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or's Second Sword RAW novel - Chapter (242)
◈ 242화
깡! 깡! 깡!
“후우~”
강렬한 화염이 요동치고 커다란 가마가 존재하는 곳.
이곳은 불칸의 자신의 집 뒤편, 절벽 아래에 있는 동굴 속에 만들어둔 대장간이었다.
그는 한창 무기 만드는 것의 막바지 작업에 들어가는 중이었다.
“흠. 조금만 더 하면 되겠군.”
현재 드워프의 모습인 불칸은 검으로 보이는 물건을 들며 만족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지금 매우 기분이 좋은 상태였다.
칼리스토의 발톱으로 무기를 만들 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과거 그는 그랜드 킬러들을 도와주는 조건으로 발톱 조각의 일부를 요구했다.
하지만 그들은 그를 배신하고 발톱 조각을 가지고 그대로 모습을 숨겼다.
그는 그것에 매우 분노하였고 어떻게든 그들을 찾으려고 하였지만 실패했다.
철저하게 숨어버린 그들은 그가 아무리 힘을 사용해도 찾을 수 없던 것이었다.
결국 그는 찾는 것을 포기했었다.
화룡왕으로서의 자존심과 그들에게 속아 꼴사납게 찾아다녔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은거를 하기로 했는데 눈에 띌만한 행동을 한 것도 알리고 싶지 않았다는 이유도 한몫했다.
“이렇게 내 손이 이게 다시 들어와 무기를 만들어 낼 수가 있다니. 아주 만족스럽군.”
불칸은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화력과 크세논을 이용해 발톱 조각을 자르고 녹이며 무기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 자체에 기쁨이 멈추지 않았다.
지금 그는 무기를 만들며 생명체 중 최강이라 불리는 존재를 자신이 마음대로 주무르는 것 같은 느낌이었기 때문이었다.
불칸은 칼리스토를 처음 눈으로 본 순간 굴욕감을 느꼈다.
절대로 혼자서는 이길 수 없다는 생명체로서의 굴욕감.
그 굴욕감은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았고 이렇게 발톱으로 무기를 만드는 행동에 그 굴욕감을 조금씩 줄일 수 있었기에 기쁨을 느끼는 것이었다.
“오랜만에 아주 즐겁군. 은거를 하기로 하고 이런 자극은 정말 오랜만이야. 제로 네르바의 자식도 만나게 되고 이 발톱 조각도 다시 보게 되고 말이야.”
깡! 깡!
혼잣말을 하던 그는 다시 망치질을 이어갔다.
그렇게 잠시 후 불칸은 만들던 무기들을 전부 한곳으로 모았다.
“좋아 완성이군. 이제 마감만 하면… 으음. 하필 이럴 때 침입자인가?”
그때 그는 동굴 밖을 바라보며 불쾌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가 숲속에 설치해둔 마법을 누군가가 건드리며 이곳으로 오고 있는 것을 눈치챘기 때문이었다.
인원수와 마법으로 감지한 기운이 아스토리안을 포함한 이들이 아닌 전혀 다른 사람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귀찮군. 권속 몇 마리 보내둬야겠어.”
불칸은 완성을 앞둔 무기들을 두고 움직이는 것은 싫었다.
그렇기에 그는 경비 삼아 오두막 근처에 배치해둔 몬스터 권속들을 움직이기로 했다.
“침입자를 막아라.”
우웅!
불칸이 손을 살짝 들자 마나가 모였고, 그는 그것을 동굴 밖을 향해 살짝 휘둘렀다.
그리고 잠시 후.
투두두두!
쿵!
무언가가 빠르게 움직이는 소리와 함께 나무가 넘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명령을 받은 권속들이 침입자를 배제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며 생긴 소리들이었다.
“정말이지 귀찮게 만드는군.”
권속들이 움직인 것을 확인한 불칸은 몸을 돌려 모아둔 무기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이어서 무기의 마감을 시작했다.
검, 활, 화살, 그리고 둥그런 구를 둘러싸고 있는 특이한 형태의 물건.
차례대로 마감을 완료하고 마지막 물건을 완성한 그 순간이었다.
“…! 권속들이?”
권속들은 멀리서 대화가 통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피를 나누어 준 것이기에 생사여부는 파악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불칸은 방금 그 권속들이 전부 사망한 것을 파악했다.
“인간들 기준으로 5성급 몬스터를 권속으로 만들어두었는데… 그걸 단시간에 전부 죽여버려?”
예상보다 강한 침입자라는 것을 눈치챈 불칸은 문뜩 얼마 전에 아스토리안의 검에 찔리며 사라진 남성을 떠올렸다.
그의 사망을 확인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자신의 공격에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말이다.
“다시 온 것인가?”
