었다.
“아무래도 불길한 예감이 드는군. 아니 아들놈이 잡혀갔으니 예감이 아닌 사실이겠지.”
이어서 그는 서신을 집사에게 돌려주었고 집사는 마법을 사용해 그것을 태워 버렸다.
“귀족들에게 연락을 돌리게. 슬슬 나에게 은혜를 갚으라고 말이야.”
“알겠습니다 키란 후작님.”
이스카옷 지역의 주인인 사라나 키란 후작.
잡혀들어간 키클 백작의 아버지이자 현 왕인 바우렌을 왕으로 만드는 것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준 존재였다.
말 그대로 개국공신이라 불러도 손색없는 자였다.
하지만 그에게는 남들에게 말하지 않은 또 다른 얼굴이 있었다.
“아무래도 왕국의 귀족으로서의 삶이 끝난 것 같군. 그럼 이제 숨길 필요도 없겠어.”
스윽!
그는 품 안으로 손을 넣어 무언가를 꺼냈다.
투명한 막대같이 생긴 무언가.
그것은 임페리얼 나이츠인 데이아른이 사용했던 것과 같은 통신 마도구였다.
그렇다.
그는 과거에 제국의 전 황제가 왕국에 심어두었던 스파이 임페리얼 나이츠였다.
“지원을 요청한다. 지금부터 나는 귀족들과 병사들을 모아 반란을 일으킨다. 그렇기에 그에 상응하는 자를 보내주기를 원한다. 가능하다면 위대하신 육성장군 중 한 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