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219)
◈ 219화
“나 다녀 옵니다 교관!”
“그래 다녀와라.”
다음날 저녁.
나는 창문 넘어로 제니온을 향해 손을 흔들어주고 있었다.
왜냐하면 제니온은 오늘 가족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분명 아침에 소식이 전해졌는데 그날 저녁에 약속을 잡다니. 카빌레아 가문의 행동력은 예전부터 무섭네.’
한번 정하면 빠르게 진행한다.
그게 카빌레아 가문이다.
단숨에 뿌리를 뽑으며 확실하게 진행하는 건 좋지만, 이러다가 뭔가 일이 잘못되어 괜한 실망이라도 할까 걱정이 됐다.
‘…아니 생각해 보니 걱정은 필요 없겠지. 녀석의 성격상 가족이랑 같이 있으면 웬만한 일은 다 즐겁게 보낼 테니까.’
다시 생각을 해보니 걱정은 필요 없었다.
그렇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신경 쓰이는 건 그것보다는 이거지.’
나는 품에서 어제 찾아낸 그 알약을 꺼내 손바닥 위에 올려두었다.
‘결국 이건 임페리얼 나이츠가 사용하던 알약이 맞았군.’
약이 제조되는 장소를 경비병에게 들키지 않게 알리고 나서 나는 연행되는 그들을 미행했다.
그리고 그런 와중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이 알약이 지금 성에 잡혀 있는 늑대인간 형태의 임페리얼 나이츠가 가지고 있던 것이고 어떤 귀족이 유출 시킨 것이라고 말이다.
정말이지 어이가 없었다.
이런 위험한 물건이 유출된 것도 그렇고 그걸 모르고 있던 사람들도 그렇고 말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오리지널 만큼의 효과는 없다는 건가?’
판매되던 그러드는 오러를 급격히 강하게 만들거나 극단적인 강화의 효과는 없었다.
딱 하급이 일시적으로 중급에 가까운 힘을 낼 수 있는 정도였다.
‘더 이상 만들어질 일은 없으니 걱정은 없지만 덕분에 어떤 생각을 해버리게 되버렸군.’
손바닥에 올려둔 알약을 오러를 이용해 가루로 만들어 그대로 없애 버렸다.
그리고 그림자에 손을 넣어 방금 들고 있던 것과 비슷한 크기와 형태의 알약을 꺼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그림자의 힘을 사용하던 임페리얼 나이츠가 가지고 있던 알약이다.
그 알약에서는 강한 오러가 느껴졌다.
분명 내가 이것을 먹는다면 일시적으로 조금은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지만 위험한 순간 상대에게 반격의 기회 정도는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부디 내가 이걸 사용하는 상황은 오지 않기를…….’
* * *
2주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왕국 내의 긴장감은 조금씩 커지고 있었고 징병된 병사와 기사들 그리고 내가 가르치는 후보생들은 착실히 단련 중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후보생이 아닌 제자를 단련시키는 중이었다.
탁! 탁! 탁!
“더 빠르게 바나간드.”
“네!”
그림자 안.
그곳에서 한창 바나간드를 수련시키는 중이었다.
슬레비나는 낮에 다른 후보생들과 함께 충분히 단련을 해두었기에 휴식 중이었다.
후웅!
“윽!”
목검을 휘둘러 나를 찌르려고 하던 녀석이 다가오지 못하게 막아냈다.
그리고 녀석이 피한 직후 다시 목검을 빠르게 휘둘렀다.
따악!
“악!”
나의 목검은 그대로 녀석의 머리를 내려쳤다.
상당히 아팠는지 맞은 부위를 부여잡으며 뒤로 크게 물러났다.
“언제나 시야를 넓게 해서 회피하라고 했잖아.”
“하고 있어요. 하고 있는데… 어려워요!”
“안 하고 있어. 하고 있으면 이걸 맞을 리가 없잖아.”
“으…….”
바나간드의 공격은 거의 완벽했다.
공격 한 번, 한 번이 치명상이 될 수 있는 부위를 노리고.
내가 가르친 기술까지 완벽하게 따라하고 있었다.
하지만 바나간드의 문제는 방어와 회피였다.
이 녀석보다 약한 자라면 아무것도 못하고 패배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비슷한 실력을 가졌거나 좀 더 강한 실력을 가졌다면 그의 허점을 바로 눈치챌 것이다.
“넌 공격에 너무 집중해. 본능적으로 공격해야 하는 부위를 눈치채는 것 좋지만 그것에만 집중하니까 방어가 약해지고 회피가 늦는 거야.”
“…알고 있어요. 알고 있다고요.”
“…….”
‘요새 점점 더 짜증을 내는군. 반항기인가?’
타고난 천성 때문인지 아님 그냥 반항기인지 요새 녀석이 살짝 짜증을 낼 때가 많았다.
아무래도 스승으로서 지도가 필요할 듯했다.
“알고 있는 녀석이 그걸 맞고 나한테 짜증을 내?”
후웅!
“으악!”
녀석에게 빠르게 접근해 다시 한번 목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이번에는 빠르게 반응해 잘 피해냈다.
