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236)
◈ 236화
“후우~”
약 10분 정도 불아이른이라는 노인을 뒤쫓았다.
그의 움직임은 생각보다 빨랐다.
노인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드워프의 피가 섞여서 아직도 이렇게 튼튼한 건가?’
개인적으로 빠르게 움직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빠르게 불카누스가 있는 곳에 도달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음?’
그렇게 한창 산을 오르던 그때 앞에서 무언가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저건… 집?’
높은 절벽, 그리고 그 밑에 있는 평범한 오두막집.
전혀 사람이 살지 않을 것 같은 곳에 있는 이것은 분명 내가 찾던 존재가 사는 곳이 분명했다.
“후우~ 할아버지!”
목에 힘을 주어 큰 목소리를 낸 그는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그렇게 그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 그때였다.
끼익!
“크게 안 불러도 된다. 오는 건 산에 들어올 때부터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오두막의 문이 열리며 드워프 한 명이 나타났다.
불타는 것 같은 긴 붉은 머리카락과 수염이 인상적인 드워프였다.
“할아버지.”
“그래 무슨 일이냐. 다시는 안 볼 것처럼 이야기하더니 말이다.”
“…무슨 말이 그래 할아버지! 나는 당신을 노리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고 알려주러 온 건데!”
노인의 말투는 뭔가 투정 부리는 것 같은 말투였다.
나이에 어울리지는 않았지만 할아버지와 손자라고 생각한다면 또 어울린다고 생각되는 말투였다.
“알려주려고 왔다고?”
“그래 그것 때문에 나도 습격을 받았다고 이상한 붉은 가루까지 맞으면서.”
“…허. 난 또 네가 나를 팔아먹기 위해 안내라도 해준 줄 알았는데 말이다.”
“팔아먹어? 진짜 위험을 알려주러 온 손자한테 그게 할 이야기야?”
“그럼 뒤에 따라오던 그림자는 상관없는 것이었나 보구나.”
“그림자?”
‘……!’
불카누스 이자는 나의 존재를 눈치채고 있었다.
언제부터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가만히 있는 것은 위험하다고 본능적으로 느꼈다.
“흐읍!”
불카누스가 옆에 놓여 있던 도끼를 잡았다.
그리고 그것을 내가 있던 주변으로 정확히 던졌다.
우웅!
콰앙!
나는 그림자 안에 있는 상태로 움직이는 것은 늦는다고 판단해 그림자의 안에서 나왔다.
이어서 빠르게 움직여 도끼의 공격 범위에서 벗어났다.
타닥!
땅에 착지하며 똑바로 서서 앞을 바라보았다.
“네가 나의 손자를 습격한 자인가?”
“…….”
굉장한 압박감이었다.
말 한마디 한마디에 강한 힘이라도 담겨 있는 것 같았다.
분명하다.
눈앞에 있는 것은 단순히 오래 산 드워프 같은 것이 아니었다.
그 이상의 무언가다.
“아닙니다. 제가 마을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손자분은 습격을 당한 뒤였습니다.”
“…하. 내 손자를 추적해서 나를 찾아와 놓고 아니라고?”
“네.”
“…인간이 건방지게…….”
“저기 할아버지.”
“음?”
“저 소년 아니야.”
“…음?”
“나를 습격했던 놈은 조금 더 키가 크고 목소리부터 성인 남자였어.”
“…….”
분위기가 바뀌었다.
아니 어정쩡해졌다는 것이 맞는 표현일 것이다.
분노하던 불카누스는 당혹스러움에 어색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흠.”
타닥!
오두막에서 뛴 불카누스는 그대로 나의 앞에 착지했다.
나는 피하지 않고 그를 바라보며 가만히 있었다.
적의나 전투 의사가 없는 것을 보이기 위해서 말이다.
킁! 킁!
“마나의 기운이 없는 걸 보니 외형을 변하게 하는 마법이나 아티팩트를 쓴 것도 아닌 것 같군. …거기다가 굉장히 친숙하고 불쾌한 두 가지 냄새까지 공존한다고?”
냄새를 맡더니 혼잣말을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주변의 공기가 묘하게 뜨거웠다.
“음? 잠깐만.”
한창 나를 탐색하던 그는 갑자기 몸을 돌려 손자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똑같이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할아버지 뭐 하는…….”
덥썩!
불카누스가 손자의 어깨를 강하게 잡았다.
그리고는 진지하게 그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너 그 붉은 가루인가 맞고 어떻게 됐어?”
“붉은 가루? 조금이기는 했지만 그거 들이마시고 엄청 고통스럽기는 했는데?”
“…염병할 용혈화로 가루를 만들어 가져왔다고?”
‘용혈화?’
무언인지는 모르겠지만 불카누스의 분위기로 봤을 때 좋은 느낌은 아니었다.
“용혈화라니 그게 뭔데 할아버지?”
“용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붉은 꽃을 가루로 만든 거다. 너무 많이 들이마시면 죽을 수도 있는 최악의 물건이다!”
“뭐, 뭐라고?”
“뭐?”
