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206)
◈ 206화
타닥!
“저택이…….”
“거의… 부서져 버렸네요.”
황녀와 함께 도착한 저택의 앞.
그곳에서 본 것은 말 그대로 어떤 힘에 의해 부서져 버린 저택이었다.
분명 우리가 들었던 소리의 몬스터가 한 짓이 분명했다.
‘…뭘 먼저 해야 하지?’
증거를 먼저 찾아내느냐 아님 몬스터를 추적하느냐였다.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보았고 역시 가장 먼저 해야 되는 것은 그것이었다.
“1기사를 먼저 찾겠습니다.”
“1기사를요?”
“아무래도 이곳에 있는 것 같으니 먼저 찾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그걸 어떻게 아시는 거죠?”
“피가 떨어져 있습니다.”
저택으로 향하고 있는 핏자국.
분명 나에게 팔과 다리가 잘린 그의 흔적이 분명했다.
“아! 그렇군요.”
“일단 지하로 함께 갔다 오시죠. 저도 그 장치를 직접 눈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알겠어요.”
타닷!
후웅!
무너진 저택으로 다가가 바람을 일으켜 잔해를 밀어낸 나는 지하로 내려가는 길을 찾아냈다.
이어서 그 길을 황녀와 함께 내려갔다.
터벅! 터벅!
“…그래도 빛이 들어오는군요.”
1기사가 검으로 만든 구멍.
저택이 부서지며 생겨난 또다른 여러 구멍들.
덕분에 하늘에 떠 있는 달빛이 안으로 들어왔고 내부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였다.
‘핏자국은 여기서 끊겼군.’
지하실 중간에서 핏자국은 멈춰 있었다.
마치 중간에 갑자기 사라진 것 같았다.
‘어떻게 된 거지? 지혈한다고 해도 조금은 흔적이 더 남아 있어야 하는데…….’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은 흔적에 의아함을 느꼈다.
그리고 동시에 앞에 있는 철창에 눈이 갔다.
‘…설마…….’
철창은 부서져 있었다.
그리고 당연히 안에 있던 몬스터는 없었다.
한가지 가정이 떠올랐다.
몬스터가 깨어나 주변에 있었고 이곳에 나타난 1기사를 잡아채 그대로 잡아먹었을 가능성이 말이다.
‘…제기랄 불길하군. 몬스터는 강한 힘을 가진 자를 먹는다면 더욱 빠르게 강해진다고 했는데.’
만약 나의 가정이 진짜라면 그건 최악이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증거고 뭐고 이대로라면 도시가 초토화되게 생겼다.
“황녀님.”
“무슨 일이죠 아스토리안?”
“일단 여기서 벗어나도록 하겠습니다.”
“네? 어째서요? 장치가 저기에 있는데요?”
“지금 상황이 좋지 않은… 뭣?!”
“꺄악!”
후웅!
황녀를 잡고 그대로 뒤로 크게 물러났다.
그리고 그 직후 우리가 있던 자리로 날카로운 발톱이 달린 손이 나타났다.
촤악!
사람만 한 크기의 손, 그리고 대검 같은 손톱과 초록빛의 도마뱀 같은 피부.
철창 안에 있던 몬스터는 밖으로 나간 것이 아니었다.
이곳에 있었던 것이다.
스륵!
휘둘러졌던 팔은 땅에서 떨어졌고 이내 투명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이 몬스터는 전신을 투명화시키는 것도 모자라 기척도 지울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큰일 날뻔했군. 그래도 이 안에 있다면 공격하는 건 어렵지 않아.’
우웅!
그림자 안에서 아이온을 꺼냈다.
그리고 빠르게 그림자의 검날을 만들어냈고 앞을 향해 겨누었다.
‘이 안에 있는 게 확실하다면 어떤 공격이든 맞게 되어 있어.’
지하실이 그렇게 좁은 공간은 아니었지만 이 정도 범위를 가득 채우는 공격 정도는 문제없었다.
그렇게 내가 천장을 향해 검을 휘두르려던 그 순간이었다.
콰앙!
“…! 이런!”
천장이 부서졌다.
그 몬스터가 천장을 부수고 나간 것이다.
“황녀님 잠시 기다리십시오. 금방 오겠습니다.”
이곳에서 놓칠 수 없었다.
지금 놓친다면 이 상태의 나로는 다시 찾는 것에 굉장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리고 저 몬스터가 일으킬 피해는 상당할 것이 분명하다.
지금 죽여야 했다.
놓쳐서는 안 된다.
“아스토리안!”
황녀가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미안하지만 지금은 이 몬스터를 처리하는 것이 먼저였으니까 말이다.
후웅!
빠르게 뛰어올라 몬스터가 만들어낸 구멍을 향해 빠져나갔다.
“뭐?”
느껴졌다.
몬스터는 도망간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이 망할 몬스터는 나를 유인한 것이다.
“제기랄!”
지하실에서 나온 순간 기다리고 있던 것은 투명화하고 있던 그 몬스터였다.
물론 보이지는 않았다.
나오는 순간 느껴지는 미세한 바람.
