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213)
◈ 213화
드래곤 이터.
용을 저주한 어느 인간이 가졌던 힘으로 그 피를 이은 자들이 각성하던 힘이다.
간신히 살아남은 그 인간의 후손은 일족을 이루었고 대륙 어딘가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아주 가끔씩 드래곤 이터를 각성한 인간을 배출하면서 말이다.
‘아버지가 나중에 말씀해주셨지. 본인이 그 일족의 후예이고 그리고 그 일족에 싫증이 나서 나왔다고 말이야.’
만약 그 말대로라면 눈앞의 저자는 그 일족 중 한 명일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아버지의 가족일 수도 있었다.
‘또 어쩌면 나의 의문에 대한 대답을 해줄 수 있을지도 모르고 말이야.’
“마하트 난 저자를 생포한다.”
[뭐라고? 자네 진심인가? 오러 마스터도 아니고 그랜드 마스터를? 자살 행위네!]“저자는 나와 같은 드래곤 이터야.”
[…허? 드래곤 이터? 저자가?]“방금 던진 병 안에 들어 있던 건 드래곤의 피야. 마셔본 사람으로서 확신할 수 있어.”
[그렇다면 저자가 자네가 원하는 답을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군.]마하트가 나의 이야기의 의도를 이해한 것 같았다.
그렇다 저자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들이 생겼다.
어째서 드래곤의 피를 마시고도 감정이 폭주하지 않고 멀쩡한 것인지, 드래곤의 피를 마시면 그 피의 주인에게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인지 말이다.
“하앗!”
화르륵!
그때 몸을 추슬렀는지 그가 양 주먹을 부딪치며 힘을 모았다.
직후 화염이 몸의 중간중간에서 일어났다.
아까 전과는 느낌이 달랐다.
전신에 화염을 두른다는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필요한 부분에만 두른 듯한 느낌이었다.
‘주먹을 휘두를 생각인가 보군.’
몸에서 느껴지는 기운, 주먹에서 느껴지는 기운.
확실하다.
저자는 이번에 직접 나를 향해 주먹을 휘두를 생각이었다.
‘분위기를 보니 전력으로 덤빌 생각이군. …그때 그자하고 싸울 때와 정반대로군.’
성에서 싸웠던 임페리얼 나이츠 3기사.
나는 그를 협박했고 쉽게 죽이지 못하도록 제약을 만들었다.
이번에는 내가 그런 입장이 되었다.
협박은 아니지만 그는 내가 원하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죽일 수 없다.
스윽!
검을 고쳐 잡았다.
‘하지만 그저 죽일 수 없을 뿐이지.’
죽일 수 없을 뿐.
아무것도 못하게 무력화시킨다면 모든 것은 해결된다.
콰앙!
땅을 강하게 디디며 그대로 뛰어들었다.
“하앗!”
콰앙!
이어서 저자도 내가 뛰어드는 것에 맞춰서 뛰어들었다.
‘신검합일은 쓸 수 없어. 그가 죽을 수도 있으니까. 그렇다면… 새롭게 얻어낸 힘을 이용해 봐야겠군.’
검에 오러를 둘렀다.
물론 그냥 오러가 아니다.
새롭게 익힌 속성을 부여해 두른 것이다.
“번 드래고닉 팽!”
그때 다가오던 그가 양팔을 휘둘렀다.
화염으로 이루어진 4개의 거대한 드래곤의 발톱.
그것이 나타나 나를 향해 날아왔다.
‘날아오는 발톱이라. 재밌는 기술이군.’
검을 강하게 잡았다.
다가오는 기술을 향해 그대로 강하게 휘둘렀다.
‘아스토리안류 뇌산(雷散).’
파지직!
검에 둘러진 번개 속성이 부여된 오러.
그것이 번개가 퍼지는 것처럼 움직이며 상대의 기술을 향해 날아갔다.
‘잘 움직이는군.’
번개 속성.
그것은 아가레스와 대련을 하며 조금씩 이해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완전히 익히게 된 계기는 임페리얼 나이츠 1기사와의 싸움이었다.
그는 번개 속성이 부여된 여러 기술을 보여 주었고 나는 맞받아쳤다.
덕분에 다른 속성의 기술들처럼 어렵지 않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화르륵!
파지직!
화염의 발톱과 날아간 번개는 그대로 뒤섞였다.
뒤섞이기만 했다.
위력을 줄이거나 공멸하거나 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공격을 더욱 위협적으로 만들어냈다.
‘이 정도면 됐군.’
누군가가 보았다면 이해하지 못할 행동일 것이다.
당연하다.
누가 상대의 공격을 강하게 만들어 그것을 되돌려 주겠다는 생각을 하겠는가.
‘아스토리안류 역류(逆流).’
스윽!
역류를 사용했다.
그렇게 번개와 뒤섞은 화염의 발톱은 그대로 나의 검의 움직임을 따라 움직였다.