용을 고통스럽게 만든다.
용을 죽일 수도 있다.
머릿속으로 수많은 생각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생각들은 곧 한가지 가능성으로 변모했다.
습격자는 불카누스의 손자를 미행했다.
그 미행자를 미네르바와 네이트가 이어서 미행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곳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은 그들이 싸우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미네르바가 용을 죽일 수 있는 가루를 가진 자와 싸우고 있다?”
결론을 입으로 내뱉은 순간 나는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펑! 펑! 펑!
폭신을 사용하고 전력을 다하고 단 하나만을 생각하며 움직였다.
미네르바가 위험하다.
미네르바가 강해졌기에 조금 방심했다.
용에게 치명적인 무언가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상상도 못했다.
어지럽다, 혼란스러웠다.
쾅! 쾅!
앞으로 나아갔다.
가로막는 나무들조차 무시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몸에 얼굴에 상처가 생기고 피가 흐르는 것조차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빠르게 나아갔다.
콰앙!
산에서 거의 다 내려왔을 무렵 땅을 강하게 디디며 폭발의 힘을 이용해 최대한 멀리, 높이 뛰어올랐다.
이어서 공간안을 사용해 빠르게 주변을 파악했다.
“미네르바.”
찾았다.
수염이 난 남성.
그 앞에선 네이트, 그리고 네이트의 뒤에서 무릎을 꿇고 고통스러워 보이는 미네르바.
“아.”
그것을 인식한 순간 머릿속에서 무언가 끊어지는 소리가 났다.
* * *
“으윽! 밀어내 아누비스!”
쾅!
“하! 와 무슨 골렘이 나랑 싸울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는 거야?”
네이트와 알렌은 전투 중이었다.
정확히는 알렌의 공격을 네이트가 막아내는 것이 맞는 상황이었다.
골렘 아누비스.
네이트가 만든 휴대용 골렘이었다.
평소에는 마차의 짐칸에 들어갈 정도로 소형화가 가능한 골렘.
그렇기에 전투능력은 엄청나게 뛰어난 편은 아니었다.
간단히 말하자면 그랜드 몬스터와 싸우고 어느 정도 버텨냈던 호루스에 조금 못 미치는 정도, 오러 마스터 보다 좀 더 강한 힘을 낼 수 있는 정도였다.
“대단한데 기술력?”
“시, 시끄러워! 미네르바님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알렌의 공격을 막아내던 네이트의 뒤.
그곳에서 미네르바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한 채 힘들어하는 중이었다.
“하아, 하아. 커억!”
투두둑!
그뿐만이 아니었다.
피를 토하고 손을 떨며 초점조차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
“와아. 그나저나 피가 짙은가 보네? 그 영감한테 뿌린 거보다 좀 더 뿌렸다고 상태가 이런 거 보면?”
“으읏!”
철컥!
분노하는 표정의 네이트는 아누비스를 움직였다.
창을 회전시키더니 곧 그것을 강하게 휘둘렀다.
휘릭!
후웅! 후웅! 후웅!
바람으로 이루어진 참격들이 그대로 알렌을 향해 날아갔다.
“흠…….”
쾅! 쾅! 쾅!
그는 살짝 지루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날아오는 모든 공격을 주변으로 쳐냈다.
네이트의 공격은 그에게 상처를 주지 못한 채 그렇게 흩어져 버렸다.
“보여 줄건 이게 다인가? 생각보다 튼튼하고 꽤나 빨라서 기대했는데 출력이 약하네.”
‘으으! 전투용 본체 골렘이었으면 제대로 싸울 수 있었을 텐데!’
네이트는 분개했다.
하지만 의미는 없었다.
그녀가 말하는 골렘은 이곳에 없었다.
할 수 있는 것은 현재 타고 있는 골렘 아누비스로 어떻게든 버티는 것뿐이었다.
“커억. 흐, 흐흐.”
그때 피를 흘리던 미네르바가 미소를 지었다.
“웃어? 너무 아파서 정신이 나가버린 건가?”
“잘가.”
“뭐라는 거야? 갑자기 왜 인사는…….”
우웅!
알렌이 의아해하던 그때 방금까지 아무도 없던 그의 옆으로 누군가가 나타났다.
아스토리안이었다.
공간안의 힘으로 알렌의 바로 옆으로 공간 이동한 그가 아이온으로 만든 그림자 검날을 휘두르며 나타난 것이다.
“뭔?!”
아스토리안이 나타난 순간 거대한 살기와 기운을 느낀 알렌은 아슬아슬하게 반응했다.
콰앙!
메이스를 든 알렌이 아스토리안의 검을 막아냈다.
하지만 아직 공격은 끝나지 않았다.
콰득! 콰드드득!
“으음?!”
아스토리안은 검에 주고 있던 힘을 빼지 않았다.
오히려 메이스에 붙은 순간 더욱 강한 힘을 주었다.
그 결과 알렌은 아스토리안이 미는 힘에 그대로 땅에 자국을 남기며 밀려나기 시작했다.
“큭?! 무슨 힘이…….”