그리고 나를 죽이기 위해 노리는 살기.
그것으로 나는 이 몬스터가 나를 향해 조금 전의 날카로운 발톱을 휘두르는 것을 눈치챘다.
촤악!
콰앙!
“큭!”
방심?
뭐 방심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지친 육체와 부상으로 인해 너무 초조한 상태였다.
가장 간단한 전술을 생각해 내지 못했으니까 말이다.
슈융!
쾅!
“아스토리안!”
다시 지하실로 떨어졌다.
검을 들어 발톱 공격은 막아냈지만 땅에 떨어진 충격이 생각보다 컸다.
“괜찮아요?”
황녀가 다가와 나의 어깨를 받치며 살짝 일으켜 세워줬다.
이 자세로 황녀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아니 이런 생각할 때가 아니었다.
빨리 움직여야 했다.
“고맙습니다.”
황녀의 부축을 받으며 그렇게 일어났다.
그리고 천장 쪽을 집중하며 바라보았다.
‘오늘 많이 사용해 더 이상 사용하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나……?’
우웅!
공간안을 사용했다.
이것으로 몬스터의 위치를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쿠웅!
“…망할 자식.”
공간안을 해제했다.
왜냐하면 방금까지 투명했던 몬스터가 투명화를 풀고 우리들의 앞으로 착지했기 때문이다.
키에엑!
낼름거리는 혀, 날카로운 파충류의 눈동자, 그리고 이족보행을 하는 커다란 파충류의 모습.
일명 리자드맨이라 불리는 개체의 몬스터였다.
하지만 일반적인 리자드맨과는 달랐다.
크기, 느껴지는 기운, 그리고 몸 곳곳에 자라있는 뿔들.
못해도 100년 이상은 살아 강한 힘을 가진 것이 분명한 몬스터였다.
‘그런 몬스터가 그랜드 마스터를 먹어 치웠어. …힘을 거의 다 사용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상당히 강해진 것 분명해.’
방금 공격은 5성급 몬스터 이상의 힘이었다.
긴 시간을 살아와 축적된 힘과 강한 생명체를 먹고 얻은 힘.
어쩌면 이 몬스터는 엘더 몬스터에 준할지도 몰랐다.
‘엘더라도 몸만 멀쩡했다면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테지만 지금은…….’
만신창이.
번개로 인해 생긴 상처, 무리하게 움직여 생긴 상처, 그리고 힘의 반동들.
처음 그랜드 킬러와 싸웠을 때보다 더 심한 상태였다.
지쳐 쓰러져 기절해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뒤로 물러나십시오 황녀님.”
“아스토리안 안 돼요. 지금 당신의 상태는 내가 봐도 최악이에요.”
“이 도시에 저것과 싸울 수 있는 자는 저밖에 없습니다. 무고한 사람들이 피해를 입게 둘 수 없어요.”
“저 몬스터가 당신 때문에 나타난 것도 아니잖아요?”
맞다.
솔직한 말로 나하고는 상관없었다.
저 몬스터가 밖으로 나가도 내 탓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건 내 마음의 문제였다.
물론 목숨을 걸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상처를 입히고 막을 것이다.
정말이지 어느 순간부터 나는 그 두 사람을 너무 닮아 버린 것 같았다.
스릉!
촤악!
나를 경계하며 대치하고 있던 리자드맨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털썩!
끼에에엑!
재빠르게 휘두른 나의 검에 녀석의 팔이 그대로 땅으로 떨어졌다.
떨어진 팔은 물고기마냥 징그럽게 팔딱팔딱거렸다.
키에엑!
쾅!
큰소리를 내며 발을 강하게 디딘 리자드맨은 마치 잘린 팔쪽의 힘을 강하게 주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촤악!
“으! 저건 대체?”
“…최악이군.”
리저드맨의 팔이 재생되었다.
그것도 잘린 팔이 순식간에 말이다.
마치 그랜드 킬러의 회복력을 보는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는 재생력이 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재생력은 아무리 잘라내도 다시 자라나니까 말이다.
“…아스토리안 제가 도와줄게요.”
“황녀님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 마법을 사용할 줄 알아요. 제가 화염 마법을 저 몬스터의 상처 부위에 사용할게요. 그럼 제대로 재생을 할 수 없을 테니까요.”
“…….”
확실히 유용한 전법이다.
화상에는 재생이 잘되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문제가 있다면 그녀의 마법 경지가 어느 정도인지였다.
“몇 위계 마법을 사용하실 수 있습니까?”
“7위계까지 가능해요. 최근에는 8위계에 도전하고 있어요!”
생각보다 황녀의 마법 수준이 높았다.
실전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어쩔 수 없군. 도움을 받아야겠어.’
“부탁드리겠습니다.”
“꼭 도와드릴게요.”
황녀의 표정이 밝아졌다.
나의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여 기뻐하는 것 같았다.
‘후우. 일이 이렇게 될 줄이야.’
설마 황녀와 같이 싸우게 되는 날이 오게 될 줄은 몰랐다.
정말 사람 일은 모르는 것이었다.
우웅!