그자가 무리를 이끌고 이곳으로 향하고 있다고 불칸은 확신했다.
그렇다면 권속들로는 쓰러트릴 수 없다.
그것을 확신한 불칸은 직접 움직이기로 했다.
“귀찮지만 직접 움직여야겠군.”
그렇게 불칸은 마법으로 동굴의 입구를 가리고 그대로 침입자가 있는 곳을 향해 이동했다.
* * *
“식사 끝났으니까 가자고.”
아스토리안 일행이 지내고 있는 여관의 식당에서 방금 식사를 마쳤다.
그리고 이제 불칸이 있는 오두막으로 이동할 예정이었다.
미네르바의 텔레포트의 힘으로 말이다.
어느 정도 거리가 있기에 이 방법이 가장 편한 것이었다.
“아스토리안님.”
그때 누군가가 다가와 나를 불렀다.
“아 당신이군요.”
말을 건 남성은 사전에 이곳에 파견 온 데미안 왕국의 기사였다.
“돌아가기 전에 인사를 드리려고 왔습니다.”
그 덕분에 이 마을에 불칸이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 정보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었다.
이게 그가 할 일이기는 했지만, 확실히 고마운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제 할 일이 끝이 났으니 돌아갈 때가 되었다.
아무래도 짐을 다 챙기고 출발하기 전에 나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온 것 같은 모양이었다.
“그렇군요. 수고하셨습니다.”
“넵. 그럼 저는 먼저 돌아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파견 온 기사는 살짝 머리를 숙여 인사를 하고 그대로 여관을 떠났다.
“우리도 가자.”
떠나는 기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을 보고 나도 두 사람을 데리고 이동했다.
우리가 갈 곳은 여관방 안이었다.
사람 없는 곳을 찾아 텔레포트 하는 것보다는 그냥 방 안에서 이동하는 것이 편하니까 말이다.
쿠웅!
““……!””
방으로 이동하던 그때였다.
갑작스럽게 거대한 소리와 충격음이 울려 퍼졌고 여관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타다닥!
충격음에 우리들은 방으로 향하던 걸음을 멈추고 빠르게 여관의 밖으로 뛰쳐나왔다.
“저기는…….”
“불칸님이 있는 방향?”
산에서 짙은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그것도 불칸의 은신처가 있는 곳 바로 근처에서 말이다.
멀리서 보고 이동한 적이 있기에 제대로 기억하고 있었다.
“무기를 만드시다가 뭔가 잘못된 건가?”
“…그건 아닐 거라 생각해요. 마법으로 막을 수 있으니까. 아마도…….”
“누군가의 습격일까?”
“응. 그런 것 같아 아스토.”
미네르바의 생각은 나와 같았다.
분명 그를 노리고 불칸을 습격한 것이 분명했다.
불칸은 그에 대항한 것이고 말이다.
‘도대체 어떤 멍청한 놈이지?’
산속까지 들어가 불칸을 습격한 것이라면 멀쩡한 자는 아닐 것이다.
저 산속에 드래곤 혹은 불칸이 산다는 것을 알기에 들어간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떠오르는 인물이 한 명 있었다.
‘그때의 육성 장군?’
그자가 살아 있다면 충분히 불칸의 위치를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불칸의 손자인 그 사람이 어떤 산으로 들어가는지 목격했을 테니까 말이다.
‘그렇게 당하고도 또 덤빈다는 건가?’
육성 장군이라는 위치에 있는 자가 생각 없이 이런 행동을 할 것 같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무언가 생각하고 움직였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때 용혈화 가루를 가지고 움직인 것을 생각한다면 그에 준하는 무언가를 소지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게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
제국의 가장 강한 강자가 준비도 없이 이런 짓을 할 리가 없다.
“빨리 가봐야겠어.”
불칸도 불칸이지만 만들어지는 무기도 걱정이었다.
불칸에게 문제가 생긴다면 무기의 완성이 더 늦어질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물론 그자가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화룡왕이 그랜드 몬스터와 싸우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쉽게 죽을 일은 없을 테니까.
“저건…….”
두 사람을 이끌어 방으로 돌아가려고 할 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저 사람은 불칸의 손자?’
불칸의 손자 불아이른이었다.
그는 연기가 일어나는 곳을 보고 단번에 불칸이 있는 곳이라는 것 눈치챘듯 했다.
‘걱정할만 하지. 연을 끊었다고는 했지만 그때도 위험을 알리러 간 것을 보면 애정은 있는 것 같으니까.’
불아이른이 불칸이 죽었다고 말한 이유는 불칸이 드래곤이라는 것을 숨겼기 때문이었다.
나중에 드래곤이라는 것을 알고 그저 자신이 기나긴 삶 중간에 잠깐 만들어낸 찰나의 인연이라고 그는 생각하고 있었다.