이것이 번개 속성을 공격이 아닌 화염의 발톱과 뒤섞이게 만든 이유였다.
공격의 위력을 오히려 강하게 만들어 상대에 돌려주기 위해.
그리고 나에게 익숙한 흐름을 의도적으로 섞어 더욱 조종하기 쉽게 만들기 위해 말이다.
“무슨?!”
자신의 공격이 그대로 되돌아오기 시작한 광경에 아벨은 놀라고 있었다.
번개 속성을 부여하는 힘까지 있는 것도 놀라운데 공격을 되돌려 준다.
어린 외모라 그는 살짝 얕보았던 것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눈앞의 광경으로 그것은 전부 사라졌다.
그리고 느꼈다.
지금 되돌아오는 공격을 막아냈다가는 큰 상처를 입게 된다고 말이다.
도망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된다고 말이다.
‘피해야… 윽!’
공격을 피하려고 했던 그는 갑작스럽게 자리에서 몸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것이 자신을 공중으로 이동시켰던 것과 같은 힘이라는 것도 말이다.
‘제기랄!’
전력을 다해 힘을 준다면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막는 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 그는 판단했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다가오는 공격을 완전히 피하지 못할 것이다.
아벨은 고민했다.
지금 상황에서 무엇이 가장 나은 선택인가 말이다.
감마를 죽인 인간이라면 어떤 희생도 없이 이길 수 없다.
상처 입고 싶지 않았고 뭔가를 희생하고 싶지도 않았다.
고민 끝에 그는 어떤 한가지 결론을 내렸다.
“항복한다!”
“…뭐?”
철그럭! 철그럭!
몸의 갑옷을 벗으며 아벨이 빠르게 양손을 들었다.
항복의 표시였다.
‘제기랄!’
갑옷을 벗은 무방비 상태.
만약 이 상태로 이 공격을 맞으면 큰 부상을 입고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다.
공격의 방향을 바꾸어야 했다.
우웅!
후웅!
몸을 틀어 어떻게든 공격을 하늘로 향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잠시 후.
화르륵!
파지직!
하늘로 올라간 공격은 화염과 번개를 사방에 흩뿌리며 그대로 천천히 사라졌다.
‘제기랄 너무 억지로 틀었군.’
팔이 저렸다.
흐름을 억지로 바꾼 반동이다.
이 정도면 차라리 다행이었다.
더 심하면 몸을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게 되니까 말이다.
타닥!
땅으로 착지한 나는 빠르게 그자의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림자를 사용해 그의 몸을 구속했다.
“음! 단단히 묶으셨군.”
스윽!
이어서 검을 들어 그의 목에 가져다 댔다.
“무슨 속셈이야?”
“나는 속셈 같은 거 없어. 죽기 싫고 상처 입기 싫으니 항복한 거지. 그리고 무엇보다 나 같은 자를 함부로 죽이면 왕국의 손해라는 것도 알고 말이야. 이렇게 전쟁을 준비하는 중에 말이야.”
“…….”
이자는 강하다.
분명 얕볼 수 없는 존재다.
그리고 이 강함은 왕국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제국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한 명이라도 큰 힘이 필요하니까 말이다.
“당신이 우리를 도와줄 것이라 어떻게 믿지? 나는 믿지 못하는 힘은 배제하는 주의다.”
“어린 놈이 말하는 게 살벌하네. 진짜 어린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대화가 되지 않는군.”
스윽!
검을 목에 더 가까이 가져다 댔다.
아직 죽일 생각 없다.
그저 제대로 대답이 나오지 않아 짜증이 나서 그런 것이다.
“구매자 명단이랑 내가 몬스터를 판매하고 이득을 얻는 모든 이들의 정보를 넘겨줄게. 어때?”
“그것으로 네가 얻는 건 뭐지?”
“자유. 나를 구속하지 않고…….”
“그냥 여기서 죽어라.”
너무 헛소리였다.
그렇기에 겁을 줄 생각으로 살기를 담으며 검을 휘두르는 시늉을 했다.
“머, 멈춰! 왕국에 협조할게! 어때?”
“…협조?”
“내가 아는 모든 정보를 제공하고 앞으로의 전쟁에도 도움을 준다. 그걸 대가로 나에게 자유를 준다! 어때?”
“…….”
이야기는 나 혼자 결론을 낼만 한 것이 아니었다.
직접 성으로 데려가서 해야 하는 이야기다.
‘…구현화를 사용하지도 않고 왜 이런 섣부른 결론을 내리는 거지?’
하지만 동시에 의심이 갔다.
너무 쉽게 항복했다.
그랜드 마스터라면 전투 중에 도망갈 기회를 만드는 것이 더 쉬울 것이다.
무언가 꿍꿍이가 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몇 가지 물어보지.”
“물어봐봐.”
“왜 쉽게 항복한 거지? 더 저항해 도망갈 틈을 만든다는 선택지도 있었을 텐데?”