한 손으로 메이스를 잡고 있던 알렌은 빠르게 두 손으로 잡으며 강하게 힘을 주었다.
그 결과 더 이상 밀리는 것은 멈추고 두 사람이 대치한 상태가 되었다.
“넌 뭐냐 괴물아? 어디서 나타난 거냐?”
“…….”
아스토리안은 알렌의 이야기에 대답하거나 하지 않았다.
그저 그를 잠시 쳐다보고는 작게 중얼거렸다.
“죽어.”
차작!
순간적으로 힘을 주어 메이스를 앞으로 살짝 밀어낸 아스토리안은 그대로 뒤로 점프하며 몸을 회전시켰다.
하지만 단순히 회전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의 검과 몸에는 바람 속성의 힘이 둘러져 있었다.
“바람 속성?”
알렌은 그것을 바로 눈치챘다.
하지만 그것을 저지할 수 없었다.
공격은 이미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후웅!
촤악!
바람의 힘으로 몸을 회전시켜 회전력을 만들어내고 검에 두른 강한 바람 속성의 힘을 아스토리안은 그대로 휘둘렀다.
“이건… 에르드릭!”
슈웅!
아스토리안의 검이 휘둘러짐과 동시에 알렌은 무언가를 외쳤고 그의 앞에 어떤 물체가 나타났다.
콰아앙!
후우웅!
커다란 굉음과 폭풍을 연상시키는 강렬한 바람.
그것이 알렌의 앞에 나타난 방패에 맞으며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콰과과각!
사방으로 퍼진 바람은 그대로 주변의 땅을 부쉈다.
마치 태풍이 움직여 땅을 뒤집어엎어 버리는 것처럼 말이다.
“방패가 떨릴 정도라고?”
에르드릭의 방패.
이것은 두 가지의 힘을 가진 아티팩트였다.
하나는 사용자가 주변에 떠다니며 원하는 위치에 나타나 공격을 막는 능력.
또 하나는 물리적 충격과 마법을 주변으로 퍼트려 방패를 들고 있는 자와 방패가 받는 데미지를 줄여주는 능력이었다.
“퍼트렸는데도 방패에 이 정도 충격이 올 정도라니 도대체 얼마나 강하게 휘두른 거야?”
알렌은 조금 당혹스러웠다.
육성 장군인 자신을 놀라게 만들 정도로 강한 힘을 가진 오러 유저.
그것도 소년의 외형으로 보이는 자가 말이다.
“윽 이번에는 또 뭐야?”
방패를 살짝 밑으로 내린 그는 아스토리안의 이어지는 공격이 무엇인지 확인했다.
화르륵!
“…화염?”
검에 둘러진 화염.
살짝 구부러진 다리와 숙여진 허리.
누가 봐도 검을 내지르며 앞으로 나아가는 자세였다.
“하! 바람에 화염이라고? 엄청난 놈이군!”
알렌은 어이가 없었다.
오러에 속성을 부여하는 힘은 말 그대로 타고나는 자가 가지는 것이다.
그것을 두 가지씩이나 가졌다는 것은 어지간히도 이 축복을 받은 자일 테니까 말이다.
“아주 부럽구만 부러워! 에르드릭!”
메이스를 앞으로 내미는 것과 동시에 에르드릭을 부른 알렌은 두 무기를 합쳤다.
정확히는 메이스를 앞으로 내밀며 그 앞으로 방패를 붙인 모습이었다.
그리고 이어서 자세를 취했다.
그 자세는 아스토리안과 똑같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를 마친 자세였다.
“해보자고 자식아!”
질투인지 아님 호적수를 만난 것에 대한 기쁨인지 그는 어정쩡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목소리만은 신난 듯한 느낌이었다.
화르륵!
퍼엉!
알렌의 외침 직후 아스토리안은 폭발을 일으키고 화염을 더 강하게 일으키며 빠르게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간다!”
콰앙!
이어서 알렌도 메이스를 더욱 앞으로 내밀려 빠르게 쏘아져 나갔다.
후~웅!
두 사람은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서로를 노린 채 나아간 두 사람의 공격이 부딪힌 그 순간.
콰아아앙!
화르르륵!
거대한 소리와 함께 화염이 사방으로 뿜어져 나갔다.
마치 화산이라도 분출하는 것마냥 말이다.
“크하하! 미친놈! 진짜 말도 안 되는 놈이네 이거!”
“…….”
아스토리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알렌을 보며 두 눈을 더 크게 떴다.
우웅!
“뭣?!”
힘을 주어 밀어붙이고 있던 알렌은 갑작스럽게 사라진 아스토리안에 당혹스러웠다.
하지만 이내 그가 나타났던 때를 떠올리고 주변의 기운을 느끼며 찾아냈다.
“위이군!”
알렌은 고개를 들었다.
파지지직!
그리고 보았다.
검에서 일렁이기 시작한 번개와 사방으로 뿜어졌다가 그의 밑으로 모이기 시작한 화염들을 말이다.
“하하하! 이거 진짜 현실인 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