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237)
◈ 237화
번개가 일렁거린다.
그리고 흩어졌던 화염이 다시 모였다.
날카로운 살기라도 담긴 것 같은 두 가지 속성들이 넘실거리고 있었다.
“흐읍!”
콰직!
양손으로 메이스를 잡은 알렌은 그대로 그것을 땅에 꽂아 넣었다.
그리고 아스토리안이 검을 휘두른 그 순간.
쩌저적!
후웅!
커다란 땅의 덩어리가 하늘을 향해 들어 올려졌다.
정확히는 알렌이 메이스로 박아넣은 땅덩어리를 들어 올린 것이다.
아스토리안의 공격을 막기 위해서 말이다.
파지직!
화르륵!
일렁거리던 번개는 화염을 뚫고 그대로 땅덩어리의 위로 떨어졌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화염이 번개의 뒤를 따라 떨어졌다.
콰지직!
화르륵!
떨어진 번개의 힘은 땅덩어리를 부쉈고, 함께 떨어진 화염은 부서지는 틈새의 사이로 파고 들어갔다.
콰아앙!
그렇게 번개와 화염은 땅덩어리와 함께 공멸하며 남은 것은 떨어지는 땅의 파편들과 서로를 바라보는 두 사람뿐이었다.
“3가지의 속성을 부여하는 힘이라니 너 진짜로 같은 인간이 맞는 거냐?”
2가지의 속성을 부여하는 힘을 본 적이 있는 알렌이었지만 3가지의 속성을 보는 것은 난생처음이었다.
알렌은 좀 더 진지하게 싸워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동시에 전혀 예상치 못한 강자와 싸울 수 있다는 사실에 감정이 고양되기 시작했다.
“…….”
우웅!
그와 상대하는 아스토리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공간안의 힘을 사용해 이동했다.
“또 그거냐!”
갑작스럽게 사라졌다는 것은 갑작스럽게 나타난다는 의미.
그것을 이해하고 있는 알렌은 처음 자신의 옆으로 갑작스럽게 나타난 것처럼 그가 다시 자신의 주변에 나타날 것을 예상했다.
꽈악!
메이스를 강하게 잡은 알렌은 아스토리안이 다가오는 것을 막기 위해 메이스를 강하게 휘둘렀다.
콰아앙!
알렌이 휘두른 메이스로 인해 땅이 갈라지고 흙먼지가 일어나며 그를 중심으로 흙들이 파도처럼 퍼져나갔다.
‘자 와라.’
메이스를 휘두르는 것과 동시에 그는 생각했다.
이렇게 주변을 막아낸다면 공격이 가능한 방향은 하나밖에 없다고 말이다.
스윽!
알렌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고개를 든 순간 그는 하늘 위에서 자신을 향해 검을 휘두르려는 모습의 아스토리안을 보았다.
스윽!
그는 그 모습을 보고 똑같이 메이스를 휘두를 수 있는 자세를 취했다.
우웅!
그리고 그 직후 아스토리안은 알렌의 눈앞에 다시 나타나며 검을 휘둘렀다.
동시에 알렌도 말이다.
콰아앙!
두 사람의 무기가 부딪쳤다.
처음 알렌이 공격을 막았을 때는 밀렸지만 이번에는 아니었다.
둘은 격돌한 채로 서로를 노려보았다.
“너랑 싸우는 건 재밌을 것 같은데 말이야. 지금 임무 중이라 빨리 끝내야 할 것 같거든.”
알렌은 미소를 지으며 메이스를 잡고 있던 힘을 더 강하게 줬다.
“……!”
그 순간 아스토리안은 땅속에서 작은 진동을 느꼈다.
신경 쓰지 않는다면 알 수 없는 작은 진동.
힘을 약하게 한 아스토리안은 그대로 뒤로 크게 점프하며 물러났다.
쩌적!
촤아악!
그리고 땅이 갈라지며 그 속에서 무언가가 튀어 나왔다.