“상처 입기 싫어서. 그리고 목숨 걸고 싸우기도 싫으니까. 난 즐겁게 더 살고 싶거든. 더 싸웠다가는 분명 네가 생포는 불가능하다면서 죽이려고 결심하는 게 보였으니까.”
“이유가 그거뿐인가?”
“그거뿐이다.”
“…….”
‘도대체 이 인간은 뭐야?’
이런 유형의 인간은 처음이다.
죽기 싫어서 즐겁게 살고 싶어서 항복하는 그랜드 마스터라니.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아예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고 싶은 것, 원하는 것을 위해 선택하는 행동.’
그는 원하는 것을 위해 선택했고, 그 선택이 항복이었다.
나와 사고 관념은 다를 뿐 그도 원하는 것을 위해 모든 하는 인간이었다.
“그래 알겠다.”
“…? 이해해 주는 거야?”
“문제 있나?”
“아니… 문제는 없는데…….”
“그보다 개인적으로 뭐 좀 물어보지.”
“물어본다고?”
“드래곤 이터. 너는 그 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지?”
“……!”
표정이 변했다.
상당히 진지한 표정이었다.
“그게 무슨 말이지?”
“네가 마신 액체. 아까 전에 던진 병 안에 남아 있던 액체로 드래곤의 피인 걸 확인했어. 나는 그저 드래곤 이터에 대해 알고 싶을 뿐이다.”
“…….”
그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저 나를 노려보며 가만히 멈춰 있었다.
“대답해 줄 생각이 없나 보군.”
“누군지도 모르는 네놈에게 할 말은 없어. 나를 데려가 협상을 위해서.”
“…….”
완고하다.
아무래도 평범하게 이야기하는 것으로 듣는 것은 포기해야 할 것 같았다.
그렇다면 방식을 바꾸어야 했다.
“그럼 거래를 하지.”
“거래?”
“내가 원하는 정보를 말해 준다면 널 지금 풀어주지.”
“……!”
원래는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범죄자를 마음대로 풀어주다니 똑같은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 정도로 알고 싶었다.
드래곤 이터의 힘에 대해서 말이다.
“제정신이냐?”
“제정신이다. 그러니까 선택해. 네가 원하는걸.”
“…너를 어떻게 믿지? 그게 거짓말이라면 어떻게 할 건데?”
“마음대로 생각해. 10초 줄 테니 정해.”
내심 후자를 택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선택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다.
포기하고 다른 방법을 생각하는 수밖에 말이다.
그렇게 가만히 서서 10초를 셌다.
“…….”
“…시간 됐다. 어떻게…….”
“무엇이 궁금하지?”
결정 났다.
이자는 후자를 택했다.
“먼저 너. 드래곤의 피를 마셨는데 어떻게 멀쩡하지? 중독에 의해 감정이 폭주해야 하지 않나?”
“잘 알고 있군. 본래라면 그렇지. 하지만 독이 그렇듯 드래곤의 피도 내성이 생겨. 그렇다면 감정이 폭주하는 일은 없지.”
‘내성이었군.’
지금까지 마신 드래곤의 피는 총 3번.
어릴 적, 독에 중독 되었을 때, 황녀에게서.
그렇다면 충분히 납득이 갔다.
“그럼 만약 살아 있는 드래곤의 피를 마신다면 어떤 영향이 생기게 되지?”
“살아 있는 드래곤? 그런 미친 짓을 한 인간이 있다는 거냐?”
“미친 짓?”
“드래곤의 피를 마신다면 그 피의 주인 성격에 영향을 받지. 하지만 그건 내성이 생기면 어느 정도 괜찮아져. 문제는 다른 거다. 살아 있는 용의 피를 마신다면 그 피의 주인을 향한 절대적인 감정을 가지게 되는 거다.”
절대적인 감정.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속이 일렁거렸다.
만약 다음 말을 듣는다면 분명 후회한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들어야 했다.
반드시 정체를 알아내야 했다.
“그 드래곤을 향해 조금이라도 호의를 가지고 있다면 그 호위가 극대화되어 그 드래곤을 위해 목숨조차 내놓을 수 있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무엇을 하든 드래곤을 향한 감정을 가지게 되는 절대적인 감정이다.”
“…….”
“이봐?”
이제 이해가 됐다.
납득이 되었다.
두 사람을 향한 나의 감정은 드래곤의 피로 인해 극대화된 감정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호의가 있기에 생긴 감정이다.
미네르바를 향한 마음은 애초에 거짓이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문제는 황녀야.’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녀의 외견에, 그녀의 모습에 호의가 생겼었다.
그렇기에 그녀에게 받은 피가 그 마음을 만들어냈다.
“그 감정을 없앨 수 있나?”
“죽는 거 외에는 방법이 없지. 이미 하나가 된 것을 나눌 수 없을 테니까.”
방법이 없다.
그것은 결국 한가지 결론을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감정을 인정하는 것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