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225)
◈ 225화
“으아아!”
“이야아!”
키에엑!
몬스터와 인간들의 피가 사방에서 흐르고 있었다.
살기 위해 소리치며 싸우는 자들.
단순히 명령에 의해 움직이며 소리치는 몬스터들.
둘의 목소리는 애처로울 정도로 비슷했다.
촤아악!
키엑!
“물러나지 마라!”
병력들의 맨 앞에 서 있는 데이노스는 창을 휘두르며 몬스터를 죽이며 병사들이 최대한 위험하지 않도록 움직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몬스터의 숫자가 너무 많았다.
3000마리의 몬스터.
전부 1성급이었다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중간중간 끼어 있는 3성급과 4성급이 문제였다.
그 강한 몬스터가 몰래 파고들어 병사들을 공격했고 그것 때문에 병사의 숫자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다.
‘화가 나는군. 마음 같아서는 구현화로 전부 밀어버리고 싶건만…….’
그의 구현화라면 충분히 상당수의 몬스터를 빠르게 죽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사용하지 않는 것은 체력의 분배와 혹시 모를 5성급 몬스터의 경계 때문이었다.
구현화를 사용한다면 정신력과 체력이 평소보다 빠르게 소모된다.
몬스터의 숫자가 언제 더 늘어날지 모르는 상황에 처음부터 전력으로 행동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위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5성급 몬스터가 나타났을 때의 대응이 늦어질 수 있었다.
그렇기에 그는 구현화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퍼버버벙!
“…! 이 소리는…….”
고개를 돌린 데이노스는 몬스터를 베어내며 소리가 들린 곳을 쳐다보았다.
‘아스토리안 교관이군.’
그곳에는 강력한 폭발로 몬스터들을 날려 버리며 다른 이들이 좀 더 편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길을 만드는 아스토리안이 있었다.
‘정말로… 잘 싸우는군.’
어느 정도 거리가 있음에도 그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데이노스는 알 수 있었다.
확실하게 몬스터를 죽이고, 폭발로 몬스터를 날려 다른 몬스터에게 피해를 준다.
아주 효율적인 방법이었다.
‘아르젠 데 클라라. 그분의 아들. …처음부터 못 알아본 내가 밉군.’
그는 아스토리안이 샤넬의 아들이라는 것을 불과 며칠 전에 알게 되었다.
그리고 부끄러움과 동시에 안타까움을 느꼈었다.
만약 조금 더 친해지고 자주 만나 이야기를 자주 나눴다면 존경하는 샤넬과 만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하지만 기회는 이미 지나갔고 그는 지금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었다.
‘이런. 잠시 딴 생각을 해버렸군.’
촤악!
잠시 다른 생각을 했음에도 그의 창끝은 정확히 몬스터들을 향해 휘둘러 졌다.
기사단장을 허투루 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쉬지 말고 움직여라! 한 마리라도 몬스터를 죽여라! 이놈들이 다음 목적지는 데미안 왕국이라는 걸 잊지 마라!”
““예!””
중간에 잊지 않고 병사들의 사기를 올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렇게 그가 창을 휘두르던 어느 순간이었다.
후우웅!
쾅! 쾅! 쾅!
‘이 소리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곳에서 거대한 불기둥이 솟아올랐다.
그리고 이어서는 무거운 무언가가 땅에 부딪히는 것 같은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는 바로 이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세헤나님과 드로아님의 전투가 일어나고 있는 곳이군.’
왕국 최강 아크메이지와 최강의 기계 병사가 싸우고 있는 곳.
그들의 전투 소리는 싸우던 병사와 기사들이 잠시 쳐다볼 정도로 거대했다.
* * *
“하앗!”
“불기둥.”
한편 세헤나, 드로아, 그리고 제타의 전투가 이루어지고 있는 곳.
그곳은 더 이상 숲이 아니었다.
굴곡진 산은 거의 평지가 되어 있었고, 나무들은 불타고 부서져 사방으로 날아갔다.
마치 숲의 중간에 거대한 구멍이 하나가 생긴 것 같은 광경이었다.
화르륵!
드로아가 제타를 붙잡아 그대로 하늘 높이 던져 버렸다.
그리고 그것을 노리고 세헤나가 목룡을 이용해 불을 쏘아냈다.
“으아아!”
제타는 소리를 질렀다.
고통스러워서인지 아님 그냥 화가 나서 인지는 알 수 없었다.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의 여러 공격을 받았음에도 그는 그것을 전부 회복했다는 것이다.
“말도 안 되는 회복력이군.”
“아무리 봐도 저건 인간이 아닌데 도대체 뭘까요?”
“확실한 건 정말 강력한 공격이 아니라면 죽지 않을 거라는 것입니다.”