알렌이 사용하는 방패 아티팩트 에르드릭이었다.
그가 메이스로 땅을 후려치는 것과 동시에 땅속에 숨겨둔 것이었다.
“흐읍!”
까앙!
방패가 솟아오른 순간 알렌은 그대로 메이스를 강하게 휘둘렀다.
목표는 방패였고 그 방패를 이용해 노리는 것은 당연히 아스토리안이었다.
후웅!
방패는 재빠르게 날아갔고 아스토리안이 뒤로 물러나거나 공간안을 사용하는 것보다 빠르게 다가왔다.
쾅!
아스토리안은 검을 살짝 내려 날아온 방패를 막아냈다.
하지만 공중이었기에 힘을 완전히는 줄이지 못해 방패가 날아온 충격과 함께 뒤로 크게 밀려났다.
콰과각!
날아가던 중 아슬아슬하게 땅에 발이 닿은 아스토리안은 힘을 주어 멈추었다.
그리고 검을 휘둘러 방패를 그대로 알렌에게 되돌려 주었다.
“후우.”
아프다.
방패를 막아냈지만 그 충격이 팔과 전신에 느껴졌다.
덕분에 조금은 이성이 돌아왔다.
‘도대체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미네르바가 쓰러져 있는 것을 본 순간 분노가 올라왔다.
피를 흘리게 만든 원인을 반드시 죽여버리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성을 잃을 생각은 없었다.
분노를 느낀 순간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나를 통제할 수 없는 감정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기라도 한 것 같았다.
“윽.”
또 다.
또다시 이성적 판단이 아닌 반드시 저자를 죽여버리겠다는 감정이 나를 지배하려고 하고 있었다.
안 된다.
확실히 그 상태에서 내는 나의 힘과 출력은 뒤를 생각하지 않기에 강하다.
하지만 조절되지 않는 힘은 결국 나를 위험하게 하고 파멸에 이르게 한다.
무엇보다 눈앞에 이자는 분명 상당히 강하다.
그랜드 마스터 수준이다.
그렇다면 검과 하나가 되는 신검합일의 힘이 필요하다.
후웅!
“가만히 서서 뭐 하는 거야?”
정신을 가다듬고 집중을 해야 하지만 이자는 틈을 주지 않았다.
‘아.’
제기랄 늦었다.
감정이 조절되지 않았다.
다가오는 저자를 죽이라고 반드시 죽여야 한다고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감정이 다시 나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콰앙!
아스토리안은 날이 나간 검을 다시 그림자의 힘을 사용해 만들어냈고 알렌이 휘두른 메이스를 막아냈다.
“으음? 설마 그림자?”
그 모습을 본 알렌은 과거 임페리얼 나이츠 중 그림자의 힘을 다룰 수 있는 아티팩트를 사용하던 자가 실종됐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리고 아스토리안이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바로 예상했다.
“계획변경이다. 너를 꼭 죽이고 임무를 재개해야겠어.”
임페리얼 나이츠를 죽였을 가능성을 지닌 자.
육성 장군으로서 알렌은 그것을 그냥 넘길 수 없었다.
“진지하게 상대해 주마.”
* * *
“미, 미네르바님 괜찮아요?”
한편 아스토리안이 싸우고 있는 곳에서 조금 떨어진 장소.
미네르바를 데리고 싸우는 두 사람에게서 거리를 벌린 네이트가 미네르바의 상태를 확인 중이었다.
“쿨럭! 아니요. 괜찮지 않아요.”
입에서 피를 흘리고 몸도 제대로 겨누지 못하는 그녀는 바닥에 누워있었다.
하얗게 변해버린 얼굴이 지금 얼마나 좋지 않은 상태인지 이야기 해주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가루를 뿌린 거야? 드래곤에게 영향을 주는 무언가인가? …이, 일단 포션이라도…….’
함께 이동하며 미네르바가 하프 드래곤이라는 것을 들었던 네이트는 더욱 충격이 컸다.