“잘 피하잖아. 이래놓고 하고 있다고?”
“으…….”
나의 이야기에 대답 없이 녀석은 그저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미안하지만 시간이 없다.
전쟁까지 그렇게 많은 시간이 남지 않았다.
확실한 내 편, 강한 내 편을 한 명이라도 더 만들어 두어야 했다.
“다시 간다.”
“으악 살려줘요!”
그렇게 내가 목검을 고쳐 잡고 다시 덤벼들려고 하던 그때였다.
—스승님.
“슬레비나?”
“빈틈!”
“그런 거 없어.”
빠악!
“으악!”
—스승님 괜찮으세요? 무슨 일 있으세요?
“아니야. 이야기하는 틈에 바나간드가 덤벼들려고 해서 그래.”
—아하 그렇군요. 아무튼 스승님 성에서 기사들이 찾아왔어요.
“또?”
분명 전에도 기사가 찾아와 슬레비나가 알려줬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또 무슨 일로 찾는지 궁금했다.
—그게 이번에는 좀 많이 심각한 것 같아요. 급해 보이는 표정에 상당히 서두르는 모습이었어요.
“그래? 알겠어. 그럼 금방 나갈게.”
—넵!
그렇게 슬레비나와 이야기를 마치고 바닥에 쓰러져 있는 바나간드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바나간드 내가 일이 생겨서 오늘 여기까지 하자.”
“으아 끝났다!”
“너는 회피랑 방어 연습해 놔.”
“…네 알겠어요.”
대답에 힘이 없었다.
하기 싫은 것이 눈에 선명했다.
하지만 이 녀석이 단련을 게을리할 리는 없을 것이다.
제국 때문에 살던 곳에서 쫓겨난 녀석이다.
그 때문에 제국과의 싸움을 앞둔 지금 내가 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단련을 하고 있다.
손에 박힌 굳은살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밖에 나가서 아르카스 산책도 좀 시켜주고.”
“…아르카스 타고 놀아도 돼요, 스승?”
“그 녀석이 얌전히 허락하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바나간드는 그렇게 멀리서 누워서 있던 아르카스를 향해 달려나갔다.
뭐랄까 나이에 맞는 모습을 보니 뭔가 흐뭇했다.
‘그럼 나도 할 일을 하러 가볼까?’
우웅!
천천히 그림자 밖으로 나온 내가 있는 곳은 내 방이었다.
하늘에 노을이 지고 있는 것을 보니 벌써 저녁 시간 때가 된 것 같았다.
‘저녁 시간에 급하게 부른다니 도대체 무슨 일이지?’
침대에 올려둔 겉옷을 걸치며 그대로 밖으로 나갔다.
그러자 아카데미 정문 앞에 서 있는 기사들의 모습이 보였다.
“아스토리안님!”
그때 나를 발견한 그들이 빠르게 나를 향해 다가왔다.
“저를 찾으셨다고요?”
“네. 빨리 성으로 와달라는 폐하의 명령입니다.”
“명령이요?”
폐하의 명령.
보통 때라면 부름이라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명령이라면 급하게 빠르게 성으로 오는 것을 원하는 것이다.
“가시죠.”
뭔가 심상치 않았다.
그렇기에 나도 서두르기로 했다.
“마차 준비 해뒀습니다. 따라오시죠.”
기사들을 따라 마차를 타고 그대로 성을 향해 이동했다.
그렇게 잠시 후 성에 도착한 나는 기사들을 따라 거침없이 알현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끼익!
알현실의 앞에 도착하자 내가 도착했다는 말도 없이 앞에 있던 경비병이 문을 열었다.
이상했다.
확실히 서둘러야 하는 일이 있다는 것이 분명했다.
터벅! 터벅!
열린 문을 지나 알현실 안으로 들어간 나는 안에 있는 사람들을 보았다.
‘…이게 무슨 일이지?’
알현실에는 여러 사람들이 있었다.
그중 아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었지만 쉽게 모여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었다.
베오울프인 그래노리 후작님, 멀린 마리엘님.
성을 지키는 3명의 기사단장, 데이노스, 카스타인, 그리고 병상에서 복귀했다고 하는 브레이인 레이온.
왕국 참모 아리아님.
그리고 심각한 표정으로 왕좌에 앉아 있으신 폐하와 왕비님.
‘보통 일이 아니군.’
급한 일이라고 생각은 했었다.
하지만 이곳에 있는 이들을 보면 보통 일이 아니라는 것을 바보라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어서 오게 아스토리안. 빠르게 와주어서 고맙네.”
“아닙니다 폐하.”
“그럼 아스토리안도 왔으니 이야기를 시작하겠네.”
폐하는 알현실의 문이 닫히자마자 품 안으로 손을 넣으셨다.
그리고 다시 나온 손에는 어떤 서신으로 보이는 것이 있었다.
‘누구한테 온 서신이지?’
“이건 우리의 동맹 왕국인 감바로 왕국에서 온 서신일세. 안에 쓰여있는 내용을 요약해서 말해주겠네.”