두 사람은 전력을 다한 공격이 아니라면 제타를 절대로 죽일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기에 전력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제가 시간을 끌게요. 전력을 위해 필요한 것을 준비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세헤나는 드로아를 뒤로 보내며 앞으로 나왔다.
콰앙!
그때 하늘로 올라갔던 제타가 땅에 떨어졌고 세헤나를 노려보며 그대로 다가왔다.
“목룡. 집어삼켜.”
키에에!
양손을 잡으며 앞으로 내민 세헤나의 움직임에 맞춰 목룡이 움직였다.
후우웅!
덥썩!
빠르게 날아간 목룡은 입을 벌려 그대로 제타를 집어삼켰다.
그리고 이어서 몸을 둥글게 말아 거대한 구체 같은 모양으로 만들었다.
“불태워 버려 화옥(火獄)!”
우웅!
화르륵!
화옥(火獄).
목룡의 몸속에 가둔 것을 목룡 채로 불태워 버리는 기술이었다.
목룡의 전신을 태우는 것이기에 화염의 온도는 강철조차 가볍게 녹일 수 있을 정도로 올라간다.
이건 화염의 뜨거움이 더 강하냐 회복력이 더 강하냐의 싸움이었다.
쾅! 쾅!
목룡의 몸 안에서 무언가가 부딪히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안에서 제타가 밖으로 나가기 위해 공격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큭! 불타고 있는데도 이 정도의 힘이라니.”
나무를 재생시키는 마나가 몸에서 빠르게 빠져나가는 것을 그녀는 느꼈다.
그 정도로 제타가 공격하는 힘은 강력했다.
“드로아님 아직 멀었어요?”
“…준비됐습니다.”
철컥!
살짝 고개를 돌려 드로아를 본 그녀가 본 것은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양팔이었다.
마치 심장의 고동처럼 주기적으로 움찔거리는 것 같았다.
“오버플로우. 일명 기계의 폭주 상태입니다. 이거라면 충분히 쓰러트릴 수 있습니다.”
몸 안에 장치된 모든 기계들을 일시적으로 폭주시켜 그 성능을 대폭 상승시키는 기술.
지금 그가 사용한 것이 그러한 기술이었다.
그의 몸에 설치된 기계는 근력증강의 기능을 하는 양팔, 동체시력을 올리는 오른쪽 눈, 지각속도를 올려주는 목 뒤에 설치된 기계, 이동을 보조해 주는 양다리에 설치된 기계였다.
“믿을게요. 목룡 뱉어.”
키에에!
후웅!
둥글게 말았던 몸을 핀 목룡은 그대로 몸을 거꾸로 세워 집어삼켰던 제타를 뱉어냈다.
쾅!
땅에 착지한 베타의 모습은 더 끔찍하게 변해 있었다.
회복은 되고 있었지만 화상 자국은 완전히 없앨 수 없어 보였다.
“간다. 망할 자식아!”
콰앙!
나타난 제타의 모습을 보고 드로아가 그대로 빠른 속도로 덤벼들었다.
말 그대로 눈 깜짝할 사이에 제타의 앞에 도달했다.
덥썩!
콰앙!
그는 제타의 목을 잡아 그대로 땅을 향해 처박아 버렸다.
“하앗!”
쾅! 쾅! 쾅! 쾅!
그리고 누워 있는 제타의 위로 올라가 그대로 양주먹을 빠르게 휘둘렀다.
엄청난 속도와 위력에 땅에 금이 가고 제타가 제대로 반응조차 못하고 있었다.
“으으!”
그때 일방적으로 공격을 맞던 제타가 공격을 버티며 몸을 들어 반격을 하려고 했다.
후웅!
타닥!
하지만 그 움직임을 보고 드로아는 재빠르게 몸을 움직여 뒤로 빠졌고 공격을 회피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양손에 깍지를 껴서 그대로 제타의 가슴팍을 향해 내려쳤다.
콰아앙!
쩌저적!
“컥!”
땅이 갈라지며 제타의 입에서 고통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그는 지금 드로아의 전력을 다한 공격에 확실하게 데미지를 입고 있는 중이었다.
“으아아! 인간놈들 나를 방해하지 말란 말이다!”
자신에게 유일하게 남아 있던 가족 같은 두 사람을 죽인 자에게 복수를 해야만 했다.
제타는 그것을 위해 머릿속에서 들리는 목소리조차 무시하고 버티며 계속 움직였다.
하지만 그것을 막는 이들이 계속해서 나타났다.
처음 한 명은 강하기는 했지만 아슬아슬하게 죽일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처음에 싸운 이와 비슷한 실력의 인간이 두 명이었다.
분노와 복수심에 눈이 먼 그는 판단을 잘못했고 결국 지금의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었다.
“닥쳐라!”
콰앙!