왜냐하면 드래곤이란 웬만한 독은 통하지도 않는 강력한 종족이기 때문이다.
“이, 일단 이거 마셔보세요!”
꿀꺽! 꿀꺽!
미네르바는 네이트가 준 포션을 마셨다.
하지만 상태는 변하지 않았다.
그대로였다.
“토, 통하지 않잖아? 어, 어떻게 하지? …의사! 일단 의사에게…….”
“소, 소용없을 거예요. 드래곤에게 통하는 무언가인데 작은 마을의 의사는 해결할 수 없을 거예요.”
“그, 그럼 어떻게 해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방법이 없었다.
그것에 네이트는 무력감을 느꼈다.
“으으. 드래곤은 어떻게 하면 고칠 수 있는 거야.”
그렇게 네이트가 눈물을 흘리며 허망하게 중얼거리던 그때였다.
“이건 고칠 수 있는 게 아니란다.”
“으악!”
갑작스러운 목소리에 놀란 네이트가 뒤로 크게 물러났다.
“…당신은 누구시죠,”
아까보다 조금은 괜찮아졌는지 미네르바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목소리의 주인을 쳐다보았다.
“불카누스다. 내 생각으로는 너희들이 찾는 사람이 있었고 그게 나인 것 같은데 말이야. 아무래도 상황이 꼬인 것 같군.”
불타는 것 같은 붉은 수염과 머리카락을 가진 드워프 불카누스였다.
“불카누스 할아버지?!”
“음?”
그때 자신을 친근하게 부르는 목소리에 그는 고개를 돌려 그 목소리의 주인을 바라보았다.
“…설마 네이트?”
“할아버지가 맞군요!”
“어, 어떻게 네가 여기에?”
그는 상당히 당황한 표정이 되었다.
아무래도 네이트를 만나는 것 자체를 생각도 못한 듯 보였다.
“아 그… 아, 아니 그보다 여기 미네르바님이 먼저예요! 도와주세요!”
근황이나 이런저런 이야기는 나중에도 할 수 있었다.
지금 가장 급한건 미네르바였다.
그것을 자각한 네이트는 빠르게 양손으로 미네르바를 가리키며 도움을 청했다.
“흠… 상황이 좀 묘하구나.”
멀리서 싸우고 있는 두 명의 인간.
그리고 자신이 과거에 돌봐주었던 인간과 괴로워 하고 있는 같은 종족의 소녀.
이유가 무엇이든 전부 자신을 찾아온 것이라는 걸 불카누스는 예상할 수 있었다.
‘흠. 이유는 모르겠지만 일단 동족을 내버려둘 수 없으니 상태를 보아…….’
킁! 킁!
“…으음?”
“하, 할아버지?”
네이트의 말에 대답하지 않은 불카누스는 그대로 누워있는 미네르바에게 다가갔다.
“너 미네르바라고 했지? 아버지 이름이 어떻게 되니?”
“…….”
“네가 말하는 사람의 이름에 따라 나는 너를 전력으로, 아님 천천히 도와줄지 정할 거다. 힘든 건 알지만 이야기해보렴.”
네이트는 살짝 경악하고 있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앞에 두고 저런 말을 하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바.”
“뭐라고?”
“제로… 네르바요.”
“…하하하!”
불카누스는 웃었다.
그의 웃음과 미소에서는 여러 가지 감정이 느껴졌다.
그리움, 반가움, 그리고 아련함이다.
“제로 네르바. 결국 자네도 인간을 사랑해버린 건가? 고고한 척하더니 결국 사랑 앞에서는 나랑 똑같군!”
“…….”
“그래. 저기 싸우는 소년에게서 익숙한 냄새가 난다고 하더니 네가 피를 나누어 준 것이었군. 이유는 모르겠지만… 일단 상황을 정리할 필요는 있겠어.”
화르륵!
살짝 든 그의 손 위로 작은 화염이 일어났다.