불칸의 입장에서는 아니었지만, 불아이른은 그가 정체를 밝히지 않은 것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나중에 불칸에게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불칸의 아내, 그의 할머니가 병으로 죽을 때 드래곤인 그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 자신에게 화가 난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그 병은 그조차 고칠 수 없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결국 오해였다.
불아이른은 오해를 하고 불칸과 멀어졌고 불칸은 그런 손자를 놔둘 수 없기에 근처에서 살고 있는 것이었다.
‘…둘 중에 한 명이 죽기 전에 풀렸으면 좋겠군.’
불아이른을 보며 떠올린 생각을 정리하며 다시 빠르게 방을 향해 이동했다.
방으로 들어간 우리는 각자의 무기를 들며 미네르바를 잡았다.
“출발할게.”
우리가 전부 잡을 것을 확인한 미네르바는 그대로 텔레포트를 사용했다.
우웅!
순간적으로 시야가 암전된 직후 주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오두막… 잘 도착했군.”
불칸이 만든 오두막이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강렬한 열기가 사방에서 느껴졌다.
“저기 마법으로 가려진 동굴의 뒤랑 저쪽 반대의 방향에서 열기가 느껴지는데 불칸님이 느껴지는 곳은 반대방향이야.”
“…그러네.”
미네르바의 말대로였다.
아무래도 동굴 안에서 무기를 만들던 열기가 아직까지 남아 있고 그 반대편에 있는 불칸의 화염 때문에 열기가 일어나는 것 같았다.
쿠워어어!
““……!””
그때 거대한 어떤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마치 하울링 같은 소리였다.
“일단 내가 먼저 가볼 테니까 두 사람은 여기서 대기하고 있어.”
위험할 수도 있으니 둘까지 데리고 가고 싶지는 않았다.
그때처럼 폭주하는 상태도 아니고 컨디션도 좋은 상태이니 나 혼자 가는 것도 문제는 없을 것이다.
“…알겠어 아스토.”
“알겠어요.”
두 사람이 동의했다.
미네르바는 마지못해 한 것 같지만 동의해준 것으로도 감사해야 했다.
만약 이곳에 나타난 게 정말 그 육성 장군이 맞다면 미네르바는 분노로 날뛰게 될 가능성이 높으니까 말이다.
‘최근 성격을 생각해 보면 그럴 확률이 더 높지’
어쨌든 두 사람을 향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두라고 이야기한 뒤 그대로 불칸이 느껴지는 곳으로 이동했다.
타다닥!
‘…뜨겁군.’
불칸의 강렬한 기운이 느껴지는 곳으로 이동할수록 온도가 점점 높아졌다.
마치 거대한 불을 향해 다가가는 듯한 기분이었다.
‘이전에 싸울 때에도 이 정도의 힘을 보여 줬었나?’
아니다.
분명 이것보다는 강한 힘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불칸이 그때보다 더 강한 힘을 지금 내고 있다는 의미다.
이건 전혀 좋은 의미가 아니다.
그 정도로 강하게 상대해야 하는 필요가 있는 것이니까 말이다.
‘…음?’
불칸이 느껴지는 곳 바로 근처에 도달할 때쯤 주변에 있는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연기였다.
천천히 사라지고 있는 불그스름한 연기 말이다.
‘뭐지 이 연기는? …일단 숨을 좀 참으면서 가야겠어.’
어떤 연기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불길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렇기에 빠르게 벗어나는 것이 좋을 듯했다.
콜록! 콜록!
‘뭐지? 왜 기침이?’
주변의 연기 때문에 기침이 일어나는 것인가 했지만 뭔가 느낌이 달랐다.
뭔가 단순한 그런 느낌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생각은 그만하고 이곳을 빨리 벗어나야 할 것 같았다.
타다닥!
그렇게 연기들과 나무들을 지나 도착했다.
용으로 변한 불칸과 그가 싸우고 있는 남성의 근처에 말이다.
‘…역시 그자군.’
불칸과 싸우고 있는 자는 역시 육성 장군인 그자였다.
거대한 메이스를 휘두르며 그것에 불칸이 마법과 힘으로 대항하고 있었다.
근처에 쓰러져 있는 사람이 한 명 있었지만 일단 신경을 껐다.
‘…음?’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불칸의 마법이 나에게 보여 준 것보다 약했고 휘두르는 공격도 묘하게 약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몸에 상처가 생겼는데 쉽게 치료가 되지 않는 듯 보였다.
“네이놈! 도대체 그걸 만들기 위해 몇 마리의 용을 희생시킨 것이냐!”
“대충 몇백 마리는 되지 않을까?”
‘도대체 무슨 일이지?’