분노한 드로아는 더욱 강하게 주먹을 휘둘렀다.
위력이 강해지기는 했지만 양팔의 기계는 상태가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
생각보다 강력한 제타의 회복력에 오히려 그의 기계의 한계가 먼저 오고 있던 것이다.
‘어쩔 수 없군.’
더 이상 시간을 끄는 것은 좋은 판단이 아니라고 생각한 그는 오른팔에 힘을 강하게 모으기 시작했다.
철컥! 철컥!
오른팔에서 여러 기계들이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
그것을 들은 제타는 몸을 움직여 빠르게 드로아에게서 멀어졌다.
분명 무언가 심상치 않은 것을 할 거라는 걸 눈치채고 말이다.
단둘만 있었다면 충분히 거리를 벌리는 것에 성공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드로아는 혼자가 아니었다.
제타의 뒤에는 움직이던 것을 기다리던 커다란 용 한 마리가 있었다.
후웅!
콰앙!
“큭!”
세헤나는 목룡을 움직여 그대로 제타를 꼬리로 꿰뚫을 것처럼 밀어냈다.
콰과각!
꼬리를 막아낸 제타는 그대로 뒤로 크게 밀려났다.
그리고 그가 밀려난 방향은 정확히 드로아의 앞이었다.
“죽어라.”
강렬한 연기를 뿜어내는 오른팔을 드로아는 그대로 눈앞까지 다가온 제타를 향해 휘둘렀다.
후웅!
푸욱!
“커억!”
드로아의 오른팔은 그대로 밀려온 제타의 복부를 꿰뚫었다.
철컥!
그리고 이어서 드로아는 자신의 오른팔을 분리시키며 그대로 뒤로 크게 물러났다.
“으아!”
복부가 뚫린 고통에 몸부림치는 제타는 드로아의 오른팔을 어떻게든 빼내려고 했다.
하지만 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오른팔의 기계부품들이 솟아나 그대로 그의 몸을 찔러 움직이지 못하게 고정시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푸쉬이익!
제타의 몸에 오른팔이 고정되던 그때 그 오른팔에서 강한 화염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화염은 그대로 제타를 하늘 높이 날려 버리기 시작했다.
“으아악! 망할!”
쾅! 쾅!
어떻게든 벗어나기 위해 오른팔을 공격했지만 부서지지 않았다.
그저 부품의 일부가 떨어져 나갈 뿐이었다.
그렇게 어느 정도의 고도까지 하늘로 날아간 순간.
철컥!
퍼어어엉!
오른팔은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폭발이 얼마나 큰지 몬스터와 전투 중인 이들이 폭발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을 정도였다.
“후우.”
잠시 후 폭발이 사그라들고 드로아는 조금 편안해진 표정이 되어 있었다.
“굉장하네요. 저런 고밀도에 거대한 폭발이라니.”
“감바로 왕국의 기술력의 정점 중 하나인 기계를 내주는 것인데 이 정도는 해야죠.”
“하하. …잠시만 휴식하고 계시죠. 몬스터가 어떻게 되었는지 확인을…….”
쿵!
““……!””
제타가 죽은 것을 어느 정도 확신하고 세헤나가 연락을 하려던 그때 하늘에서 무언가가 떨어졌다.
처음에 드로아의 오른팔의 파편인 줄 알았지만 아니라는 것을 두 사람은 금방 눈치챘다.
떨어진 것은 아주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제타였다.
“괴물 같은 놈.”
“허. 진짜 질기네요. 제가 처리하죠 드로아님. 잠시 기다려 주세요.”
제타의 끈질길 생존력과 회복력에 질색을 한 세헤나는 목룡을 움직였다.
그리고 강렬한 불을 뿜어 그대로 완전히 숨통을 끊으려고 했다.
움찔!
“…뭐, 뭐야?”
“이건 대체?”
목룡으로 공격을 하려던 그녀는 무언가를 느꼈다.
그렇기에 공격을 멈추고 목룡을 방패처럼 말아 몸을 보호했다.
그리고 그 직후 하늘에서 무엇인가 떨어졌다.
콰아아아앙!!!
“큭!”
“윽!”
하늘에서 떨어진 거대한 무언가는 곧 이들이 싸우던 영역을 넘어 주변의 땅을 완전히 뒤집어엎어 버렸다.
나무와 흙이 섞이고 땅이 뒤틀리고 산 하나가 완전히 소멸해 버렸다.
“도대체 뭐지 이건?”
주변을 안개처럼 뒤덮는 흙먼지 때문에 무엇이 떨어졌는지 세헤나는 시야로는 확인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거 하나만은 알 수 있었다.
지금 떨어진 것은 지금까지 보았던 것들 중 그 어떤 것보다도 강하고 거대한 생명체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