그리고 한쪽 무릎을 꿇고 그것을 미네르바에게 넘겨주었다.
“이 화염을 먹으렴. 너라면 이게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거라는 걸 알 거다.”
“…….”
화염을 받은 미네르바는 그의 이야기대로 화염을 마시듯이 삼켰다.
꿀꺽!
“…윽 쿨럭!”
투두둑!
그리고 조금 뒤 그녀는 기침을 하며 피를 흘렸다.
하지만 피만 나온 것이 아니었다.
붉은 가루가 뭉친 것 같은 무언가도 함께 나왔다.
“일단 이거면 괜찮아질 거다. 용혈화의 가루를 조금 토해냈으니까 말이야. 자 그럼…….”
터벅! 터벅!
불카누스는 네이트가 미네르바를 부축하는 모습을 보고 그대로 아스토리안과 알렌이 싸우고 있는 곳을 향해 다가갔다.
“일단 정리가 좀 필요할 것 같군.”
화르르륵!
천천히 걸어가던 불카누스가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그에게서 화염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음?”
한참 아스토리안과 싸우던 알렌이 그런 불카누스의 모습을 발견했다.
“하! 내려오셨나?”
채앵!
“큭! 저걸 보고도 계속 나에게 덤빌 생각을 하는 건가?”
하지만 아스토리안은 불카누스의 등장에도 개의치 않고 계속 알렌을 향해 덤벼들었다.
지금 그의 눈에 다른 존재는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일단 한 명은 떨어뜨려 놔야겠군.”
두 사람의 근처까지 다가온 불카누스는 그대로 마법을 사용했다.
“베리어.”
우웅!
베리어 마법이었다.
투명한 방어막 베리어는 곧 아스토리안의 주변을 둘러싸듯 나타났다.
후웅!
그것을 본 아스토리안은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그대로 베리어를 부수기 위해 검을 휘두르려고 했다.
하지만 그전에 불카누스가 먼저 움직였다.
“텔레포트.”
우웅!
베리어와 베리어 안에 있던 아스토리안은 그대로 불카누스의 텔레포트에 의해 다른 장소로 이동을 당했다.
“…으음. 어려 보이는 외모가 믿기지 않는 강한 자군. 강제로 텔레포트 시키는데 이 정도의 반발감이라니.”
생명체가 강하고 그 강한 생명체를 강제로 이동시키는 힘을 사용하게 되면 반발력이 생겨난다.
아스토리안이 사용했던 공간안과 텔레포트도 그 힘 중 하나이다.
육체적이나 정신적으로 부담이 되는 형태로 말이다.
후웅!
아스토리안이 사라진 순간 알렌은 불카누스에게 덤벼들어 그대로 메이스를 휘둘렀다.
콰앙!
화르륵!
메이스는 불카누스에게 닿지 못했다.
알렌의 공격은 일렁거리는 화염이 방어막이 된 것처럼 막아주었기 때문이었다.
“태연하게 마법을 사용하다니 역시 드래곤이었어! 그것도 화룡인가?”
“…그래 화룡이지 하지만 정정해야 할 게 있지.”
화르륵!
불카누스 주변의 화염은 더욱 거세지며 알렌을 강하게 밀어냈다.
그리고 동시에 화염은 그의 모습을 가려주었다.
쿵! 쿵!
잠시 후 화염은 그 크기를 불렸고, 이내 화염이 사라지며 그 안에 있던 불카누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하! 본모습인가?”
화염이 사라지고 나타난 것은 붉은 드래곤 본래 모습인 불카누스였다.
날카로운 뿔과 불타는 것 같은 붉은 비늘을 지닌 그는 그대로 알렌을 바라보았다.
“내 이름은 불칸. 화룡들의 왕, 화룡왕 불칸이다. 강한 인간이여.”
“…뭐?”
“나의 은인의 자식과 내 손자를 공격한 네놈은 오늘 죽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