일단 그림자의 힘을 사용해 그녀의 주변에 방어막을 준비해 두었다.
만약 저 몬스터가 황녀를 공격한다면 이것이 그녀를 보호해 줄 것이다.
“가겠습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스윽!
나의 이야기 직후 황녀는 안대를 벗었다.
어차피 주변에는 사람도 없기도 하였고 그녀도 싸우기 위해서 필요했던 것 같았다.
키엑?
“어?”
키에에엑!!!
그때 갑작스럽게 몬스터가 흥분한 듯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내 생각이 맞다면 방금 몬스터는 황녀와 눈이 마주쳤을 것이다.
‘설마 공포 때문인가? …아니 그것보다는 발악에 가까운…….’
키에엑!
콰앙!
비명을 지르듯 흥분하던 몬스터가 갑작스럽게 뛰어들었다.
위치로 보았을 때 분명 황녀를 노리고 있었다.
‘미친 자식이 갑자기 왜 이러는 거야?’
당혹스러웠다.
하지만 상대가 나를 보고 있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걸 이용할 수 있었다.
타닥!
빠르게 몬스터의 복부 쪽으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그대로 검을 휘둘러 몸을 베어내 버렸다.
스릉!
촤악!
몬스터의 몸은 정확히 상체와 하체로 나뉘며 베어져 땅으로 떨어졌다.
털썩!
키에엑!
하지만 몬스터는 멈추지 않았다.
양팔을 이용해 움직이더니 이내 하반신을 재생시켜 계속 황녀에게 뛰어들었다.
‘도대체 왜?’
이해가 가지 않았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 몬스터가 이렇게까지 움직이는지 말이다.
후웅!
검을 고쳐 잡으며 그대로 뛰어들고 있는 몬스터의 등 위로 착지했다.
푸욱!
그리고 그대로 검을 꽂아넣었다.
푹! 푹! 푹!
이어서 팔과 다리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그림자의 힘을 날카로운 대못처럼 만들어 그대로 꽂아 넣었다.
그것으로 아슬아슬하게 황녀의 앞에서 녀석을 멈출 수가 있었다.
“황녀님 일단…….”
키엑!
하지만 그림자에 찔린 녀석은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더 강하게 저항하였고 결국 오른팔이 뜯겨나갔다.
후웅!
하지만 녀석은 그 뜯겨나간 팔을 그대로 황녀를 향해 휘둘렀다.
“제기랄!”
검을 놓으며 빠르게 황녀를 향해 달려나갔다.
이미 팔은 황녀에게 거의 접근한 상태였다.
아무래도 황녀를 지키기 위해서는 피해를 감수해야 할 것 같았다.
덥썩!
촤악!
황녀의 앞에 도달한 순간 그녀를 안으며 그대로 물러났다.
하지만 완전히 피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였고 등을 내줄 수밖에 없었다.
“큭!”
“아스토리안!”
“괜찮습니다.”
깊은 상처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가벼운 상처도 아니었다.
위험했다.
포션을 뿌린다고 해도 완전히 회복될 상처가 아니었다.
이대로 방치한다면 최악의 경우 아무것도 못하고 쓰러질 수도 있었다.
‘…하아. 상처를 고치고 싸울 수 있을 만한 힘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 제기랄 한가지가 있기는 하군.’
내키지도 않았고 도저히 부탁할 만한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방금 움직임을 보고 확신했다.
이 몬스터는 절대로 풀어놓아서는 안 된다고 말이다.
우웅!
촤악!
그림자를 회수해 그대로 황녀와 나를 보호하도록 막을 만들어냈다.
키에엑!
쾅! 쾅!
보호막으로 인해 접근할 수 없어지자 몬스터가 두드리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오래 버티기는 힘들 것 같았다.
빨리 행동해야 했다.
“황녀님. 이런 말을 하는 게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한가지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뭐, 뭔가요?”
“당신의 피를 저에게 조금만 나누어 주실 수 있겠습니까?”
드래곤의 피.
양날의 검이기는 하지만 분명 지금 상황을 바꾸는데 충분한 도움이 되어줄 것이다.
“제, 제 피를요?”
황녀는 당혹스러워하는 표정이었다.
이해한다 갑자기 피를 달라니 그게 무슨 말인가 하는 생각일 것이다.
“…알겠어요. 드릴게요, 제 피.”
스윽!
황녀는 잠시 생각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이제 자신의 품안으로 손을 넣었다.
그녀가 꺼낸 것은 단검이었다.
촤악!
그녀는 단검을 잡고 그대로 손바닥을 베어 상처를 만들었다.
“……!”
“어서요! 뭔가 생각이 있는 거잖아요?”
“…실례하겠습니다.”
그녀는 큰 고민 없이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나도 놀라고 있을 틈이 없었다.
스윽!
한쪽 무릎을 꿇으며 그녀의 손목을 잡아 살짝 들어 올렸다.
그리고 그녀의 손바닥에 떨어지는 피를 받아 마셨다.
꿀꺽!
“…아.”
느껴진다.
내 안의 무언가가 변하고 있었다.
무언가가 속삭이는 것 같았다.
그것에 집중하며 나는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