숨을 한번 크게 내쉰 폐하는 진지한 표정으로 이곳에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감바로 왕국에 몬스터들이 단체로 이동하는 일이 발생했네. 피해 규모가 점점 커져 감바로 왕국의 왕은 그들의 최강 병사인 마키나를 보내 처리하기로 했다네.”
마키나.
감바로 왕국 최강의 기계 인간들이다.
몸의 상당수를 기계로 개조한 이들로 그들의 전투력은 우리 왕국의 베오울프나 멀린의 칭호를 받으신 분들과 비슷하다고 했다.
“그리고 해결을 위해 투입된 마키나가 사망을 했네.”
““……!””
마키나가 죽었다.
그것도 몬스터의 무리에?
무언가 이상했다.
그랜드 마스터 급의 힘을 가진 자가 그렇게 허무하게 죽었을 리가 없다.
무언가 더 있는 것이 분명했다.
“몬스터에게 사망한 것이 아니라네. 그가 죽은 이유는 몬스터를 조종하는 것으로 보이는 어떤 존재에 의해 사망했다고 하네.”
‘몬스터를 조종해?’
몬스터를 조종한다는 이야기에 어떤 가능성 하나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최악의 가능성.
하지만 확실한 것은 아니기에 폐하의 이야기를 계속 들었다.
“몬스터의 무리는 계속 늘어나 피해는 계속 커지고 있다네. 만약 놔둔다면 감바로 왕국은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될 것이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는 따로 있다네.”
‘중요한 문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몬스터의 무리네. 몬스터 무리들은 어떤 방향을 향해 계속 향하고 있는 중이라네.”
‘…설마.’
“몬스터들이 향하는 방향은 바로 우리 데미안 왕국이 있는 곳일세.”
““…….””
알현실의 분위기가 변했다.
놀라는 분위기에서 순식간에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로 말이다.
“서신에 따르면 몬스터의 무리는 마치 의지라도 있는 것처럼 데미안 왕국을 향한 방향을 바꾸지 않고 계속 향하고 있다고 했네. 그럼 이제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할지 모두들 예상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네.”
몬스터 무리를 막기 위해 감바로 왕국으로 향한다.
페하께서 하시고 싶은 이야기는 그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평범한 전력으로는 안 된다.
마키나를 죽일 수 있는 전력이 몬스터 무리의 중심에 있다.
그렇다면 몬스터의 무리를 상대할 이들과 몬스터를 조종하는 이를 쓰러트릴 수 있는 이가 감바로 왕국으로 파견되어야 한다.
‘이래서 사람들을 다 모으신 거군.’
심각한 일이었다.
전쟁을 앞두고 잘못하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을 수도 있었다.
감바로 왕국은 이미 입었지만 말이다.
아무튼 상당히 신중해야 하지만 동시에 서둘러야 하는 안건이다.
몬스터 무리는 데미안 왕국으로 향하고 있고 그 무리를 막기 위해서는 전력손실을 당할 수도 있는 리스크를 감당해야 했다.
“일단 저희들이 생각한 전력은 이렇게 돼요.”
그때 왕비님이 생각하신 것을 이야기 해주셨다.
베오울프와 멀린의 칭호를 받은 이들 중 한 명, 한 개의 기사단과 병사들.
그리고 나와 후보생들.
“다른 기사단이 아닌 후보생들을 보내시는 이유를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왕비님?”
그때 그래노리 후작님이 살짝 손을 들며 질문을 하셨다.
이분의 입장에서는 확실히 질문을 할만했다.
확실히 후보생들보다는 기사단이 경험은 더욱 많을 것이다.
이런 사태에는 다른 기사단이 더 움직이는 것이 맞기는 했다.
“기사단은 성을 지켜야 하니까요. 그리고 아시다시피 후보생들은 더욱 강해져야 해요. 우리가 그들을 뽑고 아카데미를 만든 이유는 알고 있죠 그래노리 후작?”
“…예 왕비님.”
“이것이 그들에게 좋은 기회가 되어줄 것이라 생각해요. 그리고 보고에 따르면 곧 2명이 오러 마스터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들었어요. 개인적으로 기사단보다 더 강한 전력이라 생각했어요.”
저건 내가 한 보고다.
그리고 그 두 명은 당연히도 아가레스와 아르곤이었다.
“그렇지 않나요 아스토리안?”
“…맞습니다 왕비님.”
“후보생들을 안전하게 지켜줄 거죠?”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도록 하겠습니다.”
후보생들이 죽지 않도록 한다.
아무래도 그래노리 후작님을 안심시키려고 하는 이야기 같았다.
“…….”
그래노리 후작님의 표정이 조금은 누그러졌다.
아무래도 조금은 안심이 되신 모양이다.
‘다행이군. …그나저나 이 일은 왠지 나하고 연관이 있는 것 같군.’
몬스터의 조종.
만약 나의 생각이 맞다면 나는 이 일을 해결하기 위해 움직여야 한다.
대륙에 남은 마지막 그랜드 킬러.
어쩌면 그자가 나를 끌어내거나 찾아내기 위해 지금의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